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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정사(蓮花精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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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작품 연보] 열아홉번째 출간작 천추전기

천추전기는 1986년 내놓은 그해 마지막 작품이다.

천추전기에는 다른 사람들의 손길도 있고,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해천풍운월의 남아있던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다. 그런만큼 조금 구성도 닮은 바가 있고 내부적으로 조율도 조금은 복잡했다.

1998년 7월에 재간이 되었다.

 

그때였다.
“크와하하하──!”
갑자기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거대한 웃음소리가 아비규환의 지옥을 뒤흔들며 처절하게 터져나왔다.
피를 토해내는 것 같은 웃음소리의 주인은 바로 금의인.
한 순간, 문득 웃음을 그친 금의인의 눈에서 무서운 신광(神光)이 폭사되어 나왔다.
실로 가슴 떨리는, 전광(電光)과도 같은 눈빛!
금의인의 정면에 서 있던 한 청의복면인은 그 눈빛을 받자 자신도 모르게 몸을 떨며 주춤 한 걸음 물러서고 말았다.
금의인의 입술이 냉소를 담고서 천천히 열렸다.
“지난 세월…… 하늘을 우러러 한 점의 부끄러움도 없이 살기 위해 노력했고, 그렇게 살았거늘!”
불빛에 드러난 금의인의 얼굴은 중년이었다.
중년임에도 그의 모습은 깎아 놓은 듯 수려한 가운데 위엄이 넘쳐 흘렀다.
그의 음성이 억제할 수 없는 분노를 담고 다시 울려나왔다.
“이런 더러운 누명(陋名)이 고작이란 말인가? 가소로운……!”
그는 냉소하며 자신을 포위하고 있는 이십 사 인을 쓸어 보았다. 아무도, 누구 한 사람도 감히 그의 눈빛을 정면으로 받아 내는 사람은 없었다.
금의중년인은 냉엄하게 외쳤다.
“나서라. 누가 나를 논죄(論罪)할 것인가?”
쿠르르…… 콰릉!
신화궁의 일각이 무너지며 다시금 화염이 하늘을 삼킬 듯 거세게 치솟아 올랐다.
그와 함께 금의중년인의 모습은 더욱 확연히 드러났다.
그의 전신은 지독한 악전고투(惡戰苦鬪)를 치루었음을 말해 주듯 완전히 피로 물들어 있다. 밀랍처럼 창백한 안색. 하지만 그것이 그의 위엄을 감퇴시킬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를 포위한 이십 사 인의 고수들은 석상처럼 굳어진 채, 누구 한 사람 먼저 나서지 못했다.
감히 나서지 못한다고 해야 옳으리라.
지금 자신들의 눈앞에 서 있는 금의중년인이 누군지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에!
그 사람이야말로 바로 저 위대한 신화의 주인, 신비의 신화궁주(神話宮主)였기 때문이다.

 

신화궁의 멸망에서 이야기는 바다로 이어진다.

 

천추전기.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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