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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타스틱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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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wan타스틱
작품등록일 :
2020.05.12 15:14
최근연재일 :
2021.11.0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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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7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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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63화 : 설득

DUMMY

제 63화. 설득


헬리윤이 다시 티한으로 돌아온 것은 희아가 폐관 수련에 든 지, 일주일이 지난 후였다.

헬리윤은 도착하자마자 희아의 위치를 물었고, 답을 듣자마자 곧장 희아가 있는 호랑이 굴로 향했다.


“오셨습니까?”

“희아는?”


헬리윤은 태백장사의 인사를 무시한 채, 희아를 물었다.

장사는 별다른 대꾸 없이 손으로 굴 안을 가리켰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희아가 굴 내에서 가부좌를 튼 채 무언가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잘 되어가고 있는가?”

“이제 일주일 밖에 되지 않아 눈에 띄는 발전은 없습니다만, 본인의 열정이 넘치고 게으름을 피우지 않는 바, 빠르게 경지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좋군.”

“그나저나 가신 일은 잘 되었습니까? 신검은요?”


장사의 질문을 들은 헬리윤의 얼굴이 미묘하게 일그러졌다.

장사는 헬리윤이 신검을 가지고 오지 못했다는 것을 알았다.


“잘 듣게. 이무기라는 고려의 신수가 신검을 지키고 있었다는 것을 잘 알게야.”

“그렇습니다. 아이들의 보고를 통해 알고 있었습니다.”

“사실 당시 신검을 수호하던 이무기는 2대째일세.”


처음 듣는 소리에 장사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말 그대로일세. 최초 고려가 이 세계로 넘어올 때 함께 넘어온 신검의 수호자는 이 곳에서 천년의 수련을 모두 마치고 용이 되었지. 아이들이 만났던 이무기는 그녀의 자손인 게야.”

“용이라······. 저도 구전으로만 듣던 생명체입니다만, 실존했었군요.”

“그래. 스스로를 재난을 다스리는 재룡이라 하더군. 지금 신검은 그녀에게 있다.”

“내어주지 않던가요?”


헬리윤이 긍정의 침묵을 지켰다.


“그럼 신검을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입니까?”

“······. 다행히도 그건 아닐세. 재룡은 신검의 권속이 나타나면 언제든지 신검을 넘겨주겠다고 하더군.”

“희아가 빠르게 성장하는 수밖에 없겠군요.”

“그렇지. 오직 그 방법뿐일세.”

“누군가 용을 습격하여 신검을 빼앗을 확률은 없습니까?”

“그건 걱정 말게. 재룡을 이겨먹으려면 드래곤 정도는 와야 할 테니까.”


##


기즈는 턱을 괸 채, 눈을 감고 있었다.

도저히 답이 도출되지 않는 것이다.

지금 모골린의 대전에는 친나의 5개 국왕이 모두 모여 있었다.

차인 자치령에 대한 처분에 대해 갑론을박이 무수히 펼쳐졌으나 이렇다 할 답이 나오지 않으니 여간 답답한 것이 아니었다.

그 때, 기사 하나가 기즈에게 다가왔다.


“전하.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쿠빌린 백작과 용병왕이 돌아왔습니다.”

“오, 그래? 내 답답했던 마음이 한결 편해지는 듯하구나. 내 회의를 마치고 직접 찾아간다 이르거라.”

“저, 그것이······.”

“더 있느냐?”

“백작이 지금 친나의 모든 지도자들에게 전달해야하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기즈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국왕들끼리 모인 자리에 일개 신하가 참여해 말을 나눈다는 것은 모골린을 방문한 다른 국왕들에게 크게 실례가 될 수 있는 행동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쿠빌린이 괜한 걸로 이러지 않을 거라는 판단에 기즈는 조심스레 입을 뗐다.


“동료 국왕들에게 긴히 전할 말이 있소이다. 우리 모골린의 쿠빌린 디오 백작이 긴히 우리에게 아뢰야 할 말이 있다고 하외다. 그를 불러도 되겠소?”

“그러시지요.”

“괜찮습니다.”


페르안과 타빗의 국왕은 동의를 표했다.

하지만 위글과 인디스의 국왕들은 영 표정이 좋지 않았다.

그들은 대대로 차인과 친하고, 모골린과 척을 진 나라들이었다.


“모골린 국왕께서는 이 자리가 우습습니까? 감히 백작 따위가 이런 곳에 참여하겠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는군요.”

“그렇습니다. 불쾌한 일입니다.”


기즈는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속이 상하긴 했지만, 그들의 말에 틀린 구석은 없었기 때문이다.


“여러분들의 마음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골린의 디오 백작가는 절대 왕실에 허튼 소리를 할 자들이 아닙니다. 이 나를 봐서 한번만 노여움을 풀어주시길 바랍니다.”

“어차피 지금 이 자리에서 큰 사안이 결정 되지 않고 있으니, 그에게 좋은 견해가 있다면 들어보고 상벌을 논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우리의 회의 과정에서 차인 자치령에 대한 답이 나오지 않고 있는 중 아닙니까?”


타빗의 국왕까지 그들을 설득하자, 그들은 못이기는 척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단, 저자가 이 자리에서 하는 말이 성에 차지 않을 시에는 모골린 국왕께서는 책임을 지어주십시오.”

“내 필히 그리 하겠소.”


국왕들이 모두 동의에 뜻을 보이자 기즈는 계속 서 있던 기사에게 눈짓했다.

기사는 고개를 숙여 보인 후 대전 입구로 가 문을 열었다.


“쿠빌린 디오 백작과 그의 일행이 듭니다.”


들어온 사람은 쿠빌린과, 다델, 그리고 후드를 푹 눌러쓴 정체모를 자까지 총 세 명이었다.


“전하, 신 쿠빌린 디오. 환궁 하였습니다.”

“오, 그래. 잘 왔네. 긴히 할 말이 있다 들었네.”

“그렇습니다. 그 전에, 위대하신 여러 왕국의 지존들께도 인사드립니다.”


쿠빌린과 다델이 머리를 숙여 국왕들을 향해 인사했다.

하지만 후드를 눌러쓴 자는 요지부동이었다.

기즈는 다른 국왕들의 눈치를 보며 빠르게 말을 이었다.


“그래, 그만하면 되었다. 전할 말이 무언가? 어서 말해보라.”

“여러 국왕들께서 모이신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역시 가장 큰 이유는 제이프가 아닌가 합니다.”

“그렇지.”

“저희는 티한과 손을 잡고, 차인 자치령을 궤멸시키면 됩니다.”


뜬금없는 소리에 국왕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뭐? 정체와 수준도 모를 저 티한의 무리들과 손을 잡아? 이보시오, 모골린 국왕. 이 따위 소리나 들으려고 우리가 저들을 들인 것입니까?”

“그러게나 말입니다. 저들이 아무리 티한으로 이름을 바꾸었다고는 하나, 프리카의 미개한 원주민들일 뿐입니다. 게다가 실제로 본적도 없는 드워프와 엘프라니? 그리고 고려도 있다지요? 그런 미친 소리를 하는 자들을 어찌 믿고 손을 잡자는 소리를 하는 겁니까?”


위글과 인디스의 국왕은 고래고래 소리쳤다.

기즈 또한 쿠빌린이 이런 소리를 할 거라곤 생각도 못했기에 여간 난처한 것이 아니었다.

그를 도와준 것은 날 때부터 현명하고 자애롭다는 소리를 들은 타빗 국왕, 딜룬이었다.


“쿠빌린 디오 백작은, 위대한 영웅 챠키즈 디오 전 백작의 자제입니다. 그가 아무런 근거도 없이 이런 소리를 하지는 않을 터, 두 분께서는 조금만 진정해주시고 그의 의견을 좀 더 들어봐주심이 옳을 듯합니다. 백작은 계속하세요.”

“에잉.”


인디스 국왕은 마음에 들지 않는 다는 듯 고개를 홱 돌렸다.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전하.”


쿠빌린은 딜룬에게 고개를 숙여 보인 후, 다시 말을 이었다.


“물론 제 말에 수긍하기 힘드시다는 점,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티한의 강함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저와 여기 있는 용병왕이 불과 하루 전까지 티한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뭐?”

“저것 보십시오. 저런 뻔한 거짓말을······. 프리카 지방에서 여기 바토르까지 오려면 말을 쉬지 않고 달려도 2주가 꼬박 걸리는 거리입니다. 그런데 어제라니?”


국왕들이 웅성웅성 댔지만 쿠빌린은 신경 쓰지 않았다.


“술사의 탑, 미르웰은 티한의 녹을 받는 공직자라 보면 됩니다. 술사의 탑의 술법과 드워프들이 가지고 있는 과학이라는 놀라운 기술을 바탕으로 티한은 대륙 전체에 원하는 대로 공간이동을 할 수 있는 워프 패널을 구사해놓았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드워프가 가진 과학이라는 기술은 말을 사용하지 않고 움직이는 마차를 존재하게 하고, 인간이 아닌 기계가 도시를 통제하고 운용이 되도록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런 것들이 전쟁에 도입된다면 얼마나 무서운 힘을 발휘할지 가늠조차 되지 않습니다. 이것이 제가 티한과 손을 잡아야한다는 첫 번째 이유입니다.”


여기까지 이야기하자 국왕들의 술렁임이 멈추었다.

얼토당토않은 이야기지만 만에 하나, 저것이 사실이라면······?

쿠빌린은 멈추지 않았다.


“두 번째 이유는 고려의 강함입니다. 고려에는 수백의 무사라는 존재들이 있습니다. 흔히 우리가 아는 기사라고 보면 편하실 겁니다. 그 무사들 중 가장 어린 나이는 올해 16살입니다. 하지만 이미 그는, 소드 하이어급 기사와 동등한 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뭐, 뭐?”

“풀어 이야기하면, 소드 하이어급의 실력자가 수백이나 고려에 존재한다는 겁니다. 끝이 아닙니다. 고려에는 그들을 통솔하는 장사라는 개념의 실력자들이 있습니다. 우리의 문화로 이야기하면 기사단의 단장 정도라고 생각하면 되겠군요. 그들의 실력은 마스터즈와 동등하다 보입니다. 거기다 여기계신 용병왕과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떨, 글로리아 마스터 헬리윤까지 고려에 연이 닿아 있습니다. 이 줄을 놓치시겠습니까?”


국왕들의 입은 다물어질 줄 몰랐다.

물론, 쿠빌린이 조금 부풀려서 이야기한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사실이니 문제될 건 없었다.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 그대는 그 말에 책임질 수 있는가?”

“물론입니다. 그리고 제가 이제 이야기할 세 번째 이유에는 증거 역시 가지고 왔습니다.”


쿠빌린은 그제야 뒤에 서 있던 후드를 눌러쓴 자를 바라보았다.

그는 후드를 벗었다.

은은한 연두빛이 도는 머리칼이 허리까지 내려오며 귀는 뿔처럼 솟아 뾰족한 모습.

거기다 동화책에서나 나올 법한 너무도 아름다운 외모.


“에, 엘프?!”

“소개하겠습니다. 이 분은, 엘프들을 통솔하는 국왕의 위치인 장로직을 맡고 계신, 티한의 세 지도자 중 한 분, 아가라님입니다.”

“인간들의 왕께 인사드립니다. 나는 아가라입니다.”

“이, 이것이 어찌······?”


기즈 또한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왔다.

이로써 가장 처음 이야기한 티한에 있었다는 말은 사실화가 된 듯 했다.


“이어 말씀 드리겠습니다. 세 번째 이유는 엘프입니다. 그들의 정령술과 궁술은 술사의 탑 정령술사 전원과, 프란칠라의 폴레 비병단 전원을 상대하고도 모자람이 없습니다. 거기다 이들은 주위에 식목이 있다면 아무도 알아챌 수 없는 은신이 가능한 특별한 능력까지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 계신 아가라 장로께서는 여러분들이 상상하는 글로리아 마스터와 맞먹는 능력을 가지고 계십니다. 장로님?”


쿠빌린이 아가라를 부르자 아가라는 고개를 끄덕인 후 양 손을 펼쳤다.


“나와 주십시오. 미네르바, 엘퀴네스.”


그러자 한 쪽 손에서는 폭풍이 피어올랐고, 다른 손에서는 물보라가 솟구쳐 올랐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두 여성이 천천히 걸어 나왔다.

바람의 상급정령, 미네르바와 물의 상급정령 엘퀴네스.

그는 한 번에 두 기의 상급정령을 소환했다.


“허, 허! 사, 상급정령을 두 기나?”


그렇다면 이 아가라라는 자 역시, 글로리아 마스터에 준하는 실력을 가진 자라는 이야기였다.


“엘프 한 종족만 놓고도 이 정도입니다. 거기다 헬리윤과 미르웰까지 티한에 있습니다. 이미 글로리아 마스터 셋에, 용병왕과 샤미안까지 있으며, 제국들이 자랑하는 그 최강의 기사단에 준하는 단체들 역시 보유하고 있습니다. 대체 무얼 망설이십니까? 심지어 지리적으로도 제이프보다 티한이 가깝습니다. 먼 거리이긴 하지만, 어찌되었든 모골린은 프리카 반도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지 않습니까?”

“······.”


국왕들은 말들이 없었다.

아니, 말을 잃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렇게 우습게 생각했던 프리카의 잔재들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강함을 가지고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아가라의 실력을 보았다.

하지만 다른 것까지 진실이라고 치부하기엔 너무도 엄청난 내용들이었다.

그 중 반만 진실이더라도 티한과 손잡을 이유는 충분하리라.

가장 먼저 흥분을 가라앉힌 딜룬이 물었다.


“이제 끝인가요?”

“예, 전하.”

“알겠습니다. 이제 물러가셔도 좋겠군요. 엘프의 장로 아가라님이라고 하셨나요? 친나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아가라는 빙긋 미소 짓고는 쿠빌린을 따라 대전 밖을 나섰다.


“자······. 조금 더 결정이 쉬어지겠군요.”


국왕들은 딜룬의 말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작가의말

태풍의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네요 ㅠㅠㅠ

부디 많은 피해 없으시길 바랄게요!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추천, 선작 부탁드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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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제89화 : 진군 +5 20.10.06 240 7 12쪽
111 제88화 : 곰의 출현 +7 20.10.05 243 8 12쪽
110 제87화 : 티한의 힘 +5 20.10.02 230 9 13쪽
109 제86화 : 전투 준비 +7 20.09.30 244 9 12쪽
108 제85화 : 참전하다. +9 20.09.29 241 11 12쪽
107 제84화 : 헤쳐 모여! +5 20.09.28 263 9 13쪽
106 제83화 : 마를 삼킨 불꽃 +7 20.09.25 266 11 12쪽
105 제82화 : 한편, 그들은? +5 20.09.24 253 9 13쪽
104 제81화 : 국경을 토벌하라! +9 20.09.23 251 12 12쪽
103 제80화 : 토벌 준비 +9 20.09.22 255 11 12쪽
102 제79화 : 신경과 씨앗 +8 20.09.21 251 9 14쪽
101 제78화 : 용호상박 +7 20.09.19 253 11 11쪽
100 제77화 : 일단 탈출하자! +7 20.09.18 253 10 12쪽
99 제76화 : 배신자를 처단하다. +5 20.09.16 244 10 14쪽
98 제75화 : 시작된 거사 +7 20.09.15 251 11 11쪽
97 부록 : 설정집 - 악마(마족) +9 20.09.14 249 9 6쪽
96 제74화 : 디큐 +7 20.09.11 255 11 11쪽
95 제73화 : 루카 +7 20.09.10 261 11 12쪽
94 제72화 : 외나무다리에서 +7 20.09.09 250 10 11쪽
93 제71화 : 포뮤지부의 철혈단 +7 20.09.08 243 10 13쪽
92 제70화 : 포뮤의 아침 +7 20.09.07 247 11 13쪽
91 제69화 : 움직이는 사일라 자치령 +5 20.09.04 255 10 10쪽
90 제68화 : 본격적인 독립운동 +5 20.09.03 264 9 13쪽
89 제67화 : 거사 +5 20.09.02 263 11 11쪽
88 제66화 : 팔 하나로 살아남으려면 +5 20.09.01 260 10 12쪽
87 제65화 : 새로운 스승 +5 20.08.31 255 9 12쪽
86 제64화 : 속셈 +5 20.08.28 261 9 11쪽
» 제63화 : 설득 +5 20.08.27 251 9 12쪽
84 제62화 : 티한의 사자 +5 20.08.26 274 10 14쪽
83 제61화 : 치우천왕 +5 20.08.25 288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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