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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LO 님의 서재입니다.

방구석 고졸 백수가 잘난 걸 본인만 모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완결

KYLO
작품등록일 :
2023.12.02 16:07
최근연재일 :
2024.01.02 18:00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3,753
추천수 :
50
글자수 :
196,646

작성
23.12.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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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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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12화. 선자불래 내자불선(善者不來 來者不善)(1)

DUMMY

가족들이 모두 각자의 일터를 찾아 떠난 집에서 홀로 집안일을 모두 마친 뒤 마시는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겨본 적이 있는가.


“흐음, 좋네.”


깔끔하게 청소를 마친 공간이 주는 상쾌함과 자신이 이 공간을 쾌적하게 완성했다는 성취감은 향긋한 헤이즐넛의 향과 어울려 성만에게 기분 좋은 만족감을 선사했다.


“이게 인생의 맛이지.”

[글쎄요...]


집구석에 박혀 지내는 게 천성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스스로 선택한 가택연금에서 어떤 심리적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성만과 달리 헬라는 밖에도 잘 나가지 않고 집에서만 지내는 이 성만이란 주인에게 갑갑함을 느끼고 있었다.


사람이 특별한 용건이 없으면 일주일이고 한달이고 집에서 나가지 않고 지내는 게 정상인가. 이에 대해 성만은 이렇게 답했다.


“저번처럼 니가 말한 대로 또 어떤 미친 인간이 날 공격하려고 들면 어떻게 해.”

[헤파이스토스님의 전투술로 싸우시면 되잖습니까. 시범적으로 운용도 해보셨고.]

“야이! 그걸 어떻게 쓰냐. 그건 너무 세! 사람 잡겠더라. 난 그저 나 자신과 우리 가족 정도만 지키고 싶은 거지 누군가를 죽이고 싶은 건 아니라고. 지금 내 육체만으로도 충분히 강력한데 그것까지 켜면 진짜 사람 죽어.”


인적이 드문 시간을 골라 밤에 몰래 집에서 빠져나와 야트막한 동산에 올라 헤파이스토스의 전투술 초급 스킬을 켜 본 성만은 한계치도 아니고 절반 정도의 출력에서 나오는 그 파괴력에 놀라고 말았다. 성만의 단련된 육체와 시너지를 일으킨 스킬은 나무를 쓰러뜨리고 바위도 주먹으로 쪼갤 수 있을 정도였다. 절반 정도의 힘으로도 야밤에 너무 큰 소음을 일으켜서 너무 놀란 성만은 한계치까지는 시험해볼 수도 없었다.


혹시라도 위급한 상황이 닥쳤을 때, 자신도 모르는 사이 스킬을 풀파워로 사용했을 경우 벌어질 미래가 아찔해진 성만은 이전보다 더더욱 스스로를 집안에 가두었다.


“죽이는 것만 아니라 사람이 사람을 함부로 때리고 그러면 안 돼.”

[이 나라의 정당방위 요건이 굉장히 성립하기 어려운 건 알지만 그래도 성만 님은 자신을 너무 집 안에만 가둬두려고 합니다.]

“원래 사람을 상하게 할 수 있는 칼은 평소에는 칼집에 넣어두는 거야. 내가 그런 존재인데 함부로 돌아다니면 되겠어? 안되지. 안돼.”


헬라는 강제적으로 계약자 놈을 밖으로 끌고 나가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이렇게 집 안에서 헬멧을 쓰고 생활하게 하는 것도 꽤나 고난의 과정이 필요했기에 이 인간을 어떻게 하면 세상을 돌아다니며 많은 경험을 쌓아 성장하게 할 수 있을지 상상하기 어려웠다.


몇 번이고 반복된 무의미한 논쟁은 초인종 소리와 문을 두드리는 노크 소리에 끝나고 말았다.


-띵~동! 똑똑똑.


“누구지...이 시간에? 뭐 도를 아십니까나 교회 사람인가? 아침부터 뭐야. 사람 귀찮게.”


투덜거리면 일어선 성만은 누가 초인종을 눌러 이 혼자만의 자유를 방해했는지 확인하려고 현관문의 외시경을 보고선 깜짝 놀랐다. 외시경으로 본 집 앞에는 이렇게 볼 거라고 상상도 못해본 인물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뭐야, 왜 저 분이 지금 여기에 있어? 내가 뭘 잘못 본 건가?)”

[누구신데 그러십니까?]

“(단장님이야! 뭐지? 저 분이 왜 우리 집에 왔지? 우리 집은 또 어떻게 알고...설마, 인사기록부에 적혀 있는 기록 보고 찾아온 건가? 아니! 그런 개인정보는 전역하면 지우든가 뭐 아무나 볼 수 없게 막도록 조치를 취해야 맞는 거 아니야? 뭣보다 이 시간에 무슨 일로 찾아온 거지?)”


당황한 성만은 속삭이듯 목소리를 낮춰 헬라에게 조용히 대답함으로써 집 안에 아무도 없는 척 해보려고 했지만 성만에 대해서 너무도 잘 알고 있는 한태완에게 그런 얕은 수작은 통하지 않았다.


“성만아, 나다. 한 단장. 너 집에 있는 거 다 아는데 조용히 없는 척하면 내가 모를 것 같냐? 잠깐 얼굴만 보고 가려고 지나가다 들린 거야. 어서 문 열어.”

‘뭐야, 설마 내 목소리가 밖에 들렸나? 그리고 내 얼굴 보고 가려고 이렇게 들린 거라고? 그게 말이 돼?’

[성만 님께서 속삭일 때 목소리의 음량은 절대 현관을 넘어 들릴 만한 데시벨이 아니었습니다. 일단 스캔한 바로는 상대방으로부터 적의는 감지되지 않습니다.]

‘그럼, 무슨 수로 내가 집에 있을 거라고 생각하냐고. 그리고 아직 사람 사이의 의사소통에 대해선 너가 하는 말 못 믿겠다니까?’


헬라는 집구석에만 처박혀서 나갈 생각을 안 하는 성만에 대해 알고 있는 지인이라면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걸 무슨 엄청난 비밀처럼 여기는 성만이 한심스러웠다.

‘로키 님...아무래도 계약 잘못 하신 것 같습니다. 이 놈은 틀렸어요.’


장군과 전역병 사이에서 벌어진 잠깐의 대치는 문을 다시금 두드리며 인정에 호소하는 한태완의 전략으로 싱겁게 끝이 났다.

“그래도 우리가 서로 나눈 전우애가 있어 니가 전역하고 잘 지내나 얼굴이나 볼까 싶어서 왔건만...이리도 문전박대를 하니 내 마음이 다 아프다. 우리 사이가 이렇게 쉽게 끊어질 인연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크윽.”

‘아...설마, 별 일 아니겠지.’


-철컥


“어? 단장님! 충성! 여기는 무슨 일로...제가 하던 집안일을 마무리하느라 문 여는 게 좀 시간이 걸렸습니다.”


헬라가 봐도, 한태완이 봐도 지금 성만의 대응은 어색한 티가 심하게 났지만, 일단 문을 열었다는 소기의 성과를 얻은 한태완과 성만을 밖으로 꺼내줄 거란 미약한 기대가 있는 헬라는 한태완에게 무슨 의도가 있음이 짐작되었으면서도 굳이 이에 대해 성만에게 언급하지 않았다.


“그...밖에서 그렇게 서 계시지 말고 일단은 들어오시죠. 저보다 어른이시기도 하고, 손님이신 분을 세워두기도 그러니까...”


한태완은 식탁으로 자신을 인도하는 성만의 안내를 따라 집 안으로 들어오며 쓰고 있던 모자를 벗어 옆구리에 꼈다. 식탁으로 가던 한태완의 눈에는 거실의 탁자에 성만이 마시고 있을 것으로 짐작되는 커피잔이 놓여 있는 것이 보였다.


‘흠, 평일 이 시간이면 가족들은 당연히 없을 거고, 상담에서 집에 있는 걸 좋아하는 녀석이라고 했으니 계량기 돌아가는 거 보면 너 혼자 집 안에 있는 건 확정이지. 그나저나 커피나 마시고 있었으면서 무슨 집안일을 마무리하느라 늦게 문을 열었다는 거냐? 이 녀석아, 거짓말을 하려거든 저 커피잔부터 치웠어야지. 저런 건 아직도 멀었어. 아니지, 원체 거짓말 같은 걸 못하는 녀석이니 당연한 건가?’


“따로 드릴 만한 게 없는데...커피라도 한잔 타드릴까 하는데 괜찮으십니까?”

“좋지. 성만이 니가 타주는 커피라면 언제든지 환영이야. 니가 전역하고 그 맛이 자꾸만 생각났거든. 내가 타면 그 맛도 안 나고. 같이 앉아서 마시면 옛날 생각도 날 테니 그거 좋겠구나.”

“그러셨습니까? 근데 저, 저도 같이 마시자구요?”

“군대에 있을 때도 종종 같이 마셔놓고 뭐 새삼스럽게 그러냐? 그럼, 손님인 나 혼자 뻘쭘하게 마시라는 거야? 커피가 별로 없어? 이거...내가 빈손으로 오면 빈손으로 와서 그런건가? 허허”

“아, 아닙니다. 제 것도 같이 타겠습니다.”


좀 전까지 커피를 마시고 있던 성만으로선 또 커피를 마시고 싶다는 마음은 들지 않았으나 상황이 상황인지라 어쩔 수 없이 자기 것도 탔다.


“흐음, 이 향기. 꿀꺽. 이 맛. 니가 타주는 커피는 향기도 다르고 맛도 달라. 오히려 군대있을 때보다 지금이 더 맛있어진 것 같구나. ”

“에이, 그 정도는 아닙니다. 딱히 다른 사람과 다를 것도 없습니다.”

“아니지. 라면도 누가 끓이냐에 다르듯 이 봉지커피는 확실히 니가 타주는 것과 다른 사람이 타는 게 달라. 민간인이 되어선지 실력이 더 좋아진 것도 같고.”


마트에서 파는 흔해빠진 인스턴트 커피이건만 성만은 자신이 타주던 커피가 맛있다고 인정해주는 태완의 말이 내심 마음에 들면서도 한태완이 진짜 무슨 이유로 자길 찾아왔는지 궁금했다.

“무슨 행사가 있었나 봅니다. 항상 군복을 입고 다니시는 분이 이렇게 정복을 다 입으시고.”

“아! 어디 공적으로 들러야 할 곳이 있었는데 군복을 입고 갈만한 곳은 아니었거든.”

“그렇습니까? 가신 일은 잘 처리하셨어요?”

“그럼!”


솔직히 이제 전역한 마당에 한태완이 뭘 입고 어딜 가든 신경 쓸 바는 아니었지만 군인으로서 항시 태세를 갖추고 있는 걸 선호하는 한태완은 어지간하면 어딜 가더라도 군복을 입고 있는데 오늘은 특별하게도 정복을 입고 있길래 그냥 한 질문이었다.


정복을 입고 갈 곳이 있었다고 해서 한태완이 들렸다는 곳은 육군사관학교로 같은 준장 계급인 육군의 교장과 만나 성만의 입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지금 태완의 품에는 몇 번의 설득과 긴 통화 끝에 마침내 얻어낸 성만의 육사 입학을 위해 준비된 서류들이 있었다.


‘졸업한 지가 좀 오래돼서 육사의 입학이 만21세까지라는 걸 내가 깜빡하고 있었어. 오랑이 녀석과 만나지 않았다면 성만이가 육사 입학 가능한 시한이 이렇게 얼마 남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도 모르고 있다 기회를 놓쳐버렸겠지.’


원래대로는 올해 22살인 성만은 얼마 뒤 있는 생일이 지나고 나면 만으로 21세가 되는지라 사실상 내년이 육사 입학 가능한 마지막 해였다. 평생 군인으로서 지켜야 할 원칙을 최대한 지키고 살기 위해 노력해온 한태완의 입장에서 성만의 입학과 관련하여 원칙을 준수할 수 있다면 굳이 어기고 싶지 않았다.


성만은 저리도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쳐다보는 태완의 미소가 이상하게 오늘따라 부담스러웠다.


“꼭 표정이 그냥 오다가다 우연히 오신 게 아니라 저한테 무슨 할 말이 있어서 오신 것 같습니다.”

“그래, 성만아, 말 잘했다. 너 언제까지 이렇게 집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살 거냐?”

[제 말이요.]

“예?”



성만은 집에서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어떻게 아무것도 안 하고 살 거냐고 말하며 전국의 수천만 주부를 적으로 돌릴 법한 말을 서슴지 않고 꺼내는 한태완의 말에 기분이 살짝 나빠졌다.


“단장님, 말이 좀 심하신 것 같습니다. 집에서 할 게 얼마나 많은데요. 빨래도 해야 되고, 설거지도 해야 되고, 음식 준비도 해야 되고, 청소도 해야 되고. 방금 하신 말 사모님께 전해드려도 되겠습니까? 저 아직 사모님 연락처 갖고 있어요.”

“아니! 이 녀석이. 내가 그런 의미로 말한 게 아니잖아! 왜 거기서 내 마누라를 끌고 들어가! 내 말은 제대하고 22살씩이나 먹은 사내 녀석이 이렇게 집에서만 지내는 게 갑갑하지 않냐 이 말이다.”

“안 갑갑합니다만. 복닥복닥 사람들하고 엮이지 않아도 되고 평온해서 좋습니다. 평화롭지 않습니까?”


한태완은 자신 앞에 있는 놈이 집에서 나가길 싫어하는 줄만 알았지 집에 있는 걸 이리도 좋아한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기에 이렇게 지내는 게 너무나 만족스럽다는 듯 말하는 성만의 답변에 살짝 당황했다.


“어! 그래, 집에 있으면 좋긴 하지. 나도 집 좋아한다. 그 집에서 편하게 지내려면 너도 뭔가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할 거 아니야. 집에만 있으면 누가 너한테 월급 주냐? 너희 부모님도 언젠가는 나이가 드시면 은퇴를 해야 하는데 언제까지 널 건사해주실 수 있겠어? 하루라도 빨리 네가 제대로 자리를 잡아야 부모님도 마음 편히 은퇴하실 거 아니야.”

[동감합니다.]

‘쓰읍.’


한태완의 말은 성만이 마음 깊은 곳에서 언젠가 닥칠 순간이라며 고민하고 있던 정곡을 찔러왔다. 그러나 태완의 앞에서 이대로 간단하게 수긍했다간 왠지 평생 후회할 것만 같았다.


“단장님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는 알겠는데 제 어머니 공무원이세요. 정년퇴직하시면 장군이신 단장님만큼은 아니어도 공무원 연금 따박따박 잘 나올 겁니다. 그리고 아버지도 나름 대기업에 속하는 일간지 기자라서 벌이가 적지는 않아요. 제 동생도 연예계에선 대기업에 속하는 아이돌 연습생이니 조만간 자기 밥벌이는 알아서 충분히 할 것 같습니다. 그러니 아마 두 분이 은퇴하시더라도 제 부모님께선 저 하나는 충분히 건사해주실 것 같습니다. 저도 나이든 노부모님 봉양하면서 사는 거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구요. 남들은 못하는 효도나 평생 하고 살렵니다.”

“아이고야.”

[갑갑하시죠? 지금 제 속이 그렇습니다.]

‘헬라, 자꾸 사람들끼리 말하는 데 낄래?’

[권리 없는 인공지능 어디 서러워서 살 수가 있나...]


태완은 기가 찼다. 그래도 군대 있을 땐 성만이 조금 특이하긴 해도 이 정도라고는 생각을 못 했다. 가능하다면 자기 막내딸과 엮어 사위로 만들어볼 생각도 있었던 놈이 이럴 줄이야. 괜히 이딴 걸 챙겨주러 온 건가 싶을 지경이었다.


‘아, 아니지. 집중하자. 한태완!’

“성만아! 그게 말이 되는 소리냐, 지금? 니 나이 22살이다. 22살. 아직 창창하게 열린 기회가 많은데 세상을 등지고 은둔한 조선시대 선비도 아니고 니가 왜 평생 집에 갇혀 살 생각을 하냐. 누가 너한테 유배형을 내렸어?”

“그러면요. 뭐 단장님이 저한테 편하게 먹고 살 자리라도 챙겨주시려고 그럽니까?”

“안될 거 뭐 있냐? 내가 챙겨주마. 평생 일자리 내가 챙겨줄게! 내가 챙겨주면 군말 없이 따를 테냐?”

[이 분 처음 뵙는데 말하시는 스타일이 진짜 속이 시원시원하시네요. 저라면 당장 따릅니다.]

‘가만히 있으랬어. 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길 남이 함부로 주는 거 받아먹지 말랬어. 독약이라고.’


성만은 태완이 무슨 말을 하는가 듣다 태완이 하려는 말이 원스타라는 계급으로 어디 군사 관련 기업에 청탁해서 자신을 낙하산으로 보내주시려는 건가 싶어 그 마음씀씀이는 고맙지만 사양하려 했다.

“됐습니다. 단장님이 평생 군인으로서 정직하게 살아오신 분이라는 거 저도 잘 아는데 어디 낙하산으로 낑겨 넣어주시려구요? 단장님의 군인으로서의 명예가 저 때문에 오점이 남는 건 저도 싫습니다.”

“그...그게...”


어정쩡하게 품에 손을 넣은 상태로 멈칫하는 태완의 반응을 보고 자신의 짐작이 맞았다고 생각하는 성만과 다르게 태완은 지금 성만이 뭘 알고 하는 소린지, 모르고 하는 소린지 가늠이 안 됐다.


‘얘가 지금 내가 지한테 육사 들어가라고 할 줄 알고 이러는 거야, 아니면 뭐 다른 거 생각하고 이러는 거야? 설마 마오랑이 녀석이 먼저 와서 선수 쳤나?'


순간 별별 생각을 다 했지만 한번 목표를 정하고 나선 전투에선 임전무퇴(臨戰無退)의 정신으로 밀고 나가는 한태완은 여기 올 때부터 결정한 대로 움직이기 위해 품에서 종이봉투를 꺼냈다.


“그게 뭡니까? 설마 진짜 어디 가서 저 낙하산으로 넣어달라고 청탁이라도 하신 겁니까? 진짜? 왜 이러세요. 잘 아실만한 분이. 가서 무르고 오세요.”

“이게 무슨 물건 샀다 반품하는 건 줄 아냐? 그런 거 아니야. 니가 하는 말이 얼추 반은 맞는데 또 반은 틀려. 이건 기회를 얻어온 거지 그 자리를 받아온 게 아니야. 니가 생각하는 낙하산 같은 거랑 다르다 이 말이야. 한번 열어서 니가 직접 읽어봐라.”


맞으면 맞는 거고 틀리면 틀린 거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게 어디 있다는 말인가. 성만은 봉투에 대한 호기심과 자신을 이토록 신경 써준 태완에 대한 걱정이 섞인 상태로 건네주는 봉투를 열어 안에 있는 서류들을 꺼내 읽었다.


[하반기 특별 육군사관학교 입학 신청서? 이건 육사에서 상반기에 끝난 육사 입학 건을 한태완 준장의 추천과 국방부의 특수 프로젝트 지원을 육사 교장이 받아들여 관련 대상자가 입학 가능한 수준이 되는지 테스트를 하고 자격을 갖추고 있다 판단되는 경우, 특별히 교장의 동의 하에 육사 입학을 허가하겠다는 내용이네요.]

‘육사 입학? 그러니까 나 보고 군대 다시 오라는 거 맞지?’

[음...맞아요. 대신 이번엔 병사가 아니라 능력을 인정해줄 테니까 학력을 더 쌓을 수 있게 지원도 해주고 고위간부로 나아갈 길도 터주겠다는 거네요. 거기다 졸업 후 임관하여 복무를 시작하면 이전에 병으로서 복무한 기간을 호봉으로 합산해주겠다는 추가조건도 있어요. 전반적으로 좋은 기회라고 보입니다. 어서 수락하세요. 하겠다고.]

‘좋은 기회? 좋은 기회는 개뿔. 아주 쌍욕이 나오려고 하는 걸 참고 있구만. 그러니까 결국 재입대하라는 소리잖아. 이거. 너 내가 저번에 너한테 꺼내지도 말라고 한 소리 기억 나, 안 나?’

[아! 기억납니다. 재입대의 ㅈ도 꺼내지 말라고...]


작가의말

영 선작과 추천수가 늘지를 않네요...큰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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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6화. 첫 월급(2) 23.12.30 70 0 16쪽
26 25화. 첫 월급(1) 23.12.29 61 2 17쪽
25 24화. 신입사원(2) 23.12.28 60 2 19쪽
24 23화. 신입사원(1) +2 23.12.27 61 1 18쪽
23 22화. 첫 출근(2) 23.12.26 66 1 16쪽
22 21화. 첫 출근(1) +2 23.12.25 79 1 17쪽
21 20화. 몽상가들. 23.12.23 74 1 19쪽
20 19화. 인간사 새옹지마(1) (수정) 23.12.22 87 1 14쪽
19 18화. 지상에서 빛나는 수십 개의 별(3) 23.12.21 81 1 17쪽
18 17화. 지상에서 빛나는 수십 개의 별(2) 23.12.20 86 1 14쪽
17 16화. 지상에서 빛나는 수십 개의 별(1) 23.12.19 92 1 15쪽
16 15화. 나는 알잖아. 23.12.18 97 2 14쪽
15 14화. 다 부숴버릴까 23.12.16 103 2 16쪽
14 13화. 선자불래 내자불선(善者不來 來者不善)(2) 23.12.15 114 1 16쪽
» 12화. 선자불래 내자불선(善者不來 來者不善)(1) 23.12.14 123 2 17쪽
12 11화. 포기해 23.12.13 134 2 19쪽
11 10화. 왜 네 입에서 걔 이름이 나와? 23.12.12 142 1 14쪽
10 9화. 네 엄마, 아빠를 자극하지 마 23.12.11 146 2 17쪽
9 8화. 대한민국에 암살자? +2 23.12.10 158 2 12쪽
8 7화. 난 주인공은 아닌 것 같다. 23.12.09 154 1 13쪽
7 6화. 니들이 생각하는 그런 사람 아니야. 23.12.09 175 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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