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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123 님의 서재입니다.

눈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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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사람123
작품등록일 :
2012.10.06 20:28
최근연재일 :
2013.09.16 22:05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32,816
추천수 :
351
글자수 :
162,453

작성
12.08.06 23:58
조회
275
추천
7
글자
7쪽

눈밑들 20화 [3장 휴가] (5)

DUMMY

"뭐라도 말이라도 해봐."


"그러니까 그건…."



지금부터가 중요했다. 어떻게서라도 아니라고 끝까지 잡아떼거나 순순히 사실을 실토해야만했다. 하지만 잡아떼기에는 달콘의 편지가 너무나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었다. 어차피 한 번 의심을 가진 이상, 마을 사람들이 조사를 해보면 결과가 나올 일이었다.


촌구석이기는 했지만, 마을 사람들이 마음만 먹으면 정보를 얻을 수는 있었다. 그때서야 호클은 애초에 자신 혼자서 이렇게 큰 거짓말을 꾸미기란 불가능한 일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언젠가는 들통날 일이었던 것 같았다. 어젯밤에 잠자리에 들기 전, 세웠었던 앞으로의 계획이 한순간에 무너졌다.



"그니까…."


"그니까 뭐!"



이미 마을 사람들의 어조는 그 전과 확실히 달라져있었다. 호클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았지만 마을 사람들에게 말을 해야만했다. 결국, 호클은 절대로 입 밖에 꺼내지않기로 다짐했었던 이야기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니까 제가 휴가가 아니고 이 곳에 온 것은 맞아요…. 그런데 하차는 아니에요! 저는 혼자서 도망쳐나온 거에요."


"도망쳐나왔다고? 다 조사해보면 나오니까 거짓말할 생각은 하지마라."



휴가가 아니라는 것을 자신이 실토를 함으로써 호클이 마왕을 무찌를 용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되자 마을 사람들의 분노는 극에 치달았다. 몇몇 사람들은 당장이라도 호클을 후려칠 참이었다.



"잠깐만요. 그런데, 나온 이유가 있어요. 제가 왕궁에서 무시무시한 얘기를 들었어요."


"얼마나 무시무시하길래 왕궁을 뛰쳐나와? 무슨 괴물이 니 똥구멍 잡아먹는대? 됐고 일단 한 대 맞자."


"그러니까 예언은 조작된 거에요! 예언은 조작된 거에요. 조작되서 더러워서 나왔어요. 더러워서."



사람들은 어리둥절했다. 갑자기 호클이 예언을 물고 늘어지자 순간 판단력이 흐려졌지만, 이내 호클이 궁지에 몰리자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댄다고 생각했다. 이미 호클이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것은 확실해졌기때문에 호클이 무슨 말을 하든 사람들은 더이상 호클을 믿지못했다.


그런데다 신뢰를 바탕으로 나라를 지탱해주는 예언가를 들먹인다는 것은 그 나라 사람들에게 모독이나 마찬가지였다.



"이 새끼가 못 하는 말이 없네. 뭐 이딴 새끼가 다 있어."


"실망이다. 진짜."



호클은 사람들에게 질타를 받으며 너무나 억울했다. 자신이 예언을 받지않았더라면 이런 수모를 당할 일도 없을 것 같았다. 도대체 왜 자신을 예언에 들게했는지 예언가들에게 묻고싶어졌다. 하지만 지금은 마을에서 어떻게든 해결을 해야했다.


하루 만에 호클은 완전히 쓰레기 취급을 받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호클을 미워할 수밖에 없었다. 마을 사람들 전체를 상대로 그렇게 큰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 호클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고해도 기분 나쁘고 배신감이 느껴지는 것이 당연했다.


호클의 거짓말이 들통난 뒤, 호클은 직접적으로 맞는다거나 하진않았지만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이 그대로 느껴졌다. 부모님 역시, 겉으로 대놓고 드러내진않았지만 호클에 대한 실망이 역력했다.



"정말 죄송해요. 그게 제가 그게 하고싶어서 그런 게 아니라…. 말이 이게 막 나오다보니까 저도 모르게…."


"됐다. 그만하고. 원래 하던 일이나 해라."


"네…."



호클은 사람들에게 예언가들의 진실에 대해서 제대로 알리고싶었지만, 더이상 사람들은 호클의 말을 제대로 듣지않았다. 친구들마저 호클을 아는 척은 해주었지만 이미 등을 돌리고 난 뒤였다. 호클은 왕궁에서처럼 또다시 혼자가 되었다.


결국 예언을 받기 전처럼 다시 부모님의 농사일을 조용히 돕기 시작했다. 어차피 마을 안에서는 다른 할 일이 없었고, 마을 밖으로 나가 마부를 하려던 것은 도저히 하기가 싫었다. 어떻게보면 자신이 이렇게 된 것이 달콘의 영향도 컸기때문에 달콘과 또다시 엮이기싫었다.


자신의 인생이 어디서부터 꼬인 것인지 호클은 혼란스러웠다. 예언을 받은 날부터인지, 왕궁에서 훈련을 못 따라가 하차인원에 선정되었을 때부터인지, 기사의 방에서 예언가들의 대화를 엿들었을 때부터인지, 아니면 마을에서 잘 나가다가 달콘의 폭로로 모든 것이 탄로났을 때부터인지 알 수 없었다. 왜 자신이 이런 시련을 겪어야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시간이 조금씩 지나자 어느정도 사람들의 호클에 대한 배신감은 사그라들긴 했지만, 워낙에 큰 사건이었기때문에 호클이 지나갈 때마다 뒤에서 욕하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었다. 이제 호클은 그런 시선들이 익숙해져 그럭저럭 살아갈 수 있었다.


그러다 문득, 제다이의 시체가 어떻게 됐는지 궁금해졌다. 아무도 언급을 안하고있다보니 자신도 까마득히 잊어버린지 오래였다. 아무도 제다이에 관해 얘기를 꺼내지않는 것으로 보아 제다이의 시체를 누가 발견하진않은 것 같았다.


제다이에 대해 다시 생각이 나자 죄송스러운 마음뿐이었다. 결국, 호클은 한 번 시간을 내서 한적한 틈을 타, 숲으로 가서 제다이의 시체가 아직 있는지 찾아보러 갔다. 그 당시 매일마다 갔었던 곳이었기때문에 찾는 데에는 어렵지않았다.


숲은 전과 똑같이 굉장히 고요했다. 제다이가 살던 오두막집 쪽으로 가자 근처에 아직도 시체가 그대로 남아있었다. 시체는 거의 반 백골화되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되어있었다. 호클이 찔렀었던 칼 또한 그 자리에 있었다. 다시는 생각하기싫은 악몽과도 같은 일이었지만, 호클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조용히 있다가 다시 마을로 돌아왔다.


호클이 제다이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어차피 지금까지 사람들이 찾지 못했었더라면 앞으로도 못 찾을 것이 분명했고, 괜히 건드리려다 자신의 거짓말이 또 들통나는 것은 싫었다. 이제부턴 그냥 조용히 죽어지내기로 했다.


마을로 가자 사람들이 무슨 얘기를 하느라 바빴다. 호클에게는 사람들이 말하지않았지만, 워낙에 사람들이 떠드는 탓에 엿듣는 것만으로도 대충 무슨 일인지 알 수 있었다.



"예언가가 1년도 안 되서 또 오는게 말이 돼? 이번엔 또 뭐지?"


"모르겠다. 진짜 장난 아니네…. 뭐가 일어나긴 일어나려나보다. 세상이 흉흉하네."



호클은 굉장히 짜증이 났다. 이제 조용히 살려고했었는데, 자신을 이 꼴로 만든 예언가가 또다시 온다는 사실이 너무나 구역질이 났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마을 사람들과 같이 예언가가 도대체 왜 또 오는지에 대해서 궁금했다.


사람들은 모든 집중은 예언가가 오는 것에 모여졌고, 호클은 일단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사실, 호클이 할 수 있는 것은 없었지만 예언가라면 치가 떨렸다. 왕궁에서는 아예 마주칠 수조차 없었던 예언가를 최대한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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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눈밑들 21화 [3장 휴가] (6) 12.08.08 508 6 7쪽
» 눈밑들 20화 [3장 휴가] (5) 12.08.06 276 7 7쪽
19 눈밑들 19화 [3장 휴가] (4) +3 12.08.05 385 6 8쪽
18 눈밑들 18화 [3장 휴가] (3) +1 12.08.03 257 5 7쪽
17 눈밑들 17화 [3장 휴가] (2) +1 12.08.02 310 6 7쪽
16 눈밑들 16화 [3장 휴가] (1) +2 12.07.31 333 5 7쪽
15 눈밑들 15화 [2장 정도] (10) +2 12.07.30 480 6 7쪽
14 눈밑들 14화 [2장 정도] (9) +4 12.07.27 400 4 7쪽
13 눈밑들 13화 [2장 정도] (8) +1 12.07.25 285 5 8쪽
12 눈밑들 12화 [2장 정도] (7) +3 12.07.24 1,106 4 7쪽
11 눈밑들 11화 [2장 정도] (6) +2 12.07.23 455 6 7쪽
10 눈밑들 10화 [2장 정도] (5) +1 12.07.20 1,587 7 7쪽
9 눈밑들 9화 [2장 정도] (4) +4 12.07.19 2,320 12 7쪽
8 눈밑들 8화 [2장 정도] (3) +2 12.07.18 449 5 7쪽
7 눈밑들 7화 [2장 정도] (2) +1 12.07.17 554 9 7쪽
6 눈밑들 6화 [2장 정도] (1) +2 12.07.16 563 8 7쪽
5 눈밑들 5화 [1장 예언] (5) +2 12.07.14 613 11 7쪽
4 눈밑들 4화 [1장 예언] (4) +2 12.07.13 1,403 13 7쪽
3 눈밑들 3화 [1장 예언] (3) +5 12.07.12 488 10 7쪽
2 눈밑들 2화 [1장 예언] (2) +2 12.07.10 697 13 7쪽
1 눈밑들 1화 [1장 예언] (1) +1 12.07.10 2,222 1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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