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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123 님의 서재입니다.

눈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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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사람123
작품등록일 :
2012.10.06 20:28
최근연재일 :
2013.09.16 22:05
연재수 :
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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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823
추천수 :
351
글자수 :
162,453

작성
12.08.03 22:15
조회
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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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7쪽

눈밑들 18화 [3장 휴가] (3)

DUMMY

거의 밤이었기때문에 마을 중심부로 가는동안의 길은 사람들이 걸어다니질 않았다. 몇 개월만에 돌아온 고향이었기때문에 남다른 감회가 느껴졌지만, 이제부터 거쳐야 할 일들때문에 그런 감정들은 잠깐씩만 느끼고 사라져버렸다.


중심부로 가자 사람들은 꽤 모여있었고, 사람들은 한 눈에 호클을 알아보았다.



"아니 호클아. 너 갑자기 왜 왔어?"



호클은 여관 주인이 사람들에게 이미 다 알리고 난 후라고 생각했었지만, 사람들은 아직 호클이 온 줄도 모르고 있었다. 호클은 정신이 혼미해져있는데다 길을 걸어오면서 어떻게 말해야할지 머릿속으로 대충 생각을 해두었기때문에 자연스럽게 말이 튀어나왔다.



"아 이번에 휴가 나왔어. 딱히 갈 데도 없어서 피트폴 온 거야."


"우와 장난 아니다."



한번 거짓말을 하기 시작하자, 그 다음은 술술 말이 자연스럽게 이어져갔다. 그도 그럴 것이 마을 사람들은 모두 왜 호클이 마을에 왜 왔나라는 궁금증 뿐, 호클이 마왕원정대에서 하차되었다는 생각은 상상도 하지못했었기때문이었다.


호클은 뭔가 잘못되어가는 것 같았지만, 사람들의 분에 넘치는 환영에 자신도 기분이 좋아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았다. 호클은 사람들이 자신을 인정해줘서 좋고, 사람들은 실망하지않아서 좋고 서로에게 좋은 일인 거처럼 보였다. 그렇게 생각을 하다보니 이렇게 행동을 한 것이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아예 발상을 바꿔버리니 그 다음부터는 모든 일들이 술술 풀려만 갔다. 호클은 당당하게 바로 부모님에게로 갔다. 부모님은 몇달 간 편지로만 호클의 안부를 전해들었었기때문에 호클을 보자 눈물을 글썽이며 호클을 껴안아주었다. 호클 역시 너무나 오랜만에 보는 것이라 눈물이 날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한테 얘기 들었다. 휴가 나왔다며? 며칠동안 있는거니?"


"그냥 적당히 좀 있다가 가려구요. 어떻게 지내셨어요?"


"우리야 뭐 늘 똑같았지 뭐."



고향에 와서 이렇게 큰 환영을 받는다는 것까지는 좋았으나, 호클에게는 한 가지 걸리는 점이 있었다. 사람들이 어느정도까지 아는지에 대해 알 길이 없었다. 분명히 마을에서 떠날 때에는 모두들 호클이 유일한 마왕원정대원인 줄 알고있었지만, 지금은 사람들이 어떻게 알고있는지에 대해서가 가장 문제였다.


이야기를 지어내려면 어느정도 개연성이 있어야 하는데, 사람들이 알고있는 사실과 자신이 꺼내는 이야기가 맞지않으면 금방 거짓말이 들통날 것 같았다. 사람들이 마왕원정대원이 1000명이나 된다는 사실을 안다면 왕궁에서 있었던 일들을 줄줄 얘기해도 상관없었지만, 그렇지않다면 모든 이야기들을 지어서 얘기해야했다.


호클은 그렇게 없었던 이야기를 즉석에서 줄줄 만들어서 할만한 머리는 되지못했기때문에 일단은 마을 사람들의 안부를 묻는 쪽으로 계속 자신이 질문을 해서 자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않도록 대화 방향을 계속해서 유도했다. 기회를 봐서 사람들이 아는 정보에 대해서 캐내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기회는 쉽사리 오지않았다. 워낙에 마을에만 평생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호클이 왕궁에 가서 어떻게 생활했는지에 대해 궁금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호클이 아무리 마을 사람들에게 안부를 물어봐도 별 의미없는 대답들과 함께 질문세례가 쏟아졌다.


호클은 피곤하다는 핑계로 처음에는 넘겼지만, 계속해서 넘길 수는 없었다. 결국, 가장 입이 가볍고 과장해서 말해주기로 유명한 호미니드에게 찾아갔다. 호미니드 역시 호클의 지금까지의 일이 굉장히 궁금했기때문에 호클이 굳이 이야기를 꺼내지않아도 다짜고짜 묻기 시작했다.



"잠깐만, 잠깐만…. 일단 내가 먼저 궁금한 게 있는데, 마왕원정대에 대해서 들은 거 있어 형?"


"뭐 나야 이곳저곳에서 소식을 꽤 들으니까 웬만한 건 다 알지."


"진짜? 그럼 누가 마왕원정대장이 됐는지 알아?"


"뭔 개소리야. 마왕을 죽이는 게 너니까 니가 마왕원정대장 아니야?"


"…. 그래 그게 나지…."



허풍이 심하기는 했지만, 마을 사람들이 알만한 건 모두 아는 호미니드가 마왕원정대원이 1000명이라는 사실을 아직 모르는 것을 알게되자 호클은 막막해졌다. 물론 사람들이 자신을 유일한 용사라고 알아주는 것이 1000명인 것보다 더 좋은 취급을 받을 것이긴 했지만, 거짓말의 범위가 더 커진다는 것이 문제였다.


하지만, 어차피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만큼 이왕 서로에게 좋은 방향으로 가는 것이 더 낫겠다싶어 사람들이 원래 알고있는대로 건드리지않기로 했다. 사람들이 그 사실에 대해서 모르는 이상, 마왕원정대원이 1000명이라는 것을 알게되면 굉장히 실망할 것 같았다.



"마을에 딴 일은 없었어?"


"피트폴이야 항상 아무 일이 없지. 아 맞다. 빙수는 그 어디래드라 하여튼 딴 도시로 지금 공부하러 갔어. 그건 그렇고 너 이새꺄 니 얘기 좀 해봐. 도대체 뭐 했어? 가니깐 사람들이 너 막 떠받을었었어?"


"아니 그게 아니고…. 빙수가 공부를 하러갔다고?"


"그래. 원래 걔 예언가 될려고 했었잖아. 그 전에 기사부터 되면 가산점 붙는대서 학원 다니러 갔어. 근데 어차피 태생이 피트폴 출신이라 기사도 못되고 다시 돌아올 것 같다. 진짜 보기드문 피트폴의 인재긴 하지만…."



빙수에 대한 이야기가 왠지모르게 마음에 걸렸다. 가장 소식이 발빠른 호미니드마저 왕궁이나 마왕원정대에 대해서 거의 모르는 상태인 마을에서 유일하게 마을 밖에 살고있는 빙수의 존재는 호클의 거짓말에 큰 걸림돌이었다.


빙수가 머리도 명석하고 체력도 좋고 모든 면에서 완벽하기는 했지만, 뭔가모르게 나사 하나 빠진듯해보여 아둔하다는 점 때문에 그렇게 큰 걱정은 되지않았다. 그러나 의도치않게 마을 사람들에게 빙수로 인해 자신의 거짓말이 들통날 수도 있는 것이었다.



"빨리 니 얘기나 해봐. 사람들이 막 너 보고 막 자지러지지?"


"아니 자지러지진 않고…. 나중에 얘기해줄게 형."



호클은 정신이 멍해진 상태로 달콘의 방으로 쫓아갔다. 딱히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앞으로의 일이 너무나 막막해서 유일하게 사실을 알고있는 사람이 필요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달콘은 이미 가방을 싸고 떠날 준비를 하고있었다.



"뭐야, 왜 벌써 가요?"


"보니까 별로 재밌지도않고, 가는 길에 손님 한 명이라도 받아야 늦은 핑계거리가 되지. 슬슬 가야겠다."


"아…. 그 그런데…."


"나는 그냥 사실대로 말하는 게 나을 것 같다. 내가 사실을 알고있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그냥 니 하는 짓 보면 웃긴 것 같애. 그냥 사람들한테 기회봐서 사실대로 얘기해."



그렇게 달콘마저 떠나버리자 호클은 막막했다. 굉장히 서운했지만, 한 편으로는 유일하게 사실을 알고있는 사람이 떠났기때문에 사실상 마을에서 호클을 의심할만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제 마을 밖에 있는 단 한 사람, 빙수만 조심하면 호클이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달려있었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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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눈밑들 21화 [3장 휴가] (6) 12.08.08 509 6 7쪽
20 눈밑들 20화 [3장 휴가] (5) 12.08.06 276 7 7쪽
19 눈밑들 19화 [3장 휴가] (4) +3 12.08.05 385 6 8쪽
» 눈밑들 18화 [3장 휴가] (3) +1 12.08.03 258 5 7쪽
17 눈밑들 17화 [3장 휴가] (2) +1 12.08.02 310 6 7쪽
16 눈밑들 16화 [3장 휴가] (1) +2 12.07.31 333 5 7쪽
15 눈밑들 15화 [2장 정도] (10) +2 12.07.30 480 6 7쪽
14 눈밑들 14화 [2장 정도] (9) +4 12.07.27 401 4 7쪽
13 눈밑들 13화 [2장 정도] (8) +1 12.07.25 285 5 8쪽
12 눈밑들 12화 [2장 정도] (7) +3 12.07.24 1,107 4 7쪽
11 눈밑들 11화 [2장 정도] (6) +2 12.07.23 455 6 7쪽
10 눈밑들 10화 [2장 정도] (5) +1 12.07.20 1,587 7 7쪽
9 눈밑들 9화 [2장 정도] (4) +4 12.07.19 2,320 12 7쪽
8 눈밑들 8화 [2장 정도] (3) +2 12.07.18 449 5 7쪽
7 눈밑들 7화 [2장 정도] (2) +1 12.07.17 555 9 7쪽
6 눈밑들 6화 [2장 정도] (1) +2 12.07.16 563 8 7쪽
5 눈밑들 5화 [1장 예언] (5) +2 12.07.14 613 11 7쪽
4 눈밑들 4화 [1장 예언] (4) +2 12.07.13 1,403 13 7쪽
3 눈밑들 3화 [1장 예언] (3) +5 12.07.12 489 10 7쪽
2 눈밑들 2화 [1장 예언] (2) +2 12.07.10 698 13 7쪽
1 눈밑들 1화 [1장 예언] (1) +1 12.07.10 2,222 1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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