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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타스틱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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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wan타스틱
작품등록일 :
2020.05.12 15:14
최근연재일 :
2021.11.04 10:38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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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801,981

작성
20.08.31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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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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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
12쪽

제65화 : 새로운 스승

DUMMY

제 65화. 새로운 스승


이제 곧 윤봉창 장사가 나타날 것이다.

루안은 시간을 맞추어 팔짱을 낀 채, 당당한 표정으로 그를 맞을 예정이었다.

이윽고, 윤봉창 장사가 제단의 구슬에서 새어나오는 연기와 함께 나타났다.


“안녕하십니까, 장사님!”

- 오냐, 기다렸느냐? 응? 어째 표정이 거만한 것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구나?


장사는 뱁새눈을 뜨고 루안을 꼬나봤다.


“하하하하하하, 저도 모르게 제 속마음이 얼굴에 묻어났나 봅니다. 하하하하하.”


루안의 능청에 장사는 설마 하는 표정을 지었다.


- 혹시, 무언가를 이루어낸 것이냐?

“이런 것을 우리는 쌈수라고 하지요?”


루안은 팔을 양쪽으로 벌리고 치우를 끌어올렸다.

양 손에 집중된 치우는 마치 불꽃처럼 일렁이며 루안의 손에서 피어올랐고, 그 형상은 마치 루안의 손이 푸른 불꽃에 휩싸여있는 것처럼 보였다.

완벽한 쌈수의 모습에 장사는 박수를 쳤다.


짝짝짝짝짝


- 훌륭하다! 아주 훌륭해! 허허허허, 내 이리 뿌듯할 수가 없구나.

“이것이 다, 좋은 스승이 계시기 때문 아니겠어요?”


둘은 얼싸안고 웃어젖혔다.


- 이리 습득이 빠를 줄은 정말 몰랐구나. 이 정도 속도라면 삼년 안에 이곳에서 나갈 수 있겠구나.

“하하하! 그러니까요. 빠른 거 맞죠? 삼년이면······. 응? 자, 잠깐만요. 사, 삼년이요?”


루안은 실컷 웃다 무언가 이상하여 뚝 그치고는 물었다.

뒤에서 듣고 있던 타니아도 자신이 잘못 들었나 싶어 눈을 동그랗게 떴다.


- 그래, 삼년. 허허, 나는 오년 이상은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이 정도 속도면 굉장히 빠르다. 아주 자랑스럽구나.

“그럼 제가 여기서 나갈 수 있는 게······. 적어도 삼년 뒤란 말씀이세요?”

- 그 정도도 아주 이르지.

“아니, 왜요? 쌈수를 익혔고, 이 속도라면 샅바도 금방 익힐 수 있지 않을까요? 옛법은 쌈수랑 샅바가 되면 금방 되는 거잖아요.”

- 그렇지. 그래서 삼년인 게지. 옛법을 적용시키는 것이 윷가락 뒤집듯 휙휙 되는 것은 아니란다.


순간 루안은 다리가 풀려 주저앉았다.


- 아니, 왜 그러느냐? 당장 나가야될 일이라도 있는 게야?

“당연하죠! 지금 우리 겨레가 어떻게 됐을지 전혀 모르는걸요? 거기다 우리 누이가 무사한 지 전 알아야 해요!”

- 흠······. 그렇구나. 네 마음은 이해가 된다. 헌데, 너는 고려 겨레를 너무 무시하는 것 같구나.

“네?”

- 그들을 믿도록 해라.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 고려는 숱한 시련과 고난을 겪어왔으나 늘 이겨왔다. 너의 누이라는 아이도 직접 대군을 앞에 두고 너희 반려를 구해낸 아이이다. 그 아이 역시, 환인의 피가 흐르는 아이. 그리 큰일도 훌훌 털고 일어나서 어떻게든 견뎌내었을 게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왕검님께서는 다 계산하고 계셨을 거다. 그저 너는, 그들을 믿고 네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고나서 이 곳을 나가면 된다. 오직 그뿐이다.

“······.”


장사의 말이 머리로는 이해가 되었지만, 가슴으로는 답답함을 느끼는 루안이었기에, 별다른 대꾸를 할 수 없었다.


- 그렇게 멍하니 있을 시간 있느냐? 빨리 나가야 한다며?

“네? 아, 네!”


정신이 번쩍 든 루안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렇게 된 거, 미친 듯이 수련해서 그 시간을 빠르게 앞당기는 수밖에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


쿠빌린 일행은 티한의 사자로써의 역할을 마친 후 찢어졌다.

다델은 다시 바이두 숲으로 향했고, 쿠빌린은 아가라와 함께 티한으로 되돌아갔다.

물론, 왕국에 붙어있지 않는 쿠빌린이 너무 아쉬운 기즈였지만, 모골린의 득을 위해 떠난다고 하니 마냥 붙잡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술사의 탑에서 철마를 이용해 편하게 유카에 당도한 쿠빌린은 기지개를 켰다.


“읏챠! 후, 확실히 유카의 과학이란 힘은 참 대단하네요, 장로님.”

“저 역시 그리 생각합니다. 드워프들의 힘은 겪을수록 실로 놀랍군요.”


둘은 드워프의 과학력에 감탄사를 내뱉으며 내부순환철마에 몸을 실었다.

철마는 빠른 속도로 움직였고, 그리 길지 않은 시간 후, 유카의 대전 입구에 당도했다.


“그냥 아무데나 말하면 되나? 슈리야?”

- 네, 여기 있어요.

“오! 되네. 슈리야, 안에 우리가 돌아왔다고 좀 얘기해줄래?”

- ······. 전달하였습니다. 롬밸라카가 입장을 명했습니다. 대전의 문이 열립니다.


대전의 문이 열리고 쿠빌린과 아가라는 대전 안으로 들어갔다.

대전에는 롬밸라카와 처음 보는 남자 둘이 앉아있었는데, 남자는 그들의 시야에는 뒤통수만 보여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


“다녀왔어요. 금강장사님은 안계시네요?”

“어서 오도록 하려무나. 아가라 장로님도 수고가 많았답니다.”

“쿠빌린이 모든 것을 다 하였기에 그리 큰일이 아니었습니다.”


아가라는 자신의 정령술이 설득에 가장 큰 몫을 차지했지만, 공을 모두 쿠빌린에게로 돌리는 겸손함을 보였다.


“아니에요, 장로님의 정령술 아니었으면 쉽지 않았을 거예요. 롬밸라카, 사신의 임무는 완수했어요. 친나의 발표는 확인했겠죠?”

“그렇단다. 빠른 시일 내에 친나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경로를 만들 예정이란다.”

“그런데, 이 분은······?”


쿠빌린은 롬밸라카 앞에 앉아있는 남자를 바라봤다.

그는 가면을 쓰고 있어 눈매밖에 보이지 않았는데, 묘하게 낯이 익었다.

쿠빌린이 그에게 호기심을 보이자 롬밸라카는 조금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제이프와 싸울 요량으로 티한에 망명을 요청한 자란다. 그런데······, 너와는 구면이란다.”

“그렇죠? 어쩐지 눈매가 낯이 익어요. 실례지만 누구시죠?”


그 남자는 쿠빌린을 슬쩍 쳐다본 후, 가면을 벗었다.

서서히 그의 얼굴이 드러나자, 쿠빌린의 얼굴은 점점 굳어가더니 완벽하게 일그러졌다.


“······.”

“너에겐 정말 미안하다. 기사로써 명예롭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진심을 다해 사과하마.”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있는 쿠빌린에게 그는 먼저 고개를 숙였다.

그가 고개를 들자 쿠빌린은 평생 잊어본 적 없는 그 얼굴을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얼마 전까지 서로 검을 겨누었던 적이면서, 자신의 아비를 죽인 원수.

그는 챙샹이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제이프와 손을 잡았던 당신이 이곳엔 왜 왔죠?”

“좋아서 그리 했겠는가? 아무리 우매한 주군이더라도 기사는 자신의 주군을 따르는 법이다. 어쩔 수가 없었다.”


챙샹의 말에 쿠빌린은 어금니가 부서지도록 갈았다.


“주군이 명하면 기사도는 모두 집어던지고 비겁하게 상대를 죽여도 된다는 건가?”

“챠키즈 전 백작에 대해서는 그 어떤 변명도 하지 않겠다. 정말 미안하다. 죽음으로 사죄해야 맞는 일이지. 하지만 나에게 조금만 더 기회를 주기 바라네. 어차피 자네에게 저당 잡힌 목숨, 한 명이라도 더, 이 손으로 제이프의 개들을 죽이고 떠나겠다.”

“롬밸라카. 당신의 생각은 어떻죠?”


쿠빌린은 롬밸라카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롬밸라카는 여전히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흠······. 물론 그가 쿠빌린에게는 원수가 된다는 걸 잘 알고 있단다. 하지만, 그가 엄청난 전력이라는 것 역시 우리는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단다.”

“······. 알겠어요. 전 고려 지구에 가있죠. 그럼 이만.”


쿠빌린은 자신의 개인적인 일로 대의에 도움이 되는 일을 걷어찰 만큼 사사로운 자가 아니었다.

챙샹과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 여간 배알 꼴리는 것은 아니었으나, 그는 마스터.

한 사람이라도 많은 마스터를 보유하고 있는 단체의 승률은 말도 안될 만큼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그것을 잘 아는 쿠빌린이었기에 이렇다 할 뒷말을 붙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 자리에 계속 있을 자신은 없었기에 빠르게 대전을 벗어났다.


“망명에 대한 처리는 천천히 부탁드리겠습니다. 전 쿠빌린에게 조금 더 전해야 할 말이 있습니다. 그를 따라가도록 하겠습니다.”

“알겠답니다.”


챙샹은 대전을 나간 쿠빌린을 뒤따라 나섰다.

아가라와 롬밸라카는 그런 그의 뒷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바라봤다.


##


쿠빌린은 계속 두근대는 심장을 부여잡았다.

순환철마가 오는 동안 잠시 기다려야 해서 입구에서 멀리 움직이지 못한 쿠빌린은 마음 속 흥분도가 가라앉지 않아 제법 애를 먹었다.


“아직 멀리 가지 못했군.”


쿠빌린은 차마 뒤돌아보지 못했다.

챙샹은 그의 옆에 나란히 섰다.


“참 놀라운 기술이야. 마나를 이용하여 이런 것들이 가능하리라곤 생각해보지 못했지.”


저 멀리서 이쪽을 향해 다가오는 철마를 보며 챙샹이 말했다.

쿠빌린은 여전히 대꾸하지 않았다.


치이이익


철마는 쇳소리를 내며 쿠빌린 앞에 정확히 멈춰섰다.

쿠빌린은 끝까지 챙샹을 무시하며 키이만 산맥 내로 향하는 철마에 몸을 실었다.


“······? 당신이 왜?”


쿠빌린은 결국 챙샹에게 말을 건네고 말았다.

챙샹도 그 철마에 올라탔기 때문이다.


“나도 너의 목적지까지 갈 생각은 없었지만, 너와 대화를 나누려면 어쩔 수가 없었다.”

“난 당신과 대화를 나누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만.”

“검사에게 있어 외팔이라는 것은 치명적인 요소이다. 너는 누구보다도 장래를 촉망받는 유능한 검사였다. 하지만 그러한 장애는 너를 마스터의 경지를 바라볼 수 없게 할 것이다.”


쿠빌린은 짜증이 치밀어 올라 눈을 질끈 감고, 그 말을 무시했다.

하지만 챙샹은 괘의치 않고 말을 이어갔다.


“나는 비겁한 수로 세계 최고의 검사를 죽인 것에 대해 많은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생각했다. 과연 내가 그의 얼을 달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하고 말이다.”


역시 쿠빌린은 대꾸하지 않았다.


“그렇게 고민하던 중, 나는 한 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오직 그만이 알고 있고, 그만이 구사하던 그의 독문검술인 ‘모골리아’. 그 검술을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모골리아’라는 단어에 쿠빌린은 드디어 폭발해버렸다.

순식간에 검을 뽑아든 쿠빌린은 그의 미간을 노린 채 겨누었다.


“그 더러운 입에 ‘모골리아’를 올리지 말라.”


쿠빌린의 검은 당장이라도 챙샹의 얼굴을 꿰뚫어 버릴 듯 떨리고 있었지만, 챙샹은 눈빛하나 바뀌지 않았다.


“조금 더 들어보게. 나는 챠키즈와의 싸움을 매일같이 떠올리며 그의 검술 하나하나를 모두 복기시켰다. 그리고 최대한 비슷하게 구사하려 노력했지. 그 덕에 용병왕과의 전투에서 모골리아의 방어식인 검막을 펼칠 수 있었다.”

“닥쳐라!”


결국 쿠빌린의 검은 검로를 그리며 챙샹의 머리로 날아들었다.

하지만 챙샹은 앉은 자리에서 고개를 살짝 비트는 것만으로 손쉽게 쿠빌린의 검을 피해냈다.

검이 목표를 잃고 크게 휘둘러지자 쿠빌린은 순간 중심을 잃고 우스꽝스럽게 넘어지고 말았다.


쿠당탕탕


“역시 팔이 하나라 중심을 잡기 어려운가 보군.”

“크윽.”

“내가 너를 마스터로 만들어 주마.”

“뭐?”

“물론 완벽한 모골리아는 절대 될 수 없다. 최대한 너의 육체에 맞게 바꾸어 전수해주마. 네 아비의 검을 잇는 너만의 모골리아를 만들어가도록 도와주마.”


쿠빌린은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그것이 바로 내가 너와 챠키즈 전 백작에게 용서를 구하고 보답하는 길이다. 너는 내 제자가 되어라.”


쿠빌린은 바닥에 널브러진 채로, 한참을 생각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팔 하나에 몸을 유지한 채 몸을 일으킨 쿠빌린은 그를 노려봤다.


“어떻게든 모골리아를 되찾고 말겠어. 하지만 절대 당신을 위하거나 당신을 스승으로써 대우하는 일은 없을 거야.”

“그거면 충분하다.”


두 남자는 한동안 말없이 서로의 눈을 바라보았다.

이로써 쿠빌린까지 좋은 스승을 만나 강해질 수 있는 길을 얻게 되었다.


작가의말

8월의 마지막 날이네요.

내일부터 시작되는 9월에는 부디 코로나가

한결 꺾이는 모양새가 보이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추천, 선작 부탁드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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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제89화 : 진군 +5 20.10.06 240 7 12쪽
111 제88화 : 곰의 출현 +7 20.10.05 243 8 12쪽
110 제87화 : 티한의 힘 +5 20.10.02 230 9 13쪽
109 제86화 : 전투 준비 +7 20.09.30 244 9 12쪽
108 제85화 : 참전하다. +9 20.09.29 241 11 12쪽
107 제84화 : 헤쳐 모여! +5 20.09.28 263 9 13쪽
106 제83화 : 마를 삼킨 불꽃 +7 20.09.25 266 11 12쪽
105 제82화 : 한편, 그들은? +5 20.09.24 253 9 13쪽
104 제81화 : 국경을 토벌하라! +9 20.09.23 251 12 12쪽
103 제80화 : 토벌 준비 +9 20.09.22 255 11 12쪽
102 제79화 : 신경과 씨앗 +8 20.09.21 251 9 14쪽
101 제78화 : 용호상박 +7 20.09.19 253 11 11쪽
100 제77화 : 일단 탈출하자! +7 20.09.18 253 10 12쪽
99 제76화 : 배신자를 처단하다. +5 20.09.16 244 10 14쪽
98 제75화 : 시작된 거사 +7 20.09.15 251 11 11쪽
97 부록 : 설정집 - 악마(마족) +9 20.09.14 249 9 6쪽
96 제74화 : 디큐 +7 20.09.11 255 11 11쪽
95 제73화 : 루카 +7 20.09.10 261 11 12쪽
94 제72화 : 외나무다리에서 +7 20.09.09 250 10 11쪽
93 제71화 : 포뮤지부의 철혈단 +7 20.09.08 243 10 13쪽
92 제70화 : 포뮤의 아침 +7 20.09.07 247 11 13쪽
91 제69화 : 움직이는 사일라 자치령 +5 20.09.04 255 10 10쪽
90 제68화 : 본격적인 독립운동 +5 20.09.03 264 9 13쪽
89 제67화 : 거사 +5 20.09.02 263 11 11쪽
88 제66화 : 팔 하나로 살아남으려면 +5 20.09.01 260 10 12쪽
» 제65화 : 새로운 스승 +5 20.08.31 256 9 12쪽
86 제64화 : 속셈 +5 20.08.28 261 9 11쪽
85 제63화 : 설득 +5 20.08.27 251 9 12쪽
84 제62화 : 티한의 사자 +5 20.08.26 274 10 14쪽
83 제61화 : 치우천왕 +5 20.08.25 288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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