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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LO 님의 서재입니다.

방구석 고졸 백수가 잘난 걸 본인만 모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완결

KYLO
작품등록일 :
2023.12.02 16:07
최근연재일 :
2024.01.02 18:00
연재수 :
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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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78
추천수 :
50
글자수 :
196,646

작성
23.12.1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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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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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8화. 대한민국에 암살자?

DUMMY

헬라와 대화를 나눈 결과, 내가 왜 헬멧의 계약자인지와 헬멧을 착용하면 어떤 능력을 쓸 수 있는지에 대해 확인할 수 있었다.


“성격 변화, 헤파이스토스의 전투술 초급, 헤파이스토스의 손재주 초급, 로키의 화술. 이렇게 4가지라는 건가? 다른 건 이름만 봐도 어떤 건지 대충 알겠거든? 근데 이 성격 변화라는 건 이름만 봐선 어떤 건지 감이 잘 안 와. ”

[현재 제가 성만 님과의 대화 및 다른 경로를 통해 얻은 정보들을 통합적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만 개략적인 기초 분석 결과만으로 봤을 때 당장 성만 님에게 있어 필요한 능력이 바로 ‘성격변화’라고 판단됩니다. 본인이 내성적인 사람이라면 외향적으로 만들어줄 수도 있고, 게으른 사람이라면 부지런하게, 강박적인 성격이라면 강박으로부터 벗어나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운 성격으로 변화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성만 님이 조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신화에 기록된 존재, 역사적인 인물 혹은 전설이나 민담과 같은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인물로 실존하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일종의 고정관념화되어 누구나 알 법한 인물에 한해 캐릭터화하여 받아들일 수 있으니 이점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성격 변화라는 능력은 본인의 선택 여하에 따라 받아들인 캐릭터를 영구적으로 내면화할 수도 있으나 능력을 사용한 당사자가 일시적으로만 사용하길 원한다면 성만 님의 자유의사에 따라 스위치를 켜고 끄듯 즉각 on&off가 가능합니다. 연기자들이 어떤 캐릭터가 된 것처럼 연기할 때 사용하는 메소드 연기법이라는 것과 유사하다고 보면 이해가 편할 것 같습니다.]

‘메소드 연기법이란 단어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일단 헬라가 무슨 말을 하는지는 대충 알겠어. 메소드 연기법이라...이건 지금 물어봤다간 또 헬라한테 혼날 수도 있으니 나중에 혼자 인터넷이나 책으로 자세히 알아보자.’


헬라가 설명해준 이 성격 변화라는 게 사실이라면 외부와의 접촉에서 불안감을 느끼는 내 성격도 일시적이든 영구적이든 바꿀 수 있다는 말일 터였다.

“원하는 동안 다른 사람으로 변하게 해준다 이거네?”

[맞습니다.]


전투술이야 군 생활 하면서 부대에서 배우기도 해서 일반인들을 상대로는 더 필요하단 생각은 들지 않았고, 손재주는 내가 뭘 만드는 장인도 아닌데 당장 쓸 일이 없을 것 같았다. 화술? 남자가 말만 번지르르한 건 별로라 써먹고 싶은 능력이 아니었다. 진짜 헬라의 조언대로 나에게 있어 헬멧이 제공하는 1렙짜리 능력 중에서 가장 좋은 건 성격 변화라는 능력이 분명했다.


“캐릭터화하여 그 인물의 성격을 덧씌울 수 있게 된다라...”

[주의할 점은 성격 변화를 통해 캐릭터화된 인물을 뒤집어쓸 경우, 해당 인물이 가진 성격적인 장점만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단점도 동시에 가져오는 것이며 해당 능력을 사용하다 중지한 경우, 지금 성만 님의 격으론 최소 24시간의 쿨타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쿨타임? 왜? 끄고 켜고 막 바꿔 쓰면 좋잖아.”

[앞서 제가 분명히 말씀드린 바와 같이 메소드 연기법을 사용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말씀드린 것은 해당 능력을 사용하다 바로 끌 수는 있으나 변화된 상태를 유지하다 원래대로 돌아갔을 때 그 변화에 따른 부담을 지는 것은 능력을 사용하는 계약자 본인이기 때문입니다. 힘차게 달리다가 바로 달리는 것을 멈춘다고 해도 관성이 존재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앞으로 움직이게 만들어 다칠 수 있는 것처럼 쿨타임은 그러한 관성으로부터 본 헬멧의 계약자인 성만 님을 보호하기 위한 것입니다. 해당 능력을 사용함에 있어 아무런 부담을 느끼지 않을 만큼 성만 님의 격이 성장한다면 차후 얼마든지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쿨타임을 통해 능력의 무분별한 사용을 막는 건 사용자인 날 보호하기 위한 거다?”

[예. 계약자 성만 님의 안전은 가이드 A.I.인 제가 함께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그건 좋네.”


헬라가 실체 없이 음성만 존재함에도 내가 안전할 수 있게 도와주는 존재가 있다는 건 꽤나 멋지고 고마운 일이었다. 갑작스럽게 내게 다가온 이 헬멧이 마법램프가 아니라서 원하는 소원을 들어주지는 않는다는데서 살짝 아쉬운 마음이 생기긴 했지만 그런 건 헬라가 아까 했던 말처럼 1렙짜리 유저가 바라면 안되는 요구사항이었다.


“근데 아까부터 화면 우측 상단에서 저 반짝이는 건 도대체 뭐야? ‘보조 기능: 패시브-비가시화(非可視化)’?”

[고유능력 4가지는 헤파이스토스 님과 로키 님에 의해 부여된 능력으로 게임 상의 액티브 스킬처럼 성만 님의 육체를 통해 원하는 때에 사용할 수 있지만 동시에 리스크 또한 성만 님이 져야 합니다. 반면, 보조 기능은 성만 님의 육체와 상관없이 헬멧 자체에 내장된 기능을 말합니다. 따라서 다른 액티브 스킬들과 다르게 해당 보조 기능을 사용함에 있어 성만 님이 부담해야 할 리스크는 전혀 존재하지 않습니다. 비가시화 기능은 아차원(亞次元) 상에 헬멧을 존재하게 만들어 사람들로 하여금 성만 님께서 헬멧을 착용하고 있어도 항시 착용하고 있지 아니한 것처럼 인지하게 만들어주는 기능을 말합니다. 이는 계약자 성만 님이 언제 어디서라도 원하는 때에 원활하게 헬멧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헬멧에 부여된 로키 님의 선물입니다.]

“그러니까 내가 이 헬멧을 쓰고 밖에 돌아다녀도 누구도 알아챌 수 없다? 생각해 보니 이 기능이야말로 신의 한수네. 아무리 이 헬멧이 좋다고 해도 밖에서 아무렇게나 쓰고 다닐 수가 없으면 헬멧을 착용해야만 쓸 수 있는 능력도 결국 무용지물인데.”

[맞습니다. 또한 비가시화 기능의 또 다른 장점은 성만 님께서 본인의 머리카락을 도구를 사용하거나 타의에 의해 조작당한다 해도 성만 님께서 원하지 않는 한 헬멧으로 인해 방해받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게 무슨 말이야?”

[헬멧은 아차원에 존재하므로 헬멧을 쓴다고 머리가 눌릴 일이 없고, 헬멧을 쓴 상태에서 누군가 성만 님의 머리를 만지거나 해도 헬멧의 존재를 느낄 일은 없다는 말씀을 드린 겁니다.]

“아하! 확실히 이해했어.”



성만은 액티브 능력으로 쓸 인물을 당장 고르지 못한 상황에서 아무나 골라 성격 변화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우선은 새벽 일정인 러닝부터 나가기로 했다.

‘이 시간에 나가지 않으면 하루 종일 집에 있어야 돼. 그리고 헬멧의 비가시화 기능이 진짜인지도 제대로 한번 확인해보고 싶어.’


달리기 위한 복장을 착용하는 과정에서 습관처럼 머리에 모자를 쓰게 되었는데 분명 자신은 헬멧을 쓴 상태인데도 모자를 착용할 수 있었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은 그저 모자를 착용한 것처럼 보일 뿐이었다. 아차원 상태에 헬멧이 존재하게 만들어준다는 비가시화 기능이 어떤 것이 처음으로 직접 확인한 순간이었다.


가족들이 깨지 않게끔 집에서 조용히 빠져나온 성만은 유화강변에 존재하는 한적한 공간에 자리를 잡고 몸을 풀었다.

“정신없이 잔 덕분인가. 컨디션이 그렇게 나쁘지는 않네.”


달릴 준비를 하고부터 특별히 말을 걸지 않아서인지 헬라는 별다른 말이 없었다.

“내가 꿈꾼 거 아니지? 헬라?”

[성만 님의 운동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돕기 위해 조용히 있었는데 방해가 되었습니까?]

“아니, 고마워. 덕분에 집중하고 달릴 수 있을 것 같아.”

[성만 님?]

“왜?”

[제가 성만 님의 달리기를 보조해드려도 되겠습니까?]

“보조? 무슨 보조?”


내 질문에 기다렸다는 듯 헬라는 쓰고 있는 헬멧의 고글 부분에 여러 가지 화면을 띄워 올렸다. 슬슬 달리려던 나는 그 광경에 걸음을 잠시 멈출 수밖에 없었다.

“이게 다 뭐야?”


화면에는 체온, 심박수, 자동차 운전할 때나 사용할 법한 네비게이션, 걸음 수 및 평균 속도, 고도계, 나침반, 기압계, 현재 날씨 상태와 온도, 습도 등 운동을 하는데 나름 쓸모가 있다 싶은 다양한 정보들이 반투명한 상태가 되어 시야를 가리지 않게 꽉 차서 올라와 있었다.


[혹시 시야를 가립니까? 더 투명하게 바꿔드릴까요?]

“아니, 아니. 투명하고 반투명하고가 문제가 아니라 지금 당장 내가 받아들이기엔 정보가 너무 많이 쏟아져서 그래. 어...간단하게 맵하고 평균 속도 그리고 심박수. 이렇게 3가지 정도만 남기고 다 치워줘. 나머지는 천천히 늘리던가 하자.”

[알겠습니다.]


알겠다는 헬라의 대답이 뭔가 기껏 준비한 걸 거부당해서 시무룩한 것처럼 느껴져서 나는 헬라에게 도와줘서 고맙다는 말을 덧붙여야 했다.


[성만 님에게 도움이 되어 저도 기쁩니다.]


멈췄던 달리기를 다시 시작하자 웜업을 하면서 달궈둔 몸이 내 의지에 부응하는 게 느껴졌다. 그에 맞춰 보폭을 늘리고 케이던스(cadance, 분당 걸음수)를 높이자 헬멧의 전면부에 비춰진 평균속도와 심박수도 점차 올라갔다.


달리는 속도를 높일수록 여름의 습한 공기가 얼굴을 훑고 지나가는 게 느껴지며 엔돌핀이 뿜어져 나오는 것 같았다.

‘전혀 헬멧을 쓴 것 같지가 않네.’


나만이 볼 수 있는 신기한 광경과 여름 바람에 취해 달려나가고 있는데 누군가 내 뒤를 바짝 추격해오는 게 느껴졌다.

“뭐지?”

[추격자로부터 적의를 감지합니다.]

“적의?”


난 헬라의 말에 깜짝 놀랐다.


“뒤에서 쫓아오는 사람에게서 적의가 느껴진다고? 확실해?”

[헬멧으로 감지되는 추격자의 인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모든 요소들이 추격자에게 적의가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선제적 방어를 추천합니다.]

“내가 먼저 공격하라는 거야?”

[적의를 품은 추격자에 대한 선제적으로 방어를 하면 성만 님께서 부상당할 가능성이 사라집니다.]


아무래도 헬라는 대한민국의 정당방위를 성립시키기가 얼마나 까다로운지에 대해선 알지 못하는 듯 했다.

“그건 안 돼. 사람을 함부로 치면 법적으로 처벌받는다고.”

[상대방이 먼저 공격의사를 표시했는데도 방어를 할 수 없다는 말입니까? 이해할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 법이 그래. 위험한 것이 확실하다고 해서 내가 먼저 쳐도 안되고 나중에 치는 것도 골치 아플 수 있어.”

[비합리적입니다.]

“그 부분에 대해선 나도 동감이야.”


나는 헬라와 대화를 나누며 내가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속도로 높여 달려나갔다. 그러자 헬라가 후면의 모습을 영상으로 출력해서 내게 보여줬다.

[추격자가 성만 님을 향해 손을 뻗습니다. 하지만 성만 님의 속도 증가에 따른 추격자 추격 의지 소멸 확인. 점차 추격자의 속도가 감소하여 성만 님으로부터 멀어집니다.]

“뭐였지?”

[복장 착용 상태를 보아 암살자는 아닌 걸로 분석됩니다.]

“아니겠지. 대한민국에 암살자가 어디 있어? 그리고 나는 이 동네에 와서 특별히 다른 사람에게 살의를 품게 만들 정도로 잘못 엮인 적도 없었다고.”

[하지만 추격자로부터 느껴진 건 적의가 확실합니다.]


당장의 위험은 해소된 것이 분명했지만 나는 헬라의 말에 너무도 놀라서 정리운동할 생각도 못하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성만이 헬라의 공격에 화들짝 놀라 미친 듯한 스퍼트를 보여주며 치고 나가자 기를 쓰고 쫓아오다 실패한 것은 사실 자칭 하백회의 번개 고무집이었다.


“아니...달리는 사람끼리...허억... 인사나 나눠볼까 해서...허억... 붙었더니 어린 놈이...콜록...매너도 없이 말여...저렇게 막 달리는 게 어디 있어? 허억...허억...허억...”


작가의말

어...첫주부터 1분 차이로 이렇게 주8회 연참 실패?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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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7화. 돈 버는 기쁨, 돈 쓰는 맛. 24.01.02 50 1 14쪽
27 26화. 첫 월급(2) 23.12.30 70 0 16쪽
26 25화. 첫 월급(1) 23.12.29 61 2 17쪽
25 24화. 신입사원(2) 23.12.28 60 2 19쪽
24 23화. 신입사원(1) +2 23.12.27 61 1 18쪽
23 22화. 첫 출근(2) 23.12.26 67 1 16쪽
22 21화. 첫 출근(1) +2 23.12.25 80 1 17쪽
21 20화. 몽상가들. 23.12.23 75 1 19쪽
20 19화. 인간사 새옹지마(1) (수정) 23.12.22 88 1 14쪽
19 18화. 지상에서 빛나는 수십 개의 별(3) 23.12.21 82 1 17쪽
18 17화. 지상에서 빛나는 수십 개의 별(2) 23.12.20 87 1 14쪽
17 16화. 지상에서 빛나는 수십 개의 별(1) 23.12.19 93 1 15쪽
16 15화. 나는 알잖아. 23.12.18 98 2 14쪽
15 14화. 다 부숴버릴까 23.12.16 104 2 16쪽
14 13화. 선자불래 내자불선(善者不來 來者不善)(2) 23.12.15 115 1 16쪽
13 12화. 선자불래 내자불선(善者不來 來者不善)(1) 23.12.14 124 2 17쪽
12 11화. 포기해 23.12.13 135 2 19쪽
11 10화. 왜 네 입에서 걔 이름이 나와? 23.12.12 143 1 14쪽
10 9화. 네 엄마, 아빠를 자극하지 마 23.12.11 147 2 17쪽
» 8화. 대한민국에 암살자? +2 23.12.10 160 2 12쪽
8 7화. 난 주인공은 아닌 것 같다. 23.12.09 155 1 13쪽
7 6화. 니들이 생각하는 그런 사람 아니야. 23.12.09 176 3 15쪽
6 5화. 오해와 오해가 만나 인연이 되고(3) 23.12.08 183 3 15쪽
5 4화. 오해와 오해가 만나 인연이 되고(2) 23.12.07 190 4 13쪽
4 3화. 오해와 오해가 만나 인연이 되고(1) 23.12.06 216 2 15쪽
3 2화. 택배상자가 도착했다. +2 23.12.05 234 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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