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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더블유 님의 서재입니다.

잔인한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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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빅더블유
작품등록일 :
2020.02.21 06:30
최근연재일 :
2020.04.08 20:39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1,068
추천수 :
4
글자수 :
198,226

작성
20.02.21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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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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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2화 알아버렸어요... 어떡하죠?

DUMMY

재성과 민서는 눈을 동그랗게 뜬 채로 서로를 마주하고 있다.


당혹스러움과 같이 온 반가움을 감출 수 없었다.


마치 TV에서만 보던 유명 연예인을 만난 것처럼


“여긴 어떻게······. 여기서 일하는 거야?”


“네······. 그럼 선배도 여기서······.”


오랫동안 자신의 마음을 갉아먹은 그녀가 눈앞에 있는 현실에 믿어지지 않는다.


“응, 오늘부터 일하게 되었어······.”


“아······. 저도 오늘부터······.”


5년 전에는 선배와 후배로 지금은 동기로 마주하는 둘


재성의 머릿속에 남아있는 민서의 첫 모습처럼 당돌하게 웃는 민서


대학 시절 때도 흐림이나 비가 오는 분위기를 맑음으로 잘 바꾸곤 했다.


“잘 됫다. 그럼 앞으로 자주 보겠네요, 그쵸?”


“응······. 그러겠지”


“대박, 넘 반가워요~ 어떻게 여기서 다 만나요? 우리 인연이 아닐까요?”


민서가 무심코 내뱉은 ‘인연’이라는 단어에 민서를 짝사랑 했을 때처럼 설렌다.


“인연이라고?”


“그럼 인연이죠! 어떻게 이런 우연이 다 있을 수 있어요”


우연이 정해져 있다면 그 정해진 우연이 너와 계속 이렇게 마주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그 우연 속에서 영원히 살고 싶을 뿐이다.


바라만 봐도 만족하니까······.


‘어후’, ‘대박’ 이런 단어들을 연신 내뱉는 민서


재성과 만난 지금 이 순간에 대해 신이 나면서 들떠 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재성은 흐뭇한 미소를 날린다.


자신의 감정보다는 약하겠지만 그녀도 이 상황을 반가워하는 것 같아서······.


문이 열린다. 주현이 들어온다.


이 상황을 조금 더 즐기고 싶은 재성


잠깐······. 왠지 뭔가······. 불길한······.


“검사님, 먼저······.”


민서를 보자마자 하던 말을 멈추는 주현


왜 불길한 예감은 항상 틀리지 않는걸까


“어! 넌!”


두 손으로 자신의 입을 가로막는 민서


재성을 바라봤을 때처럼 눈을 동그랗게 뜬다.


“어머! 주현 선배!”


“민서 맞지? 한민서?”


“여기서 일하게 되는 거야? 이렇게 보네,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


둘이 반가워하는 모습에 언짢은지 어느덧 재성의 눈가에 날카로움이 묻어났다.


“변호사 하면서 지냈어요”


“그래?”


“어떻게 이런 우연이 다 있을 수 있죠?”


이런 우연이 다 있을 수 있냐고?


그건 아까 나한테도 한 말이잖아······.


자신을 대했던 것처럼 똑같이 주현을 반가워하는 모습에 날카로움이 더 진해지는 재성의 눈가


그 분위기를 느꼈는지 주현은 헛기침하면서 자신의 자리로 간다.


“흠흠, 자 일단 이렇게 모였으니, 인사는 그만하고, 일을 시작해 볼까요?”


재성의 분위기를 알 리 없는 민서는 왜 그러냐면서 웃음기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왜 그래요, 지금 본 지 얼마나 됐다고~”


주현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감추면서 재성을 슬쩍 본다.


“그리고 여긴 대학교가 아니니까, 대학교의 신나는 선후배 사이는 차버리자고요”


실망스러운 듯 어깨를 축 늘어트리는 민서


“힝~”


아······. 귀엽다······.


순간적인 민서의 사랑스러운 모습에 넋을 놓고 바라보는 재성


제멋대로 눈치 없는 심장이 쿵쾅거린다.


그리고 이내 정신을 차리고 주체하지 못하는 입꼬리를 숨기며 자신의 자리로 들어간다.


민서를 자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입꼬리가 계속 올라가자


뭔가를 줍는 시늉을 하면서 책상 밑으로 고개를 숙인다.


손으로 입을 가린다. 핏줄이 나올 만큼 손에 힘을 쥔 채로


큭 큭 큭!


***


민서를 포함한 직원들이 나가고 재성과 주현만 남아있는 SB법무팀 사무실 안에서


“이 수사관”


“네 검사님”


재성은 이때다 싶어 주현을 부른다.


자신의 기억속에는 주현과 민서가 같이 있는 기억이 없었던 것 같은데


왜 아까 그렇게 오랜만에 본 친한사이 같이 반가워 한게 궁금한 모양이다.


“한변호사 하고 어떻게 아는 사이인가?”


무슨 그런 걸 물어보냐는 듯이 대수롭지 않게 주현이 입을 연다.


“민서는 대학 후배잖아요. 형님도 아시면서”


그건 알지만, 왜 아까 그렇게 반가워 했냐고!


‘민서’라는 단어가 다정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같아 재성의 미간이 약간 좁아진다.


“뭐······. 그랬지, 그리고 민서라니! 아까 대학 시절 선후배 사이는 차버리자고 하지 않았나!”


대수롭지 않은 거로 질투를 하는 재성이 웃긴지 주현은 빙그레 웃으면서 말한다.


“민서도 없는······.”


아, 참!


순간 재성의 날카로운 눈빛을 감지하고 말을 정정한다.


“아니 한변호사도 없는데 그런 건, 아! 그래요 알겠어요. 이제부터 없을 때도 한변호사라고 부르죠. 뭐, 하하”


어쭈 웃어?


“근데 검사님”


“왜”


“아직도 한변호사 한테 마음 잇는 겁니까”


고이 모셔놨던 꿀단지를 들킨 것처럼 깜짝 놀라는 재성


“뭐, 뭐!?”


“대학 시절에 한변호사 짝사랑 하신 거 제가 모를 거라고 생각하셨습니까”


재성의 눈썹이 꿈틀거리면서 한없이 올라간다.


재성이 민서의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모습을 오랜 시간 옆에서 봐왔던 주현이 모를 리 없다.


알고 있었다. 재성의 대학 동기인 주현은 5년 전에 민서를 향한 재성의 마음을


“뭐!, 뭐!, 뭐!, 뭐가”


참아 왔던 웃음을 참지 못하고 이내 터트리는 주현


“날카로운 검사님도 이런 면이 있네요. 혼자 하는 짝사랑은 해롭습니다.”


“아니 이봐 지금······. 뭔가 오해를······.”


“그나저나 이번 소송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


갑자기 이렇게 확- 하고 드리프트를 한다고.?


“이수사관, 지금 대단히 잘못······.”


“처음 우리가 맡은 일인데, 잘해야죠. SB제약에서 만든 알트론을 복용하고 부작용으로 두통이 심해졌다는데”


“이유가 약의 부작용일 수도 잇겠지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도 있겠지”




재성은 주현의 드리프트에 휘말린 채로 핸들을 돌린다.


“이름 김선옥, 나이 61세, 두통이 발생한 지는 알트론을 복용하고 3개월 정도 지난 후”


알트론, SB제약에서 만든 피부영양제


6개월 전부터 시중에 판매되기 시작했다.


“음, 그리고?”


“6개월 전에 치과 신경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고, 신장의 조금 문제가 있네요”


“현재 상황으로 봐서는 약의 부작용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다른 이유도 있을 수 잇겠죠?”


***




(아직도 한변호사 한테 마음이 잇는 겁니까)


민서는 들어가려던 문손잡이를 잡은 채 얼어버렸다.


‘잠깐······. 뭐라고?’


(대학 시절에 한변호사 짝사랑 하신 거 제가 모를 줄 알았습니까)


또 한 번 훅하고 들어오는 주현의 음성에 심장까지 얼어버렸다.


‘이건······. 말도 안 되지, 에이 설마······. 재성선배가 날? 뭐?’


다음에 나오는 말이 이건 사실 장난이라고 몰래카메라라고 말했으면 하는 바람이었지만


(날카로운 검사님도 이런 면이 있네요. 혼자 하는 짝사랑은 해롭습니다.)


단전에서부터 끌어나오는 탄식을 내뱉는다.


“아······.”


그리고 혹시나 들었을까 재빨리 두 손으로 입을 가로막는다.


머릿속에 처음 봤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재성의 모습이 한 편의 영화처럼 스쳐 지나간다.


그동안 왜 몰랐을까, 알았다면 난 어떻게 했을까?


그래 지금 이제 알게 됐으니까 어떻게 해야 되는 건가


***


주현의 말이 민서의 머릿속을 맴돈다.


(아직도 한변호사 한테 마음이 있는 겁니까)


‘한변호사’가 굳이 자신을 가리키지는 않을 거라는 말도 안 되는 가설을 세운다.


‘그래 한씨 성을 가진 변호사가 얼마나 많은데, 그게 나라는 보장은 없잖아?’


(대학 시절에 한변호사 짝사랑 하신 거 제가 모를 줄 알았습니까)


하지만 뒤이어 나왔던 주현의 말


확연히 더 좁혀진 용의자의 명단


조금 전의 가설이 말이 안된다는 걸 깨닫는다.


“한변(한변호사) 뭐 드실꺼냐구요?”


자신을 깨우는 주현의 목소리에 흠칫- 놀라는 민서


“네?”


“벌써 세 번째 물어보네요. 뭔 생각을 그리 골똘하게 해요?”


아 맞다, 여기 식당이었지······.


“아!, 아니에요, 아무것도, 저는······. 저는 그러니까 된장찌개요!”


-풉


“여기 일식집이잖아요”


“아······. 그러네 일식집이었네요. 하하”


“한변, 한식 좋아해요? 애국자 시네요, 일식집에서 된장찌개를 다 찾고”


민서의 옆에 앉아 있던 재성은 벌떡- 일어나 말한다.


“다른 데로 가지, 근처 한식집으로”


주현도 따라서 일어난다.


“네, 어디 보자 여기 주위에 한식집이······.”


찰나의 순간


일어난 재성의 팔꿈치를 무의식적으로 잡는 민서, 그리고 제멋대로 입술이 움직인다.


“아니에요! 저 일식 좋아합니다! 회덮밥! 회덮밥!”


갑자기 큰 목소리에 주위에 사람들의 이상한 눈초리가 몰려온다.


민서에겐 그것보다 재성의 팔꿈치를 잡은 자신의 손이 더 신경 쓰였는지 황급히 땐다.


일어난 게 갑자기 부끄럽게 느껴지는 주현이 천천히 자리에 앉으면서 말한다.


“아······. 회덮밥이요? 일식 좋아하신다구요?”


“네, 일식 좋아합니다. 하하, 아주, 아주, 아~~~주 하하하”


조금은 실성한 듯이 웃는 민서를 주현은 의아한 듯이 바라보지만


재성은 아닌 듯하다.


그 모습마저 사랑스러워 보인 듯


대학 시절, 재성의 기억 속에 학교 근처 일식집을 자주 가는 그녀 였기에


근처에 일식집이 없어 일부러 재성이 멀리 떨어진 이곳으로 오자고 한 이유였다.


들어가지도 못하고 창밖에서 바라만 보고


혹시나 그 모습이 들킬까봐 조마조마 하기도 햇었다.


‘초밥 자주 먹던데······.’


***


식사를 어느 정도 마치고 입을 닦는 재성, 그리고 일 얘기를 시작한다.


“김선옥 씨 잇잖아, 한번 조사를 해봐야 하지 않겠어?”


이미 식사를 마친 주현이 대답한다.


“네, 정확한 사인을 알아 봐야 하니까요”


“어떻게 할까?”


“음······. 일단은 한번 찾아가 보죠”


“그래, 한 명만 가면 되겠지?”


둘의 대화가 있는 동안 고개를 숙인 채 말없이 먹기만 하는 민서


민서를 한번 힐끗- 보는 주현


“흠흠, 두 명 가야 하지 않겠어요?”


“두 명? 아니 왜?”


“아니 그거야······.”


재성은 바로 전에 왜 두 명을 가냐며 물어보는 자신에게 후회가 밀려온다.


“그래! 두 명 가야지, 두 명, 이수사관 하고 같이 갈까?”


재성이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자 주현이 피식 웃는다.


“아뇨, 전 할 게 있습니다. 결재서류 관련 검토할 게 있어서요”


그렇지!


“그럼 난 어쩔 수 없이······.”


“한변하고 같이 가시면 되겠네요”


굳이 말 안해도 자연스럽게 주고받는 둘


호흡이 척척 맞는다.


재성은 주현이 고마울 따름이다.


자신을 부르는 호칭에 흠칫-놀라는 민서


아니 잠깐만 둘이? 그것도 재성선배 하고?


“아니 잠깐만요, 제가요? 이검사님 하고요?”


“네, 뭐 하실 거 있으세요?”


“아뇨, 그건 아닌데······.”


“그럼 이검사님하고 같이 가는 게 불편한가요?”


“아뇨! 아뇨! 하나도 안 불편합니다.”


주현이 손뼉을 치며 말한다.


“그럼 두 분이 가세요, 이따 주소 알려 드리죠”


아······. 어떻게 해야 될까


복잡한 심경이 그나마 주현이 있어 그나마 나았는데


그런 주현이 사라진 채


재성과 단둘이 있다는 건 상상조차 부담스럽다.


좋다고 덜컥 말하자니 그건 좀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싫다고 말하는 건 더더욱 싫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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