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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타스틱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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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wan타스틱
작품등록일 :
2020.05.12 15:14
최근연재일 :
2021.11.0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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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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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제64화 : 속셈

DUMMY

제 64화. 속셈


쿠빌린의 설득 후, 친나의 국왕들은 회의 중인 안건들을 빠르게 통과시켰다.

가장 커다란 두 가지 안건인, 차인 자치령에 대한 건과, 캐내딘의 친나 편입에 대한 건이 해결되자 나머지는 일사천리였다.

캐내딘에 대해서는 친나의 모든 국가들이 편입을 반기는 분위기였기에 캐내딘과의 일정 조율을 위한 소통만 남은 상태였고, 차인에 대한 것은 회의 다음 날, 기즈는 바로 세상을 향해 공표한다.


[친나의 모든 지도자들은, 제이프의 차인 불법 점유를 인정할 수 없다. 이에 친나는 제이프를 주적으로 간주하고 차인 독립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우리 친나는 티한과 손을 잡고 저 간악한 무리들을 절대 용서치 않을 것이다.]


이 공표로 인해 세계에 떠들기 좋아하는 모든 호사가들은 예상치 못한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서로의 의견을 나누기 시작한다.

바로, 친나가 티한과 손을 잡기로 했다는 것.

사실 친나가 제이프를 주적으로 규정하냐 아니냐는, 반반의 확률이기에,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이해 할 수 있는 요소들이 있었으나, 티한과 동맹을 선언한다는 것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기에, 더욱 신나게 떠들 수 있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최초 티한이 자신들의 존재를 세상에 알렸을 때,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기에, 친나의 발표로 인해 티한의 힘이 생각보다 강할 수 있겠다는 의견이 이제야 조금씩 머리를 들이밀고 있었다.


##


친나의 공식발표가 있은 후, 제이프의 대전에는 켄퍼를 비롯한 모든 관료대신들이 모여들었다.

그들의 앞에는 제이프의 지존 토미가 예의 그 안광을 뿜어내며 자신의 신하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병아리들이 건방진 소리를 내뱉었더구나. 재상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폐하, 차라리 잘 된 일이옵니다. 이참에 친나를 손에 넣으시옵소서.”

“뚫린 입이라고 말은 잘하는군. 네놈에 아둔함에 새뮤린 기사단의 3할 가량이 증발했는데 그런 말이 나오나?”


토미는 이번 고려정벌에 생각보다 많은 피해를 입어 상당히 언짢은 상태였다.


“소, 송구하옵니다, 폐하.”

“고려를 완전히 뿌리 뽑았다면 내 말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덕분에 이종족들이 똘똘 뭉쳤으니 내 어찌 너를 믿겠는가?”

“폐하. 소신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십시오.”

“친나를 쉽게 수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단 건가?”

“그루퍼 공이 돌아오면서 다행히 저희의 마물 테이밍에 대해 많은 지식을 할애해 주었습니다. 차인을 마물 전진기지로 삼고 마물을 앞세울 계획입니다.”


토미는 못 미더운 표정을 지었다.


“마물이 움직인다면 루시아가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그에 대한 방안도 있는가?”

“사일라 반도에서 그들을 견제할 것입니다.”

“좋다. 무엇이든 해 보고, 좋은 결과만을 도출하라. 두 번의 실패는 용납지 않겠다.”

“황송하옵니다, 폐하.”


##




켄퍼는 자신의 집무실의 문을 박차고 들어갔다.

표정이 잔뜩 일그러진 것이 여간 좋은 기분은 아닌 듯 했다.


“빌어먹을 노인네.”


켄퍼는 토미의 언사에 많은 굴욕을 느낀 듯 했다.


“그루퍼 공. 공의 말대로 하는 게 좋겠습니다.”

“낄낄낄낄낄”


집무실에는 먼저 누군가가 들어와 자리에 앉아있었는데, 그는 그루퍼였다.


“잘 생각했어. 자, 받아.”


아무것도 들려있지 않던 그루퍼의 손에 갑자기 낡은 책 한 권이 나타났다.

켄퍼는 그루퍼의 마음이 바뀔세라, 재빠르게 그 책을 낚아챘다.

그 책의 표지에는 알 수 없는 마법진만 그려져 있었다.


“이것만 있으면 가능하다는 것 맞습니까?”

“당연하지. 내가 왜 거짓말 하겠어? 우린 이제 동지인데.”


켄퍼의 눈에는 탐욕이 가득했다.


“마왕이라는 자리는 말이야, 마신이 점지해주시는 자리가 아니야. 쟁취하는 자리지······. 나도 언제까지 귀족의 자리에서 멈춰있을 필요 없잖아? 내가 널 도와 줄 테니, 너는 세력을 만들어라.”

“하하하하하, 좋습니다. 이 책으로 미르웰을 넘어서고, 나아가 토미에게 더한 굴욕을 안겨 줄 것입니다.”


토미의 정체는 그 옛날 용마대전에서 패해 섬에 봉인되었다던 마왕, 암티라스였다.

암티라스는 봉인되는 찰나, 자신의 씨앗을 만들어 퍼뜨렸고, 당시 섬에 살던 한 원주민 몸에 붙어 기생하여 봉인을 벗어날 수 있었다.

그루퍼와 켄퍼는 작당하여 그런 토미를 끌어내리고, 새로운 마왕, 새로운 제이프라는 각자의 목표를 가지고 손을 잡은 것이다.

그루퍼가 켄퍼에게 건넨 책은, 정체되어 있던 켄퍼의 마법을 한 단계 발전시켜 줄 흑마법 저서였다.


“그런 마음가짐 아주 좋아, 동지. 다만, 나머지 귀족들이 모두 눈을 뜨기 전에 암티라스를 처리해야 한다. 귀족들이 하나씩 돌아올 때마다, 그의 힘이 돌아올 테니 말이야.”

“물론입니다.”


##


“으앗! 진짜 돌아버리겠네!!!!”

- 에잉, 쯧쯧. 오늘도 그른 것 같구나. 자기 전까지 수련을 게을리 하지 말거라. 내일 보자.


윤봉창 장사는 시간이 다 되었는지, 다시 구슬 속으로 빨려들 듯 사라졌다.

치우천왕의 경지에 발을 막 올린 지, 벌써 한 달이 흘렀으나, 루안은 계속 같은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기운이 쭉 빠져버린 루안은 장사가 사라지자 쓰러지듯 주저앉아 버렸다.

타니아는 뽀송뽀송한 수건을 들고 와, 땀으로 흠뻑 젖은 루안의 상체를 닦아주며 그를 위로했다.


“그래도 그 정도면 정말 엄청난 발전이잖아요. 너무 애달파 하지 마요, 루안. 난 이미 충분히 당신이 자랑스러워요.”

“후······. 고마워, 타니아. 나도 마음은 차분하자, 차분하자 하는데, 잡힐 듯 하면서 안 잡히니까 자꾸 조급해지네.”

“당신은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까, 절대 기죽지 마요.”

“누이랑 겨레들 걱정도 되고······. 다델도 궁금하고, 그래서 더 그런 것 같아. 그래도 타니아가 옆에 있어줘서 정말 다행이야.”


루안은 자신을 닦아주던 타니아를 힘껏 끌어안았다가, 아차 싶어서 다시 타니아를 놓아주었다.


“아! 미안, 땀 냄새 날 텐데······.”

“피······. 난 괜찮은데······.”

“하하하, 내가 싫어. 깨끗이 헹군 다음에 다시 안아줄게.”

“내가 닦아줄게요.”


루안과 타니아는 손을 맞잡고 샘터로 움직였다.

루안이 바닥에 엎드리자 타니아는 바가지로 물을 한 가득 퍼서 조금씩 루안의 등에 흘려줬다.


“으! 시원해!”

“개운하죠?”


타니아는 루안의 등 구석구석을 손으로 닦아주며 물을 끼얹었다.


“아! 맞다! 루안, 그거 알고 있었어요?”

“응? 어떤 거?”

“샘에 고기 살아요!”

“뭐? 진짜? 한 번도 못 봤는데?”

“나도 전혀 몰랐다가, 루안 치우 수련할 때 씻으려고 봤더니 조그마한 피라미가 있더라고요.”


루안은 대충 몸이 개운해지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눈을 반짝반짝 빛냈다.


“그럼 한 번 잡아볼까?”

“고기를요?”

“응! 타니아는 주먹밥 안 지겨워?”

“조금 물리긴 해요······. 헤헤.”

“좋아. 오늘 저녁은 작더라도 살코기 맛 좀 보자고!”


루안은 치우로 안력을 돋우어 샘을 유심히 관찰했다.

사실 샘은 밀실에 있는 것 치고는 제법 규모가 있었다.

가로로는 성인 남성 세 사람이 나란히 누워야 맞았고, 세로로는 성인 남성 다섯 정도는 누워야 맞았다.

그 위로는 벽이 막혀있고 그 아래로 물이 흘렀기에 아마 숲에 있는 수원과 이어져 있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물고기가 돌아다니는 것도 설명이 가능했다.


“오! 있다, 진짜 있다!”

“어머, 어디요?”

“저기 봐봐.”


루안은 벽에서부터 조금 떨어진 곳에 다섯 마리의 피라미들이 헤엄치는 것을 가리켰다.


“어머! 예뻐라.”

“좋아, 조금만 기다려.”


루안은 피라미들을 향해 조심스레 다가갔다.

피라미들은 마치 그 곳에 붙어 있는 듯 아무런 미동 없이 가만히 있었다.

근처까지 다다른 루안은 살며시 손을 들어 우레와 같이 피라미들을 낚아챘다.

하지만 그의 손은 애꿎은 물보라만 일으키고 단 한 마리도 건져내지 못했다.

직전까지 가만히 있던 피라미들이 루안의 손이 수면을 건드리는 찰나 빛과 같은 속도로 흩어져버렸기 때문이다.


“호! 이놈들 봐라? 그래, 누가 이기나 보자.”


피라미들은 얄궂게도, 루안을 놀리는 것 마냥 그의 다리 주변에서 알짱대며 멀리 도망치지도 않았다.


“얍! 얍! 얍! 얍! 얍!”


루안은 다섯 번을 내리 샘을 쑤셔댔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루안, 잠시 만요.”


보다 못한 타니아가 루안의 옆으로 다가왔고, 천천히 손을 넣어 주위 물들과 함께 피라미를 부드럽게 떠올렸다.

그러자 너무나 손쉽게 피라미들이 그녀의 손안으로 들어왔다.


“봤죠? 그저 힘으로만 잡는 게 아니라구요.”

“그러네? 부끄럽다. 하하.”


루안은 머쓱해져 머리를 벅벅 긁었다.

그러고는 타니아처럼 천천히 물과 함께 피라미를 떠올렸다.

그들은 그렇게 네 마리를 잡고는 한쪽에 불을 피워 피라미를 구워먹었다.

비록 손가락만한 고기였지만, 오랜만에 먹으니 가히 꿀맛이라 할 만했다.

그날 밤, 루안은 바로 잠들지 못하고, 피라미 낚을 때를 생각했다.


‘피라미가 타니아의 손을 피하지 못한 이유는 뭘까?’


타니아와 자신의 차이가 있다면 자신은 힘차게 내리쳤고, 타니아는 부드럽게 다가갔다는 것이다.


‘흠······. 아냐, 그것만으로 설명을 마치기에는 모자라.’


그러다 문득 물결이 일었던 장면이 떠올랐다.

자신은 힘차게 내리쳤기에 물이 주는 반발력이 매우 강했고, 타니아는 천천히 손을 넣었기에 물결조차 치지 않았다.

마치 타니아의 손이 물과 하나가 된 것처럼······.

뭐? 물과 하나?

순간 루안은 머릿속이 환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루안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맞아. 태껸의 옛법은 은신과 암살에 특화되어 있어. 가장 좋은 방법은 주위 환경과 하나가 되는 걸 거야. 그래야 상대가 알아채지 못하지. 자기가 아무리 몸을 숨긴다 하더라도, 주위 풍경에 녹아들지 않는 이상 고수에게는 무조건 걸린다.”


루안은 치우를 끌어올리고 숨을 멈추었다.

제단의 밀실과 하나가 되듯 주위에 흐르는 공기와 샘물 소리에 무게를 얹었다.

그러고는 선채로 대주천을 진행했다.


“응? 루안? 어?”


타니아는 자다말고 루안이 소란스럽자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를 바라보았다.

그러다 이상한 느낌이 들어 눈을 비볐다.

분명 옆에 루안이 서 있는데, 이상하게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루안을 찾는 자신을 발견한 것이다.

대주천을 갈무리한 루안은 천천히 숨을 들이마신 후 타니아를 바라보았다.


“타니아. 정말 고마워, 덕분이야.”

“응? 뭐가요?”


루안은 대답 없이 양팔을 양쪽으로 들어올렸다.

그리고 그의 손에는 치우가 폭발적으로 발현되더니 마치 손에 불이 붙은 것처럼 일렁이며 피어올랐다.


“이게 ‘쌈수’야.”


작가의말

이번주도 끝이 나버렸네요.

태풍이다 코로나다 힘든 한 주 였습니다.

다음주는 9월에 시작이네요.

힘들었던 많은 분들 9월에는 꽃길이 펼쳐지길 바랄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

추천, 선작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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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제89화 : 진군 +5 20.10.06 240 7 12쪽
111 제88화 : 곰의 출현 +7 20.10.05 243 8 12쪽
110 제87화 : 티한의 힘 +5 20.10.02 229 9 13쪽
109 제86화 : 전투 준비 +7 20.09.30 243 9 12쪽
108 제85화 : 참전하다. +9 20.09.29 240 11 12쪽
107 제84화 : 헤쳐 모여! +5 20.09.28 262 9 13쪽
106 제83화 : 마를 삼킨 불꽃 +7 20.09.25 266 11 12쪽
105 제82화 : 한편, 그들은? +5 20.09.24 252 9 13쪽
104 제81화 : 국경을 토벌하라! +9 20.09.23 250 12 12쪽
103 제80화 : 토벌 준비 +9 20.09.22 254 11 12쪽
102 제79화 : 신경과 씨앗 +8 20.09.21 251 9 14쪽
101 제78화 : 용호상박 +7 20.09.19 253 11 11쪽
100 제77화 : 일단 탈출하자! +7 20.09.18 251 10 12쪽
99 제76화 : 배신자를 처단하다. +5 20.09.16 244 10 14쪽
98 제75화 : 시작된 거사 +7 20.09.15 251 11 11쪽
97 부록 : 설정집 - 악마(마족) +9 20.09.14 249 9 6쪽
96 제74화 : 디큐 +7 20.09.11 254 11 11쪽
95 제73화 : 루카 +7 20.09.10 261 11 12쪽
94 제72화 : 외나무다리에서 +7 20.09.09 249 10 11쪽
93 제71화 : 포뮤지부의 철혈단 +7 20.09.08 243 10 13쪽
92 제70화 : 포뮤의 아침 +7 20.09.07 247 11 13쪽
91 제69화 : 움직이는 사일라 자치령 +5 20.09.04 254 10 10쪽
90 제68화 : 본격적인 독립운동 +5 20.09.03 264 9 13쪽
89 제67화 : 거사 +5 20.09.02 263 11 11쪽
88 제66화 : 팔 하나로 살아남으려면 +5 20.09.01 259 10 12쪽
87 제65화 : 새로운 스승 +5 20.08.31 255 9 12쪽
» 제64화 : 속셈 +5 20.08.28 260 9 11쪽
85 제63화 : 설득 +5 20.08.27 250 9 12쪽
84 제62화 : 티한의 사자 +5 20.08.26 273 10 14쪽
83 제61화 : 치우천왕 +5 20.08.25 287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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