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윈드윙 님의 서재입니다.

전체 글


[격투기 쓴것] ‘매너에서 진’ 김지연, 오즈얼트만 빛났다?

news_1430889995_503252_m_1_99_20150506145603.png
경기를 지켜본 팬들은 “김지연을 응원하려 경기를 봤지만 오즈얼트의 매력에 빠져버렸다”며 상대 선수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고 있다. ⓒ 로드FC

‘한국판 사이보그’로 불리는 김지연(25·MOB 트레이닝센터)이 3연승을 질주했다.

김지연은 지난 2일 서울 장충체육관서 열린 '로드FC 23' 여성부 -63kg 계약체중매치에 출전, 하디시 오즈얼트(27·네덜란드)에게 2라운드 암바승을 거뒀다.

김지연은 경기 전부터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많은 관심을 받았다. 풍부한 커리어에도 송가연, 박지혜, 송효경 같은 스포트라이트는 받지 못했다. 오히려 기량 면에서 한 수 위라고 평가받는 김지연 입장에서는 서운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그래서일까. 김지연은 장외에서의 독설로 악명을 떨치기 시작했다. 2013년 초, 국내 여성 입식격투기 간판으로 불렸던 ‘파이팅 뷰티’ 임수정에게 도발한 것을 비롯해 “기량보다는 외모 등으로 승부하려는 선수가 있다”는 말을 자주 뱉었다. 팬들은 한창 뜨고 있던 송가연을 겨냥한 것으로 봤고, 당사자 송가연 역시 발끈하기도 했다.

김지연이 겨냥한 상대는 송가연이 아니었다. 김지연은 이전부터 감정이 좋지 않았던 송효경을 타깃으로 독설을 퍼부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둘 사이에는 상당한 나이차가 있어 지속적인 도발을 할 것으로는 예상하지 못했다.

참다못한 송효경은 “그렇게 기량 운운하는 선수가 쌍꺼풀도 하고 필러도 맞는 등 외모에는 왜 그렇게 신경 쓰냐”는 등 매섭게 받아쳤다. 더불어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동안 김지연과 있었던 모든 정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글을 올리며 팬들의 궁금증(?)까지도 풀어줬다.

그 와중에 김지연이 이뇨제를 사용한 사실까지 공개하며 경악케 했다. 사실 여부는 아직 확인된 바 없지만 이후 김지연의 끝을 모르던 공격이 많이 잠잠해진 것은 사실이다.

김지연과 송효경의 장외전쟁을 지켜본 팬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개인적으로 감정이 안 좋을 수는 있겠지만 왜 한참 언니뻘인 사람에게 공개적으로 계속 공격을 해댔는지 모르겠다. 유달리 예쁜 선수들을 도발하거나 시비가 붙는데 외모에 열등감이 있어서 그러는 것 아니냐?”는 의견부터 “김지연이 다소 성급하기는 했지만 기량이 가장 우선시되어야하는 것만은 맞는 말이다”는 등 다양한 의견이 지금까지도 오가고 있다.

그만큼 팬들은 기량우선주의(?)를 표방하는 김지연이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 것인가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김지연은 이번 경기에서 크게 얻은 것은 없어 보인다. 어렵사리 승리는 따냈지만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한 것도 그렇다고 스포츠인 다운 깔끔한 매너를 보여주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링에 올라서서로를 마주봤을 때 김지연과 상대 선수 오즈얼트는 상당한 체격차이를 드러냈다. 웬만한 남성파이터 못지않은 포스를 뿜는 김지연과 달리 예쁘장한 얼굴의 오즈얼트는 겉으로만 봤을 때는 너무 약해보였다.

하지만 막상 공이 울리자 오즈얼트는 빼어난 기량을 과시했다. 킥복싱 왕국 네덜란드 출신답게 빠른 몸놀림과 깔끔한 타격폼을 선보이며 김지연을 스탠딩에서 몇 차례나 위기에 몰아넣었다. 복싱과 킥복싱 무대에서도 잔뼈가 굵은 김지연으로서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결국, 김지연은 타격전을 포기하다시피하고 오즈얼트를 그라운드로 끌고 가 서브미션으로 잡아냈다. 오즈얼트는 뛰어난 타격기술과 달리 그래플링에 대해서는 무지한 듯 ‘초보티’까지 났다. 오랜 경력의 김지연을 그라운드에서 당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둘의 경기에 대한 팬들의 반응이 이색적이다. “국내선수와의 경기인데 타국 선수를 응원하게 되는 흔치않은 케이스”라는 반응까지 나오는 등 김지연에 대한 안티 여론이 더 늘어난 분위기다.

문제는 경기 매너였다. 그렇지 않아도 송효경에 대한 도발사건으로 인해 팬들에게 곱지 못한 시선을 받던 김지연은 오즈얼트를 맞아 아쉬운 모습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김지연은 시작 전 터치글러브 상황에서도 거칠게 오즈얼트의 글러브를 치고 홱 돌아서며 거친 승리욕을 드러냈다.

경기 전 두 선수가 딱히 심한 신경전을 벌인 것도 아니라 흔하게 볼 수 있는 장면은 아니었다. 오즈얼트 역시 과격하게 전의를 불사르는 김지연을 황당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여기까지도 김지연의 투지로 봐줄 수 있었다.

김지연은 1라운드 막판 그라운드에서 오즈얼트를 서브미션 공격을 시도했지만 공이 울리는 바람에 경기를 끝내는데는 실패한다. 하지만 공이 울리고 심판이 개입했음에도 그립을 늦게 풀어주며 지켜보던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당사자 오즈얼트 역시 기분이 상한 표정으로 김지연을 노려봤다.

결국, 김지연은 2라운드에서 암바를 성공시키며 승리를 따냈다. 오즈얼트 타격에 그로기 상황을 맞는 등 위기도 있었던 만큼 승리가 확정되자 무척 기뻐했다. 승리에 도취된 김지연은 오즈얼트를 오랫동안 끌어안았다. 이에 오즈얼트는 이전에 있었던 좋지 않았던 상황을 잊고 환한 웃음으로 다소 과격한 김지연의 승리 세례머니에 맞장구를 쳤다.

경기를 지켜본 팬들은 “김지연을 응원하려 경기를 봤지만 오즈얼트의 매력에 빠져버렸다”며 상대 선수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고 있다. 반면 김지연은 승리를 했음에도 최근의 좋지 않은 이미지를 털어내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문피아 독자 = 윈드윙

댓글 0

  •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쓰기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글목록
번호 제목 작성일
547 격투기 쓴것 | UFC 남의철, 편파판정 희생양…필리핀 입김 작용했나 15-05-17
546 격투기 쓴것 | '하프코리안' 골로프킨, 20연속 KO '화끈한 도전' 15-05-17
545 격투기 쓴것 | UFC 남의철·방태현, 절실한 연승 15-05-16
544 스포츠 쓴것 | "일주일만.." KIA 이은총, 끝까지 살아남을까 15-05-13
543 스포츠 쓴것 | '해적 적응' 강정호... 광주일고산 MLB 돌풍 이어갈까 15-05-12
542 격투기 쓴것 | 인기 없는 글로리... 캐릭터 알리기 필요하다 15-05-11
541 격투기 쓴것 | 메이웨더, 팬·언론 다루는 방법 ‘링 밖에선 인파이터?‘ 15-05-11
540 격투기 쓴것 | ‘불혹’ 마크 헌트, 미오치치 잡고 대권 재도전? 15-05-10
539 노총각일기 | 어린 시절의 종합판타지, 대본소 무협만화 *2 15-05-08
538 격투기 쓴것 | '전투 호빗' 에드가의 덫에 한번 빠지면... 15-05-07
» 격투기 쓴것 | ‘매너에서 진’ 김지연, 오즈얼트만 빛났다? 15-05-06
536 세상만사 | 파퀴아오 vs. 메이웨더, 지루했지만 즐거웠다! 15-05-06
535 격투기 쓴것 | 알리능가? 메이웨더 아웃파이팅, 나비도 벌도 없다 15-05-05
534 스포츠 쓴것 | 허재의 카리스마, 최강 삼성을 부수다 15-05-04
533 격투기 쓴것 | ‘왼손 봉인’ 파퀴아오, 메이웨더에 통하지 않은 이유 15-05-04
532 격투기 쓴것 | '복싱 전설'의 소문난 잔치, 먹을 것은 없었다 15-05-03
531 격투기 쓴것 | ‘파퀴아오 vs 메이웨더’ 뚜렷한 필살기, 끝판왕은? 15-05-03
530 격투기 쓴것 | 필리핀 국민영웅 vs. 가문의 최종병기, 승자는? 15-05-02
529 격투기 쓴것 | 파퀴아오 앞 메이웨더 숄더 롤…필살기인가 틈인가 15-05-02
528 격투기 쓴것 | '복싱 인기 바닥' 한국도 주목하는 2700억 대결 15-05-01

비밀번호 입력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