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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귤 님의 서재입니다.

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강릉귤
작품등록일 :
2024.01.22 17:10
최근연재일 :
2024.06.23 18:00
연재수 :
15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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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96
추천수 :
516
글자수 :
892,307

작성
24.03.13 18:00
조회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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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3쪽

출격! 도마뱀즈!(?)(4)

DUMMY

아주 개판이었다.


아니, 도마뱀판이었다.


- 모옹! 모오옹!

- 쿠엉! 쿠어아앙! (네 녀석들이 신경 쓸 일이 아냐! 우리 군주님은 네 녀석들이 노력해도 상처조차 나질 않을 터이니!)

- 메엥? 메엥! 메헹헹메헹!

- 사아악! 사악! 사아악! (결국 돌아오는 건 파괴뿐이라고. 그 군주의 밑에 있으면 결국 너희 종족도 멸망하고 말 거라고!)


저마다 울음소리가 다른 게 분명한데, 왜 다들 대화가 통하고 있는 거지?


나만 제대로 못 알아듣고 있잖아.


< 아무튼 지금, 심각한 분위기인 건 맞는 것 같네. >

“어.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라운더의 말은 이미 지난번 게이트에서 괴식 수치를 100%까지 달성했기에 대화를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들의 대화에 집중하고 있던 사이, 다른 그라운더들이 서서히 우리 쪽을 둘러싸기 위해 다가오기 시작했다.


“저 뒤에서 구수한 냄새가 나는 걸 보면, 또 다른 몬스터들이 나타나나 봐.”

< 그렇다. 네 세계에선 사막 드레이크라고 부르는 종류겠구나. >

“오···.”


저 멀리서 모래바람을 만들어 내며 내 쪽으로 달려오는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라운더보다 더 몸집이 커 보이고, 도마뱀보단 완전한 공룡에 가까운 모습.


게임에서 흔히 보던 몬스터였다.


“메x플스x리할 때, 저것만 주구장창 잡았던 기억이 갑자기 떠오르네.”


물론, 게임에서처럼 쉽지 않을 터였다.


여긴 저 녀석들의 땅이었고, 저마다 전쟁 준비를 마친 상황이었으니까.


“사악! 삭! 스으윽! (잡담은 그만! 모두, 전투 준비야.)”


내 말에 도마뱀즈가 전원 정면을 바라보며 긴장을 하기 시작했다.


“긴장하지 마. 우린 할 수 있으니까.”

- 메엥!


내 말을 대충이나마 알아들은 망고가 고개를 끄덕였다.


“망고! 우선, 앞발 쿵으로 돌벽 좀 만들어줘! 두껍게!”

- 메엥!


내 말에 망고가 먼저 앞으로 달려 나가 지면에 앞발을 쿵 하고 찍었다.


구구구구궁.


순간, 이 일대 전체가 흔들리더니, 전방에서 달려오던 적들의 앞에 거대한 벽이 서서히 솟아났다.


그 벽을 뛰어넘는 그라운더들도 있었지만, 그들은 몰려드는 다른 몬스터들에 의해 바닥으로 추락해, 그대로 눌려 목숨을 잃을 뿐이었다.


망고가 연속해서 만들어 낸 양쪽의 벽은 서서히 앞으로 좁아지는 통로의 역할이었기에, 무턱대고 앞으로 달려오면 결국 그 사이에 끼게 되는 구조였다.


“자몽이는 저 출구 쪽으로! 독구름이야!”

- 몽?


아직, 유대가 부족한 것인지 어째서인지··· 자몽이는 내 말을 알아듣질 못했다.


이에, 보다 못한 망고가 해석을 해주었는지, 망고의 한마디를 들은 자몽이 입을 크게 벌렸다.


- 모오오오오옹!


큰 소리를 내며 벌린 입에서는 곧이어 보라색의 독구름이 뭉게뭉게 만들어져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이 정도면··· 그래도 돌파하는 몇 마리만 상대하면 되겠지···.’


내가 먼저 앞으로 달려들면서 그라운더들을 향해 스킬을 사용했다.


“고블리자!”


[합성 스킬 : 고블리자]

무기를 휘두르거나 찌를 때에 전방에 일시적인 돌풍이 분다. 돌풍은 칼날 형태로 적의 급소를 공격한다.


이번에 꿈속에서 만난 누군가가 합성해 준 스킬이었다.


본래, 근접 공격이었던 고블고블과 리자드리자의 단점을 보완한 원거리 공격.


내가 스킬을 사용하며 창을 앞으로 내지르자, 창을 내지른 방향으로 바람이 형상화되어 앞으로 날아갔다.


바람 칼날이 그라운더의 신체에 스칠 때마다, 거대한 등갑이나 살점들이 베어져 검붉은 피가 새어 나왔다.


“나 이제 제법 마법사 같잖아!”


나는 다시, 앞으로 내지른 창을 뒤로 거둬들인 다음, 이번에는 샐새앨러를 사용했다.


“샐새앨러!”

- 사악? 사아아아아악! (앗? 그렇다면 저도! 샐새앨러!)


내 스킬에 드라코 역시, 입을 크게 벌린 뒤, 앞으로 화염을 내질렀다.


창끝에서 뿜어져 나간 화염과 드라코의 화염이 만나 거대한 화염 폭풍이 만들어졌고, 그 화염 폭풍은 그대로 그라운더 무리에 닿아 폭발을 일으켰다.


“원래는 뷔페 좀 먹고 갈랬는데···. 얘들아! 일단, 다 해치우고 먹자! 알았지?”

- 메엥!

- 몽?

- 사악···. 삭사악···. (보스, 그 말은 제가··· 아니, 제가 익혀볼게요···.)


내 말을 알아들은 것 같은 망고만이 기합을 크게 내질렀다.


이때부턴 나조차도 오더를 내릴 수 없는 개싸움··· 아니, 도마뱀 싸움이 이어졌다.


망고가 제아무리 두꺼운 벽을 만들어 냈다고는 해도, 수십 마리의 거구 몬스터들의 돌격에 무너져 버린 탓이었다.


자몽이 깔아둔 독구름도 서서히 대기 중에 섞여 옅어진 것도 있었고.


- 메엥! 멩!


망고는 꼬리를 지면에 박고 크게 기합을 질렀다. ‘꼬리 슝!’이라는 스킬이었다.


그러자 곧장, 앞에 그라운더 한 무리의 사이에 돌기둥이 송송 솟아나더니, 등갑이 없는 뱃가죽을 뚫고 돌기둥이 위로 솟구쳤다.


- 모옹! 모옹!


그 옆에선 자몽이가 스킬을 사용해 적들의 뒤로 이동했고 그대로 적의 등 뒤에 독침을 박아넣었다.


‘뒤를 노려!’라는 이름의 스킬이었다.


“망고가 탱커면, 자몽이는 암살자 계열이거든요.”


소희가 했던 말이 이제야 어떤 말인지 이해가 가는 순간이었다.


- 사아악! 사악! (지금 이곳에! 뜨거운 불길을!)


드라코 역시, 가만히 있진 않았다. 드라코가 상반신을 높게 들어 다시 바닥에 ‘쿵’하고 내려쳤다.


그러자 바닥이 갈라지고, 그 틈 사이로 시뻘건 용암들이 솟아나기 시작했다.


“고블리자!”


그 사이로 내가 고블리자를 사용했고, 용암을 머금은 바람 칼날은 그라운더와 그 뒤에 다가오는 드레이크들에게도 유효 데미지를 남겼다.


- 크락샤아아아악!

- 크라샤아아!

- 락샤아아!


그때, 드레이크들이 크게 울부짖었다.


“사악, 사아악. (드라코, 하나만 물을게.)”


나는 우리를 향해 돌진해 오는 드레이크들을 노려보며, 옆에 있는 드라코에게 물었다.


“사악, 사아악. 삭, 스으으으. (드레이크 중에 친구 있어? 아님, 싸우기 싫어하는 애들은 보여?)”

- 스으윽. (없습니다.)


그렇다면 전투에 망설일 필요는 없었다.


“임프프! 임프프! 임프프!”


나는 곧장 돌진해 오는 드레이크를 향해 똑같이 달려 나갔다.


내 주변을 둘러싸려는 그라운더들을 모두 임프프로 생명력을 빨아들이면서 말이다.


“구어어어!”


그리고 선두로 달려오던 드레이크의 바로 앞. 나는 땅을 박차고 하늘 높게 뛰어올랐다.


[지속 스킬 ‘활강’이 활성화됩니다.]


곧바로 활강이 활성화되었고, 나는 넓은 하늘을 날면서 창을 아래쪽으로 내질렀다.


“샐새앨러! 고블리자!”


수많은 바람 칼날이 드레이크 무리를 휩쓸었다.


더불어 샐새앨러의 불꽃을 머금은 바람 칼날들도 드레이크 무리를 휩쓸었다.


그때였다.


망고의 뒤를 노리는 드레이크 한 마리가 눈에 들어왔다.


“어허, 거긴 안 돼! 끼릭끽끽!”


나는 그 방향으로 거미줄 하나를 쏘아 보냈다.


“망고야~! 느긋하게 있지 마!”

- 메-! 엥-!


마치, 알고 있었다는 듯 내게 성질을 부리는 망고. 그저 나는 피식 웃으며 다시 전투에 임했다.


그때, 무리 제일 뒤에서 우리 쪽을 바라보던 드레이크 한 마리가 입을 크게 벌렸다.


- 크락샤아아아아!


그러자, 순간 바람 한 점 불지 않던 사막에 모래바람이 짙게 불기 시작했다.


“앞이 안 보여!”


거센 모래바람에 중심조차 제대로 잡을 수 없었다. 모래바람이 내 눈을 찔러 하는 수 없이 나는 활강을 해제하고 휘청거리며 땅 위로 착지했다.


“고블리자!”


마치 고블고블을 사용할 때처럼, 나는 창을 좌우로 흔들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등 뒤에서부터 칼날 같은 상쾌한 바람이 불면서 눈앞의 모래바람이 잠깐이나마 사라졌다.


< 드레이크들은 예부터 자신이 살던 곳의 영향을 받아 모래바람이나 싸라기눈을 날리곤 했지. >


그런 건 빨리 말해주라고.


짙은 모래바람 사이에서도 곰의 대화창만큼은 선명하게 눈앞에 비췄다.


“망고! 내 쪽으로 붙어! 샐새앨러! 고블리자!”


나는 하늘을 향해 스킬을 사용했다. 주변에 있는 도마뱀즈와 붙어있을 생각이었다.


- 메엥! 멩! 메에에엥!

- 모옹! 몽! 몽!

- 사아아악. 사악. 사악. (알겠습니다. 보스!)


망고가 내 뜻을 알아차렸는지, 다른 두 마리의 도마뱀도 내 쪽으로 다가왔고, 서로 꼬리를 맞대며 등을 맡기고 있었다.


< 너는 꼬리가 없지 않느냐. >

“지금 잡담 나눌 시간 없거든!”

< 여유를 가지는 것도 좋다. >


그럴 수는 없었다.

아닌 척하곤 있지만, 머릿속에선 계속해서 드라코의 말이 맴돌고 있었으니까.


- 사아악···. 사악···. 사아악···. (이 공간은··· 군주의··· 마력이 가득 차 있습니다, 보스···.)


드라코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군주의 마력이 가득 찬 공간.


그 말은, 이곳에 군주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이었다.


지난번에 상대했던 ‘레데르 피어’와 같은 급의··· 아니, 어쩌면 그것보다 강력한 군주가 이곳에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정말 위급할 시에는 다른 도마뱀들을 게이트 안으로 먼저 들여보낸 뒤, 혼자 몬스터들을 상대해야겠다고까지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힘들겠지.’


레데르 피어를 상대할 당시, 난 한 번 죽을 뻔했으니까.


곰이 없었으면 말이다.


< 왜, 이번에도 내가 이 상황을 해결해 주길 바라느냐? >

“아니, 그런 일은 절대··· 없어.”

< 이번엔 주변에 인간도 없는데 어찌···. >

“주지 않을 거야. 누군가한테 기댄다면··· 내가 성장할 수가 없잖아.”

< 그렇지. 그거다. 좀 더 날뛰어보거라. >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었어, 곰!


“도마뱀즈! 각자 이 주변을 중심으로 꼬리 슝! 독구름이야! 라바!”


내 말을 이젠 모두가 알아들었는지, 저마다의 공격을 앞으로 퍼붓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나온 스킬은 망고의 스킬이었다.


구구구구구궁.


순간 주변이 흔들리더니, 쩌적하고 땅이 갈라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사이. ‘꼬리 슝!’으로 이미 갈라져 있던 틈 사이로 용암들이 같이 분출되었다.


화르르륵.


자몽의 독구름은 우리를 둘러싼 몬스터들을 중심으로 점점 퍼져나갔다.


“망고, 미안한데, 우리를 주변으로 작은 언덕 좀 만들어줘. 용암 흘러들어오지 않게.”

- 메엥!


망고는 나를 쳐다보곤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땅에 앞발을 쿵 하고 내리치자, 우리의 주변에 용암 가림막이 설치되었다.


“후우······.”


공격 스킬들은 성공했지만, 여전히 우리의 주변엔 모래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몇 마리의 적이 남았을까.


가늠이 되지 않을 정도로 짙은 모래바람.


- 사아악···. 사악. (한가하게 모래찜질하긴 글렀군요.)

- 모옹···.

- 메에엥! 메엥···.

“사아아악! 사악? 사아아악! 스으으으윽! (모래찜질?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해? 내가 나중에 모래를 게이트에 넣···.)”


라고 대답하던 그 순간, 머릿속에 작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 사, 사아앙···. (엇, 보스···. 죄송합니다···.)

“사악. 사아아악. (아냐, 좋은 생각이야. 모래찜질.)”


그 즉시, 나는 도마뱀들에게 나를 지켜달라 말하며 도마뱀들의 꼬리가 옹기종기 모여있는 곳으로 걸어 들어갔다.


< 설마··· 게이트를 열려는 것이냐. >

“모래찜질을 원한다면, 모래를 넣어주면 되는 거지. 얼마나 들어갈지 모르겠지만.”


곧이어 나는 옷 안에 넣어둔 목걸이를 꺼내 꽉 쥐었다.


그리고 꽉 쥔 손을 하늘 높게 뻗었다.


< 그러다 쓰러진다면···. >

“아니. 안 쓰러져. 내가 알아.”


난 늘 누군가를 지키고자 할 때, 강해졌다.


그리고 지금. 이들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크기에 분명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모래바람 퇴치 작전! 시작!”


그리고 곧이어, 내 꽉 쥔 손 위로 스멀스멀 공간이 일렁거리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Q. 작품 내에서 누가 제일 최애캐에요?

- 드라코요... 귀엽지 않을까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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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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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강한주를 죽인 자(2) 24.03.24 75 4 11쪽
62 강한주를 죽인 자(1) 24.03.23 82 4 12쪽
61 실력을 감추고 있는 헌터(4) 24.03.22 84 3 13쪽
60 실력을 감추고 있는 헌터(3) 24.03.21 93 5 13쪽
59 실력을 감추고 있는 헌터(2) 24.03.20 92 4 11쪽
58 실력을 감추고 있는 헌터(1) 24.03.19 94 4 14쪽
57 성동구를 사수하라(4) 24.03.18 88 4 14쪽
56 성동구를 사수하라(3) 24.03.17 90 4 14쪽
55 성동구를 사수하라(2) +1 24.03.16 100 4 13쪽
54 성동구를 사수하라(1) 24.03.15 95 4 12쪽
53 출격! 도마뱀즈!(?)(5) 24.03.14 93 4 13쪽
» 출격! 도마뱀즈!(?)(4) 24.03.13 99 4 13쪽
51 출격! 도마뱀즈!(?)(3) 24.03.12 112 4 14쪽
50 출격! 도마뱀즈!(?)(2) 24.03.11 103 3 15쪽
49 출격! 도마뱀즈!(?)(1) 24.03.10 106 4 14쪽
48 샐러맨더 한 마리(4) 24.03.09 107 2 13쪽
47 샐러맨더 한 마리(3) 24.03.08 104 2 15쪽
46 샐러맨더 한 마리(2) 24.03.07 108 3 16쪽
45 샐러맨더 한 마리(1) 24.03.06 115 2 13쪽
44 게이트를 열어라(4) 24.03.05 122 2 15쪽
43 게이트를 열어라(3) 24.03.04 121 3 13쪽
42 게이트를 열어라(2) 24.03.03 123 2 14쪽
41 게이트를 열어라(1) +1 24.03.02 132 3 13쪽
40 샐러맨더 게이트(3) 24.03.01 141 3 13쪽
39 샐러맨더 게이트(2) 24.02.29 140 4 13쪽
38 샐러맨더 게이트(1) 24.02.28 144 5 13쪽
37 새로운 무기(3) 24.02.27 152 4 13쪽
36 새로운 무기(2) 24.02.26 157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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