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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인기 없는 글로리... 캐릭터 알리기 필요하다

과거보다 격투기라는 단어는 더 익숙해졌지만 외려 다양한 장르를 즐기기는 옛날같지않다는 분위기다. 10여년 전만 해도 국내팬들에게는 선택권이 풍부했다. 동양의 프라이드와 서양의 UFC 등 메이저 MMA 단체가 2개나 있었고 K-1이라는 세계최고 입식단체도 존재했기 때문이다. 각각 색깔이 다르면서도 나름대로의 매력을 발산했다. 연말에 펼쳐지는 프라이드 '남제(男祭)'와 와 'K-1 다이너마이트'는 국내 격투 팬들에게 하나의 큰 이벤트와 같았다.

특히 그라운드에 대한 이해도나 관심이 없으면 쉽게 즐기기 힘든 MMA와 달리 서서 치고받는 입식 경기 K-1은 일반 팬들에게도 높은 관심을 끌었다. 특유의 화끈한 경기력과 맞물려 주최측의 스타마케팅이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으로 케이블 방송들을 통해 국내에 소개되기 무섭게 격투기의 선풍적 인기를 주도했다. 서울에서도 정기적으로 경기를 가지는 등 한동안 국내 격투붐의 선두주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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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리가 국내에서 K-1의 인기를 이어가는 메이저 입식격투경기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글로리

 


K-1의 인기비결! 쉬운경기내용+스타마케팅

당시 K-1이 낳았던 스타들은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을 정도로 오랫동안 팬들 사이에서 잊혀지지 않고 있다. 전설의 4대 천왕으로 불리던 '벌목꾼' 피터 아츠(45·네덜란드), '철완(鐵腕)' 마이크 베르나르도(46·남아프리카공화국), '미스터 퍼펙트' 어네스트 후스트(50·네덜란드), '푸른 눈의 사무라이' 고 앤디 훅(사망·스위스). 대표적 무관의 제왕들로 꼽히는 '불꽃 하이킥' 미르코 크로캅(41·크로아티아), '하이퍼 배틀 사이보그' 제롬 르 밴너(43·프랑스), '남해의 흑표범' 레이 세포(44·뉴질랜드).

극진가라데 계보를 잇는 프란시스코 필리오(44·브라질), 글라우베 페이토자(42·브라질), 알렉산더 피츠크노프(36·러시아), 에베우톤 테세이라(33·브라질). 사이즈부터 남달랐던 아케보노(45·미국), 몬타나 실바(38·브라질), 밥 샙(41·미국), 비욘 브레기(40·스위스). 적정 체급의 부재가 아쉬웠던 타이론 스퐁(30·수리남), 자빗 사메도프(34·벨로루시), 마고메트 마고메도프(33·러시아), 멜빈 마누프(40·네덜란드).

'플라잉 젠틀맨' 레미 본야스키(39·네덜란드), '격투로봇' 세미 슐트(42·네덜란드), '악동' 바다 하리(31·모로코), '게르만 폭격기' 스테판 레코(41·독일), ´사모아괴인´ 마크 헌트(41·뉴질랜드), '마르세이유의 싸움꾼' 시릴 아비디(40·프랑스), '붉은 독전갈' 알렉세이 이그나쇼프(37·벨로루시), '롤링썬더' 피터 그라함(40·호주).

그리고 주최국 일본 파이터들인 사다케 마사키, 무사시, 아마다 히로미, 호리 히라쿠, 후지모토 유스케, 노다 미츠구, 사와야시키 준이치, 교타로까지 기량과 개성을 갖춘 수많은 파이터들이 각종 역사를 써내려갔다. 토종 파이터들인 최홍만, 김민수, 김영현, 랜디김 등도 상당한 존재감을 뽐내며 국내에서의 K-1인기에 한몫 단단히 했다.

헤비급만큼은 아니었지만 경량급인 K-1 맥스 또한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4대천왕으로 불리며 초창기부터 K-1 맥스의 인기를 이끌었던  알버트 크라우스(35·네덜란드), 마사토(36·일본), 앤디 사워(33·네덜란드), 쁘아까오 반차메(32·태국). 끊임없이 그들의 자리를 노리고 경합했던 마이크 잠비디스(35·그리스), 사토 요시히로(34·일본), 아투르 키센코(29·우크라이나), 드라고(30·아르메니아), 버질 칼라코다(36·남아공), 니키 홀츠켄(32·네덜란드) 그리고 맥스의 마지막 괴물로 불리던 '닥터' 조르지오 페트로시안(30·이탈리아)까지 팬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긴 선수들이 차고 넘쳤다.

K-1 주최측은 이처럼 다양한 선수들의 개성과 스타일을 수시로 홍보하며 마니아 팬은 물론 일반 팬들까지도 인기와 관심의 테두리 안으로 끌어들이는데 성공한다.

K-1의 향수, 글로리가 대안될 수 있다?

'글로리(Glory)'는 K-1의 열기에 흠뻑 빠졌던 팬들을 흡수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가진 단체다. K-1 시절 못지않은 개성있는 캐릭터들이 득실거리는 것은 물론 K-1에는 없었던 체급 세분화까지 잘되어있다. 글로리는 가장 무거운 체급인 헤비급을 필두로 95kg 이하 라이트 헤비급, 85kg 이하 미들급, 77kg 이하 웰터급, 70kg 이하 라이트급, 65kg 이하 페더급 등 다양한 체급에 걸쳐 적절한 선수들을 배치하고 있는 모습이다.

'동구권 사무라이' 다니엘 기타(29·루마니아), '러시아군 최강병사' 세르게이 하리토노프(35·러시아), '본 크러셔(bone crusher)' 에롤 짐머맨(28·네덜란드), '투르크 전사' 구칸 사키(31·터키) 등 국내 팬들에게 익숙한 과거 K-1 스타들도 일부 활약 중에 있다. '더 머신' 앤디 리스티(33·수리남), '닥터' 조르지오 페트로시안(30·이탈리아), '작은 거인' 로빈 반 루스말렌(25·네덜란드)의 물고물리는 구도가 흥미로운 라이트급 정도가 국내 팬들의 흥미를 끌고 있는 상황이다.

종합도 마찬가지지만 입식격투 또한 팬들의 마음을 가장 크게 움직일 수 있는 체급은 중량급이다. 경량급 선수들의 테크닉 공방전도 흥미로운 것은 분명하나 100kg대 거구의 선수들이 묵직하게 치고받는 파워 넘치는 대결은 일반 팬들의 마음까지도 흔들어놓는다. 글로리에는 힘과 기술을 갖춘 중량급(헤비급-라이트헤비급)선수들이 잘 갖춰져 있지만 국내 팬들 입장에서는 낯선 이름들이 대부분인지라 선뜻 관심을 가지기가 쉽지 않다.

"우리들이 기억하는 과거 K-1 중량급 스타들은 어디 갔느냐?"며 반문할지 모르지만 아쉽게도 그들의 상당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대부분이 은퇴했고 일부 남아있는 선수들 역시 기량저하로 경쟁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과거 K-1은 기량이 떨어져도 이름값으로 근근이 버티는 노장들도 있었으나 글로리는 각 체급 별로 워낙 경쟁이 치열해 버티어내기가 쉽지 않다.

물론 아무리 대단한 격투기 단체라도 국내에서 중계되지 않으면 팬들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 다행히 KBS N 스포츠는 글로리와 2015년 대회의 방송 계약을 체결했으며 각 넘버시리즈를 중계하는 것은 물론 과거에 있던 명경기 등을 재방송하고 있다. 비록 자존심을 구기기는 했지만 ´태권V´ 박용수 등 토종파이터들도 드문드문 경기를 가지고 있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글로리에 대한 국내 팬들의 관심을 매우 저조하다. 일반 팬들은 커녕 격투기 팬들에게조차 별다른 인기를 끌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는 이제 막 시작된 중계방송, 멀리 떨어진 서양단체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제기되고 있지만 무엇보다 '선수 알리기'가 적극적으로 이뤄져야한다는 지적이다.

과거 K-1이나 프라이드가 그랬듯 유명파이터들의 캐릭터를 살리는 파이팅 스타일, 스토리 등을 방송이나 언론 등을 통해 꾸준히 알려 해당 선수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하는게 급하다. 대다수 팬들은 경기자체도 좋지만 무엇보다 익숙한 선수들간 경기에 많은 흥미를 보이기 때문이다. 글로리가 국내에서 K-1의 인기를 이어가는 메이저 입식격투경기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피아 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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