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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귤 님의 서재입니다.

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강릉귤
작품등록일 :
2024.01.22 17:10
최근연재일 :
2024.06.23 18:00
연재수 :
15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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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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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
글자수 :
892,307

작성
24.02.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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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강한주와 유도진(2)

DUMMY

“씨x···. 길드장 새x! 나중에 돈 청구 안 해주면 어떡하지?”


킹뱃 게이트 공략 하루 전. 신경질적으로 전화를 끊은 강한주가 향한 곳은 ‘뒷골목’이라고 불리는 한 폐역이었다.


과거, 마두역이라고 불렸던 곳이었지만, ‘마두역 게이트 사건’ 이후로 폐역이 되어 버려진 곳.


그곳은 시간이 지나, 암암리에 아이템을 파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사기꾼도, 그리고 제대로 된 사람도 함께.


이곳은 정부와 헌터 협회의 감시를 피하며 거래하는 곳이었다.


“어이, 어제 이 옆에서 물약 팔던 새x 어디 갔어?”

“글쎄? 헌터 협회에서 잡아간 거 아녀? 무슨 일인데?”

“아니다. 시x.”


13억이나 주고 산 물약이 효과가 없었으니, 목이라도 그어야 분함이 풀릴 것 같았지만··· 이미 그 사람은 도망친 지 오래인 것 같았다.


“근데··· 넌 뭘 파냐?”

“보면 몰라? 던전 곳곳에서 발견된 희귀 무기라고.”

“희귀 무기?”


잿빛 피부의 청년이 돗자리 위에 펼쳐놓은 것들은 저마다 형태가 다양한 무기였다.


핏빛으로 물든 도끼도 있었고, 황금으로 만들어진 활도 있었다.


그리고 그중에서 단연, 강한주의 시선을 끄는 아이템이 있었으니, 어두운 빛을 띠고 있는 두 자루의 단검이었다.


“이것도 파는 건가?”

“그럼, 안 파는데 널어놨겠어?”

“시x··· 말장난은···.”

“말장난 아닌데? 안 판다?”


단검의 이름은 ‘핏빛의 추적자’였다.


“한 번 쥐어 봐도 되지?”

“그럼~”


핏빛의 추적자를 양손에 쥐어 마력을 불어넣자, 단검들은 순식간에 붉은빛을 띠며 주변을 밝혔다.


‘시x··· 유도진 그 새x 무기도 빛나던 거 같던데?’


자신은 아니라고 계속 되뇌었지만, 지금 강한주가 느끼는 감정은 동경과 분노 그 사이였다.


“이건 얼마지?”

“아~ 그건 좀 비싸. 98억 준다고 한 헌터한테도 안 팔았다고.”

“그럼 110억 주면 팔 텐가?”

“어유! 그럼 물론이지!”


괜찮다.


어차피 저번에 내가 샀던 물약도, 이 무기도··· 어차피 헌터 대출로 들어갈 터.


내가 S급으로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갚을 껌값 정도였다.


잿빛 피부를 가진 청년의 말에 강한주는 곧장 핸드폰을 열어 가상 화폐를 구매했다.


뒷골목의 특징은 현금 거래가 아닌, 철저하게 암호화된 가상 화폐를 사용한다는 점이었다.


“오, 근데 형씨는 왜 이런 가격을 받는지 묻질 않네?”

“빛나서 그런 거 아니야?”

“뭐? 에이, 그럼 문방구 가서 LED 들어간 장난감 단검이나 사라고.”


- 띡.


가상 화폐가 청년에게 넘어가는 소리가 남과 동시에, 청년의 입이 열리며 무기가 가진 비밀이 밝혀졌다.


“이 검은 정말로 피를 추격한다네.”

“뭐?”

“형씨가 적이라고 인지한 상대를 쫓아간다는 말이지. ‘쫓아라.’라는 시동어를 말하며 단검 하나를 던지면 단검이 형씨가 노리고 싶은 목표를 향해 날아가.”


저게 무슨 말일까.


강한주는 순간, 사기라도 당한 줄 알고, 청년의 멱살을 잡으려 했다.


하지만 강한주의 의도를 알아차린 청년은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곤 입을 열었다.


“한번 믿어보라고. 내 말이 사실이 아니면 환불 해줄 테니까.”

“그래?”


강한주는 그의 말에 뒤를 돌았고, 청년에게서 세 발짝 정도 떨어진 뒤, 하늘을 보며 단검을 던졌다.


“쫓아라!”


그리고 그와 동시에 휘어지는 단검. 단검이 향한 곳은 다름 아닌 청년이 있는 방향이었다.


이런 좋은 무기를 가지고 있다면, 이 청년을 죽이고 저 무기들을 다 빼앗아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그때.


- 팅.


철과 철이 부딪히는 소리가 폐역에 울려 퍼졌다.


그 소리에 강한주가 뒤를 돌아보았고, 그가 청년을 바라보자, 청년은 검 하나를 들고 가볍게 단검을 막은 채로 웃고 있었다.


“에이, 설마··· 날 죽이려던 건 아니지?”


순간적으로 청년의 눈이 흑색에 적안으로 바뀌었지만, 당황한 강한주는 그걸 알아차릴 리가 없었다.


강한주는 순간적으로 풍기는 잿빛 청년의 살기에 몸을 움찔하더니, 이내 아니라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가. 성능은 확실한 거 같네.”

“역시 그런 거지?”

“그럼. 이런 무기를 파는 놈인데 이런 걸로 죽을 리가 없겠지. 씨x···.”

“하하. 근데··· 그 무기는 조심히 사용하도록 해. 자칫하다간 검에게 먹히거든.”

“그런 걱정은 내가 알아서 해. A급 헌터를 뭘로 보고···.”

“하하하하하. A급 헌터? 그래, 형씨. 잘 해봐. 어디. 끝까지 안 먹히고 살아남으면 내가 선물을 하나 더 줄게.”



* * *



순간적으로 내 방향으로 날아온 붉은 단검.


나는 황급히 이터를 단검이 날아오는 쪽으로 돌렸으며, 곧장 ‘리자드리자’를 사용해 바람을 일으켰다.


- 땅그랑.


기세 좋게 날아오던 단검은 도진의 스킬에 바닥으로 떨어졌다.


“저기, 아무리 악감정이 있다고 해도 그렇지, 다른 헌터들도 보고 있는 여기서 나를 죽이는 건 아니잖아요?”


내 말에 강한주는 잠시 몸을 움찔하더니, 내 쪽을 바라보곤 신경질적으로 반응했다.


“그쪽에 있는 너 새x가 문제라고 생각 안 해?”

“그러기엔 너무 내 쪽이었는데요?”

“하여튼, A급 된 지 1달도 안 된 새x가 말은 존x게 많아요.”

“S급 떨어진 분이 할 말은 아니죠.”


말은 차갑게 하고 있지만, 강한주식 사과를 하는 것 같아 보였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정말 그 단검들은 나를 향해 날아왔는데···.


분명 하늘을 향해 던진 단검이었는데, 궤도를 꺾어 내 쪽으로 날아왔다? 의심스러웠다.


‘마법 아이템인가? 근데 왜 나를 노렸지?’


아직까지 내가 신경 쓰이는지, 힐끗힐끗 나를 바라보는 강한주의 모습.


그것을 보니 정말 실수 같아 보였다.


‘그래도 사과할 땐 사과하는 사람이구나.’


하긴, 방금 같은 상황에선 정말 유혈사태가 일어날 상황이었으니까.


“나도 쉬엄쉬엄 갈궈야 하나.”


하지만 내 말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단검이 내가 아닌 다른 헌터들을 향하는 모습이 보였다.


“저게 왜!”


이미 단검을 던진 강한주가 자각하기에는 늦은 때였다.


단검은 이미 빠르게 길드원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모두 피해요!”


지금은 킹뱃이고 뭐고, 신경 쓸 때가 아니었다.


우선은 폭주하는 단검부터 막아야 했으니까.


“일단··· 찬영 씨는 최대한 칼날 습격으로 저 단검의 경로를 바꿔봐요! 그리고, 서윤 씨는 명상 씨 회복시킬 준비 하시고!”

“네!”

“네··· 넵!”


단검이 향하는 방향은 E급 헌터인 명상이 있는 방향이었다.


단검이 풍기는 마력이 예사롭지 않았기에, 응급 처치가 필요했다.


우선 아직 닿진 않았지만, 명상에게는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 생각했고 내린 처치였다.


“그리고 영택 씨는 저 단검, 전력으로 묶어요!”

“으아아아···! 자라나는 뿌리!”


하지만 영택이 소환한 나무뿌리를 제치고 다시 날아가기 시작하는 두 개의 단검은 찬영의 단검도 회피한 채로 목표를 향해 뻗어갔다.


“임프프···!”


이렇게 된 이상 저 단검에 킹뱃이 대신 맞으면 멈출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공중에 있는 킹뱃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킨 뒤, 땅으로 추락시킨다면··· 단검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임프프가 향한 곳은 어째서인지 그 단검들이 날아가는 방향이었다.


- 땅그랑.

- 서걱.


“으아아아아아악!”


단검 하나가 임프프에 막혔다고 해도, 남은 다른 한 개의 단검은 곧장 명상의 팔에 스쳤고, 이내, 명상의 팔을 잘라내 버렸다.


“이거 뭐야! 강한주 이 새x, 뭐 하는 거야!”

“정신 안 차려?”


갑작스럽게 당황한 길드원들.


그보다 더 당황한 사람은 역시나 힐러로 각성한 이서윤이었다.


그녀는 잘려 나간 팔을 붙잡고 어떻게든 팔을 붙이기 위해 스킬을 사용했다.


“따스한 빛! 따스한 빛! 따스한 비이이이이잋!”


덩달아 당황한 서윤이 황급히 치료 스킬을 사용했고, 팔은 어떻게든 다시 명상의 몸에 얼기설기 이어 붙었다.


그러나 이건 응급처치일 뿐 당장 병원에 가 봉합수술을 해야만 했다.


“야!!”


나는 땅에 떨어진 단검 두 자루를 주워 들곤 강한주에게로 다가갔다.


“이··· 이게 왜 혼자···.”

“길드원들 죽이려고 작정했어?!!”


나는 괜찮았다.


아니,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씨x! 여기까지 왜 따라 들어왔냐고!”

“그게 지금··· 할 말이야?”


가까이서 마주한 강한주의 몰골은 이전과 달랐다.


불과 어제, 헌터 협회에서 봤을 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초췌하진 않았다.


하지만, 지금 강한주의 모습은··· 마치 미이라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양 볼은 쏘옥 들어갔고, 눈은 붉게 충혈되었으며, 입술은 메말라 갈라져 있었다.


“아니··· 도대체 무슨···.”

“씨x! 이게 다 너 때문에 벌어진 일이잖아!”

“뭐?”


순간, 강한주가 내 쪽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고, 나는 가볍게 그 주먹을 흘려보냈다.


애초에 주먹에 실을 힘조차 없는 모습이었다.


“니가 씨x! 좀 떴다고 기고만장하니까 씨x!”


기고만장?


그럼 내 편을 들어주는 길드원들을 죽여도 된다는 건가?


이게 논리가 맞아?


‘그래··· 애초에 이 새x만 없으면 길드원들이 그렇게 다칠 일은 없었어···. 이 새x만 없으면···.’


순간적으로 머릿속을 스친 생각.


그리고 손에 든 단검들은 마치, 내 생각을 읽은 듯이 붉게 빛나며 진동하고 있었다.


‘어?’


방금 뭐였지?


나 왜, 순간적으로 강한주 헌터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거지?


나는 손에 쥔 단검을 다시 내려보았다.


단검들은 언제 붉은 빛을 냈냐는 듯 다시 흙빛이 되어 있었다.


‘어쩌면···.’


아공간에 아이템을 보관하는 기능의 주머니가 있는가 하면, 장을 뜯어 먹는 이계 기생충도 존재하는 현 세계.


사람의 부정적인 감정을 끌어내는 무기가 존재하지 말란 법은 없었다.


무엇보다 단검이 ‘임프프’에 반응한다는 것은 분명 몬스터와 연관이 있다는 얘기였다.


“이거··· 혹시, 네 감정에 반응하는 무기였냐?”

“뭐··· 뭐, 씨x아!”

“뭔 말만 하면 욕이야. 묻잖아! 이거 그런 아이템이냐고.”


하지만 강한주는 내 물음에 대답할 생각이 없는지, 팔을 휘저으며 내게 달려들었다.


나는 발로 그를 가볍게 쳐낸 뒤, 단검 두 자루를 인벤토리 주머니에 넣었다.


‘지금 상황에서는 위험한 무기야. 특히나··· 이게 무기 사용자가 노리는 적을 향하는 무기라면 더욱.’


한가하게 시즈닝이 듬뿍 묻은 양고기를 파밍할 시간이 없었다.


킹뱃을 언제 또 만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고기를 포기하고 보스부터 처리하는 게 급선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 강한주 헌터 좀 묶어놓고 있어 주세요.”

“네? 네···.”


영택은 내 말에 곧장 들고 있던 지팡이를 들어 강한주의 몸을 속박하는 뿌리를 소환해 냈다.


“지금은 아무 문제 없을 겁니다.”


나는 길드원들에게 말을 건넨 뒤, 곧장 거대한 문 앞으로 다가섰다.


- 끼이이익.


그리고 문 앞에 서자, 문은 마치 도전자에게 들어오라는 식으로 자동으로 열렸다.


나는 왼손에 들고 있던 이터를 다시 오른손으로 바꿔 잡고는 길드원들이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금방 게이트 끝내고 오겠습니다. 여유 부리면 안 되겠네요.”


마치 내 의지를 반영하는 것처럼, 이터의 푸른빛은 거대한 동굴 내부를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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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강한주를 죽인 자(4) 24.03.26 74 3 12쪽
64 강한주를 죽인 자(3) +1 24.03.25 75 4 11쪽
63 강한주를 죽인 자(2) 24.03.24 75 4 11쪽
62 강한주를 죽인 자(1) 24.03.23 82 4 12쪽
61 실력을 감추고 있는 헌터(4) 24.03.22 84 3 13쪽
60 실력을 감추고 있는 헌터(3) 24.03.21 93 5 13쪽
59 실력을 감추고 있는 헌터(2) 24.03.20 92 4 11쪽
58 실력을 감추고 있는 헌터(1) 24.03.19 94 4 14쪽
57 성동구를 사수하라(4) 24.03.18 88 4 14쪽
56 성동구를 사수하라(3) 24.03.17 90 4 14쪽
55 성동구를 사수하라(2) +1 24.03.16 100 4 13쪽
54 성동구를 사수하라(1) 24.03.15 95 4 12쪽
53 출격! 도마뱀즈!(?)(5) 24.03.14 93 4 13쪽
52 출격! 도마뱀즈!(?)(4) 24.03.13 99 4 13쪽
51 출격! 도마뱀즈!(?)(3) 24.03.12 112 4 14쪽
50 출격! 도마뱀즈!(?)(2) 24.03.11 103 3 15쪽
49 출격! 도마뱀즈!(?)(1) 24.03.10 106 4 14쪽
48 샐러맨더 한 마리(4) 24.03.09 107 2 13쪽
47 샐러맨더 한 마리(3) 24.03.08 104 2 15쪽
46 샐러맨더 한 마리(2) 24.03.07 108 3 16쪽
45 샐러맨더 한 마리(1) 24.03.06 115 2 13쪽
44 게이트를 열어라(4) 24.03.05 122 2 15쪽
43 게이트를 열어라(3) 24.03.04 121 3 13쪽
42 게이트를 열어라(2) 24.03.03 123 2 14쪽
41 게이트를 열어라(1) +1 24.03.02 132 3 13쪽
40 샐러맨더 게이트(3) 24.03.01 141 3 13쪽
39 샐러맨더 게이트(2) 24.02.29 140 4 13쪽
38 샐러맨더 게이트(1) 24.02.28 144 5 13쪽
37 새로운 무기(3) 24.02.27 152 4 13쪽
36 새로운 무기(2) 24.02.26 157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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