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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123 님의 서재입니다.

눈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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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사람123
작품등록일 :
2012.10.06 20:28
최근연재일 :
2013.09.16 22:05
연재수 :
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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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92
추천수 :
351
글자수 :
162,453

작성
13.08.26 15:56
조회
409
추천
6
글자
8쪽

눈밑들 40화 [6장 반복] (4)

DUMMY

"예언이라는 말의 뜻은 앞으로 일어나는 일을 맞추는 것이지요. 그런데 앞서 말했듯이 예언은 단 한번도 틀린 적이 없습니다. 왜 한 번도 틀린 적이 없을 것 같습니까?"



호클은 역으로 질문을 당하자 할 말이 없었다. 그 날 밤, 예언가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은 날 후로는 지금까지 예언이라는 것이 예언가들이 서로 모의해서 사람들을 속이는 것이라고 당연하게 믿고 있기만 했을 뿐, 그 이상에 대해서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분명 자신이 마왕원정대였을 때에도, 예언 그 자체에 의문을 가졌을 뿐 지금까지 예언이 틀린 적이 없었다는 사실에 그렇게까지 큰 관심을 가지고있지않았다. 사람들이 예언가들에 대해 이토록 엄청난 신뢰를 가지고 있는 것 또한, 예언의 완벽한 적중률 때문이었다.


갑자기 이제서야 예언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어떻든 그것은 사람들에게 아무래도 상관이 없어보였다. 물론, 예언이 거짓이라면 그 신뢰성에 금이 가는 것은 분명했지만 사람들이 예언을 믿는 이유는 그 예언이 맞기 때문이었고, 그 예언은 호클이 알기로도 한 번도 틀린 적이 없었다.


호클이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자 예언가가 다시 말을 이었다.



"그건 바로 예언은 예언가들이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1년 동안 호클이 그토록 예언가들로부터 실토해내도록 만들고 싶었던 그 말이 예언가들 중에서도 높아보이는 사람의 입에서 나오고 있었지만, 호클은 통쾌하다거나 시원하지않고 오히려 기분이 묘했다. 그 말은 충격적인 진실이 아닌 그저 아무렇지도않은 당연한 진실인 것처럼 자신의 귀에도 들려왔다.



"호클씨같은 사람들이 예언이 이루어지는 과정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 지 모르겠지만, 예언가들은 오랜 기간동안 심사숙고해서 토의하며 수많은 가능성을 생각해보고 최선의 결과를 예언합니다."



호클은 마왕원정대가 되기 전, 예언가에 대해서 정말 아무 관심도 없었던 적에는 예언가들이 예언을 할 때에는 아마도 구슬같은 이상한 도구들을 이용해서 예언을 하는 것만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어디에선가 들어본 적 있는, 읽은 적 있는 동화나 소설, 사람들의 말의 영향이 컸다.


그러나 예언이 단순히 예언가들끼리의 토의를 통해서 나오는 결론일뿐이라면 그것이 어떻게 예언이 되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그게 예언이 될 수 없다고 지금까지 생각해왔기때문에 호클이 지금 이 자리에까지 오게되었던 것이었다.



"그… 그게 어떻게 예언이에요. 그건 예언이 아니잖아요."


"예언의 뜻에 관해서는 아까 전에 제가 말을 했었습니다. 앞으로 일어날 일을 맞추는 것입니다."



호클은 여전히 이해를 하지 못했다. 답답해하는 호클을 보며 예언가는 숨을 고르고 다시 천천히 설명을 해주었다.



"애초에 어떤 단어가 있으면, 그 단어가 어떻게 해서 우리가 알고있는 그 의미를 가지게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네? 그야 당연히, 사람들끼리 정하는 것 아닌가요…."


"네. 맞습니다. 단어가 먼저 있고 그 어떤 것이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것에 사람들이 그 이름을 붙이는 것입니다. 예언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모두들 예언이라는 것을 미래를 맞추고, 뭐 그런 걸로 알고 있잖아요. 저도 학교도 나왔고, 정규 교육은 다 받았습니다. 예언이라는 것을 막 그렇게 정교하게 배웠는지는 가물가물한데, 하여튼 제가 알고있는 예언이 다른 사람들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는데요…."



예언가는 갑자기 호클을 빤히 쳐다보다가 마음을 굳게 먹은듯 차분차분하게 대답을 했다.



"지금 똑같은 대화가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예언은 호클씨가 지금까지 알아왔던 그 뜻이 맞습니다. 다만, 그 뜻에 확실하게 포함되어 있지않은 그 과정을 착각을 하고있는 것이죠. 에불이라는 이 나라가 어떻게해서 이런 강대국이 되었는지 호클씨는 아십니까?"


"그냥 원래부터 되게 큰 나라였다라고 알고있는데요…."


"지금과 같은 큰 영향력을 가지게 된 원동력 중 하나가 바로 예언입니다. 이 예언을 통해서 에불이라는 나라는 나라 안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와의 관계 또한 원만하게 유지를 해왔습니다. 이 예언이라는 것이 100% 맞다보니, 또 그렇게 될 수밖에 없어서 이 예언이라는 것이 가진 영향력은 어마어마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야기는 계속 한 곳이 반복될 뿐이었다. 그 쯤 되자, 호클은 이제 뭐가 어떻게 되든 이 자리에서 벗어나고싶다는 생각 뿐이었다. 자신이 원한 그림은 이런 것이 아니었다. 확실한 증거를 잡은 지금, 예언가들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자신의 명예가 회복되기를 바랬었다.


그러나 지금의 모습은 흡사 배우는 것에 대해 불만이 많은 학생이 수많은 선생님들에게서 꾸중 아닌 꾸중을 받고있는 것과 비슷했다. 이들은 이미 호클의 수를 훨씬 넘어서고 있었다.



"그, 이제 잘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예언은 제가 알고있던 것이랑 다른 것이었군요."


"호클씨가 드디어 잘 알게되셨다니 다행입니다. 저희들이 보기에는 지금 이 사태가 호클씨의 착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전 뭘 해야하죠? 아니, 그 전에 마왕은 진짜 나오는 건가요?"



호클이 가장 궁금한 것은 바로 이것이었다. 1년 전에 자신이 마왕원정대로 발탁되었을 때에만 해도 그는 마왕은 당연히 존재하는 줄로만 알고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수많은 일들을 겪어오면서 마왕이나 드래곤 같은 실제로 본 적이 없는 존재들에 대해 그 존재 자체가 의심스러워졌다.


그간 직접적으로 절실히 느껴왔던 것은 아니었지만, 항상 생각 한켠에 예언이 거짓인 것은 둘째치고 도대체 왜 하필이면 마왕이 나타난다고 예언을 했었는지가 의문스러웠다. 자신이 들은대로 예언이 단지 조작된 것 뿐이었다해도 예언이라는 것은 지금까지의 예언가들이 예언했던 모든 일처럼 실제로 증명이 되어야하는데, 이번 일은 호클의 머리로는 도저히 예언가 측에서 어떻게 나올지 예상을 할 수가 없었다.


생각이 거기에까지 닿자, 지금 예언가들이 말한대로 정말 자신이 단지 착각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까지 들게되었다. 마왕이 나온다고 예언을 해봤자 이득이 될 것이 전혀 없어보였다.



"마왕은 나옵니다. 당연히 나오니까 예언을 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럼 지금까지 예언은 그렇다치고, 마왕이 나온다고해서 이득이 되는 게 무엇인가요?"


"…."



예언가들은 잠시 그들끼리 무언의 메세지를 교환한 뒤, 다시 말을 꺼냈다.



"호클씨는 실제로 마왕원정대였으니, 본인이 더 잘 아실 것이라 믿습니다. 마왕원정대에는 에불 나라 사람들만 모인 것이 아닙니다…."



뭔가 굉장히 중요한 말을 한 것 같았지만, 굉장히 긴장된 상황 속에서 깊은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던 호클은 에언가가 한 이 말이 도대체 뭘 의미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히 호클도 느낄 수 있었다. 방금 한 말로 예언가들은 단순히 마왕이 나타난다는 것에 주를 두고있는 것이 아니라, 그 예언을 함으로써 생기는 이득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서로 말없이 정적으로 지켜보고 있던 와중에, 갑자기 구석의 방문이 열리면서 풍채가 남달라보이는 한 사람이 나타났다. 예언가들은 일제히 일어나서 그 사람에게 인사를 올렸다. 호클도 엉겁결에 앉은 상태에서 눈인사를 하였다. 한 눈에 보기에도 예언가들의 수장쯤으로 보이는 사람이었다.



"자네가 호클이군."


"아, 네…."


"방금 새로운 예언이 나왔다. 그 수많은 마왕원정대원 중에 마왕을 무찌르는 것은 호클, 바로 자네야."


작가의말

거의 1년간 말도없이 연재가 중단되서 정말 죄송하단 말씀밖에 못 드리겠네요..

개인적인 사정으로 바빠서 연재가 힘들었던 점도 있었지만, 사실 시간 짬내면 할 수 있었는데 미루고 미루다보니 너무 시간이 많이 흘러버렸네요. 기다려주신 분들께 정말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이제 여유가 생겨서 연재는 금방금방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 7장이 최종장이니 약 10~15화 정도면 완결이 납니다. 9월 안에 완결낼 수 있도록 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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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눈밑들 42화 [6장 반복] (6) 13.08.29 380 5 8쪽
41 눈밑들 41화 [6장 반복] (5) 13.08.27 450 4 8쪽
» 눈밑들 40화 [6장 반복] (4) +2 13.08.26 410 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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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눈밑들 29화 [4장 본성] (8) 12.08.23 343 7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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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눈밑들 25화 [4장 본성] (4) +1 12.08.15 379 6 7쪽
24 눈밑들 24화 [4장 본성] (3) 12.08.14 410 5 7쪽
23 눈밑들 23화 [4장 본성] (2) +1 12.08.12 421 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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