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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타스틱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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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wan타스틱
작품등록일 :
2020.05.12 15:14
최근연재일 :
2021.11.04 10:38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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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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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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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제67화 : 거사

DUMMY

제 67화. 거사


루안은 신령과의 권속.

희아는 신검과의 권속.

쿠빌린은 모골리아를 얻기 위해.

함께 세상을 여행하며 관계를 맺었던 셋은 각자의 자리에서 더 강한 힘을 얻기 위해 수련에 박차를 가했다.

그들이 그렇게 스스로의 힘을 쌓아갈 동안, 세상도 조금씩 변하고 있었다.

챙샹이 티한에 망명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점점 티한의 힘이 가시화되고 있어 세상의 호사가들은 이들과 제이프의 힘을 두고 저울질 하며 흥겨운 나날을 보냈고, 친나 역시 그 힘을 등에 업고 차인 자치령에 대한 공격 준비를 시작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모든 복구를 끝내고 다시 활력을 찾은 바토르 성내로 깊은 후드를 눌러쓴 한사람이 들어섰다.

그는 바토르 대로 위를 거닐며 왕궁을 향해 곧장 움직였다.


“여기가 모골린 왕궁인가? 제법 크군.”


왕궁의 입구까지 당도한 그는 슬쩍 후드를 들어 왕궁을 쭉 둘러보았다.

다행히 왕궁의 입구는 외성의 업무 때문에 언제나 개방되어 있기에, 그는 어렵지 않게 왕궁내로 진입할 수 있었다.


“이쯤이면 들리려나?”


왕궁 내 잔디밭에 들어선 그는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린 후 목을 다듬었다.


“흠흠, 좋아. 모골린의 국왕 기즈 카간은! 약속을 이행하라!!!!!”


그는 갑자기 엄청나게 큰 소리로 고함쳤다.

그 소리에 들어있는 마나가 얼마나 절륜한지, 온 왕궁에 쩌렁쩌렁 울려퍼졌다.


“저기 있다! 저 자를 잡아라!”


모골린의 근위병들은 거수자인 그를 발견하자마자 국왕 모독을 이유로 그를 구속했다.

그는 아무런 저항 없이 근위병들에게 붙잡혔고, 그들의 인솔에 따라 궁내로 들어가게 되었다.


##


“붙잡았다고?”

“예, 전하.”

“그래. 뭐라느냐?”

“전하께 직접 말씀드리겠다고 하며 입을 닫았습니다. 크게 심려치 마시옵소서. 대충 심문하고 쫓아내도록 하겠습니다.”

“아닐세. 데리고 오게.”

“예? 정체도 모를 그 자를요?”


기즈는 고개를 끄덕였다.


“왕궁 내까지 와서 내게 약속을 이행하라고 소리치는 자인데, 그저 미친 자는 아닐 것이다. 거기다 잔디밭에서 이곳까지 소리가 쩌렁쩌렁 울릴 정도면 보통 실력자가 아닐 터인데, 분명 무슨 이유가 있을 것이야. 그러니 데려오게.”

“그리 하겠습니다.”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 대전 내로 그 자가 들어왔다.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후드를 벗겨놓은 상태였는데, 얼굴에 큰 흉을 가지고 짧은 더벅머리의 금발을 한 자였다.

성별은 조금 모호했다.

그는 기즈의 앞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다 근위병이 제지하자 그 자리에 멈춰 서고는 고개를 꾸벅 숙였다.


“전하의 하해와 같은 마음에 감사드립니다. 솔직히 이런 방법으로 만나주실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역시 전하께서는 소문처럼 쾌남이신 듯합니다.”

“무엄하다! 어느 안전이라고 그리 무례한 언동을 하느냐!”


함께 있던 군부대신이 호통을 쳤지만, 그의 표정은 조금의 변동도 없었다.

기즈는 손을 들어 군부대신을 진정시켰다.


“되었다. 그래, 그대도 스스로 행한 짓이 미친 짓임을 잘 알고 있는가 보군. 말해보라. 그대는 누군가? 내가 무슨 약속을 했다는 거지? 난 그대를 본 기억이 없는데······.”

“제 소개를 하겠습니다. 저는 저 멀리 하일라 산맥에서 이 곳까지 왔습니다. 이름은 유키스. 사일라의 수만 동포들을 이끌고 있는 사일라 철혈단의 수장입니다.”

“뭐라? 그, 그대가?”


그 자가 스스로 유키스라 밝히자 주위의 관료대신들이 수군대기 시작했다.


“조용! 다들 조용들 하라. 그대가 진정 철혈단의 수장인가?”

“그렇습니다. 그린빈 용병단장에게 약조하신 내용의 수행을 바랐으나, 진행되지 않았기에 제가 직접 왔습니다.”

“아, 그렇지. 그건 미안하게 생각하네. 당장 차인의 일이 급했기에 그것을 먼저 처리하느라 조금 늦어졌다 생각해주게. 나 기즈는 절대 약속을 무시하지 않네.”


유키스는 방긋 웃었다.


“역시 시원시원하시네요. 친나에서 저희 사일라 철혈단을 하나의 국가로써 인정해주신다면, 저희는 그것을 발판삼아 사일라 반도를 되찾기 위한 전쟁을 시작할 것입니다.”

“그래? 그렇다면 제이프에서 골치가 꽤나 아프겠군.”

“그렇습니다. 친나에서 차인을, 우리가 사일라 반도를 흔들고, 티한이 본격적으로 주적선언을 했으니 보통 힘든 게 아닐 것입니다.”

“근데 중요한 것이 있네. 우리가 그대들을 국가로써 인정한다고 공표하면 실질적으로 하일라 산맥을 점유하고 있는 루시아에서 가만있지 않을 것인데, 그것은 해결할 수 있는가?”

“그 내용은 저희가 알아서 할 일이지만, 이미 같은 배를 탄 동료시니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루시아에 이미 저희 철혈단의 사신이 파견되었습니다. 사일라를 저희가 다시 가져가는 조건으로 하일라 산맥에서의 완전 철수를 진행할 것입니다. 그러면 대륙에 발을 들인 제이프가 꼴 보기 싫은 루시아는 저희에게 힘을 빌려줄 수도 있겠지요.”


기즈는 고개를 끄덕였다.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아도, 루시아로써는 부담되거나 손해 볼 일이 아니었다.

오히려 사일라가 다시 자신의 땅을 되찾는 것이 제이프를 견제하기에는 더욱 유리할 터였다.


“한 가지 여쭐 것이 있습니다.”

“말해보게.”

“혹시 그린빈 용병단장이 이 곳에 있지 않았습니까? 그의 위치를 모르겠군요.”

“아, 그렇지. 그는 바이두 숲으로 간다고 했네.”

“바이두 숲이요? 이유를 아십니까?”

“꼭 만나야 될 사람이 있다더군.”

“흠······.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전 전하께서 약속을 지켜주시리라 믿고 그만 가보겠습니다.”

“그러시게. 반가웠네.”


##


왕궁을 벗어난 그는 바람처럼 움직였다.

빠르게 말을 잡아 탄 유키스는 기즈에게 말한 것처럼 루시아로 방향을 잡지 않고 바이두 숲을 목적지로 잡았다.


‘꼭 만나야 될 사람이라······. 루안 전하께서 그 곳에 계신건가?’


유키스 역시 다델의 보고로 루안이 살아있음을 알고 있었다.


‘정통성을 위해서는 당연히 전하의 존재는 필수적이지만······. 당장 급한 건 따로 있는데, 이 양반도 참.’


유키스는 급하게 말을 몰면서도 혀를 차는 것을 잊지 않았다.


##


다델은 왕검의 봉분 옆에 목재를 가득 옮겨 놓고 망치질을 하고 있었다.

루안이 이 곳에 있다는 걸 안 이상, 루안이 나올 때까지 이 곳을 지키고 있을 생각인 것이다.

물론 루안이 다른 통로가 있어 그곳으로 빠져 나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로써는 가장 확률이 높은 곳에 투자하는 수밖에 없었다.


“익숙한 기운이 오는군.”


다델은 누군가 다가오는 기척을 느꼈지만, 충분히 누군지 예상이 되었기에, 굳이 하던 망치질을 멈추지 않았다.


“뭐예요? 지금 집지어요? 아주 여기서 살려고?”

“오랜만에 보는 건데, 보자마자 잔소린가?”

“밥은요? 배고파요.”

“밥도 안 먹고 다녀?”

“누구 때문인데요?”

“고기 괜찮지?”


다델은 그제야 망치질을 멈추고 나무가 쌓인 뒤쪽으로 돌아 들어갔다.

거기엔 다델이 사냥해서 말려둔 고깃덩이들이 종류별로 걸려 있었다.


“마침, 멧돼지가 아주 맛있게 말랐어.”


##


모닥불에 지글지글 구워지는 돼지고기를 바라보며 유키스가 물었다.


“이 곳에 루안 2왕자께서 계십니까? 그래서 여기 있는 거예요?”

“······.”


다델은 여전히 망치질을 하며 대꾸하지 않았다.


“대장. 대장의 죄책감 때문에 이렇게 최선을 다하는 건 알겠는데······. 당장 우리는 할 일이 있어요.”

“왕자님의 안전보다 우선시 되는 것은 내게 없다.”

“물론 왕자님의 안전. 중요하죠. 그럼요. 하지만 당장 수만의 동포들이 살 곳이 없다고요. 반도 수복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어요. 그리고 그 일에는 대장의 힘이 꼭 필요해요.”

“왕자님을 모신 이후에 해도 늦지 않아.”

“아, 거 참, 말 더럽게 안 듣네! 왕자님의 정통성도 우리 동포들, 왕자님의 백성들이 살아 있어야 유지되는 거 아니오?!”


다델은 하던 망치질을 멈추고는 한숨을 크게 쉬었다.


“하······. 그래서 반도를 수복할 수는 있나?”

“기본적인 준비는 갖춰졌어요. 병력에서 많이 열세긴 하지만, 그린빈 용병단이 투입되야겠죠. 거기다 루시아에도 원군을 요청할 겁니다. 그리고 티한에게도 협조 요청을 할 수 있겠죠. 상대는 제이프니까.”

“그냥 전면전을 펼칠 거란 건가?”

“물론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일을 진행해야만, 루안 왕자님께서 돌아오셨을 때, 우리의 전면에 서시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겁니다.”

“해야 할 일이란 게 뭔가?”


유키스는 잠시 말을 멈추고 타들어가는 모닥불을 바라보았다.

어느새 돼지고기는 까맣게 그을어 먹기 힘든 지경이 되어버렸지만, 그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쉬운 일은 아니에요.”

“뭔데?”“저와 대장. 딱 둘만 투입될 겁니다.”

“휴······. 유키스, 대체 뭐기에 그러나?”


유키스는 다델을 똑바로 쳐다봤다.

그리고 단호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배신자를 처단할 겁니다.”

“배신자? 그럼······.”

“네, 사일라 자치 지구 총독. 루웬 폰 사일라를 암살할 겁니다.”


다델은 하던 모든 일을 내팽개치고 유키스 옆에 걸터앉았다.

마찬가지 타들어가는 모닥불을 바라보던 다델이 슬쩍 손을 들어 유키스의 어깨를 토닥였다.


“정말 쉽지 않겠군.”

“병이나 기사들만 있다면, 어렵지 않겠지만, 반도에 많은 마물이 관찰되었습니다. 모두 테이밍 되어있는 게 틀림없어요,”

“잘 알고 있네.”

“그러니까 정신 똑바로 차리라고요! 루안 왕자님을 대장만 반기는 게 아니라 이 말입니다. 우리는 그 분의 기사. 그 분께서 최대한 편하게 사일라의 정통성을 잇도록 최선을 다할 의무가 있어요,”

“그래······. 내가 어리석었군.”

“그래, 이놈아. 어리석었다.”


갑자기 들려온 말소리에 놀랄 법도 하지만, 둘은 워낙 익숙한 목소리였기에 반갑게 맞을 수 있었다.


“헬리윤님 오셨습니까?”

“스승님.”


목소리에 주인공은 헬리윤이었다.

헬리윤은 훌쩍 뛰어올라 그들의 맞은편에 앉은 후 펄펄 끓고 있는 돼지 뒷다리를 휙 집어 들고는 우악스럽게 뜯어먹었다.


“으적우적, 에잉, 다 탔네. 잘 좀 굽지.”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스승님.”

“쩝쩝쩝, 뒤에서 다 들었다. 니들, 못된 짓 하러 간다며? 그런 짓에 내가 빠질 순 없지. 나도 간다.”

“네? 진짭니까? 우와! 대장! 그럼 무조건 성공이지!”

“감사합니다. 스승님.”


하지만 헬리윤의 표정은 그리 밝지만은 않았다.


“사실 그 루웬이란 놈이 좀 수상하다.”

“어떤 점이 말씀이십니까?”

“아무래도······. 마와 연관이 있는 것 같아.”

“마족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뭐, 추측일 뿐이다. 근데 어차피 그놈을 죽여야 하는 것 아니냐. 그러니 나도 함께 가마.”


유키스는 만족스런 표정을 지으며 박수를 쳤다.


“좋습니다. 그럼 빠르게 진행하죠. 나도 이제 배나 채워야겠다.”


유키스는 시꺼멓게 숯덩이가 되어버린 돼지고기를 크게 베어 물었다.

다델은 신시 건물을 슬쩍 쳐다봤다.


‘전하, 이 일만 마무리 짓고 다시 이 곳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그때까지 부디 옥체 상하지 마시옵소서.’


작가의말

다시 무언가가 시작되려 하는군요.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_^

추천, 선작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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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제89화 : 진군 +5 20.10.06 240 7 12쪽
111 제88화 : 곰의 출현 +7 20.10.05 243 8 12쪽
110 제87화 : 티한의 힘 +5 20.10.02 228 9 13쪽
109 제86화 : 전투 준비 +7 20.09.30 243 9 12쪽
108 제85화 : 참전하다. +9 20.09.29 240 11 12쪽
107 제84화 : 헤쳐 모여! +5 20.09.28 261 9 13쪽
106 제83화 : 마를 삼킨 불꽃 +7 20.09.25 266 11 12쪽
105 제82화 : 한편, 그들은? +5 20.09.24 252 9 13쪽
104 제81화 : 국경을 토벌하라! +9 20.09.23 250 12 12쪽
103 제80화 : 토벌 준비 +9 20.09.22 253 11 12쪽
102 제79화 : 신경과 씨앗 +8 20.09.21 251 9 14쪽
101 제78화 : 용호상박 +7 20.09.19 253 11 11쪽
100 제77화 : 일단 탈출하자! +7 20.09.18 251 10 12쪽
99 제76화 : 배신자를 처단하다. +5 20.09.16 244 10 14쪽
98 제75화 : 시작된 거사 +7 20.09.15 251 11 11쪽
97 부록 : 설정집 - 악마(마족) +9 20.09.14 248 9 6쪽
96 제74화 : 디큐 +7 20.09.11 254 11 11쪽
95 제73화 : 루카 +7 20.09.10 261 11 12쪽
94 제72화 : 외나무다리에서 +7 20.09.09 249 10 11쪽
93 제71화 : 포뮤지부의 철혈단 +7 20.09.08 243 10 13쪽
92 제70화 : 포뮤의 아침 +7 20.09.07 247 11 13쪽
91 제69화 : 움직이는 사일라 자치령 +5 20.09.04 254 10 10쪽
90 제68화 : 본격적인 독립운동 +5 20.09.03 264 9 13쪽
» 제67화 : 거사 +5 20.09.02 263 11 11쪽
88 제66화 : 팔 하나로 살아남으려면 +5 20.09.01 259 10 12쪽
87 제65화 : 새로운 스승 +5 20.08.31 255 9 12쪽
86 제64화 : 속셈 +5 20.08.28 259 9 11쪽
85 제63화 : 설득 +5 20.08.27 250 9 12쪽
84 제62화 : 티한의 사자 +5 20.08.26 273 10 14쪽
83 제61화 : 치우천왕 +5 20.08.25 287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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