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윈드윙 님의 서재입니다.

전체 글


[격투기 쓴것] '괜스레 최설화만' 박대성, 현대판 무사를 기대한다

0002168385_001_20170219142507562.jpg

[로드FC]박대성 최설화 ⓒ 로드FC
입식 혹은 MMA무대서 활약하는 파이터들을 가리켜 ‘현대판 무사’로 부르기도 한다.

예로부터 무예를 배우는 이들에게는 “심신을 함께 단련해야 한다”며 늘 과할 정도의 정신수양과 예절이 요구됐다. 남보다 신체적 힘이 센 자들이 이를 함부로 쓸 경우 자칫 위험한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싸움이라도, 같은 폭력이라도 더 잔혹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법적으로 무술 유단자나 특별한 훈련을 받은 사람들에게 더 엄격한 잣대가 적용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파이터는 항상 겸손하고 매사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늘 정신수양을 강조했던 고 앤디 훅, 일반인에게 힘을 쓰지 않고 얻어맞는 쪽을 택한 사쿠라이 하야토 정도는 아니더라도 파이터들에게도 언행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악동으로 소문났던 전 UFC 파이터 차엘 소넨 또한 팬들에게는 누구보다도 친절했던 인물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한국 종합격투기단체 로드FC 기대주 중 한 명인 '크레이지 독' 박대성(24·TEAM MOB)의 행보는 아쉽다. 박대성은 아이러니하게도 경기장에서의 잘못된 행동으로 유명세를 타며 이름이 알려졌다. 지난 연말 ‘XIAOMI 로드FC 035’ 대회서 이른바 ‘성추행 논란’으로 깜짝 인지도(?)를 얻게 됐다.

박대성은 '영건스 31' 라이트급 경기에 출전해 김경표(25·MMA 스토리)를 상대로 스플릿 판정승을 거둔 후 가진 포토타임에서 옆에 선 로드 걸 최설화의 허리를 끌어당겼다. 경기에서 막 이긴 직후 감정적으로 흥분한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다.

‘로드걸’ 최설화가 난감해하며 허리를 빼려고 했지만, 힘으로 재차 잡아당겼다는 점에서 지켜보던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의식하지 못한 상황에서 했던 행동이라도 분명 지탄을 받을 만했다. 이후 팬들의 질타에 놀란 박대성은 급하게 사과를 반복하며 상황을 수습했다. 팬들 역시 용서해주자는 분위기였다.

0002168385_002_20170219142507591.png

박대성 ⓒ 로드FC

문제는 이후의 행보다. 박대성은 지난 11일 장충체육관서 열린 경기에서 호드리고 카포랄(34·ESPADA MMA)에 승리한 직후 논란이 될 만한 행동을 또 했다. 승리 후 로드걸과의 촬영을 거부하고 줄행랑을 치다가 잡혔다. 당황스러운 기색으로 로드걸 옆으로 끌려오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고, 이후에는 두 손을 공손히 모으는 세리머니로 화제가 됐다.

그로 인해 이전의 사건이 무수히 반복됐다. 일부에서는 지난 대회 로드걸이었던 최설화가 마치 오버한 것으로 모는 분위기까지 형성됐다. 최설화를 비롯한 로드걸 입장을 배려하는 마음이 있다면 담담하게 일반 선수들처럼 포토타임에 응해야 옳다.

최설화 사건 당시 박대성은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조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려면 향후 경기에서는 당시의 불미스러운 일들이 언급되지 않을 만큼 자연스럽게 잊혀지도록 했어야 옳았다. 팬들 사이에서 “당사자 최설화를 두 번 죽이는 행동이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날 행동에 박대성의 악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박대성은 오해를 불러 일으킨 만한 행동을 했다. 좀 더 성숙한 ‘현대판 무사’ 박대성을 기대해본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댓글 0

  •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쓰기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글목록
번호 제목 작성일
547 격투기 쓴것 | UFC 남의철, 편파판정 희생양…필리핀 입김 작용했나 15-05-17
546 격투기 쓴것 | '하프코리안' 골로프킨, 20연속 KO '화끈한 도전' 15-05-17
545 격투기 쓴것 | UFC 남의철·방태현, 절실한 연승 15-05-16
544 스포츠 쓴것 | "일주일만.." KIA 이은총, 끝까지 살아남을까 15-05-13
543 스포츠 쓴것 | '해적 적응' 강정호... 광주일고산 MLB 돌풍 이어갈까 15-05-12
542 격투기 쓴것 | 인기 없는 글로리... 캐릭터 알리기 필요하다 15-05-11
541 격투기 쓴것 | 메이웨더, 팬·언론 다루는 방법 ‘링 밖에선 인파이터?‘ 15-05-11
540 격투기 쓴것 | ‘불혹’ 마크 헌트, 미오치치 잡고 대권 재도전? 15-05-10
539 노총각일기 | 어린 시절의 종합판타지, 대본소 무협만화 *2 15-05-08
538 격투기 쓴것 | '전투 호빗' 에드가의 덫에 한번 빠지면... 15-05-07
537 격투기 쓴것 | ‘매너에서 진’ 김지연, 오즈얼트만 빛났다? 15-05-06
536 세상만사 | 파퀴아오 vs. 메이웨더, 지루했지만 즐거웠다! 15-05-06
535 격투기 쓴것 | 알리능가? 메이웨더 아웃파이팅, 나비도 벌도 없다 15-05-05
534 스포츠 쓴것 | 허재의 카리스마, 최강 삼성을 부수다 15-05-04
533 격투기 쓴것 | ‘왼손 봉인’ 파퀴아오, 메이웨더에 통하지 않은 이유 15-05-04
532 격투기 쓴것 | '복싱 전설'의 소문난 잔치, 먹을 것은 없었다 15-05-03
531 격투기 쓴것 | ‘파퀴아오 vs 메이웨더’ 뚜렷한 필살기, 끝판왕은? 15-05-03
530 격투기 쓴것 | 필리핀 국민영웅 vs. 가문의 최종병기, 승자는? 15-05-02
529 격투기 쓴것 | 파퀴아오 앞 메이웨더 숄더 롤…필살기인가 틈인가 15-05-02
528 격투기 쓴것 | '복싱 인기 바닥' 한국도 주목하는 2700억 대결 15-05-01

비밀번호 입력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