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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전주KCC 우승, 서장훈 이어 포웰 낀 전자랜드 효과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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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웰은 에밋을 돕기보다는 득점 등 화려한 부분에 신경 쓰며 에이스 경쟁을 벌였다. ⓒ 연합뉴스

전주 KCC가 ‘2015-16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KCC는 21일 안양실내체육관서 열린 ‘2015-16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하승진의 ‘20-20’ 활약에 힘입어 86-71 완승했다.

6라운드 전승 포함 팀 최다인 12연승을 질주한 KCC는 36승18패로 정규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최종전까지 정규리그 우승컵을 놓고 경합했던 울산 모비스도 같은 시각 전자랜드를 꺾고 동률을 이뤘지만, 상대전적(4승2패)에서 앞선 KCC가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KCC는 정규리그 4위 KGC-5위 서울 삼성 승자와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1999-2000시즌 이후 무려 16시즌 만이다. KCC가 정규리그 정상에 등극한 것은 전신 대전 현대 시절 포함 4번째. KCC는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총 3번 우승했지만, 그동안 정규리그 우승은 없었다. 앞선 3번의 정규리그 우승은 모두 대전 현대 시절 업적이다.

시즌 초반만 해도 KCC가 정규리그 정상에 등극할 것이라는 예상은 없었다. 최근 3시즌 꼴찌 등 하위권을 전전한 데다 대부분이 전성기가 지났거나 기량이 무르익지 않은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선수들의 이름값만 놓고 보면 쟁쟁하다. 그러나 전태풍(36·178cm), 김태술(32·180cm), 신명호(33·183cm), 김효범(33·195cm), 하승진(31·221cm) 등은 모두 전성기가 지났다. 한창 좋았을 때만 놓고 보면 올스타팀이 따로 없지만 모두 지난 시즌까지 “한물 갔다”는 혹평에 시달렸다.

정민수(28·192㎝)는 부상으로 시즌아웃 됐고 김민구(25·191cm) 또한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 코트에 나서는 것만으로도 놀라울 정도다. 시즌 초 좋은 슛 감각을 보여주던 김지후(24·187cm)마저 부상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재활에 매진해야했다.

팀 포워드진의 미래로 꼽히는 정희재(25·195cm)와 고졸루키 송교창(삼일상고·201cm)은 잠재력은 풍부하지만 아직 궤도에 진입하지 못했다. 추승균 감독 역시 대행 꼬리표를 떼고 맞이한 첫 시즌이었다.

어떻게 보면 KCC는 당장의 성적보다 미래를 보고 달리는 팀이었다. 그런 팀이 최고의 외국인 센터, 혼혈 포워드 등으로 중무장한 삼성, 두꺼운 선수층을 자랑하는 KGC와 오리온, 디펜딩 챔피언 모비스 등을 누르고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올 시즌 최대 이변이다.

분기점 된 전자랜드 효과. 조직력-팀 분위기 UP!

에밋 효과, 좋았던 팀 분위기, 꾸준하게 뛰어준 하승진, 역할 분담을 잘한 추 감독 지도력 등 KCC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배경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전자랜드와의 트레이드다.

KCC는 지난해 12월 에이스 안드레 에밋(34·191cm)과 함께 '기술자 라인'을 이끌던 외국인 선수 리카르도 포웰(33·196.2cm)과 허버트 힐(32·203m)의 1: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그간 여러 소문이 돌기는 했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진 깜짝 트레이드였다.

트레이드 초기만 해도 KCC가 손해라는 의견이 많았다. 이름값에서는 국내리그에서 검증된 포웰이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KCC의 일방적 이익으로 귀결됐다. 포웰은 흔들리던 전자랜드에 주춧돌이 되지 못한 반면 힐은 기량은 썩 뛰어나지 않았지만 성실한 자세로 궂은일을 하며 녹아들며 균형을 이뤘다.

KCC는 묵묵히 궂은일을 할 선수가 필요했다. 하지만 포웰은 그런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다. 2순위로 뽑은 것에서도 알 수 있듯, KCC에서는 포웰이 1순위 에밋을 도와 팀플레이에 치중하기를 바랐다. 용병 선발이 장단신제로 바뀌면서 포웰이 어느 팀의 선택도 받지 못할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KCC가 낙점한 이유다. 올 시즌 성적이 좋았던 팀들을 보면 외국인 선수를 1,2옵션 시스템으로 잘 조절해가며 시즌을 운영했다.

그러나 포웰은 달랐다. 비록 2순위로 뽑히기는 했지만 자신이 주인공이 되기를 원했다. 때문에 포웰은 에밋을 돕기보다는 득점 등 화려한 부분에 신경 쓰며 에이스 경쟁을 벌였고, 뜻대로 되지 않으면 신경질을 내며 팀 분위기를 흐렸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신임 추 감독은 포웰을 달래기 위해 에밋과의 출전시간을 배분했고, 팀원들도 벤치에서 눈치를 보는 경우가 잦아졌다.

포웰에게는 팀 승리보다 개인기록이 더 소중했다. 포웰 입장에서 굉장히 어리석은 패착이었다. 포웰이 뛰어난 기술을 갖춘 것은 몇 시즌에 걸쳐 제대로 검증이 됐다. 굳이 많은 득점을 올리지 않아도 팬들과 관계자들은 포웰이 테크니션이라는것을 잘 알고 있다.

묵묵히 팀플레이에 집중했다면 그 가치가 더 올라가 향후에도 많은 팀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KCC에서의 좋지 않은 모습으로 포웰은 다루기 힘든 용병이라는 인식이 강해졌다. 설상가상 포웰은 트레이드 후 친정팀 KCC를 원수같이 대하며 많은 팬들의 공분을 샀다.

KCC가 트레이드 이후 성적이 더욱 좋아진 배경에는 힐 효과 못지않게 포웰이 사라진 효과도 크다는 분석이다. 포웰이 나가자 추 감독은 마음 놓고 에밋 위주로 전술을 짤 수 있었고 벤치에도 웃음이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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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훈은 공개 트레이드를 요청하며 결국 더 많이 뛸 수 있는 전자랜드로 둥지를 옮겼다. ⓒ 연합뉴스

3대 추승균호, 2대 허재호 시절 스토리 재연?

과거 허재호 초창기에 있던 ‘서장훈 트레이드’를 연상케 한다. 2008-09시즌 당시 KCC는 기대만큼의 성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었다. 대형 신인 하승진을 선발하는 행운을 누리며 강한 골밑농구를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지만 ‘슈팅 빅맨’ 서장훈(42·207㎝)은 오히려 팀 분위기를 깼다.

“에밋과 함께 팀플레이를 펼치겠다”는 각오를 전한 뒤 시즌에 접어들자 출전시간 경쟁을 한 포웰을 보면 당시가 떠오른다. 서장훈 역시 “선배로서 팀의 미래 하승진을 키우는 조력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궂은일보다 화려한 플레이를 선호하던 서장훈은 후배 하승진과 출장시간을 나눠가지게 되자 시즌 초부터 극심한 불만을 표시했다. 벤치에서 짜증 섞인 표정과 행동을 보였다. 그러한 상황에서 서장훈은 공개 트레이드를 요청하며 결국 더 많이 뛸 수 있는 전자랜드로 둥지를 옮겼다.

하지만 이 같은 서장훈의 행동은 KCC에 훨씬 큰 이익으로 마무리됐다. KCC는 전자랜드에 서장훈-김태환을 주고 강병현-정선규-조우현을 받았다. 당시 정영삼(32·187㎝)과 포지션이 겹쳐 제대로 팀에 적응하지 못하던 강병현(31·193㎝)은 KCC에 오기 무섭게 블루워커 에이스로 거듭났다.

득점력만 갖춘 정영삼과 달리 강병현은 좋은 신체조건에 뛰어난 ´BQ(바스켓 아이큐)´를 갖춰 1,2,3번 포지션을 모두 커버하는 전방위 수비력은 물론 득점, 리딩에 모두 관여하며 수차례 팀을 챔피언결정전에 올려놓았다.

정선규 역시 식스맨으로 톡톡히 활약했고, 비록 활약은 적었지만 조우현은 특유의 온화한 성품으로 ‘벤치의 어머니’로 불리며 벤치분위기를 밝게 했다. 트레이드 후 KCC벤치에는 웃음이 끊이질 않았고 결국 우승까지 거머쥐며 ‘이조추 시대’ 이후 제2전성기를 활짝 열어젖혔다.

2대 허감독은 전자랜드와의 트레이드 후 자신의 확실한 영역을 구축했다. 3대 추감독 역시 그러한 ‘전자랜드 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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