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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막선생 님의 서재입니다.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판타지

까막선생
작품등록일 :
2018.08.16 20:50
최근연재일 :
2018.09.26 20:00
연재수 :
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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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2,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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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98
글자수 :
190,439

작성
18.08.23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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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8
글자
10쪽

신선이 되어보렵니다. #8

DUMMY

수업은 차분하면서도 빠듯한 일정으로 진행되었다.

오전 검술 수업, 오후 이론 수업. 나머지 시간은 자유시간이 주어진다.

자유시간 학생들은 수련장에 나가 그날 배운 검술을 익히거나, 각자의 방에서 자기만의 시간을 보냈다.

서로 죽이 맞는 일부 학생들은 외출하여 시가지에서 놀기도 했다.

1학년 학생들의 최종 목적은 마나홀을 생성하는 것.

이미 1갑자 반이나 되는 내공을 가진 아론은 해당되지 않았다.


아론은 매일같이 도서관을 찾았다

그 동안 갈구했던 지식을 얻기엔 이곳만큼 좋은 곳도 없었다.

단연 관심은 마법이었다.

마법사의 육성은 마법협회가 주관하고 있었다.

마법의 특수성 때문에 선천적인 재능 없이는 마법사가 되지 못한다고 알려진다. 때문에 마법은 아카데미와 같은 교육기관이 따로 없었다.

각 도시의 마법지부나 마탑에서만 인재를 육성하고 있으며, 마법사는 전장에서 큰 변수를 이끌 핵심 전력이기에 국가차원에서 마법사단의 전력은 일급기밀로 보안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래도 방대한 책을 소유하고 있는 아카데미의 도서관에서 마법 자체를 알기엔 충분한 자료들이 넘치도록 많았다.

아론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하염없이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알면 알수록 심오한 학문이 아닐 수 없었다.

무공이 아닌 것에 흥미를 가진 것이 몇 년 만인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였다.

마법의 기원으로부터 시작해 역사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발전사를 살펴 본 바 이곳 세상의 인간들은 마법과 함께 성장해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마법은 인간의 생활을 풍부하게 하고, 군사력을 증폭시키는데 큰 일조를 하고 있었다.

마법의 원리를 파악하는 것까지는 가능했지만 직접 마법을 발현하기 위해서는 관련 비서가 필요했다.

‘내가 가진 중원의 지식으로는 마법을 완벽하게 파악하는 건 불가능하다.’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었다.

책을 통해 본 마법은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그 위력은 내공 활용을 극대화 시킬 가능성이 매우 컸다.

그것은 신화경에 이르기 위한 필요조건에 해당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마법사가 되기 위한 조건이 매우 한정적이고 까다롭군. 타고난 재능 없이는 마법사가 될 수 없다고 적혀 있으니 어쩌면 나와 인연이 없을 수도 있어. 탐이 나구나. 고위급 마법을 펼칠 수만 있다면 그 효용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뛰어나다.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충분한 술법이 아닐 수 없구나.’

물론 파괴력만 놓고 본다면 대성한 마신멸검에 미치지 못하지만, 전혀 상상치도 못한 유용한 기술들이 많아 배움의 열망이 뜨겁게 피어올랐다.

한참 책에 빠져 든 아론에게 사서가 다가왔다.

“학생. 도서관 이용시간이 지났네요. 문을 닫아야 하니 정리해주세요.”

“아!”

아직 읽지 못한 책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마법뿐만 아니라 이 대륙에 대해 알 수 있는 지식들을 하루 빨리 흡수하고 싶은 아론이었다.

그날 이후 아론은 정규수업시간을 제외하고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했다.

--

11기 B구역 신입생 중 아론의 존재감은 매우 미미했다.

아론은 검술수업이나 이론수업시간에 항상 구석에 자리 잡았고, 동기들과 말을 섞지도 않았으며 먼저 나서는 법도 없었다.

수업이 끝나면 도서관으로 가서 운영시간이 끝날 때까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런 아론에게 이목이 집중된 것은 중간시험 평가가 발표되던 날이었다.

그 동안 배운 교과과목에 대한 필기에서 모든 과목에 걸쳐 만점을 받았다. 그때만 해도 단순히 공부만 잘하는 학생이라 여겼는데 이어 발표된 검술실습에서도 만점을 받은 것이었다.

아직 글을 읽는 것도 벅차하는 학생들이 있는 것에 비하면 아론은 이미 문장을 이해하고 글로 해결방안을 논술할 정도의 지식수준에 있었다.

검술은 어떤가.

담당 교관인 에슐리는 교과서에 나오는 그대로 기본동작을 가르쳤는데, 실기시험에서 보여준 아론의 발검, 전보, 퇴보에 이은 진검 베기는 정말이지 군더더기가 없는 깔끔함 그 자체였다.

검술은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머리부터 발끝에서 이뤄지는 균형감과 안정성.

상대를 압박하는 눈빛과 뿜어져 나오는 기세, 전투에 임하려는 자세와 마음가짐 역시 중요하다.

검이 그리는 궤적에서 나오는 파괴력과 속도를 비롯한 유연함, 후속동작과 연속동작을 위한 공격과 방어태세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과정의 연속성이라 할 수 있다.

아론의 검에서 느껴지는 보이지 않는 기세가 맹렬하게 다가왔다.

동작의 완벽함은 지켜보는 이로 하여금 소름을 돋게 했다.

에슐리는 아론의 검을 받아낸다고 상상해 보았다.

물론 성인과 어린아이에서 오는 신체적 차이와 힘에서 검을 받아낼 수는 있었다. 헌데 상상속의 아론의 검은 마치 태산처럼 묵직하고 유리처럼 날카로움이 깃든 검이라 놀랍게도 그녀는 공포심을 느꼈다.

에슐리는 그런 생각을 한 자체가 부끄러웠다.

어떻게 막 입학한 신입생의 검술에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단 말인가.

단순한 베기가 이토록 강렬하게 머릿속에 남은 것이 내내 마음에 걸렸다.

그녀는 시험 날 밤잠을 설쳤다.

실기 시험에서 만점을 주는 것만큼은 피하자고 아카데미 교관들 사이에서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었다.

A구역의 귀족 자제들보다 B구역의 평민 점수가 높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필기시험의 난이도 역시 B구역이 훨씬 높았는데 아론은 그런 불리함에도 둘 모두 만점을 받는 기염을 토했다.


“아론.”

“네.”

에슐리는 수업이 끝난 후, 조용히 연무장으로 아론을 불렀다.

머릿속 깊이 각인된 아론의 검을 다시 확인하고 싶었고, 또 직접 받아보고 싶어서였다.

“검술에 대한 재능이 남다른 것 같아 개인적으로 확인하고 싶구나.”

에슐리는 연습용 목검을 건네주었다.

“한 번 마음껏 공격해 보렴.”

그녀는 휘몰아치는 바람 ‘살로네’라 일컫는 6등급 기사에 이르는 실력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열 살짜리 신입학생에게 공격을 허용하리라고는 예상조차 하지 않았다. 아니 세상 누구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단지, 실기시험에서 보여준 아론의 검.

뭔가 알 수 없는 그 신묘한 검에 대해 알고 싶을 뿐.

“싫습니다.”

헌데 뜻밖의 대답이 아론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뭐? 선생님하고 대련하기 싫은 거야?”

사실 교관이 직접 학생과 일대일 대련을 해주는 것은 큰 영광이나 다름없었다. 강자와의 대련은 실전능력과 실력을 향상시키는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싫고 좋고를 떠나 제대로 배운 것도 없는데 대련이 가당키나 하겠습니까? 죄송하지만 제대로 된 검술을 익힌 후에 고려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론은 최대한 정중히 거절의 뜻을 비쳤다. 그리고 목검을 바닥에 놓고 뒤돌아섰다.

에슐리는 스승으로서 제대로 가르침을 주지 못한다는 소리로 들렸다. 처음엔 화가 나고 자존심도 상했지만 생각해보니 1학년을 상대로 너무 과민한 반응을 보인 것 같긴 했다.


‘아론. 조금 더 지켜보겠어.’

--


아론은 기숙사에서 잠을 청하기 전에 교과서를 통째로 외우고, 나머지 시간은 하루도 빠짐없이 도서관을 찾았다.

수업이 없는 날은 거의 하루 종일 살다시피 했다.

마법과 관련된 책을 대부분 독파했을 때 아론은 다른 분야로 시선을 돌렸다.

도서관에 비치된 가장 크고 상세한 대륙 전도를 펼친 아론은 감회에 찬 눈빛으로 지도를 들여다보았다.

‘이 전부가 나의 것이 되리라.’

신선이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수련의 성취가 높아서 되는 것이 아니다.

자고로 큰 인물이 되기 위해서는 담을 그릇도 커야 하고, 장대한 뜻을 품어야 하는 법이다.

빠르게 장악하고 빠르게 성장한다.

이번 생은 그로 인해 반드시 우화등선할 것이다.

최초의 드래곤 로드 발카라스의 이름을 빌린 발카라스 대륙은 강호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광활한 곳이었다.

소수 야만민족도 있었고, 이종족도 살았으며, 몬스터라는 괴수들도 공존하는 곳이었다.

강호에서도 내단을 머금을 정도로 오래 산 영물이 존재하긴 했지만,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는 깊은 곳에 숨어 지낸다. 하지만 발카라스 대륙의 몬스터라는 놈들은 한 때 인간과 대적했을 정도였다고 하니 놀랍기 그지없다.

발카라스 대륙의 전반적인 지리를 익힌 아론은 지도를 접으며 작은 고뇌에 빠졌다.

아카데미에서 성적은 별 걱정하지 않았다.

졸업도 문제없으리라.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배우고 있으니 그 또한 불만은 없었다. 다만, 처음 목표했던 귀족자제들을 만날 기회가 생각만큼 찾아오지 않았다.

일회적인 만남은 의미 없다.

자주만나야 친분을 쌓든, 그들을 굴복시키든지 할 텐데 서로 담을 쌓고 지내니 답답할 노릇이었다.

또 하나, 이곳에서 마법이라는 것을 제대로 알았으니 한 번 배웠으면 싶었다.

마법 비서는 오직 마탑이나 마법지부에만 있다고 하니 비서를 구할 방법이 없었다. 그것이 아론을 답답하게 했다.


‘역시 범의 굴로 들어가야 사냥이 가능한 건가.’


대륙의 일강이라면 단연 헬렌 제국을 가리킨다.

강자들이 죄다 몰려 있다는 헬렌제국은 독보적인 존재라 주변 일곱 개의 왕국이 쳐다 볼 수도 없는 초강대국이었다.

검은 물론 마법까지 강자 서열로 따지면 헬렌제국 소속의 기사와 마법사들이 모두 차지하고 있을 정도였다.

왕국과 비교하면 검술이나 마법의 완성도나 발전이 몇 세대나 앞설 정도이라 할 수 있었다.

헬렌 제국은 아론에게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었다.


--


그 시각, A구역과 B구역의 중심에 위치한 건물에서 심각한 사안을 두고 교장이 두 구역의 수석책임교관과 행정처장을 불렀다.

교장 호드는 A구역 수석교관 플로닌 B구역 수석교관 알버트 경들을 번갈아 보면서 왕실에서 온 전갈을 책상에 펼쳐보였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지만, 첩보에 의하면 왕국에 악심을 품은 자가 아카데미로 숨어들었다는군. 왕실 정보부 메크가 보낸 것이니 신뢰성은 높네.”

라오니 왕국에서 88인만이 경지에 오른 찬란한 태양 ‘홀로라’ 3등급 기사 플로닌 테이론.

그가 문서를 읽고선 호드 교장에게 물었다.

“단독 침투입니까?”


호드 교장이 고개를 저었다.


“밝혀진 건 아무것도 없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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