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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fle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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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nifle
작품등록일 :
2016.03.19 09:17
최근연재일 :
2019.04.04 19:57
연재수 :
26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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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3,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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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5.10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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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2쪽

217.전쟁(戰爭)

DUMMY

30. 전쟁


아인즈라는, 모든 마법사들을 대표할 수 있을 대 마도사를 제거하는 데 성공한 직후. 크라켄의 움직임은 지나치리만큼 기민했다.

공화국(共和國)이라는, 현재의 모든 국가와 계급제를 부정하는 들고 나온 그는 나라를 선포하고, 곧장 해방전쟁이라 명명한 전쟁을 시작했다.

대체 어디에 숨어 있었던 것인지 모를 마법사의 군세를 시작으로 크라케은 그 영역을 넓혀 나갔다.

흑마법사를 주축으로 한 분야를 가리지 않는 군소 마탑의 마법사들이 대거 그를 따랐다.

옛날 이야기에 악역으로서 곧장 등장하곤 하는 흑마법사의 등장에는 모두가 수긍했다.

흑마법의 지파가 어둠의 진리를 구하는 학자들과, 마족의 신봉자로 나뉘었다는 것은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었으니까.

다만, 군소 마탑들의 준동에는 모두가 얼굴을 찌푸렸다.

대체 왜?

그 답은 무척이나 어이없게도 단순한 명예와 부, 권력이었다.

신화시대의 종말 이후 다시 마도문명을 일으켜 세운 12개의 마탑.

대륙 12주라 칭해지는 이들은 그 업적을 인정받아 독자적인 세력과, 정통성을 인정 받았고, 동시에 성장했다.

전통 탓인지, 혹은 그 마탑의 영향력의 증거인지 12주의 탑주들은 항상 탑을 외부와 철저히 분리하는 정책을 고수했고, 그 탓에 12주는 횡포라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그것이 당했다, 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전혀 공감하지 못했던 듯 했다.

그들은 12주의 독점 아닌 독점을 비난하며 크라켄에게 협조하고, 공화국에 지지를 표명했다.

12주의 가진 부, 12주의 가진 명예, 12주의 가진 권력을 탐하기 위해서 새로운 세력을 일으킨 것이다.

하지만 어찌 되었건 간에 전 대륙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무력.

그럼에도 대륙의 왕국들은 그들에게 선선히 자리를 내어 주었다. 아무런 저항도, 통제도 없이.

공화국을 향해 가는 백성들을 막지 않았고, 그들의 병력을 막지 않았다.

공화국의 상징인 푸른 깃발이 대륙의 절반을 먹어치우기까지 그 어떤 저지도, 통제도 없었다.

왜?

모든 권력자들의 물음에 답한 것은 북방의 강국, 루멘의 왕녀. 이리안 루멘 아드리아였다.


“우리는 약하니까요.”


그 말에 원탁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가 얼굴을 찌푸리며 주먹을 움켜 쥐었다.


“그말,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왕녀가 왕녀임을 포기해야 할 것이다.”


어이없다는 기색이 역력한 말투에 장내를 채운 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말대로 그녀의 의견은 쉬이 수긍할 수 없는 것이었으니까.

인간들이 세운 대륙의 모든 국가의 수장과 대신들이 모인 자리에서, 그 자신들이 이제 막 태동한 일개 세력보다 약하다?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말이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무지에서 비롯된 자만일 뿐. 그것을 이리안이 지적했다.


“대 마도사. 하나의 문명을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존재.”


이리안이 좌중을 둘러봤다.

넓은 대전. 그 가운데의 원탁과, 그 주변을 감싸고 있는 의회석.

대륙의 모든 힘이 이곳에 모여있었지만 그들은 아무것도 모른다.

그러니 협력을 얻기 위해서는 알려주는 수 밖에.


“대 마도사에 대한 사전적 정의입니다.”


“그건 우리도 안다. 그러니 본론으로 넘어가는 것이 어떤가?”


그의 말에 이리안이 슬며시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과연 기사왕. 저 남쪽의 기사의 제국을 다스리는 자답게 그는 이곳에 모인 누구보다 성급했고, 과격했다.

하지만 그가 있음으로서 이야기는 빨리 진행될 수 있을 터였다.


“그렇다면 묻겠습니다. 대 마도사가 하나의 문명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대체 어디까지 닿아야 할까요?”


이리안의 손이 저 앞의 문을 가리켰다.

대전을 막은, 이 장소의 위엄을 대변해 주는 듯한 크고, 웅장한 문.

그것은 흡사, 모든 무학과, 마학의 구도자들이 맞이하는 진리를 막고 있는 그것을 연상하게 했다.


“우리는 흔히 경지에 이르른 것을, ‘리’에 도달해 가는 것을 길과 단, 문에 비유하고는 합니다.”


이제 막 인간의 한계에 도전해가는 이들이 길에 들어선 이들이며,

한계를 벗어난 이들이 단에 오르는 이이고,

마침내 인간의 규격을 벗어난 것이 문을 연 이들이고,

그 안의 복도를 걸어 진리에 도착한 이를 신, 혹은 초월자라 칭한다.


“그러니 묻겠습니다. 닐 위즈 바이드. 하얀 숲의 현자시여. 라벨의 탑주시여.”


이리안의 눈이 번득였다.


“과연 대 마도사는 하나의 문명을 온전히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문을 연 이는, 하나의 문명을 멸망으로 이끌 수도, 재건할 수도 있겠습니까?”


어떻게 보면 도전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 당돌한 말이었다.

그것은 대마도사에 이르른 그를 모욕하는 것으로 들릴 수도 있었으니까.

하지만 닐은 그 풍성한 수염을 매만지며 슬며시 덤덤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불가능하오. 왕녀.”


그 말에 주변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저 말이 의미하는 것은 단순히 사전적 개념의 재 정의가 아닌, 대 마도에 이르른 자신의 권위를 낮추는 것이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그런 주변의 반응은 전혀 무시한 채, 닐은 담담한 시선으로 이리안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의 곁에 앉은 다섯 대 마도사들과 함께.


“하나의 문명을 책임지고, 감당하기 위해서는......그래, 말하자면 신의 격이 필요하겠구먼. 그것이 반쪽짜리건, 티끌만한 것이건 간에 세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신격(神格)이.”


“묻겠습니다. 신격의 위치는 어디까지 입니까?”


“말하자면 문을 열고서, 그 복도를 지나 리를 눈에 담은, 그 정도라고 할 수 있겠구먼.”


“묻겠습니다. 신격의 힘은 어느정도입니까?”


“글쎄......비교가 힘들기는 하겠지만......”


말꼬리를 흐리던 그가 잔잔하던 수면에 돌을 던져넣었다.


“적어도 이곳에 있는 이들은 그 앞에서 귀찮은 날파리, 그 이상은 되지 못할걸세.”


그 말에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역시나, 기사제국의 왕이었다.


“바이드 라벨 탑주. 그 말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외다.”


그 으르렁거림에 닐의 얼굴에 한줄기 미소가 피어났다.

마치 어린 손자를 보는 것 같은 인자한 미소였다.


“설마 본인이 책임지지 못할 말을 했을까 저어되시오? 허나 생각해보시오 기사왕.”


닐의 손이 장내를 한바퀴 빙 돌며 모두를 가리키다 마침내 자신을 가리켰다.


“이곳에 있는 이들 중에는 우리들, 12주의 탑주들 마저 속해있다는 것을.”


“그래서, 스스로가 약하다 자랑스럽기라도 한 것이오이까?”


“으음, 그것이 아니오. 그저......”


말을 하면서 닐의 주위 마력이 들끓어 올랐다.

체내에 만들어진 8개의 서클이 회전하면서 주위의 마력을 움직이고, 그에 따라 마법이 발현되었다.

그가 앉아있는 의자에서 싹이 피어나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며, 이내 시들어 떨어지고.

그의 손에 들려 있던 지팡이가 압축되고 압축되어 목재에서 다이아몬드가 되고.

그의 육신은 시간을 거슬러 10대의 그것과 같이 변했다.

재앙을 일으키는 대 파괴보다도 훨씬 고위의 이적을 보이며, 젋은 닐이 피식 웃으며 물었다.


“이런 이적을 숨 쉬듯 행할 수 있는 우리조차 무력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신격이라는 뜻이오. 기사왕.”


“그......끄응.”


뭐라 말을 이으려던 기사왕은 이내 팔짱을 끼며 자리에 몸을 묻었다.

애초에 그는 성급할 뿐. 머리가 모자란 이가 아니었으니까.

그런 그의 모습에 슬며시 미소를 그린 닐이 이리안에게 손짓을 해 보였다.

어서 진행을 해 보이라는 그 제스처에 살짝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하며 이리안의 말이 이어졌다.


“그런 신격이 저들에게 있습니다. 비록, 그것이 쥐어짜고, 강요하고, 울부짖어 간신히 빌려온 비굴한 것이기는 하나 그것이 신격이라는 것이 중요하겠죠.”


그 말에 일순 장내가 시장통마냥 시끄러워졌다.

방금 전, 그들은 닐의 이야기를 들었다. 인간의 존재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신격의 규격을.

헌데 저쪽, 공화국에 신격이 있다? 그것은 패배를 확정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었다.

웅성거림이 소란으로 번져갈 때쯤, 마력으로 가득한 웅혼한 목소리가 소란을 일소했다.


-땅.


“다들 조용히 하시게나들. 그렇게까지 심각한 것은 아니니.”


바닥을 찍은 지팡이를 원탁에 기대며 닐의 시선이 이리안을 향했다.

그의 시선에는 일말의 기대마저 담겨 있었다.


“그래, 다음을 말해 보시게나. 왕녀가 한 말에 단 하나도 허투루 들을 것이 없네만. 아직 끝나지도 않은 말은 어서 마무리를 해야지.”


그의 말을 끝으로 회의장 안에는 단 세가지의 분류가 탄생했다.

앞에서 이야기를 하며 회의를 주도하는 이리안.

그녀를 적극 도와주는 마탑과 그 대표 닐 위즈 바이드.

그 외의 그저 듣고있는 것이 도움이 되는 이들.


“자, 왕녀가 굳이 ‘쥐어짜고, 강요하고, 울부짖어 간신히 빌려온 비굴한 것‘이라고 강조를 했으니 그에 설명을 해 주어야 저 아둔한 인사들이 알아듣지 않겠나?”


인자한 웃음과 조롱이 담긴 그의 말에 이리안이 슬쩍 미소를 그렸다.


“네. 확실히. 하지만 그에 관해서는 탑주께서 말씀해주시는 것이 더 좋을 듯 합니다.”


“음? 그도 그렇구먼. 그래......왕녀의 설명이 맞다면 그는 필시 신격을 손에 넣기만 했을 뿐, 전혀 다룰 수도, 움직일 수도 없겠구먼. 맞는가?”


“예. 정확합니다.”


“그래, 그렇다면 이야기가 조금 다르겠구먼. 자유로이 다룰 수 있다면 모를까, 간신히 움켜쥐고 있는 수준이라면 그도 공격은 무리. 하지만 우리 역시 공격은 어불성설이니 결국은 교착 상태에 도달할 것일테고......”


닐의 입술이 호선을 그렸다.


“결국, 왕녀가 주장하는 바는 그들에게 충분한 먹이를 던져주자는 것이로구먼?”


“네. 그렇습니다.”


“허허, 허나 위험하지 않겠는가?”


“전혀요. 위험해지기 전에 해결책을 불러오면 되니까요.”


“허나, 그것이 확실하다 확신은 못하지 않는가?”


“아뇨, 반드시 성공합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절대.”


“확신하는겐가?”


“그렇습니다. 설혹, 힘들어진다 하더라도 제 모든 것을 바쳐서라도 가능케 할 것입니다.”


“곧 죽어도 불가능이라는 이야기는 꺼내지 않는구먼.”


피식 웃은 닐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입장할 때와는 전혀 다른 젊은 그의 육신에서는 힘이 넘쳤다.

그 탓에 노인의 차분함마저 조금 사라진 것 같기도 했지만 아무려면 어떨까.

그 대신 젊은 패기라는 것이 생겨났는데.

회의장을 가득 채운 대륙의 실세들을 보며 그가 입을 열었다.


“어떤 이는 나라를 잃을 것이고, 어떤 이는 영지를 잃은 것이고, 어떤 이는 재산을 잃을 것이고, 어떤 이는 명예를 잃을 것이고, 어떤 이는 수하를 잃을 것이고, 어떤 이는 인연을 잃을 것이고, 어떤 이는 긍지를 잃을 것이고, 어떤 이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겠지.”


잠시 숨을 고른 그가 다시 말을 이었다.


“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이렇게 요청함세. 이 회의, 저 신화시대에 몰락한 문명의 후손들이 모여 만든 이 해가 저무는 회의에 내 요정함세.”


그가 허리를 숙였다.

거목이 그 몸을 누이듯 천천히, 하지만 웅장하게.

분명 부탁하면서, 스스로를 낮추는 행동이건만 그가 쌓아온 세월과 격은 거부할 수 없는 위엄을 뿜어냈다.

저도 모르게 그 행동에 압도된 이들은 함께 그를 향해 허리를 숙였다.

저 앞에서 허리를 숙이고 있는 이와 그를 향해 마주 허리를 숙여보인 이들.

그 기묘한 대치의 가운데에서 닐의 말만이 이어졌다.


“부디, 각자 불공평타 생각지 말고, 스스로 가진 것을 내어주게나. 내가 보장하고 언젠가는 보상을 해 줄 터이니.”


닐이 간곡히 부탁했다.


“부디, 그대들의 지닌 것을 내어주게나.”


인류 최고의 마법사. 그 거목의 청과 함께 에레브 회의는 공화국에 대한 전략을 수립했다.


작가의말

이예! 주말까지 노트북을 손에 넣었습니다! 와아아아!

타임 리미트니까 진짜 열씨미 글을 써야지!

아, 근데 교수님. 과제는 아니잖아요......O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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