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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타스틱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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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wan타스틱
작품등록일 :
2020.05.12 15:14
최근연재일 :
2021.11.04 10:38
연재수 :
3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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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239
추천수 :
2,654
글자수 :
1,801,981

작성
20.08.25 14:46
조회
286
추천
12
글자
12쪽

제61화 : 치우천왕

DUMMY

제 61화. 치우천왕


루안이 무아지경에 빠져 한참 태극장사의 치우와 맞붙고 있을 때, 타니아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밤이 되어서 시작된 루안의 치우 수련이,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끝이 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별 탈 없이 가만히 앉아만 있었으면 그나마 덜할텐데 지금 루안의 상태는 누가 봐도 좋아 보이지 않았다.


- 일찍부터 수련중이구나?


타니아는 윤봉창 장사의 목소리에 눈물을 뚝뚝 떨어뜨렸다.


- 아니, 아가. 왜 그러느냐?

“장사님. 어젯밤부터 루안이······, 루안이 안 일어나요.”

- 지금까지?


윤봉창 장사는 매일 정오에 구슬에서 벗어난다.

그렇다는 것은 지금 루안은 거의 열두 시간가량을 무아지경에 빠져있다는 소리다.


“깨워야 할까요?”

- 아니다. 그 정도로 오래 치우와 함께 하고 있다면 분명 무언가가 루안의 몸 안에서 일어나고 있단 소리 일게다. 그럴 때 누군가 개입한다면 오히려 루안의 몸에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루안을 믿고 기다려보자꾸나.

“······.”


타니아는 뭐라 대꾸할 수 없었다.

계속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스으윽


그 때, 루안의 몸에서 무언가 새는 듯한 소리와 함께 엄청난 악취가 났고, 누런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다.

그러고 잠시 후, 코와 피에서 시꺼먼 피가 줄줄 흘렀다.


“꺅!”

- 안 된다!


심상치 않은 루안의 반응에 타니아는 쏜살같이 달려갔다.

이런 시기에 누군가 개입하면 기운이 역류하여 큰일이 날 수 있기에 장사는 다급하게 타니아를 말렸지만 타니아는 이미 다른 것이 보이지 않는 상태였다.

타니아는 루안에게 나는 냄새는 신경 쓰지도 않고 그대로 루안을 껴안아 흔들었다.


“루안!”

“······ 타니아?”

“흑흑, 괜찮아요?”

“그럼. 아주 좋아.”


루안은 다행히 타니아가 덮치기(?) 전에 막 눈을 떠,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왜 울어? 울지마. 나 정말 괜찮아.”

“흑흑, 진짜 너무 나빴어.”

“하하, 미안해.”


루안은 정신없이 자신의 몸을 닦아주며 눈물을 줄줄 흘리는 타니아의 등을 토닥여 주었다.


- 조금만 늦었어도 경을 칠 뻔 했다.

“장사님? 와······. 시간이 벌써 그렇게 흘렀나요?”

- 그런 듯하구나. 그래, 원하던 것은 얻었느냐?

“아직 자세히 알지는 못하겠어요. 킁킁. 아우, 우선 멱을 좀 감고 말씀드려야 될 것 같네요. 하하.”


루안은 자신의 몸에서 진동하는 악취에 얼굴을 찡그리고는 머쓱하게 웃었다.

그러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샘으로 향했다.


“어, 어머······.”


타니아는 그제야 루안의 떡 벌어진 상체가 눈에 들어왔다.

보통 루안은 수련을 할 때 상의를 입지 않고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 덕에 하루 만에 달라진 그의 모습을 또렷이 알 수 있었다.

루안의 경우 사실 몸은 어린 아이에 가까웠다.

굉장히 말라 통이 작은 몸에 어깨도 좁았다.

그나마 어려서부터 해온 수련 덕에 탄탄한 근육들이 보기 좋게 붙어 있어 볼품없진 않았으나, 옷을 입고 있으면 소년의 모습보다는 어린이의 모습에 가까웠다.

그런데 지금 루안의 몸은 늘 보던 그 모습이 아니었다.

어깨는 넓어졌으며, 가슴팍이 볼록이 튀어나온 것이 몸매가 좋은 남자는 이런 것이다 하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거기다 근육의 골도 훨씬 깊어져, 전보다 더욱 강해보이는 이미지까지 풍겼다.


- 허허, 아가. 네 반려가 드디어 천왕의 경지에 오른 듯하구나. 환골탈태는 가장 큰 증거이지.

“화, 환골탈태요?”


타니아는 씻고 있는 루안의 몸에 눈을 떼지 못한 채 반문했다.


- 그래. 천왕의 경지에 오르면 치우는 담겨 있는 그릇을 활동하기 편하게 재구성한단다. 그러면 그릇은 몸 안에 담긴 모든 안 좋은 것들을 배출하고 최상의 몸 상태를 가지게 되지. 그리고 구조 또한 치우를 활용할 수 있는 최상의 상태로 변형된다. 그것을 환골탈태라고 하지. 지금 루안은 환골탈태를 겪은 것이야.

“네······. 환골탈태······. 좋네요······.”

- 허허. 오냐, 참 좋은 일이지.


왜인지 두 사람이 말하는 좋다는 것이 다른 뜻 같긴 했지만, 뭐가 되었든 좋은 결과가 도출된 건 맞는 것 같았다.


##


루안의 별들은 찬란히 빛났고, 그 덕에 지금 그는 무엇이든 이겨낼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주 좋군. 오냐, 이제 내 앞에 무릎을 꿇어라!’


루안은 호기롭게 태극장사의 행성으로 돌진했다.

확실히 최초 소주천을 진행했을 때보다, 훨씬 수월하게 행성의 안으로 진입이 가능했다.


‘조금만 더······!’


가늠이 되진 않았지만 왠지 행성의 한 가운데로 다다라는 듯한 느낌이 들었던 루안은 손을 쭉 뻗었다.


‘좋아······. 헉!’


이제 막 손안에 행성의 중심이 들어오려는 찰나, 중심으로부터 강력한 반탄력이 일어나 루안을 사정없이 밀어냈다.

하지만 여기까지 들어온 루안도 쉽게 포기하고 밀려날 순 없는 노릇.

소주천을 계속 진행하며 별들의 힘을 끌어낸 루안은 그 반탄력에 저항해나가며 계속 중심으로 다가가려 하였다.


‘이이이이이익!’


루안은 악바리 정신으로 행성을 들쑤셔댔지만, 루안의 힘이 커질수록 반탄력 또한 거대해져 결국 중심까지 다다르지 못하고 행성 밖으로 튕겨 나왔다.

루안은 코앞에서 태극장사의 치우를 놓친 것이 허탈했지만, 근처까지 접근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생각을 다시 하기 시작했다.


‘소주천이 주는 힘은 역시 대단하다. 할수록 치우가 정순해지고 웅장해지는 것이 피부로 느껴져. 하지만 결국 태극장사의 치우를 넘어설 정도는 되지 못한다는 건가······?’


그랬다.

결국 소주천으로 얻을 수 있는 힘은 한계가 존재하는 것이다.

하긴, 소주천만으로 강대한 힘을 얻을 수 있으면 수련을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잠깐, 소주천······, [소]자가 들어간단 말이지. 고려의 언어로 [소]라는 것은 작은 것을 뜻해. 왜 하필 작은 것이라고 했을까?’


루안은 근본적인 것부터 다가가기로 했다.

소주천의 효과는 놀라울 정도로 우수한데 굳이 [작은]을 뜻하는 말을 갖다 붙이는 것이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그렇다면 이것보다 더 높은 일주가 존재할 수 있다고 봐야 하는 걸까? 큰 것을 뜻하는 [대]를 붙여 [대주천]이라 부르는 것이 있다는 건가?’


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루안은 심상 내에서 다시 가부좌를 취했다.

소주천은 단전에서 출발해 폐와 심장을 훑은 후, 팔을 통해 손가락을 어루만지고 단전으로 돌아간다.

상체만으로도 좋은 효과를 끄집어내는 치우의 일주가 하체와 머리까지 거친다면 얼마나 강대해질까?

루안은 소주천의 범위를 넓히기 시작했다.


‘폐와 심장을 거친 치우를 어깨가 아닌 목으로 흘린다.’


늘 가던 길목이 아닌 다른 곳으로 치우를 몰자 치우는 갈 곳을 잃은 채 가슴팍에서 맴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루안은 조급해하지 않고 치우를 어르고 달래 목으로 이끌었다.

사춘기 소녀처럼 앙칼지게 루안의 손길을 거부하던 치우는 지속적인 안내가 있자 서서히 목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좋아. 멈추지 말고 곧장 머리를 돌자.’


치우는 목을 타고 올라 얼굴을 훑은 뒤 비강을 통해 뇌 속으로 흘러 들어갔다.

처음 진입한 뇌 속은 굉장히 혼탁했다.

자신이 가야할 길이 너저분하자, 치우는 흐름 이전에 곳곳에 쌓인 독소들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뇌세포 하나하나에 가득 들어차기 시작했고, 치우가 차고 들어간 자리에 있던 독소들은 모두 밖으로 빠져나오게 되었다.

그렇게 모든 독소들을 추려낸 치우는 루안의 땀샘을 통해 독소를 밀어냈다.

그 덕에, 루안은 굉장히 쾌적하고 산뜻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좋았어. 그럼 다시 내려와서 이번엔 어깨를 통해 손가락까지!’


치우는 원래 다녔던 길이 나오자 빠르게 팔을 타고 미끄러지듯 내려왔다.

손가락 끝에 맺힌 치우를 루안은 단전으로 흘려보내지 않고 맞닿아 있는 종아리 쪽으로 치우를 내몰았다.

한 번 더, 자신이 가보지 않은 길로 떠밀린 치우는 반항하듯 기세를 일으켰지만, 목에서 치우를 겪은 루안은 당황하지 않고 치우를 잘 다스려냈다.

자신의 발악이 먹히질 않자, 치우는 포기한 듯 순순히 다리로 들어갔다.

하체는 상체의 모든 하중을 버텨내기에 언제나 많은 열량을 쓰는 곳이었고, 그랬기에 쌓여있는 독소와 노폐물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았다.

하체의 길을 청소하고 뚫는 시간은 머리에 비해 다섯 배나 많이 들었다.

고생한 만큼 많은 독소를 내몰 수 있었던 치우는 땀샘으로는 모자라 얼굴에 있는 가장 큰 두 쌍의 구멍인 코와 귀로 독소를 빼냈다.


‘아! 이것이 대주천?! 뭐, 이런 이름이 있는 지, 없는 지, 모르겠지만 엄청나다!’


루안은 전에 없던 활력이 온 몸에서 샘솟는 것을 느꼈다.

심상에서 눈을 뜬 루안은 대주천을 끝내자 자신의 눈에 보이던 우주가 훨씬 더 넓어진 것을 느꼈다.

다시 별들과 하나가 된 루안은 태극 장사의 행성 속으로 들어갔다.

행성은 또다시 반탄력을 발했지만, 왠지 모르게 아까 전보다는, 훨씬 그 힘이 약하게 느껴졌고, 그간의 고생이 무색하리만큼 허무하게 루안에게 잠식되어 갔다.

행성 스스로도 이제는 루안에게 대적할 수 없음을 깨달았는지 조금 남아있던 반탄력도 사라졌고, 그 이후 행성은 빨려들 듯이 심상 속 루안의 단전으로 들어갔다.


뿌득 뿌드드득


그러자 태극장사의 치우는 루안의 몸 구조를 바꿔놓기 시작했다.

굉장히 불쾌한 소리와 함께 루안의 뼈와 근육은 재구성 되었고, 태극장사의 치우는 원래 존재하던 루안의 치우와 하나가 되기 시작했다.

그 일련의 과정이 모두 종료가 되었을 때 쯤, 루안은 갑작스레 들어온 바깥의 충격에 의해 무아지경의 상태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


- 그것이 네가 태극장사의 치우를 녹여낸 과정이렸다?

“네, 그렇습니다, 장사님.”

- 훌륭하구나. 네가 행한 것은 대주천이 맞다. 가르쳐주지도 않은 것을 응용하여 이루어내는 그 능력이 심히 감탄스럽구나.

“하하하, 장사님이 잘 알려주신 덕이죠.”

- 녀석, 능글맞기는. 흘흘흘. 그래, 이제 나에게 어떤 것을 보여주겠느냐?


장사는 넌지시 물었다.

치우천왕이 되어버린 루안에게 묻는 것이라면 역시 치우를 발현하는 모습.

즉, 바깥세상의 오러블레이드와 같은 모습을 기대하는 것일 터.


“사실 아까 씻으면서 슬쩍 시도는 해봤는데요······.”


루안은 멋쩍은 표정으로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리고는 손바닥을 위로한 채 기운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루안의 손바닥 위에서 반짝이는 작은 가루들이 일어나는가 싶더니 이내 흩어졌다.


“이게 치우의 발현인 것 같긴 한 대······. 이게 한계입니다.”

- 그 정도면 훌륭하다. 어찌되었든 너는 이제 치우천왕의 경지에 이르러 장사라는 호칭을 달 수 있는 자격이 생겼다. 축하한다.

“감사합니다!”

- 다만 아직까지는 치우천왕이라는 이름을 달기에 부족하긴 하다. 이제부터 샅바와 쌈수를 통해 치우의 발현을 숨 쉬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이룰 수 있는 훈련을 해야 한다.

“네, 알겠습니다. 기필코 해낼 거예요!”

- 오냐, 좋다. 수련을 시작한다!


두 남자는 눈에 불을 뿜으며 결의를 다졌다.

하지만 지켜보는 타니아는 조금 아쉬운 듯 중얼거렸다.


“음······. 바로 또 수련이네······?”


타니아의 시선은 넓어진 루안의 가슴팍에 꽂혀 있었고, 두 눈에는 알 수 없는 탐욕(?)이 번들거렸다.


작가의말

드디어 루안이 실마리를 찾았어요!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_^

추천, 선작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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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제89화 : 진군 +5 20.10.06 240 7 12쪽
111 제88화 : 곰의 출현 +7 20.10.05 243 8 12쪽
110 제87화 : 티한의 힘 +5 20.10.02 228 9 13쪽
109 제86화 : 전투 준비 +7 20.09.30 243 9 12쪽
108 제85화 : 참전하다. +9 20.09.29 240 11 12쪽
107 제84화 : 헤쳐 모여! +5 20.09.28 261 9 13쪽
106 제83화 : 마를 삼킨 불꽃 +7 20.09.25 266 11 12쪽
105 제82화 : 한편, 그들은? +5 20.09.24 252 9 13쪽
104 제81화 : 국경을 토벌하라! +9 20.09.23 250 12 12쪽
103 제80화 : 토벌 준비 +9 20.09.22 253 11 12쪽
102 제79화 : 신경과 씨앗 +8 20.09.21 251 9 14쪽
101 제78화 : 용호상박 +7 20.09.19 253 11 11쪽
100 제77화 : 일단 탈출하자! +7 20.09.18 250 10 12쪽
99 제76화 : 배신자를 처단하다. +5 20.09.16 244 10 14쪽
98 제75화 : 시작된 거사 +7 20.09.15 251 11 11쪽
97 부록 : 설정집 - 악마(마족) +9 20.09.14 248 9 6쪽
96 제74화 : 디큐 +7 20.09.11 254 11 11쪽
95 제73화 : 루카 +7 20.09.10 261 11 12쪽
94 제72화 : 외나무다리에서 +7 20.09.09 249 10 11쪽
93 제71화 : 포뮤지부의 철혈단 +7 20.09.08 243 10 13쪽
92 제70화 : 포뮤의 아침 +7 20.09.07 247 11 13쪽
91 제69화 : 움직이는 사일라 자치령 +5 20.09.04 254 10 10쪽
90 제68화 : 본격적인 독립운동 +5 20.09.03 264 9 13쪽
89 제67화 : 거사 +5 20.09.02 262 11 11쪽
88 제66화 : 팔 하나로 살아남으려면 +5 20.09.01 259 10 12쪽
87 제65화 : 새로운 스승 +5 20.08.31 255 9 12쪽
86 제64화 : 속셈 +5 20.08.28 259 9 11쪽
85 제63화 : 설득 +5 20.08.27 250 9 12쪽
84 제62화 : 티한의 사자 +5 20.08.26 273 10 14쪽
» 제61화 : 치우천왕 +5 20.08.25 287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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