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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더블유 님의 서재입니다.

잔인한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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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빅더블유
작품등록일 :
2020.02.21 06:30
최근연재일 :
2020.04.08 20:39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1,106
추천수 :
4
글자수 :
198,226

작성
20.03.08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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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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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0화 내옆에 있어줘서 참 다행이다

DUMMY

재성과 민서는 연극을 관람하러 대학로 소극장으로 왔다.


둘이 보려는 연극의 제목은 <극적인 사랑>으로 한 여자를 오랫동안 짝사랑한 남자주인공이 지속해서 고백하지만 계속 거절당하고 결국에는 둘이 연인의 사이가 됐다는 주제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오늘도 어김없이 많은 인파가 몰렸고 맨 앞줄은 아니더라도 그럭저럭 연극을 잘 관람 할 수 있는 중간보다 조금 앞 좌석에 앉았다.


“검사님은 이런데 와본 적 있어요?”


“아니 없어”


민서는 그럴 줄 알았다며 미세하게 고개를 흔든다.


“역시~”


얼굴을 아니지만 재성이 노는 것과는 이혼한 채로 살아왔을 거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변은?”


“전 와봤어요”


왜 갑자기 불쾌한 기분이 드는 걸까


단순히 자신은 안 와봤고 그녀가 왔다는 사실이 불쾌한 건 절대 아니었다.


그럼 대체 뭘까······.


“친구랑요. 남자랑은 처음 와봤어요”


한순간에 불쾌한 기분이 사라지는 재성


칭찬하듯이 민서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남자주인공이 한 여자를 마음속으로 좋아하는 독백을 시작으로 연극이 시작된다.


동질감을 느꼈는지 재성은 어느새 연극에 빠지게 된다.


극 중 남자배우의 짝사랑과 재성의 짝사랑은 다른 점이 한가지 있다.


남자배우는 아픈 걸 느끼고 여자배우를 짝사랑해 결국 참다못해 고백하지만

재성은 아픈 것 조차 느끼지 못했고 고백은 생각조차 못했었다.


더 정확하게는 그녀가 떠나갈까 봐 혼자 마음속으로 담고 있는 것으로 만족했다.


그러던 중 중간 부분에 남자배우가 고백의 의미로 꽃을 주지만 거절하고 화를 내면서 그 꽃을 짓밟는 여자배우의 연기가 나왔다.


연극을 보고 있는 다른관객들의 탄성이 흘러 나온다.


“너무 못 됐다. 그쵸?”


“그러니까, 저렇게까지 화낼 필요는 없는데······.”


“검사님이었으면 어떻게 했을 거예요? 저 상황에서”


“거절해도 저렇게까지 화내지는 않았을 거야”


민서의 말을 잘못 이해한 재성


남자배우의 처지에서 생각하고 싶지 않았기에 저절로 여자배우의 처지에서만 생각하게 됐다.


“아니요. 검사님이 남자였으면요”


“......”


재성은 마음속으로 여자배우를 만약 민서였으면 어떻게 했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바라만 봐도 만족했기에 고백은 생각조차 못 했지만


만약 내가 극 중의 남자배우처럼 혼자만의 사랑이 너무 아파서 고백했고 매몰차게 거절당했다면······.


“계속 매달렸을 것 같아. 집요하게”


“저도요”


“왜 그렇게 생각하지?”


혼자 좋아해 본 적도 없으면서 그걸 어떻게 알아 라는 것처럼 들리는 재성의 말


“저렇게까지 좋아하는데 쉽게 포기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사랑할 수 없는 사정이 아닌 이상”


“......”


극 중의 남자배우는 보는 이들이 아파할 만큼 여자를 지독하게도 짝사랑했다.


자신이 생각한 것과 똑같은 이유를 말하는 민서


“고마워요. 나 좋아해 줘서”


‘아픈 마음을 참은 채로’라는 말을 꾹꾹 누른다.


민서는 재성의 손을 잡는다.


“이젠 내가 더 좋아 할게요”


그리고는 재성의 볼에 가볍게 입맞춤을 한다.


시간이 지나고 극 중 여자는 결국 남자의 마음을 받아준다.


우리도 저렇게 되겠지 라고 생각하며 남자가 여자의 손에 반지를 끼우면서 청혼을 하고는

연극이 끝난다.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가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느낀다.


***


캄캄한 밤이다. 수감생활을 하는 지연은 수감 실에서 누운 채 천장을 바라본다.


4년 전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4년 전 JBC는 채로아바이러스를 독점중계하고 있었다.


그때 당시 입사한 지 3달 정도 된 이수지와 같이 중계를 맞게 되었다.


일 때문에 수지에게 전화했다. 어떤 남자가 받고는 주소를 불러 줬고 그녀는 받아적었다.


“하······. 왜 그랬을까”


전화 속의 그 남자가 수지가 대신 오라고 했다며 지연은 아무런 의심 없이 그 장소로 갔다.


그리고 거기서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한다.


이수지가 살해된 채 바닥에 누워 있었다. 수지 의 배 위에는 망치가 올려진 채로


보자마자 수지에게 달려가 그녀의 몸을 잡은 채 흔들었다.


(이수지 씨, 괜찮아요?! 일어나봐요!)


그리고 이수지 배 위에 올려져 있는 망치를 들고는 수지의 머리를 봤다.


그제야 알 수 있었다. 이미 수지는 죽었다고······.


당혹함에 아직 빠져나오지 못한 그녀를 맞이한 건 경찰들이었다.


타이밍도 감쪽같았다. 하필 지연이 망치를 들고 있는 모습을 경찰들이 봤다······.


(당신을 이수지 살해피의자로 긴급 체포합니다.)


용의자도 아니고 피의자······.


“왜 하필 나였을까······. 왜”


지판 내내 지연이 피의자가 아니라는 한줄기의 의심조차 없었다.


결국, 살인죄로 14년 형을 받았다.


어느덧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어제 일처럼 또렷이 기억난다.


앞으로 10년이 흘러 형을 마치고 밖으로 나간다 해도 사람들의 손가락질이 두렵다.


한참 아래로 보면서 벌레 보듯이 바라보는 시선들과 같이


4년 전에도 그랬으니까······.


“꼭 찾을 거 다 날 이렇게 만든 인간을”


4년 동안 극도의 슬픔에 잠긴 채 감옥에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다.


자신을 이렇게 만든 인간을 찾아서 찢어 죽여 버리겠다는 증오와 함께


“뭐해요. 지연씨, 안 자요?”


지연과 같은 수감 실에 있는 한 여자가 말했다.


“네, 이제 자야죠, 잘게요”


행복한 밤을 보내고 있는 동생 민서와는 다르게 오늘도 여전히 아픈 밤이다.


***


“여긴 왜 오자고 한 거야?”


“야경이 좋잖아요”


민서는 낙산공원 전망대에 선 채로 근사한 야경을 감상하고 있다.


새까만 배경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건물들이 반짝반짝 빛난다.


아름다운 이곳의 야경을 보려 이곳에 찾아온 다른 커플들도 보인다.


“별로에요?”


“아니”


“근데 왜 자꾸 내 얼굴만 봐요?”


“야경보다 더 근사하니까”


민서는 재성의 옆구리를 살짝 찌른다.


기분은 좋지만 어쩌면 이렇게 느끼한 멘트를 얼굴 하나 안 바꾸고 하는지 모르겠다.


“우리 사진 찍어요”


“알았어”


잘못 이해한 재성은 자신의 휴대폰을 들고 민서를 찍으려고 한다.


“아니~, 같이요”


“뭐, 같이 찍자고?”


당황하는 재성


노는 것과같이 사진 찍는 것과도 이혼했을 그의 이런 반응을 예상했다.


“아~ 같이 찍어요~. 네?”


앙탈 부리는 그녀의 모습에 어쩔 수 없이 넘어간다.


휴대폰을 한 손에 쥐고 재성의 옆으로 바싹 다가온다.


“자 그럼 웃어요”


“......”


찰칵


사진 속에 나와 있는 자연스럽게 웃는 민서의 모습과는 다르게 얼떨떨하게 굳어있는 재성의 모습을 확인한다.


“이게 뭐에요! 자 다시!”


“......”


찰칵


오히려 아까보다 더 바보 같은 표정의 사진 속의 재성


결국, 민서는 10번을 넘게 시도하고서야 만족하는 사진이 나와 종료하기로 한다.


“여기 사진 찍으러 왔어? 야경보고 싶다 해놓고는”


“뭐 어때요, 오래 간직하려고 그렇죠”


왜 이렇게 사진에 집착하는지 이해가 안 가지만 간직하자는 그녀의 말에는 격하게 공감한다.


오랫동안 서 있어서 불편한지 의자에 나란히 앉는다.


둘의 모습을 보고 연인이라고 생각한 한 여자가 마이크와 함께 다가온다.


오늘 낮에 연극에서 봤던 여자배우였다.


카메라를 들고 그녀를 찍고 있던 남자가 뒤따라 왔다.


“안녕하세요. 유튜버 세린입니다. 다정해 보이네요”


“네 안녕하세요”


눈이 휘둥그레진 재성과 민서의 모습을 확인한다.


“저 아시나요?”


“오늘 연극에서 봤습니다”


자신을 안다는것에 세린의 목소리가 한층 올라간다.


“아, 그러셨군요. 그럼 제가 유튜버인 거는 혹시 아셨나요?”


재성은 모르지만, 민서는 그녀가 유튜버인 사실을 알고 있었다.


“네, 당연히 알죠. 얼마나 유명한데요”


“감사합니다. 이곳이 데이트하기 좋은 장소라 콘텐츠 찍으러 왔습니다”


무표정한 재성과는 다르게 민서는 들떠있다.


“아! 그러셨군요!”


“혹시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인터뷰 잠깐 해도 괜찮을까요?”


신나는 민서를 보고 그녀에게 선택권을 주기로 한다.


뭐 이미 답은 정해져 있는 것 같지만······.


“네! 좋아요!”


“그럼 제가 물어볼 테니 동시에 대답해 주시길 바랍니다”


어떤 질문이 올까 기대하는 민서


그에 반해 여전히 아무런 반응이 없는 재성


왜 굳이 이런 쓸데없는 짓을 하냐는 듯한 표정이다.


“만난 지 얼마나 됐나요? 자 하나, 둘, 셋”


“5년”


“일주일!”


5년이라는 재성의 말이 어처구니없게 느껴지는 민서는 크게 웃는다.


너무나 다른 둘의 대답에 놀라는 세린


하지만 시간이 많지 않아 재빨리 다음 질문으로 넘어간다.


“두 분이 처음 만난 장소는? 하나, 둘, 셋”


“서울대”


재성과 민서가 동시에 대답한다.


“첫 번째 질문과는 다르게 이번엔 정확하게 맞추시네요, 자 이번엔 마지막 질문 갑니다”


두구두구두구


“첫사랑은 언제인가요? 하나, 둘, 셋”


이번엔 재성과 민서가 대답하지 않은 채 서로를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좋은 시간 보내라는 말을 남기고 웃으면서 세린은 퇴장한다.


민서는 재성의 어깨에 기댄 채 말한다.


“우리가 만난 지 5년이나 됐어요?”


“처음 본 게 5년 전이니까”


굳이 따지고 싶지 않아 어깨에 기댄 체 잠시 생각에 잠기는 민서


대학교에서 처음 만난 둘


서로에게 대학 시절은 조금은 다르게 기억하고 있다.


대학 시절에 재성에게는 민서가 나타난 게 기억에 남지만 민서에게는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언니가 살인죄로 수감생활을 시작했기에 언니에 관한 생각이 많이 남는다.


더 나아가 재성에게는 들추고 싶은 기억


하지만 민서에게는 감추고 싶은 잊고 싶은 기억


민서는 감옥에서 힘든 생활을 하는 언니가 생각나 과연 내가 이 남자 옆에서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가 싶은 생각이 문득 난다.


언니와 다르게 행복을 느끼고 있다는게 어딘가 미안한 마음이 든다.


지금까지 너무 괴로워서, 너무 아파서 어쩌면 이 남자한테 행복감을 찾고 싶은 걸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 크게 웃고 목소리도 더 크게 하고


내가 갖고있는 고통을 그래야 더 잘 씻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무슨 생각해?”


“검사님 생각이요”


재성의 손이 자신의 어깨에 기대있는 민서의 허리를 감는다.


“나도 너 생각했어.”


“......”


깊은 생각에 잠긴 둘 사이에 침묵이 흐른다.


오늘 같은 짜릿함과 설렘의 기분이 영원하기를


무슨 일이 있어도 지금처럼 서로의 옆에 있기를


내 옆에 있어 줘서······.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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