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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123 님의 서재입니다.

눈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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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사람123
작품등록일 :
2012.10.06 20:28
최근연재일 :
2013.09.16 22:05
연재수 :
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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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82
추천수 :
351
글자수 :
162,453

작성
13.08.31 15:50
조회
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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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8쪽

눈밑들 43화 [6장 반복] (7)

DUMMY

사람들의 관심은 순식간에 빙수에서 빙수 옆에서 멍하니 있던 호클에게로 넘어갔다. 더이상 사람들은 빙수가 하려는 말이 궁금하지않았다. 빙수는 이들이 호클에 대해서 이토록 증오를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못해서 이런 상황이 벌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 호클을 어떻게든 도와주고는 싶었지만, 섣불리 나섰다가는 오히려 그들의 화만 더 불러올 것 같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하차인원이라며? 어떻게 마왕을 죽일건데. 예언가들한테 돈 찔렀어? 아빠가 예언간가?"


"할머니가 예언가 아니야?"



분위기는 점점 증오로 휩싸이면서, 호클은 이대로 가만히 침묵하고 있다가는 몸도 못 추스릴 것 같아보였다. 이들을 진정시키기위해서는 결국 예언가들이 맞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몰아가야했다.



"잠깐만, 잠깐만요. 예언가들이 그럴 사람들이 아니잖아요. 전 그냥 단지 예언에 선택되었을 뿐입니다…."


"그래, 근데 왜 니가 되냐고."


"제가 어떻게 알아요. 예언이 그렇게 나온걸…."


"근데 예언은 항상 맞았어. 그건 맞아."



자신들이 호클에게 화풀이를 한다고 해봤자, 달라질 것이 없다는 걸 알고나자 그들은 어느정도 진정이 되었다. 하지만 자신보다 덜 떨어져보이는 호클이 마왕을 무찌르게 된다는 사실 자체가 이해를 할 수 없고 짜증이 날 뿐이었다. 빙수는 이 상황을 가만히 지켜보고있다가, 상황이 진정된 것 같자 자신이 여기에 온 이유를 꺼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그는 치명적인 실수를 하고말았다. 자신은 분명히 이들에게 예언가들의 진실을 파헤쳐 그들에게 맞설 지원군을 구하려고 온 것인데, 호클이 위험에 빠진 상황만이 눈에 들어오다보니 방금 전에 호클이 한 말에 동조를 하고말았다.



"그러니까 어차피 우리도 마왕원정대원들이였으니까 마왕을 호클을 도우는 게 맞지않을까?"


"그래, 우리도 어차피 마왕원정대원들이라는 게 꼭 마왕을 무찌르는 사람들만 모인 게 아니라, 간접적으로나 직접적으로나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건 아는데 마왕을 무찌를 사람이 왜 얜지 모르겠어. 난 일단 절대 안 도와줄거야. 예언이라는 건 무조건 맞으니까 어차피 얘가 마왕을 무찌르게 되겠지 뭐. 어떻게 되는지 한 번 보자고."


"나도. 어차피 마왕 잡고나면 마왕원정대원들은 기사단에 들어갈 수 있다니까 난 거기에 그냥 들어갈란다. 이제 난 마왕한테 신경 끌래."



마왕원정대원들은 전혀 호클을 도울 마음이 없었다. 몇몇은 속으로는 자신들이 마왕원정대원이니만큼 호클을 도우는 게 맞지않나싶은 생각을 했지만, 상황이 상황이다보니 갑자기 나서서 호클을 돕겠다고 하기가 조금 꺼려졌다. 그리고 어차피 호클은 예언에서 확실히 마왕을 무찌르게 된다고 되어있어서 자신들이 딱히 도우지않더라도 어떻게든 마왕을 잡게될 것은 분명했기에 굳이 나서지않아도 될 것 같았다. 그들은 예언을 마치 운명과도 같이 느끼고있었다.


그렇게 사람들은 호클에게 관심없다는 의사들을 보인 뒤, 뿔뿔히 흩어졌다. 그렇게 흩어지는 동안 빙수는 그제서야 자신이 말실수를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미 흩어진 사람들을 다시 불러모으기에는 분위기가 좋지않아 아직 자리를 떠나지않고 남아있는 인펙터에게로 갔다. 마왕원정대원이었을 당시에 인펙터와는 꽤나 같이 지낸데다, 그의 말이면 원정대원 대부분을 끌어올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인펙터는 빙수의 말을 전혀 믿지않았다.



"이제와서 또 그건 무슨 소리야? 사실 지금 상황이 상황이다보니까 얘기하는건데, 솔직히 지금 내가 뭐하는지 잘 모르겠어. 호클이 어떻게 마왕을 잡을진 모르겠지만, 하여튼 마왕을 잡고나면 뭔가 결론이 나겠지."


"아니 그러니까 마왕같은 건 없다니까, 형."


"됐어. 있든 없든 이제 내 알 바가 아니야. 어차피 내가 마왕을 잡을 건 아니니깐. 내가 뭘 하든 호클이 마왕을 잡을 건 사실이고. 나도 이 일이 끝나면, 기사단에 들어갈거야. 빙수 너는 다리 때문에 참 안됐다. 여튼 난 이만 가볼게."


"내 다리가 예언가들때문에 이렇게 됐다니깐!"



인펙터는 더 이상 빙수의 말을 듣지않고 가버렸다. 사실 인펙터도 말은 그렇게 했지만, 막상 마왕이 정말로 나타난다면 자신들이 마왕을 잡는 것을 도와야한다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있었다.. 다만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자신들이 지금까지 이렇게 노력을 해왔는데, 하차당했었던 호클이 마왕을 무찌른다는 사실이 꺼림칙했을 뿐이었다.


허탈해하는 빙수를 위로해주기위해 호클은 말없이 빙수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이제 어떡하지? 우리한테 이제 승산이 없어."


"아니야. 어차피 지금 우리는 힘으로 밀어붙이려는 게 아니잖아. 예언의 헛점을 파고드는게 중요하지."


"…. 그래서, 저번에 예언가들한테 갔었을 때 뭐 건진 거라도 있었어?"



갑작스런 예언1의 등장으로 지금까지 정신이 혼란스러웠지만, 호클에겐 예언가들과 만났을 때 확실하게 느껴진 것이 있었다. 지금의 마왕과 관련된 예언들이 순수하게 마왕 때문이 아니라 무언가의 목적이 있다는 것이었다. 이 정도는 빙수에게 말해줘도 괜찮지않을까싶어 그 날 예언가가 했던 말을 그대로 가르쳐줬다.



"마왕원정대원에는 에불 나라 사람들만 모인 게 아니라고? 그게 도대체 뭔 소리야? 그냥 당연한 사실을 말하고 앉았네."


"나도 모르니까 지금 걱정이지. 뭔가 뜻이 있으니까 말한 거고 꿍꿍이가 있다는 뜻이긴 한데."



그 때 갑자기 그들이 벤치에 앉아 이야기하는 동안, 한 사람이 그들을 유심히 지켜보다가 사람들을 향해 소리쳤다.



"호클이다!"



그 사람은 왕궁환경전담위원회를 할 당시, 자주 마주쳤던 왕궁에서 행정쪽 일을 하고있는 사람 중 한 명이었다. 호클은 그 사람의 이름은 기억나지않고 얼굴만 어렴풋이 기억나는 정도였지만, 그는 남다르게 기억력이 좋은 탓인지 호클의 이름과 얼굴을 기억하고있었다. 그 사람 외에도 왕궁 안의 몇몇은 호클을 알고있었다.


사람들이 웅성웅성거리며 모여들려고 하자, 호클은 빙수를 데리고 재빨리 왕궁에서 벗어났다. 앞으로 계속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자 마음이 점점 무거워졌다. 마왕원정대원들처럼 호클에게 분노를 느끼는 사람은 거의 없을테지만, 그들의 관심이 호클을 괴롭게했다. 언제까지 이렇게 지내야하는지도 모르는 채, 뭔가에 쫓기며 지내기는싫었다.



"안되겠다. 예언가들을 찾아가야겠어."


"예언가들이 어디있는 지는 알아?"


"저번에 갔던 곳 거기가 예언가들 아지트 같던데. 탑 쪽이라 갈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지금 거기를 가봐야 뭔가 알 수 있겠다."


"나도 같이 갈게."


"아니야. 괜히 일을 크게 만들기보다는 하나하나 준비해서 터뜨려야지. 한 번 가볼게. 그 쪽에서도 싫어하진 않을거야."



호클은 빙수를 겨우 달래서 자신의 집에 데려다 준 후, 마음을 굳게 먹고 예언가들과 어제 만났었던 탑으로 다시 발걸음을 향했다. 여전히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심호흡을 크게 하고 문을 두드리자 한참 후에 한 명이 문을 열고 호클을 반겼다. 다름아닌 예언1이었다.



"마침 와주었군. 안 그래도 부르려고 했는데 잘 와줬어."



그 때와는 다르게 탑에는 다른 사람들이 전혀 보이지않았다. 엄숙했던 그 때와는 다르게 지금은 마치 공허한 느낌이 드는 듯 했다. 예언1은 어제 자신이 나왔던 문으로 호클을 초대했다.



"사람들이 왜 아무도 없는지 궁금한 모양인데. 여긴 사실 내 거처야. 그 날은 특별히 여기서 모임을 한 것 뿐이지. 예언가들은 보안을 위해서 계속 모임 자리를 바꾸거든. 여기 자리에 앉게."



호클이 엿들었었던 그 장소 역시, 수많은 예언가들의 모임 장소 중 한 개에 불과했었다. 호클이 멍하게 이리저리 둘러보고있는 동안, 예언1은 차를 한 잔 내서 호클에게 갖다주었다.



"뭐, 어제는 분위기가 조금 무서웠을지 모르겠지만, 이제 우리는 동업자나 마찬가지야. 그러니까 자네도 여기에 직접 찾아온 거겠지. 그렇지않나? 지금 우리에게는 자네가 꼭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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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눈밑들 45화 [최종장 판타지] (1) +1 13.09.03 367 5 9쪽
44 눈밑들 44화 [6장 반복] (8) 13.09.01 370 6 8쪽
» 눈밑들 43화 [6장 반복] (7) +1 13.08.31 344 5 8쪽
42 눈밑들 42화 [6장 반복] (6) 13.08.29 379 5 8쪽
41 눈밑들 41화 [6장 반복] (5) 13.08.27 450 4 8쪽
40 눈밑들 40화 [6장 반복] (4) +2 13.08.26 409 6 8쪽
39 눈밑들 39화 [6장 반복] (3) +7 12.10.06 511 5 8쪽
38 눈밑들 38화 [6장 반복] (2) +3 12.09.30 427 4 7쪽
37 눈밑들 37화 [6장 반복] (1) +1 12.09.16 333 7 8쪽
36 눈밑들 36화 [5장 환영] (6) +2 12.09.15 488 5 7쪽
35 눈밑들 35화 [5장 환영] (5) +1 12.09.08 520 8 8쪽
34 눈밑들 34화 [5장 환영] (4) +4 12.09.02 267 6 8쪽
33 눈밑들 33화 [5장 환영] (3) +1 12.08.30 479 7 8쪽
32 눈밑들 32화 [5장 환영] (2) 12.08.28 406 6 8쪽
31 눈밑들 31화 [5장 환영] (1) 12.08.27 462 6 8쪽
30 눈밑들 30화 [4장 본성] (9) +1 12.08.26 340 7 8쪽
29 눈밑들 29화 [4장 본성] (8) 12.08.23 342 7 8쪽
28 눈밑들 28화 [4장 본성] (7) +3 12.08.19 420 6 8쪽
27 눈밑들 27화 [4장 본성] (6) +1 12.08.18 482 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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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눈밑들 25화 [4장 본성] (4) +1 12.08.15 378 6 7쪽
24 눈밑들 24화 [4장 본성] (3) 12.08.14 409 5 7쪽
23 눈밑들 23화 [4장 본성] (2) +1 12.08.12 421 8 7쪽
22 눈밑들 22화 [4장 본성] (1) 12.08.10 406 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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