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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꽂고 싶은 파퀴아오, 메이웨더 ‘짜증’ 브래들리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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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전 상대로 파퀴아오가 낙점한 브래들리는 결코 녹록한 상대가 아니다. ⓒ 게티이미지

 
'팩맨(PACMAN)' 매니 파퀴아오(38·필리핀)가 티모시 브래들리(32·미국)를 꺾고 은퇴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파퀴아오는 10일(한국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가든 아레나서 열린 WBO 인터내셔널 웰터급 타이틀전에서 브래들리를 심판전원일치 판정승으로 눌렀다. 비록 KO 승리는 아니었지만 두 차례 다운을 빼앗으며 12라운드 내내 활발한 펀치로 복싱 팬들 기대치에 닿았다.

은퇴전 상대로 낙점한 브래들리는 결코 녹록한 상대가 아니다. 흑인 특유의 탄력 넘치는 스피드가 돋보이는 브래들리는 발이 빠르고 가드가 탄탄한 디펜스형 아웃파이터다. 포인트 싸움에 능하고 만만치 않은 펀치력까지 장착, 어떤 강자를 만나도 명승부를 연출했다.

브래들리와 파퀴아오는 이미 두 차례 격돌한 바 있다. 한 차례씩 승패를 주고받았다. 2012년 6월 1차전에서는 브래들리가 2-1 판정승을 거둬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하지만 편파 판정 논란으로 시끄러웠다. 2년 뒤에는 파퀴아오가 심판전원일치 판정승을 따내며 설욕했다.

그만큼 브래들리는 파퀴아오의 은퇴전 상대로 손색이 없었다. 시대의 라이벌이자 또 다른 전설 '프리티 보이'(Pretty boy)‘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9·미국)가 은퇴를 깨고 돌아와 2차전을 벌였다면 더 역사적인 빅게임이 됐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는 최상의 상대였다.

무엇보다 브래들리는 파퀴아오와 이른바 ‘합’이 나쁘지 않았다. 브래들리는 아웃파이터지만 과감하게 공격도 들어간다. 자신의 복싱 커리어에서도 역사적인 순간이 될 수도 있는 파퀴아오와의 3차전에서는 공격에도 많이 신경을 썼다. 중반까지는 선제 공격보다 받아치는 쪽에 치중하다가 후반으로 갈수록 선공을 가했다.

파퀴아오와 브래들리의 경기는 메이웨더전에 실망한 팬들에게 그나마 볼거리를 제공했다. 메이웨더전은 복싱 인기가 식어버린 국내에서도 잠시 열풍을 일어날 만큼 화제가 됐지만 경기 내용이 형편없어 ‘세기의 졸전’이라는 혹평만 낳았다.

당시 많은 팬들이 가장 답답해하고 화를 냈던 것이 메이웨더의 도를 넘어선 클린치 횟수였다. 세계 최고 수준의 두선수가 격돌했음에도 재미가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경기 시간의 1/3가량을 잡아먹었던 메이웨더의 무한 클린치였다.

복서치고 클린치에 능하지 않은 선수는 없겠지만 메이웨더는 너무나도 능수능란하다. 위기에 빠졌을 때는 물론 상대의 공격이 나오려는 타이밍을 잘라먹기 일쑤다. 지나치게 자주 클린치를 이용하다 보니 상대 입장에서는 짜증을 넘어 멘탈 붕괴에 빠진다.

하지만 메이웨더는 정해진 룰에서 얄미울 정도로 클린치 전략을 즐겨 사용한다. 붙는 것도 잘 붙지만 떨어져야 하는 순간도 잘 안다. 좋은 균형감각과 강한 완력을 바탕으로 클린치 상황에서 자신이 원하는 만큼 공간을 만들어낸다. 빠른 타이밍으로 상대를 밀어내며 공간을 만든 뒤 쇼트 오퍼 등 짧은 펀치를 꽂아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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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퀴아오는 지난해 메이웨더의 '무한 클린치'에 고전했다. ⓒ 게티이미지

다행히(?) 파퀴아오 은퇴전에서는 클린치가 별로 없었다. 상대인 브래들리는 아웃파이팅을 주로 구사했지만 막을 때는 막고 공격할 때는 치고 들어갔다. 브래들리는 파퀴아오의 왼손 카운터를 의식해 계속해서 왼쪽으로 도는 등 나름대로 많은 준비를 하고 나섰다.

펀치를 꽂고 싶어하는 파퀴아오는 대단히 까다로운 유형의 인파이터다. 속사포 같은 연타를 앞세워 적중률부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그는 공격적인 성향임에도 정작 자신은 잘 맞지 않는 타입이다. 빠르고 동체시력이 좋으며 자신은 잘 때릴 수 있으면서 상대가 치기 어려운 공간을 잘 확보한다.

가드도 튼튼하며 상대의 펀치가 정타로 들어가기 까다로운 방향으로 잘 돌아준다. 상대가 맹공을 퍼부었음에도 정작 데미지는 별로 입지 않은 듯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계속적으로 움직이고 돌며 정타를 쉽게 맞지 않는다.

이를 잘 알고 있는 브래들리는 중반까지는 ‘선 방어 후 공격’으로 카운터를 노렸다. 하지만 노련한 파퀴아오는 적절한 경기 운영으로 차근차근 점수를 쌓아갔다. 브래들리는 중반 이후 좀 더 적극적으로 선공을 펼쳤지만 이것 역시 악수가 되고 말았다. 비록 패하긴 했어도 메이웨더 보다 훨씬 재미있는 복싱으로 파퀴아오 못지않은 박수를 받았다.

말 그대로 파퀴아오와 ‘합’이 잘 맞았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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