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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123 님의 서재입니다.

눈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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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사람123
작품등록일 :
2012.10.06 20:28
최근연재일 :
2013.09.16 22:05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32,793
추천수 :
351
글자수 :
162,453

작성
13.08.27 23:56
조회
450
추천
4
글자
8쪽

눈밑들 41화 [6장 반복] (5)

DUMMY

갑작스러운 그의 말에 호클 뿐만 아니라, 다른 예언가들도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예언가들이 어떻게 된 일인지 의아해하고있는 사이, 호클은 갑자기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아무것도 모를 때에는 굉장히 엄숙한 줄로만 알았던 그 예언이 이렇게 순식간에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갑자기 여기 앉아있는 예언가들이 모두 우스워보였다.



"도대체 그 예언이라는 건 어떤 식으로 나오는 거길래, 갑자기 제가 마왕을 무찌르는 사람이 되는 거죠?"


"자네는 원래 마왕원정대원이었어. 마왕원정대원이라고 그 수많은 사람 모두가 한번에 마왕을 무찌른다는 것이 아니야. 그 전의 예언도 그랬었지. 관련된 사람들은 예언에 모두 나온다. 이건 예전에도 예언가들 측에서 발표한 바가 있어. 그렇기때문에 예언에 나온 사람들은 마왕이 오는 것을 대비해 훈련을 시켰을 뿐이야. 그리고 그 중에서 자네가 마왕을 무찌를 그 사람이 되었다는 건데 뭐가 문제가 있나?"


"그게 아니라, 지금 이 상황이 뭔가 이상하잖아요. 지금 저 때문에 다들 이렇게 모이게 된 건데 갑자기 어디서 나오시더니 제가 마왕을 무찌른다니요…. 마왕이 정말 있는지 없는지를 떠나서 전 상식적으로 이 상황이 이해가 안 가네요."



엄숙한 분위기 때문에 기도 못 펴고, 긴장해있었던 호클은 갑작스럽고 허술해보이는 이 예언으로 예언의 허점을 잡았다고 생각해 의기양양해졌다.



"그 예언이 방금 나온 것 뿐인데, 뭘 그리 따지고 들으려는지 모르겠군…. 예언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 앉은 예언가들이 방금 전까지 충분히 자네에게 설명해주었다고 생각하는데."


"그러니까 결국은 뭔가 하려고 그런 거 아니에요. 그냥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주세요. 제가 뭘 하길 원하는지…."



문득 호클은 예언가들이 일제히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 사실을 알게되자, 지금 이 상황의 주도권은 오히려 자신에게 있다고 느껴지기 시작했다.


지금 갑작스럽게 예언이 나온 것도 결국은 자신이 뭘 해야했기때문이고, 자신 때문에 예언가들의 명예가 실추될 위기에까지 놓였으니 자신을 이용해서 예언을 완성시키려는 수작으로밖에 보이지않았다.


하지만 호클은 그들에게 이용당할 마음은 없었다. 이 예언이라는 것 때문에 자신의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었다고 늘 생각해왔기때문에 그들의 계략에 스스로 빠져들어가고싶지는 않았다.



"우린 자네가 뭘 하길 원하는 것이 아니야. 단지 예언을 알려준 것 뿐이지. 곧 이 예언은 모든 사람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마왕을 무찌르게 된다고 예언된 사람들 중 호클이라는 자가 마왕을 무찌른다'고…."


"전 마왕을 죽이지 않을 건데요."


"그건 니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지. 예언에서는 자네가 마왕을 죽인다고 되어있어. 자넨 결국 마왕을 죽일 수 밖에 없을거야."



당황하지않고 너무나 자신있게 말하는 그 예언가의 모습에 호클은 기가 살짝 죽었지만, 그래도 이들의 말을 따를 생각은 없었다. 이들이 자신에게 해를 가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되자 호클은 더 이상 지금 이 상황이 무섭지않았다.



"우리들의 할 말은 이걸로 됐네. 이제 가봐도 좋아. 여기서 우리들이 한 말을 잘 기억해줬음 좋겠군. 난 예언1이라고 하네. 앞으로 종종 만날 일이 있을거야."


"…. 네 알겠습니다."



호클은 그렇게 그 방을 나왔다. 그리고나서는 자신이 걷고있는 줄도 모른 채로 정신없이 자신의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다리의 힘이 풀려버리며 주저앉고 말았다. 예전에 실수로 제다이를 죽이고나서 느끼는 감정과 비슷했다. 너무 멀리 온 것 같았다. 문득 그 때 정신없이 숲을 달리고나서 보았던 넓은 평원이 머릿속에서 아른하게 보였다.


집 안에서 자다가 깬 빙수는 호클을 보자마자 그가 무슨 일을 당하고 왔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렸다.



"무슨 일이야?"


"아니야, 아니야."



빙수에게 섣불리 지금 겪었던 모든 일들을 다 말하기에는 이 상황이 자신의 머릿속에서도 정리가 되지않았기때문에 말할 수가 없었다. 예언가들의 속내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기때문에 의견을 나눠보는 것은 좋겠지만 지금부터는 모든 일들을 조심스럽게 해야할 것 같았다. 일단은 빙수를 안심시켜야했다.



"예언가들을 그냥 만나고 왔어. 별 말은 없던데…. 그 쪽에서도 뭔가 켕기는 게 있으니 나한테 아무 짓도 안하는 거겠지."


"그래서. 거기서 그 자식들이 뭐래?"


"별 말 없었어. 그냥 그 뭐냐, 잠시만. 지금 내가 좀 뛰어와서 정신이 없거든. 조금만 안정을 취하고…."



안정을 취한다는 핑계로 물을 마시고 창문을 통해 바깥을 보는 동안, 어떻게 빙수를 안정시킬지에 대해 머릿속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빙수가 의외로 감정적으로 굉장히 예언가들에 대해 흥분해있는 상태였기때문에, 대충 둘러대기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며칠 안으로 예언가들이 예고한대로, 자신이 마왕을 죽인다는 예언이 세상에 알려질 것이고 그 때부터는 더 이상 피할 수는 없었다. 갑자기 호클은 왕궁환경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을 하던 시절의 편안함이 얼마나 컸었던 것인지 새심 몸소 느끼게되었다. 만약 자신이 예언가들의 예언을 무시하고 국가에 반하게 된다면 이제 그 행복했던 시절은 더 이상 누릴 수 없어보였다.


호클이 진정 원했던 것은 사람들에게서 오해를 풀고,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는 것이였다. 사실 왕궁환경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이 되고 난 다음에는 사람들이 더 이상 호클을 안 좋은 시선으로 보지않고, 오히려 동경의 시선으로 바라보았었기때문에 이제는 자기 자신에게 있어서는 아무래도 좋았다.


그런 여러가지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복잡하게 떠다니는 동안, 궁금증에 못 이겨 멍하니 있는 호클에게 빙수가 아픈 몸을 이끌고 다가왔다.



"거기서 어떻게 된건지 말해줘. 나도 진짜 궁금하다."


"응? 아 그래…. 그냥 경고였어. 앞으로 더 이상 나서지말라고 하던데. 조만간 다시 부를거래. 일단은 조용히 숨어있으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이제 어떡하게? 가만히 있을 수는 없잖아. 그 쪽에서도 이제 나서기 시작한만큼, 너도 이제 뭔갈 해야지."


"일단 생각을 좀 해보고…."



평소의 냉철한 빙수였다면, 호클이 지금 일부러 자신에게 겪은 일을 곧이곧대로 말하지않다는 것을 눈치챘겠지만 지금의 빙수는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예언가들에게 빼앗겼다고 강하게 믿고있기때문에 예전부터 예언가들과 홀로 싸워온 호클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있었다. 자신이 지금 착각하고있는 것이 호클이 병동에서 한 거짓말 하나 때문이라는 것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오히려 빙수는 지금 호클을 존경하고있었다.



"호클아. 예전엔 맨날 어벙해가지고, 뭐 하나 제대로 못해서 진짜 맨날 무시했었는데, 내가 그 때 잘못 봤었네…. 너만큼 믿음직한 사람을 이제껏 못 본 것 같어."


"그래."



빙수의 과도한 착각이 호클은 싫은 것은 아니었지만, 상당히 부담스러웠다. 만약 자신이 빙수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 들통난다면 자신은 결국 자신이 증오하던 예언가나 플리와 다를 바 없는 인간이 되는 것이었다. 있지도 않은 이야기를 지어내서 다른 사람을 착각 속에 빠지게 하는 것은 정말로 싫었다.


분명히 자신도 그런 짓을 똑같이 하고있었지만, 한 가지 안심할 수 있는 것은 그 말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탈없이 지나가려면 예언가들의 말을 따르는 수 밖에 없어보였다. 그렇게 생각하면 안된다고 마음 속에서는 외치고 있었지만, 점점 뇌는 그 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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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후기 +11 13.09.16 3,357 20 6쪽
49 눈밑들 49화 [에필로그] +3 13.09.15 862 7 3쪽
48 눈밑들 48화 [최종장 판타지] (4) +2 13.09.15 1,747 7 7쪽
47 눈밑들 47화 [최종장 판타지] (3) +1 13.09.12 440 5 9쪽
46 눈밑들 46화 [최종장 판타지] (2) +3 13.09.06 332 6 9쪽
45 눈밑들 45화 [최종장 판타지] (1) +1 13.09.03 368 5 9쪽
44 눈밑들 44화 [6장 반복] (8) 13.09.01 371 6 8쪽
43 눈밑들 43화 [6장 반복] (7) +1 13.08.31 345 5 8쪽
42 눈밑들 42화 [6장 반복] (6) 13.08.29 380 5 8쪽
» 눈밑들 41화 [6장 반복] (5) 13.08.27 451 4 8쪽
40 눈밑들 40화 [6장 반복] (4) +2 13.08.26 410 6 8쪽
39 눈밑들 39화 [6장 반복] (3) +7 12.10.06 511 5 8쪽
38 눈밑들 38화 [6장 반복] (2) +3 12.09.30 427 4 7쪽
37 눈밑들 37화 [6장 반복] (1) +1 12.09.16 333 7 8쪽
36 눈밑들 36화 [5장 환영] (6) +2 12.09.15 488 5 7쪽
35 눈밑들 35화 [5장 환영] (5) +1 12.09.08 520 8 8쪽
34 눈밑들 34화 [5장 환영] (4) +4 12.09.02 268 6 8쪽
33 눈밑들 33화 [5장 환영] (3) +1 12.08.30 479 7 8쪽
32 눈밑들 32화 [5장 환영] (2) 12.08.28 406 6 8쪽
31 눈밑들 31화 [5장 환영] (1) 12.08.27 463 6 8쪽
30 눈밑들 30화 [4장 본성] (9) +1 12.08.26 340 7 8쪽
29 눈밑들 29화 [4장 본성] (8) 12.08.23 343 7 8쪽
28 눈밑들 28화 [4장 본성] (7) +3 12.08.19 420 6 8쪽
27 눈밑들 27화 [4장 본성] (6) +1 12.08.18 482 7 7쪽
26 눈밑들 26화 [4장 본성] (5) 12.08.17 375 5 8쪽
25 눈밑들 25화 [4장 본성] (4) +1 12.08.15 379 6 7쪽
24 눈밑들 24화 [4장 본성] (3) 12.08.14 410 5 7쪽
23 눈밑들 23화 [4장 본성] (2) +1 12.08.12 421 8 7쪽
22 눈밑들 22화 [4장 본성] (1) 12.08.10 406 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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