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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귤 님의 서재입니다.

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강릉귤
작품등록일 :
2024.01.22 17:10
최근연재일 :
2024.06.23 18:00
연재수 :
15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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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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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1
글자수 :
892,307

작성
24.04.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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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2쪽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4)

DUMMY

“쟤는···.”


내가 말을 잇지 못하자, 여명은 잠시 행동을 멈춘 뒤 나를 바라보았다.


“아는 애예요?”

“어. 조금은.”


어이없다면 어이없는 대화였지만, 여명은 고개를 끄덕이곤 무기를 거두었다.


곧이어, 어린 리자드맨도 나를 알아차린 것인지, 잠시 멈칫하곤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아이는 몸을 떨기 시작했다.


마치, 철장이 부서진 호랑이를 마주한 어린아이처럼.


- 캬아아아··· 캬아악! (네, 네 녀석은··· 그때 그···.)


반가움의 떨림이 아니었다.


그 아이는··· 악에 받친 모습이었다.


- 키익··· 키이익···. 캬아아아악! (네 녀석만 아니었다면··· 우리는 그때 모두 살 수 있었어. 하지만 네가 모든 것을 망쳐버렸지.)


가족도, 친구도, 이웃도 모두 나 때문에 죽어버렸다고 말했다.


“캬야악··· (그··· 그건···.)”

- 키익···. 킥, 키이익. 킥, 키익 캬아아악! (심지어 네놈은··· 우리의 우두머리를 죽이고, 마치 그 죽음을 농락하는 것처럼··· 그분의 단검을 내게 넘겼지.)

“캬아! 캬아아악! 키익···! (잠깐, 난 전혀 그럴 의도가 아니었어···!)”

- 캬악! 키이익! 키이익! (시끄럽다. 어쨌거나, 네 녀석은··· 우리 리자드맨들의 원수! 죽인다!)


세상은 언제나 평화롭게 흘러가지 않는다.


과거, 비슷한 처지였던 샐러맨더들은 이제 내 밑에서 평화롭게 지내고 있었지만, 지금 이 리자드맨들은 아니었다.


- 캬악···. 캬아악···. (네놈 때문에··· 우리가··· 어떻게 지냈는지···.)


싸울 수 있는 몬스터들은 모두 죽고 없었다.


그들에게 남겨진 동족들은 모두 병들거나 아프고, 어린 암컷 리자드맨들 뿐.


- 캬악, 캬아아악! 키이이익. 키익. (우리는 듀라한에게 맹세했다. 네놈들을 전부 없애버릴 것이다. 나 웨이드. 네 녀석을 죽이고 그때의 리자드맨들의 복수를 하겠다.)


웨이드라는 이름의 그 아이는 이빨을 드러내며 당장이라도 내게 달려들 것처럼 몸을 떨었다.


“형, 형 친구 지금 이빨을 드러냈는데, 이야기 잘하고 있는 거 맞죠?”

“아니···. 조진 거 같아.”

“에헤이. 조졌네, 이거.”


여명이 자세를 바꾸며 공격하려 하자, 그것은 크게 울부짖었다.


- 캬아아아악! 키야아아아악! (모두, 듀라한 님을 위해서!)

- 캬아아악! 캬아아아악! 키익! (모든 것은 군단장, 듀라한 님을 위해서!)

- 캬악! 캬악!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


그러자 쓰러져 있던 리자드맨들까지 다시 몸을 일으켰다.


< 듀라한이라···. 그자가 개입했단 말인가···. >

‘듀라한? 아는 몬스터야?’

< 약간은 말이다. >


곰은 그들의 말에 무언가 걸리는 것이 있는지, 잠시 생각해 보겠다고 말을 덧붙였다.


여명은 이를 꽉 물며 열 자루의 단검들로 몬스터들을 공격하기 시작했고, 나 역시 피어 이터에 마력을 불어넣으며 각종 스킬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샐러번! 고블리자! 임프프!”


창끝에서 나아가는 여러 개의 스킬은 각자 불, 바람 칼날을 이루어 몬스터들에게 쏘아졌다.


그리고 임프프의 촉수는 그 어린 리자드맨을 향해 나아갔다.


- 캬악! (어딜 감히!)


그때였다.


아무것도 없어 보였던 웨이드의 등 뒤에 철 같은 것으로 만들어진 날개가 돋아났다.


그리고 웨이드는 하늘 높게 날아올랐다.


“아무래도··· 저 애가 보스 몬스터 같은데요?”

“······그런 거 같네?”

“형 친군데 죽여도 되는 거예요?”

“쟤가 일단 우릴 죽이려 하는데 무슨 상관이야.”

“오호···.”


하늘로 높게 떠오른 그는 곧장 나를 목표로 빠르게 하강하며 단검을 들이밀었다.


“구어어어!”


나는 먼저 힘을 증가시키는 버프 스킬을 사용한 뒤, 웨이드가 내려올 방향을 먼저 파악했다.


그리곤 살짝 옆으로 피해 그의 공격을 빗겨나가게 만들었다.


“잡았다!”


나는 웨이드가 내 옆을 스쳐 지나가는 순간, 손을 뻗어 그의 발을 붙잡았다.


그리곤 온 힘을 쏟아 웨이드를 바닥에 패대기쳤다.


“이터, 돌아와!”


그리곤 다른 리자드맨에게 날려 보냈던 이터를 다시 손에 쥐었다.


“캬악! 캬아아악! 키익! 킥! (그때, 내가 널 살려 보냈던 것은··· 이렇게 크라고 살려 보낸 게 아니었어.)”

- 캬아아악! 캬악! 캭! (그럼··· 왜 나를 살려 보낸 거지?)

“키이익! 키이이익! 캬아아악! (살라고. 살아남아서,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라고!)”


하지만 그는 내 말을 듣지 않으려는 듯, 바닥에 누운 채로 발버둥을 치고 있었다.


- 캬악! 캬아악! 캬악! (네놈의 그딴 거짓말··· 통하지 않는다! 놓아라!)


내 손을 향해 팔을 휘적거리는 웨이드.


하지만 그의 체구는 너무나도 작았다. 마치, 조금만 힘을 주어 잡으면 가볍게 부서질 것처럼.


아직 150cm도 안 되어 보이는 작은 키.


그 어린아이가 팔을 휘적거려봤자, 내게 닿을 리는 없었다.


“이제 그만··· 끝내자.”


피어 이터를 높게 들곤, 그것의 목을 치려던 순간,


- 키이익. (열렸다.)


웨이드는 웃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저 너머로 나타난 보랏빛 게이트.


- 캬아아악! 캬악! 캬아악! (모두, 게이트를 빠져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들을 찢어발겨라! 우리가 당한 수모를··· 갚아주는 것이다!)


그리고 말을 마친 웨이드는 손에 쥐고 있던 단검을 하늘 높게 들더니, 그대로··· 자신의 목에 깊게 찔러 넣었다.


“지··· 지금 이게···.”

“형, 가만히 있을 시간 없어요···! 몬스터들이 밖으로!”

“응···.”


나는 혼란스러운 채 웨이드의 곁을 벗어나려 할 때였다.


- 띠익.

- 콰아아아앙!


게이트 내부가 흔들리며 귀가 막막해질 정도의 굉장한 폭발음이 터져 나왔다.


폭발의 진원지는 리자드맨들의 시체였다.


‘폭탄이··· 있어?’

< 아무래도, 듀라한, 그자가 이상한 짓을 벌인 모양이구나. >

‘몸에 폭탄을 심은 거야?’

< 아마, 기폭 조건은 보스의 사망이겠지. 밖으로 나간 리자드맨들도 죽으면 터지고 말 게다. >

‘설마···.’


그렇다면 밖에 있을 사람들이 위험했다.


우리는 던전을 뒤로하고, 열린 게이트를 향해 내달렸다.



* * *



한편 게이트 밖.


헌터들이 게이트를 둘러싸고 있었다.


“이야, 간만이네요? 조선인들.”

“그런 말 하니까, 일본인 같잖아. 전남아!”


모인 길드는 총 두 길드였다.


조선대학교 총동창회에서 만든 ‘조선길드’와 전남대학교 재학생들이 만든 ‘전남길드.’


광주광역시를 대표하는 두 길드답게, 두 길드는 사이가 서로 그닥 좋은 편은 아니었다.


물론, 그렇다고 나쁜 편도 아니었지만.


“너네 같은 애들이 할 일이 아니야. 이건 무려 미확인 등급의 게이트라고.”

“그건 우리가 할 말이에요. 어르신들은 빠지시죠?”

“우리 그 정도는 아니거든? 서른이야, 서른!”

“서른이면 어르신이죠. 그치?”


저마다 낄낄거리며 웃고는 있지만, 헌터 집단은 헌터 집단이었다.


그들 모두가 대화하면서 게이트 쪽을 신경 쓰고 있었으니까.


“그쪽도 준혁이 전화 받고 온 거야?”

“그럼요. 준혁이 형이 저희한테 친히 부탁하던걸요?”


현장에 모인 조선 길드 사람들은 모두 허리춤에 검을 차고 있거나 방패를 든 사람들이었다.


물론, 지붕 위에 올라가 활시위를 당기며 거리를 조절하는 헌터도 있었다.


반면, 전남 길드원들 대부분은 마법을 사용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각종 원소 마법이나, 연금술, 소환술을 사용하는 헌터들이 저마다 곧 벌어질 수도 있는 전투를 대비하고 있었다.


그러던 그때, 게이트가 한 번 크게 일렁이더니, ‘쩌적’하는 소리가 주변에 울려 퍼졌다.


‘던전 브레이크.’


현장에 있는 모두가 아마 같은 생각을 했을 터였다.


“모두 전투태세!”


전남 길드? 조선 길드?


둘 중 어느 한 곳에서 소리치자, 현장에 있던 모든 헌터가 전투를 대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수십의 리자드맨이 게이트에서 달려 나왔다.


몸 곳곳을 기계로 바꾼··· 새로운 타입의 리자드맨들이.


“일단, 탱커들! 탱커들은 방패를 들고, 최대한으로 버텨. 딜러들이 공격할 틈을 만들어줘!”

“버퍼들은 조선 길드 탱커들한테 버프를 걸어줘. 최대한으로 버틸 수 있게 하는 거야. 그리고, 딜러들은··· 공격을 퍼붓는다!”


언급했듯이, 두 길드의 사이는 좋지 않았다.


하지만, 그게 준혁이 이 두 길드를 같이 부른 이유였다.


물리 공격과 마법 공격.


그게 두 길드의 차이점이었지만, 그렇기에 두 길드가 서로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점이었다.


조선 길드에서 근거리로 적들을 제압하면, 전남 길드에서 원거리 지원을 하는 것.


그게 준혁이 원하던, 그리고 이들이 싸우는 그림이었다.


- 캬아아아아악!

- 키이이익! 캬아아악!

- 캬아아악! 키이이이이익!


수십의 리자드맨들이 탱커들에게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으면, 마법사들의 스킬이 날아와 그들을 제압했다.


“파이어볼!”

“단단해지기!”

“하단 베기!”

“용사의 힘!”


수십 개의 스킬이 리자드맨들을 휩쓸었고, 수십 마리의 몬스터가 죽어 나가고 있었다.


그때였다.


“모두 떨어져요!”

“도망쳐요!”

다급하게 게이트 밖으로 뛰쳐나온 유도진과 배여명의 목소리가 들렸다.



* * *



“일단, 밖에 몇 명이 있는지 모르니까··· 나가자마자 사람들을 대피시키자.”

“그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아까 보니까 폭탄은 기계 몸쪽에 있는 것 같더라고요.”

“기계 몸만 따로 처리하면 되는 거겠지?”

“하늘로 집어 던질까요?”

“그게 나을 것 같아.”


게이트로 달려 나가며 여명과 폭탄 처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게이트를 나서자마자 나와 여명은 주변에 있을 사람들에게 소리쳤다.


“모두 떨어져요!”

“도망쳐요!”


하지만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게이트를 감싸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것도 수십 명이었다.


“킥키! 고블리자! 레레이크!”


우리의 말에 당황하고 있는 사람들을 설득할 시간은 없었다.


나는 우선 킥키를 사용해 주변에 떨어진 신체 조각들을 물방울에 가두고 하늘로 던져버렸다.


그 뒤, 고블리자를 사용해 마찬가지로 주변으로 퍼져있는 로봇 잔해들을 하늘 높게 솟구치게 만들었다.


미세하게 조각난 조각들은 레레이크를 이용해 모래로 덮었다.


“여명아, 저걸 집어서 하늘로···.”


여명이는 자기 자신에게 말을 걸며, 단검들을 조종하고 있었다.


떨어져 나간 로봇 팔, 로봇 다리들은 여명이 조종하는 단검에 의해 하늘로 높게 떠올랐다.


- 띠익.

- 콰아아아앙!


순간 폭발의 충격파가 발생하며 다들 땅에 주저앉았다.


“기계 부분에 폭탄이 있어요. 그러니까, 기계 부분은 최대한 폭발하지 않게, 아니··· 피해 없게!”

“하늘로 보내요! 로봇 부위는!”


땅에 주저앉아서 귀를 부여잡고 있던 헌터들은 나와 여명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몸을 일으켰다.


작가의말

잘... 자랄 수 있었잖아! 어린 리자드맨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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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곰에 대한 의문(1) 24.04.21 53 3 13쪽
91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6) 24.04.20 54 3 14쪽
90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5) 24.04.19 49 3 13쪽
»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4) 24.04.18 53 2 12쪽
88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3) 24.04.17 51 2 14쪽
87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2) 24.04.16 56 2 12쪽
86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1) 24.04.15 59 2 12쪽
85 스킬의 조합(4) 24.04.14 56 2 12쪽
84 스킬의 조합(3) 24.04.13 61 1 13쪽
83 스킬의 조합(2) 24.04.12 64 2 12쪽
82 스킬의 조합(1) 24.04.11 65 2 12쪽
81 마력을 다루는 방법(4) 24.04.10 60 2 12쪽
80 마력을 다루는 방법(3) 24.04.09 58 2 14쪽
79 마력을 다루는 방법(2) 24.04.08 64 1 13쪽
78 마력을 다루는 방법(1) 24.04.07 64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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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뉴비 헌터를 키워라(4) 24.04.04 63 2 13쪽
74 뉴비 헌터를 키워라(3) 24.04.03 63 2 13쪽
73 뉴비 헌터를 키워라(2) +1 24.04.02 69 2 12쪽
72 뉴비 헌터를 키워라(1) 24.04.01 72 2 10쪽
71 도진의 곁에 선 사람들(6) 24.03.31 72 2 12쪽
70 도진의 곁에 선 사람들(5) 24.03.30 77 3 11쪽
69 도진의 곁에 선 사람들(4) 24.03.29 71 3 11쪽
68 도진의 곁에 선 사람들(3) 24.03.29 65 3 12쪽
67 도진의 곁에 선 사람들(2) 24.03.28 80 3 12쪽
66 도진의 곁에 선 사람들(1) +1 24.03.27 83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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