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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타스틱 님의 서재입니다.

Another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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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wan타스틱
작품등록일 :
2020.05.12 15:14
최근연재일 :
2021.11.0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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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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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제74화 : 디큐

DUMMY

제 74화. 디큐


사일라 반도의 배꼽에 자리하는 디큐.

이 곳은 최초의 곰 부족이 자생하던 곳으로 혁거에 의해 게이츠로 대이주 하기 직전까지 곰 부족 인원들이 거주하던 곳이다.

그렇게 역사가 있던 곳이다 보니, 사일라가 건국 되고, 그 향수를 못 잊은 자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어, 지금은 게이츠에 이어 사일라 반도 제2의 도시가 되어 있는 상태다.

위치상으로도 정중앙이다 보니, 움직이는 자원물자가 모두 거쳐 가는 곳이라 자본의 유동도 빠른 곳이었다.

그만큼 크고 웅장한 도시.


“저기 디큐의 성벽이 보이네요. 이제 진짜 바뀐 신분으로 지내야 한다는 걸 명심하세요.”


다델과 헬리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전투가 있었던 곳에서 꼬박 하루를 걸어오니 디큐가 나왔고, 일행들은 그곳으로 진입하려 하고 있었다.

디큐의 성문에는 디큐로 들어가기 위한 사람들의 행렬이 길게 늘어서 있었고, 제이프의 경비들이 깐깐하게 신분과 물건을 확인하고 있었다.

일행들은 줄의 제일 끝으로 가 섰다.


“디큐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어디서 오신 누구십니까?”

“안녕하세요. 저흰 포뮤에서 온 하루비 3대입니다.”

“포뮤? 아, 그럼 사일라인인가?”

“네, 맞아요.”

“흥. 그랬군.”


경비는 사일라 출신이라고 하는 순간 일행들을 하대하며 무시하는 티를 냈다.

현재 자치령 내에서 사일라의 핏줄들이 어떤 취급을 받는 지 여실히 들어나는 모습이었다.

다델은 치밀어 오르는 감정에 주먹을 꽉 쥐었으나, 헬리윤이 등허리를 콕 찔러 어쩔 수 없이 주먹을 풀었다.


“그 촌에서 디큐는 무슨 일이지?”

“게이츠로 가려고 해요. 디큐에서 게이츠까지 운행되는 마차가 있다고 들어서요.”

“신분증.”


유키스는, 아니, 링티는 품 안에서 포뮤에서 받아온 신분증 세 장을 꺼내 경비에게 건넸다.


“링티가 너냐? 그리고 이 쪽이, 아비인 론도일테고, 이 영감이 란타?”


사일라 출신에게는 연배도 상관이 없나 보다.

경비는 다델과 헬리윤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턱짓으로만 신분을 확인했다.


“네, 맞아요.”

“네깟 것들이 게이츠는 왜 가는데?”

“이보시오. 말이 너무 심한 거 아닙니까?”

“뭐야? 이 건방진 자식이 어디 감히 기어올라!”


다델은 욱해서 한 마디를 던졌고. 그 말을 들은 경비는 더더욱 욱했다.

경비는 참지 못하고 다델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다델의 눈에는 마치 슬로우 마법이라도 걸린 것처럼 천천히 보이는, 참 보잘 것 없는 주먹이었다.

본능적으로 주먹을 피하려 한 다델은 순간 몸을 옥죄는 기운에 꼼짝 못하고 그대로 경비에게 가격당해 쓰러졌다.


“아이고, 어르신 죄송합니다. 저희 아들이 이 나이 먹도록 아직 철이 없어 그렇습니다. 부디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뭐해, 이놈아! 발딱 일어나서 사과드리지 않고!”


헬리윤의 윽박에 이어 유키스도 경비에 뒤에 서서 계속 다델에게 손짓했다.

다델은 한숨을 푹 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방금 전에도 헬리윤이 수를 써서 자신이 움직이지 못했던 것 같다.


“죄송합니다, 어르신. 제가 잠시 정신이 나갔었나 봅니다. 용서해주십시오.”

“좋다. 그래도 니 아비가 예의가 있으니 넘어가지. 이 땅 위에서 살려거든 스스로 몸을 사리고 자신을 낮추는 연습을 하도록 해라. 그래서 게이츠는 왜 간다고?”

“제가 마저 말씀드릴게요, 사실 지금 포뮤는 살기가 너무 척박합니다. 게이츠에 저희 친척이 있어 일자리를 준다고 하니 그 때문에 게이츠를 향합니다.”

“흠······. 그렇다고 막 갈 수 있는 그런 곳이 아닌데······.”


경비는 눈을 게슴츠레 뜨고 은근히 자신의 턱을 긁었다.

그 모습을 본 유키스는 배시시 웃으며 슬쩍 경비의 손을 잡았다.

경비는 자신의 손에 은화 몇 닢이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물론 막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지요. 하지만 저희를 가엽게 여기셔서 부디 통행을 부탁드리겠습니다.”

“험험, 그렇게까지 말하니 어쩔 수 없구나. 일단 디큐로 입성해라.”

“감사합니다.”


성문을 통해 디큐로 들어온 그들은 유키스의 뒤를 따라 움직였다.


“하······. 정말 속이 답답하군.”

“어이, 아저씨. 내 분명히 마음 다스리라 그랬어요?”

“알았네. 미안하네.”


유키스는 다델을 살벌하게 노려봤다.


“뭐, 잘 넘겼으니 손주가 참아라. 그나저나 지금 어디로 가는 거냐?”

“누구를 좀 만나러 가요. 정보가 필요해서요. 제법 걸어야 되니까 맘 편하게 가면 됩니다. 오랜만에 온 디큐죠? 구경들이나 하세요.”

“안 그래도 그러고 있다만······. 내가 예전에 왔을 때랑은 많이 다르구나.”


확실히 헬리윤의 말대로 지금의 디큐는 제이프가 점령하기 전의 디큐와 많은 차이를 보였다.

새로 지은 건물 양식이 사일라보다 제이프에 가까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으나, 길 여기저기 박혀있는 거대한 쇠말뚝은 여간 미관을 해치는 게 아니었다.


“아니, 사람들 나다니는 길 한 가운데, 왜 이렇게 말뚝을 박아 놓은 게야?”

“독립을 막기 위해서예요.”

“저깟 말뚝으로 독립이 막아진다던?”

“뭐랄까요, 정신까지 말살한다고 해야 하려나?”

“그게 무슨 소리냐?”


헬리윤은 눈을 찌푸렸다.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만있던 다델도 호기심이 동하는 지 귀를 기울였다.


“정령술사를 통해서 소환하지 않더라도, 자연 기물에는 정령들이 깃들어 있다고 합니다. 불어오는 바람에도, 흐르는 강물에도, 우리가 밟고 있는 이 대지에도 말이죠.”

“그런데?”

“그 중 이 대지에 녹아있는 땅의 정령들은 다른 정령들에 비해 유난히 주위친화력이 높다고들 하더라고요. 사람들이 보통 고향을 떠올릴 때, 지명이나 지형, 혹은 작물처럼 땅에 관련된 것을 떠올리는 것이 그 때문이라는군요.”


유키스는 목이 탄 지, 침을 한 번 꿀떡 삼키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래서 이 땅의 정령들은 그 장소에 수호령이 되는 경우가 많대요. 그리고 그 수호령이 있는 곳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은 그 지역에 대한 애착이 굉장히 강해진다고 하고요. 뭐, 진짜인지는 모르겠어요.”

“그럼 저 말뚝이 그 수호령과 관련이 있다는 거냐?”

“네, 수호령이 있을 법한, 땅의 마나가 서려있는 곳들에 말뚝을 박음으로써 그 기운을 흐려 놓는다는 거죠. 이게, 진짜든 아니든 저 말뚝을 바라보는 사일라인들은 기개가 꺾이게 되고 독립운동을 시도할 엄두를 못 내게 되겠죠. 결국 제이프가 노리는 것도 그것이란 거죠.”

“정말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하는 거구만.”

“그렇죠. 뭐, 부질없는 짓이에요. 막상 마음먹으면 저깟 말뚝이 눈에 들어오겠어요? 철혈단은 신경 쓰지 않습니다. 떠들다보니 다 왔네요.”


유키스는 골목 구석 끝에 있는 작은 주점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주점의 이름은 ‘케센’이었다.


“어서 오십시오, 케센입니다. 앉으시겠습니까?”


점원이 와인 잔을 닦으며 일행을 반겼다.

주점은 워낙 작아 테이블 없이 바에만 의자가 놓여있었기에 그들은 나란히 바에 앉았다.


“주문하시겠습니까? 비록 작은 주점이지만 세계 모든 술이 있다고 자부합니다.”

“사과로 담근 술도 있겠죠?”

“물론입니다. 사과주로 드릴까요?”

“일교차가 큰 곳이니 사과가 맛있죠.”


순간 점원의 눈이 빛났다.


“특별한 손님에게만 드리는 독특한 사과주가 있습니다만, 그것으로 드려볼까요?”

“섬에서 난 사과만 아니면 됩니다.”

“그럼 좋은 것이 있죠. 디큐의 사과로 만든 사과주의 이름을 아십니까?”

“불꽃처럼 생긴 꽃잎을 가진 국화의 향과 비슷하다 하여 불국이라 불리죠.”


점원은 웃으면서 찬장 아래 서랍을 열어 작은 병에 담긴 술을 꺼내 잔에 따른 다음 일행들 앞에 하나씩 놓아주었다.

술에서는 정말 국화와도 같은 향이 났는데 맛을 보니, 새콤한 사과의 맛이 가득 했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철혈단 반도부대 참모장의 정보장교, 랜지스라고 합니다.”

“반가워요, 랜지스. 말은 많이 들었어요. 난 유키스입니다.”

“아! 높은 분이 오신다고는 들었습니다만, 단장님이 직접 오실 줄은 몰랐습니다.”

“참모장은 잘 있나요?”

“물론입니다. 정보가 필요해서 오신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정보가 필요하신지요?”


유키스는 단숨에 불국을 들이키고는 바로 본론을 꺼냈다.

철혈단의 정보장교들은 기밀 유지와 신변 보호를 위해 정보를 전달하는 행위를 1일 1회, 10분으로 한정짓고 있었기 때문이다.


“루웬 폰 사일라 총독의 위치가 궁금합니다. 총독이 최근 들어 총독부를 벗어나 반도 순회를 하고 있다 들었거든요.”

“총독의 위치요? 마침 잘 되었군요. 지금 총독은 디큐로 오고 있습니다.”

“여기로요?”

“네. 아마 모레쯤이면 도착할 것 같습니다. 사실 참모장은 그 때, 총독의 암살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잘 맞았군요. 알겠습니다. 일단 참모장이 진행하려는 암살계획은 불허합니다. 참모장은 따로 준비해주어야 할 것이 있어요. 참모장에게 전하십시오. 디큐에 있는 모든 동지들을 내일까지 후방으로 철수시키라고요.”

“알겠습니다. 명령어는 어떻게 됩니까?”

“이곳에는 왕이 깃든 알이 없습니다.”

“그렇게 전달하겠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바로 용건이 끝나는 것처럼 보이자, 귀를 기울이던 다델과 헬리윤도 허겁지겁 술을 들이켰다.

당최 무슨 말인지 알아듣질 못했지만, 딱 하나.

루웬이 이곳으로 오고 있다는 것은 정확히 알아들었다.

케센의 문을 열고나서며 헬리윤이 유키스에게 물었다.


“그 놈이 여기 온다는 거 맞지? 그럼 여기서 기다리면 되는거냐?”

“네, 그러면 될 것 같네요. 모레쯤 온다니까, 이틀은 편히 쉬시죠.”

“근데 듣다 보니까, 여기 참모장이란 자도 암살을 준비하고 있었나본대······. 그럼 굳이 우리가 나서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니냐?”

“왜요? 귀찮으세요?”


유키스가 장난스런 표정으로 물었다.


“귀찮다기보다, 준비 하고 있는데, 따로 할 필요가 있냐 이거지.”

“참모장은 실패할거예요.”

“왜?”

“사실 철혈단의 전진부대라고 해봐야 몇 있지 않아요. 각자 맡은 바 위치들이야 있지만, 평단원의 수도 간부들과 비슷해요. 사실 전진부대의 역할은 동태와 현황파악이 주거든요.”

“결국 모든 주력은 전부 그 ‘삼일 운동’에 집중되어 있단 거냐?”

“정확하십니다.”


헬리윤은 뭐가 그리 궁금한지 눈을 밝히며 계속 물었다.


“아까 그 암호 같은 것들은 뭐냐? 사과가 어쩌고 하던 거.”

“디큐에서 처음 만나는 철혈단끼리 정체를 알리는 수단이에요. 우린 지역이나 지부마다 그러한 암호어들을 사용하고 있어요.”

“그럼 알이 어쩌고 하던 거는?”

“그건 명령어라고 합니다. 미리 약속해놓은 활동들을 행하는 거죠.”

“그 명령어는 뭘 하는 건데?”

“기밀이에요.”

“에잉, 어째 잘 말해준다고 했다.”


결국 헬리윤은 툴툴댔다.


“뭐, 어쨌든 과정이 편해졌네요. 오랜만에 제대로 된 식사나 하시고, 편한 침대에서 주무시자고요.”

“그거 듣던 중 반가운 소리군.”


오랜만에 다델의 얼굴에도 미소가 어렸다.


작가의말

이번주도 끝이났네요.

다사다난했던 주였으니, 주말간은 푹 쉬셔서

에너지를 가득 채우시길 바랄게요!

다음주 월요일은 사전공지한대로 휴재입니다 ㅠㅠㅠ

너무 죄송하구요, 

그 대신 오랜만에 월요일에는 본문이 아닌 설정집 하나를

업로드 하도록 하겠습니다!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_^

추천, 선작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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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제89화 : 진군 +5 20.10.06 240 7 12쪽
111 제88화 : 곰의 출현 +7 20.10.05 243 8 12쪽
110 제87화 : 티한의 힘 +5 20.10.02 229 9 13쪽
109 제86화 : 전투 준비 +7 20.09.30 244 9 12쪽
108 제85화 : 참전하다. +9 20.09.29 241 11 12쪽
107 제84화 : 헤쳐 모여! +5 20.09.28 263 9 13쪽
106 제83화 : 마를 삼킨 불꽃 +7 20.09.25 266 11 12쪽
105 제82화 : 한편, 그들은? +5 20.09.24 253 9 13쪽
104 제81화 : 국경을 토벌하라! +9 20.09.23 251 12 12쪽
103 제80화 : 토벌 준비 +9 20.09.22 255 11 12쪽
102 제79화 : 신경과 씨앗 +8 20.09.21 251 9 14쪽
101 제78화 : 용호상박 +7 20.09.19 253 11 11쪽
100 제77화 : 일단 탈출하자! +7 20.09.18 252 10 12쪽
99 제76화 : 배신자를 처단하다. +5 20.09.16 244 10 14쪽
98 제75화 : 시작된 거사 +7 20.09.15 251 11 11쪽
97 부록 : 설정집 - 악마(마족) +9 20.09.14 249 9 6쪽
» 제74화 : 디큐 +7 20.09.11 255 11 11쪽
95 제73화 : 루카 +7 20.09.10 261 11 12쪽
94 제72화 : 외나무다리에서 +7 20.09.09 249 10 11쪽
93 제71화 : 포뮤지부의 철혈단 +7 20.09.08 243 10 13쪽
92 제70화 : 포뮤의 아침 +7 20.09.07 247 11 13쪽
91 제69화 : 움직이는 사일라 자치령 +5 20.09.04 255 10 10쪽
90 제68화 : 본격적인 독립운동 +5 20.09.03 264 9 13쪽
89 제67화 : 거사 +5 20.09.02 263 11 11쪽
88 제66화 : 팔 하나로 살아남으려면 +5 20.09.01 260 10 12쪽
87 제65화 : 새로운 스승 +5 20.08.31 255 9 12쪽
86 제64화 : 속셈 +5 20.08.28 260 9 11쪽
85 제63화 : 설득 +5 20.08.27 250 9 12쪽
84 제62화 : 티한의 사자 +5 20.08.26 273 10 14쪽
83 제61화 : 치우천왕 +5 20.08.25 288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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