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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붙고 떨어지고’ UFC 오브레임, 절정의 아웃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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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오브레임은 알롭스키전 승리로 유력한 차기 타이틀 도전자 후보로 떠올랐다. ⓒ 게티이미지
‘데몰리션맨’ 알리스타 오브레임(36·네덜란드)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UFC 헤비급에서 연승 중인 오브레임은 9일(한국시각) 네덜란드 로테르담서 열린 ‘UFC 파이트나이트87’에서 ‘핏불’ 안드레이 알롭스키(37·벨라루스)와 격돌했다. 2라운드 1분 12초 TKO승, 4연승의 가파른 기세가 돋보인다.

오브레임과 알롭스키는 최근 UFC 헤비급에서 베테랑 파워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한때 슬럼프에 빠지며 전성기가 완전히 끝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지만 이후 파이팅 스타일의 변화를 통해 반등했다. 적지 않은 나이였지만 다시금 업그레이드에 성공한 두 노장 파이터에게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오브레임은 알롭스키전을 통해 절정에 달한 아웃파이팅의 진수를 보여줬다. 옥타곤을 넓게 쓰며 원거리를 유지하다가 미들킥-로우킥을 날리고, 모호하게 거리가 좁혀지면 바짝 붙어 클린치를 했다. 펀치가 주특기인 알롭스키에게 유리한 중거리 상황을 주지 않기 위함이다.

오브레임은 옵션의 다양화에서 훨씬 앞섰다. 오브레임은 원거리, 근거리에서 알롭스키를 공략할 무기를 고루 장착했다. 반면 알롭스키는 중거리에서의 펀치만이 유일한 무기였다. 때문에 오브레임이 거리를 넓게 벌리고 옥타곤을 빙빙 돌자 공격에 어려움을 겪었다. 거리를 좁히며 펀치를 휘두르려다보니 궤적이 커졌다. 오브레임이 맞을 리 없었다.

근거리에서도 경기를 주도한 것은 오브레임이었다. 알롭스키는 짧은 훅 등 근거리 공격무기를 지녔지만 오브레임은 훨씬 더 다채로운 무기가 있었다. 클린치 상황에서 몸통, 얼굴을 향한 니킥을 계속 시도했고, 알롭스키의 중심이 흔들리면 곧바로 테이크다운을 가했다. 알롭스키 입장에서는 일단 붙으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머릿속이 복잡해진 알롭스키는 오브레임이 어떤 공격을 펼칠지 혼란에 빠졌다. 그런 상황에서 결정타가 터졌다. 오브레임은 제자리에서 뛰어올라 왼발 앞차기를 시도했는데 이것이 알롭스키 턱에 그대로 꽂혔다. 순간 알롭스키는 충격을 받은 듯 휘청거렸다.

오브레임은 때를 놓치지 않고 곧바로 왼손 펀치로 알롭스키를 다운시켰다. 충격을 받은 알롭스키는 별다른 방어동작을 취하지 못했고 이어진 파운딩 세례에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오브레임의 아웃파이팅은 현재 절정에 달해있다. 과거 라이트헤비급시절의 오브레임은 공격력은 좋았지만 수비가 취약하고 템포 조절도 미숙했다. 가뜩이나 내구력, 체력이 좋지 못한 상태에서 초반에 너무 많은 힘을 소모하다보니 맷집이 좋고 근성 있는 상대들이 이를 견뎌내고 반격할 때 허무하게 무너졌다.

이후 오브레임은 육체개조를 통해 파워를 극대화시켜 한 방의 파워를 끌어올렸다. 이때는 워낙 파워에 자신이 있어 근거리에서의 압박과 클린치 니킥, 숏훅 등 패턴이 단순했다. 파괴력이 무시무시했지만 한 방에 많은 힘을 쏟다보니 장기전으로 갈 경우 이 역시 약점을 드러냈다. 초반에 상대를 끝내지 못하면 외려 자신이 위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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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베테랑 오브레임이 어디까지 진격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UFC를 즐기는 또 다른 재미다. ⓒ 게티이미지
 
현재의 오브레임은 거리를 두고 경기를 풀어나간다. 스텝과 킥 기술이 뛰어나 원거리 공방전에서 타격을 주고받아도 좀처럼 반격을 허용하지 않는다. 많이 때리기보다 정확한 타이밍에서 제대로 된 정타를 날려 상대 입장에서는 마냥 압박하기도 어렵다. 가까이 붙으면 적절한 클린치 테크닉으로 템포와 공격을 조절한다. 최대한 안 맞고 상대를 때리면서 체력까지 조절하는 최고의 패턴이라는 평가다.

오브레임은 알롭스키전 승리로 유력한 차기 타이틀 도전자 후보로 떠올랐다. 한때 트레비스 브라운에게도 뒤집히는 허무한 경기는 이제 찾아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현재 남아있는 경쟁자들은 하나같이 만만치 않다.

현 챔피언 파브리시오 베우둠(37·브라질)은 다양한 킥은 물론 클린치 상황에서의 니킥도 강력해 쉽게 원거리에서 우세를 점치기 힘들다. 무엇보다 극강 주짓수 실력이 있어 쉽게 클린치 싸움을 걸기 부담스럽다.

전 챔피언 케인 벨라스케즈(34·미국)는 신체조건은 크지 않지만 헤비급 최고 수준의 맷집에 혀를 내두르게 하는 체력을 바탕으로 한 레슬링 압박이 가능해 상대성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떠오르는 강자 스티페 미오치치(33·미국) 또한 타격과 레슬링에 모두 능한 내구력 강한 상대라는 점에서 부담스럽다.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베테랑 오브레임이 어디까지 진격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UFC를 즐기는 또 다른 재미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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