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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wan타스틱
작품등록일 :
2020.05.12 15:14
최근연재일 :
2021.11.0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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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981

작성
20.09.09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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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제72화 : 외나무다리에서

DUMMY

제 72화. 외나무다리에서


“이 길 맞는 거냐? 벌써 이틀을 걸어왔건만, 꼬랑지도 안 보이는데?”

“지도상으론 맞아요. 저쪽 놈들 이동인원이 제법 많은가본대요?”


유키스는 품에서 지도를 꺼내, 한 번 더 경로를 확인했다.

역시 이동에 틀린 점은 없었다.


“참, 아빠는 무기 쓰지 말고 놈들을 상대해요. 아빠 무기 보면 세 살짜리 아이들도 아빠 정체를 알아볼 테니까.”

“걱정 말게, 아, 아니. 걱정 마려무나.”


호칭을 바꾼 지, 벌써 이틀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어색한 다델이었다.


“우린 아마 들킬 거야. 저 놈 하는 거 보면 말이다.”

“그러니까 말이에요.”

“하하하······.”


다델이 할 수 있는 거라곤, 그저 멋쩍게 웃는 것뿐이었다.


“근데, 저 놈들을 쓸어버리고 나면, 중앙에서는 의심하지 않겠니?”

“물론 하겠죠. 하지만 시간을 벌 수는 있을 거예요. 게이츠에서 포뮤는 제법 거리가 머니까요. 공문이나 연락 관련해서는 지부장이 알아서 해줄 거구요.”

“그럼 게이츠에 도착하자마자 거사를 진행해야겠구나.”

“맞아요, 할아버지.”


헬리윤은 유키스의 뻔뻔한 할아버지 소리에 헛웃음을 짓고는 하늘을 바라봤다.

해가 뉘엿뉘엿한 것이, 금방 어두워질 것 같았다.


“이쯤에서 쉬는 게 어떠하냐? 산길이라 금방 어두워질 거야.”

“네, 스······. 아, 아버님. 불을 피우겠습니다.”

“두 분께선 앉아계세요. 제가 토끼라도 잡아올게요.”

“오냐. 에잉, 돈을 받아오면 뭐해. 저놈들 잡느라고 산길로만 다니니, 계속 이렇게 먹어야 하는구나.”


유키스는 투덜거리는 헬리윤을 뒤로하고 사냥을 나섰다.


##


세 사람은 유키스의 형편없는 실력 덕에 손바닥만 한 산새 한 마리를 조금씩 나눠 먹고는, 다시 육포를 꺼냈다.


“이놈이고, 저놈이고 믿을 놈이 하나가 없어, 하나가.”

“말도 마세요. 뭔놈의 짐승들이 그렇게 날랜지. 생긴 건 토끼지만, 몸놀림은 거의 오우거였다니까요.”

“이런 미친놈을 믿고 따라나선 내가 등신이지.”


헬리윤은 육포를 몇 번 씹더니 퉤 뱉어버렸다.


“아버님. 더 안 드십니까? 밤 동안 출출하실 텐데 좀 더 드시지요.”

“나이가 들어서 소화가 잘 안 된다. 그래도 운동하려면 소화는 시키고 해야 되니까 이만 먹으면 되었어.”

“운동이요?”

“너희도 대충 먹고 마무리해라. 새벽쯤이면 저것들과 맞붙게 되겠구나.”


지금이 저녁시간인데 새벽쯤 도착한다면 얼마나 먼 곳에 있다는 건가?

그런데 그것을 알아챌 수 있다니······.

만약 다른 사람이 그렇게 말했다면 무시했겠지만, 이 자는 헬리윤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강한 사람들 중 하나.

충분히 새겨들을만했다.


“수가 많습니까?”

“제법 많구나. 규모가 상당히 큰 것을 보니, 아무래도 그 쿤샌이란 녀석이 마을 주민 대부분을 철혈단으로 팔아넘길 작정이었나 보다. 큭큭큭큭, 이제 생각해보니 쿤샌이란 놈이 틀린 게 아니구나.”

“에휴, 그럼 몸이라도 좀 풀어놔야겠다. 언제 올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미리 좀 해놔야겠죠?”


유키스는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켠 후, 검을 뽑아들었다.

얼마나 오랜만에 뽑는 지, 검집에서 나오는데 들리는 마찰음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자네, 아, 아니, 링티야. 수련한 지, 제법 오랜 시간이 되었나보구나. 이 애비가 함께 몸을 풀어주마.”

“좋아요! 오랜만에 한 번 섞여봅시다!”


둘은 간단한 대련을 시작했고, 헬리윤은 조금은 찝찝한 표정으로 그것을 바라보았다.


‘이거, 어째······. 낯설지 않은 기운도 포함되어 있는데······. 그놈인가?’


헬리윤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


“히야, 아니, 대체 뭐가 그렇게 무서워서 고작 호송 임무에 저렇게 많은 병력을 투입했대?”

“그러게나 말이에요, 할아버지.”


시간은 흘러흘러 깊은 새벽이 산위로 내려앉았고, 그들의 시야에 서서히 제이프의 호송단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들은 그들의 경로 한 가운데에 자리한 후, 천천히 그들을 향해 걸어갔다.

슬슬 호송단에서 반응이 오겠다라고 생각되는 지점까지 다가오자, 아니나 다를까 호송단에서 누군가가 소리치기 시작했다.


“정지! 우리는 제이프 사일라 자치령 총독의 명을 수행하는 호송단이다. 길을 비켜라.”


물론, 그런다고 이 세 사람이 말을 들을 리 만무했다.


“정지! 비키라니까! 이, 개자식들이. 어이, 누가 앞에 좀 치워라,”


앞에 선 기사가 명하자, 병사 몇 명이 창을 꼬나 쥐고 유키스일행에게 다가왔다.


“아, 미안해요. 미안해요. 방해할 의도는 없었어요. 그냥 우리는 직진만 할 뿐이라 서요. 그러니 가로막지 말아주세요.”


유키스는 짐짓 쾌활하게 외치면서 다가오는 병사들을 순식간에 베어버렸다.


“뭐, 뭐야! 기습이다! 대응하라!”


호송대는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에 허둥댔지만, 최강국의 병사들답게 빠르게 전열을 가다듬은 후, 그들을 향해 다가왔다.


“아빠가 왼쪽, 할아버지가 오른쪽에서 접근해주세요. 저는 정면에서 피라미들을 정리할게요.”

“그러마.”

“오냐.”


어느덧 난전이 시작되었다.

물론 헬리윤이나 다델이 마음만 먹으면 이들을 단숨에 지워버릴 수 있지만, 강한 기운을 사용했다가 정체가 탄로 날 수 있기에, 최소한의 수로 한명씩 처리하고 있는 중이었다.

제이프의 호송단은 500명 정도 되어보이는 병력에 기사가 30명 정도 되었고, 부대 가운데에 지휘관이 탄 마차가 있었다.

그리고 그 주위로 새뮤린 기사 네 명이 기립해있었다.

병사들과 평기사들이 대충 마무리 되자 유키스는 소리질렀다.


“아빠! 아빠는 새뮤린 기사들을 맡아주고, 할아버지는 책임자를 처리해주세요! 나머지 평기사들은 제가 맡을게요!”


소리를 들은 그들은 다시 찢어지기 시작했다.


“건방진 놈! 우린 제이프의 기사들이다! 감히 네깟 놈, 하나가 우릴 맡는다고?”


근처에서 듣고 있던 평기사들은 욱한 마음을 가지고 유키스에게 달려들었다.

유키스가 혼자서 병사들을 쓸어버리는 걸 보았지만, 그래도 제이프의 기사인 자신들이 당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자신감은 역시 근거가 있었다.

아무리 평기사들이라지만 제이프의 기사들인 만큼 그들은 제법 괜찮은 실력들을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기사도는 어디다가 갖다버렸는지 여덟 명 정도 되는 기사들이 유키스 하나를 노리고 동시에 공격하자, 유키스도 검술만으로는 견뎌내기 힘든 지경에 몰렸다.

정면에서 날아오는 매서운 검을 겨우 막아낸 유키스는 비명을 질렀다.


“우왓! 와씨, 뒤질 뻔했네. 얌마! 위험하잖아!”

“뭐? 허, 맹랑하구나. 이대로 검과 함께 눌러 베어주마!”


기사는 유키스와 검을 맞댄 채 힘으로 누르기 시작했다.


“자, 잠깐만!”


유키스는 서둘러 손 하나를 빼 손바닥을 그 기사 앞에 들어보였다.


“흥, 늦었······.”


기사는 유키스가 항복하려는 줄 알고 코웃음 쳤지만, 끝내 말을 맺지 못했다.

그의 머리가 두 동강 나 바닥을 구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 마법사가 있다!”


기사들은 놀라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바람으로 이루어진 칼날에 의해 동료 기사의 머리가 잘려나가는 걸 보았기 때문이다.


“마법사 없어, 바보들아.”


유키스는 혀를 차고는 검날 위에 손을 얹었다.


"플레임 인챈트(Flame incant)"


시동어를 외치자 검에서 마치 오러가 피어나듯 불길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윈드 커터(WInd cutter)!"


기사의 머리를 조각낸 3서클의 마법이 다시 주위를 휩쓸었다.

당황한 기사들은 감히 쳐낼 생각은 못하고 몸을 비틀어 피하기에 급급했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유키스는 가장 앞에 있는 기사의 품안으로 들어가 검을 꽂아 넣었다.

불꽃이 일렁이는 그의 검은 갑옷이 마치 면이라도 된 듯 찢어발기며 기사의 심장을 꿰뚫었다.

순식간에 두 명이 죽자, 유키스는 숨통이 조금 트였다.


“마, 마검사다!”


대륙을 통틀어 손에 꼽을 만큼 찾아보기 힘들다는 마검사가 사일라 반도의 웬 산길에 나타나다니······.

조금 떨어진 곳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던 새뮤린 기사 하나가 마검사를 향해 몸을 날리려다 별안간 날아든 매서운 기운에 차마 발을 떼지 못했다.


“자네들은 저기 갈 수 없네. 나와 놀지.”

“비켜라.”


앞길을 막힌 새뮤린 기사가 번개같이 검을 뽑아 다델의 목을 노렸다.

확실히 일반 평기사들과는 비교도 안 될 몸놀림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를 맞는 다델 역시 유키스와는 비교가 안 되는 자였다.

약간의 고개 비틂으로 검을 피해낸 다델은 검면을 힘껏 두들겨 기사의 균형을 무너뜨린 후 그의 명치에 그대로 발을 꽂아 넣었다.


“크악!”


순식간에 자신의 동료가 바닥에 자빠지는 것을 본 새뮤린 기사들은 흉흉한 기세를 일으키며 검을 뽑아들고는, 함께 다델을 공격했다.

전반적으로 기사도와는 거리가 참 먼 제이프였다.

오직 승리만을 갈구하는 그들의 섭리가 여실히 들어나는 모습이었다.

다델은 죽창이 없기 때문에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긴 어려웠으나, 침착하게 그들을 맞아 편안한 싸움을 이어나갔다.


“다들 문제 없어보이는구만. 우리 링티가 조금 힘겨워보였지만······. 이제 괜찮아 보이고, 론도 저 놈이야, 뭐 신경 안 써도 되겠지. 그럼 나도 내 할 일을 해볼까?”


헬리윤은 얼추 주위를 둘러다본 후, 자신이 신경 쓸 것이 없다 판단되자 몸을 움직였다.

두둥실 공중에 떠오른 그는 마치 평지를 걷든 공중을 걸어 지휘관이 타고 있는 마차로 다가갔다.


똑똑


헬리윤은 정중하게 마차의 문에 노크를 했다.


“들어오십시오.”

‘허, 요 놈 봐라?’


아주 침착하게 입장 허가가 떨어지자 헬리윤은 지휘관의 능청에 혀를 내두르고는 문을 열었다.

마차 내부는 호화롭고 사치스럽기 그지없었다.


“휴, 역시 네놈이었구나. 신분을 숨길 필요도 없겠군.”

“어서 오십시오, 노야.”


지휘관은 헬리윤을 잘 안다는 듯 반갑게 그를 맞았다.

헬리윤은 그의 맞은편에 털썩 주저앉았다.


“새뮤린 기사단원이 넷이나 달라붙어 호위를 해? 아니, 대체 네놈의 진정한 정체가 뭐냐?”

“노야께서 알던 그 놈 그대로입니다. 총독께서 왜인지 많은 병력을 대동하라 그러시더니······. 이 정도인 분이 계셨을 줄은 몰랐습니다.”

“총독이란 놈이 내가 있는 걸 예견이라도 했단 거냐?”

“글쎄요.”


벌컥


네 명의 새뮤린을 처치한 다델이 마차의 문을 열고 들어왔다.

제이프의 지휘관을 바라본 다델은 눈을 부릅떴다.


“아니, 자네가 여기 왜······?”

“또 다시 뵙는군요. 단장님.”

“······. 루카.”


호송단을 책임지는 지휘관은 바로 루카였다.


작가의말

대체 루카 이놈 뭐하는 자식일까요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_^

추천, 선작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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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제89화 : 진군 +5 20.10.06 240 7 12쪽
111 제88화 : 곰의 출현 +7 20.10.05 243 8 12쪽
110 제87화 : 티한의 힘 +5 20.10.02 230 9 13쪽
109 제86화 : 전투 준비 +7 20.09.30 244 9 12쪽
108 제85화 : 참전하다. +9 20.09.29 241 11 12쪽
107 제84화 : 헤쳐 모여! +5 20.09.28 263 9 13쪽
106 제83화 : 마를 삼킨 불꽃 +7 20.09.25 266 11 12쪽
105 제82화 : 한편, 그들은? +5 20.09.24 253 9 13쪽
104 제81화 : 국경을 토벌하라! +9 20.09.23 251 12 12쪽
103 제80화 : 토벌 준비 +9 20.09.22 255 11 12쪽
102 제79화 : 신경과 씨앗 +8 20.09.21 251 9 14쪽
101 제78화 : 용호상박 +7 20.09.19 253 11 11쪽
100 제77화 : 일단 탈출하자! +7 20.09.18 252 10 12쪽
99 제76화 : 배신자를 처단하다. +5 20.09.16 244 10 14쪽
98 제75화 : 시작된 거사 +7 20.09.15 251 11 11쪽
97 부록 : 설정집 - 악마(마족) +9 20.09.14 249 9 6쪽
96 제74화 : 디큐 +7 20.09.11 255 11 11쪽
95 제73화 : 루카 +7 20.09.10 261 11 12쪽
» 제72화 : 외나무다리에서 +7 20.09.09 250 10 11쪽
93 제71화 : 포뮤지부의 철혈단 +7 20.09.08 243 10 13쪽
92 제70화 : 포뮤의 아침 +7 20.09.07 247 11 13쪽
91 제69화 : 움직이는 사일라 자치령 +5 20.09.04 255 10 10쪽
90 제68화 : 본격적인 독립운동 +5 20.09.03 264 9 13쪽
89 제67화 : 거사 +5 20.09.02 263 11 11쪽
88 제66화 : 팔 하나로 살아남으려면 +5 20.09.01 260 10 12쪽
87 제65화 : 새로운 스승 +5 20.08.31 255 9 12쪽
86 제64화 : 속셈 +5 20.08.28 260 9 11쪽
85 제63화 : 설득 +5 20.08.27 250 9 12쪽
84 제62화 : 티한의 사자 +5 20.08.26 274 10 14쪽
83 제61화 : 치우천왕 +5 20.08.25 288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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