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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더블유 님의 서재입니다.

잔인한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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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빅더블유
작품등록일 :
2020.02.21 06:30
최근연재일 :
2020.04.08 20:39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1,075
추천수 :
4
글자수 :
198,226

작성
20.02.21 06:35
조회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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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3화 같이 있는게 불편해요

DUMMY

아······. 결국 와버렸다. 그것도 재성선배와 단둘이······.


잊어버리자, 그래 이제부터 일 생각만 하자!


난 지금 김선옥 씨를 조사하러 나왔고 여기는 서울대학교 근처


서울대는 재성선배를 처음 만난 곳······.


이게 아니잖아! 왜 이러는 건데 대체 왜! 왜! 왜!


선옥의 집을 찾아 걸어가는 동안 민서의 머릿속에는 온통 재성밖에 없다.


재성은 자신이 다녔던 서울대가 보이자 걷던 걸음을 멈춘다.


온종일 깊은생각에 빠진 민서는 뒤따라오다


재성의 등에 얼굴을 받고는 흠칫- 놀라 뒤로 물러선다.


“아!”


“괜찮아?”


“네······. 괜찮아요”


“벌써 내가 이 학교를 졸업한 지가 4년이 넘었네”


둘 사이의 연결고리가 등장하는 게 반갑지만은 않은 민서


“네······.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네요”


재성은 선물용 과일바구니를 들고 주소대로 김선옥의 자택을 찾았다.


노크하면서 말을 꺼낸다.


“계십니까, 여기 김선옥 씨 댁 맞습니까”


잠깐의 시간이 지나고 선옥이 문을 연다.


“누구시죠?”


***


선옥의 집으로 들어온 재성과 민서


5평 정도 되는 혼자 살기에는 그저 그런 선옥의 집


거실 한가운데에 있는 조그마한 상에 셋이 앉는다.


재성은 준비해온 선물 바구니를 주면서 자기소개를 시작한다.


“안녕하세요, 어머니께서 우리 회사에서 나온 알트론을 복용한 후 부작용이 있다고 하셔서 이렇게 찾아뵙게 됐습니다.”


선옥은 자리에 앉으면서 재성을 빤히 바라본 채 말한다.


“네······.”


“아직도 많이 편찮으신가요? 어머님 증상을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 있으시겠어요?”


혹시 결혼을 앞두고 처가댁을 방문하는 모습이 이런 모습일까?


하고 민서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는 자신에 어찌할 줄 몰라한다.


‘왜 이래, 제발 정신 차리자, 한민서! 제발!’


“우연히 추천으로 알트론을 복용하게 되었어요.”


“네, SB제약에서 만든 피부영양제 죠”


“두통이 심하더라구요. 안그래도 몸도 안좋은데”


피부영양제의 부작용은 일반적으로 뾰루지 같은 피부질환 이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두통이 부작용으로 발생 하기도 한다.


“아······. 그러셨어요? 많이 안 좋으세요?”


“많이 어지럽고 두통이 가시질 않더라구요”


알트론의 부작용으로 투통이 발생할수 도 잇겠지만


혹시 모를 다른 이유를 찾기 시작하는 재성


“혹시 다른 약은 복용하신 적은 없나요?”


“나이를 먹으면 자꾸 깜빡 하다 보니 제대로 모르겠네요”


선옥은 옆에 서랍을 보여주면서 자신이 복용하는 여러 약을 보여준다.


“아······. 근데 어머님, 이렇게 무분별하게 복용하시면 안 좋습니다.”


선옥은 손사래를 치며 말한다.


“에구~ 뭐, 그런 걸 신경 쓸 수가 있나요. 원”


재성은 휴대폰을 꺼내 서랍 속에 여러 약의 사진을 찍는다.


찰칵찰칵


“지금 뭐하신 건가요? 사진을 왜?”


“이 약들이 어머님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아······.”


“원인을 알아야 처방도 잘할 수 잇겠고요.”


그 외에 이것저것 재성은 물어본다.


그렇게 해서 알아낸 건 선옥이 3개월 전에 신경치료를 받아낸 것


술/담배는 하지 않고 간 질환이 있는 것 정도 였다.


재성과 민서는 선옥에게 인사를 한 후 밖으로 나간다.


결국 알아 낸 것 중 가장 큰건


무분별 하게 약을 복용한다는 점


텅 빈방 안 홀로 남아있는 선옥, 재성과 민서가 나간 문을 한참 동안 바라본다.


“날 기억 못 하는 건가?”


***


어떻게 그를 대할지 한없이 헷갈리기에


조금만 지나면 재성과 떨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민서


“휴~”


밖으로 나온 재성과 민서


자신의 턱에 손을 괸 채 재성이 말한다.


“뭔가 이상하지 않아?”


민서가 눈을 깜빡이며 말한다.


“뭐가요?”


“나 같으면 눈에 쌍심지를 켜고 불같이 달려들 텐데 내가 SB제약에서 왔다고 말도 했고”


“......”


“너무 자세하게 알려준다 이 말이지”


온종일 재성생각에 가득 찬 그녀라서 신경을 못 썼지만 듣고 보니 맞는 말이다.


우리 회사 제품인 알트론 복용하고 부작용이 나와서 소송을 했는데


옥선의 눈에 재성과 민서가 달갑게 보일 리 없다.


“아······. 뭐 그러네요”


“사실 기대 이상이야, 이렇게 자세하게 알아낼 줄은, 아무것도 못 건진 줄로만 알았는데”


만약에 옥선이 문전박대를 한다고 해도


조사하기 위해서 와야만 하는 건 맞다.


하지만 혼자 오든 둘이 오든 그게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민서가 재성의 입에서 ‘너 때문에 왔지’라고 듣고 싶었던 걸까


제멋대로 흔들리는 심장과 함께 입도 제멋대로 움직인다.


“그럼 여긴 왜 오자고 하신 거예요?”


그거야······. 너 때문에


***


온종일 재성 생각에 극심한 피로가 몰려온 민서는


집에 들어오자마자 모든 게 귀찮다는 듯 재빠르게 침대로 향한다.


푹-


몸을 대자로 넓게 피고는 천장을 바라본다.


“아······. 힘들다”


이제 겨우 하루가 지났는데 앞으로 그와 같이 계속 있을 생각에 머리가 지끈해진다.


두 손으로 머리를 잡은 채 빠른 속도로 자신의 머리를 세게 긁는다.


“아~~~! 몰라!”


될 대로 되라지


이런 게 중요한 게 아니라며 원래 해왔던 일을 하기 위해 거실로 간다.


범죄영화에 보면 용의자를 잡기 위해 주인공들이 메모하는 투명칠판


그 투명칠판이 거실 한가운데에 있다.


4년 동안 기록한 흔적과 함께


지연이 재심을 신청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 재판 소식이 없다.


“저녁 6시 20분에 언니가 범행현장인 한 공장에 들어왔고”


언제나 같은 생각이다. 이게 몇 번째인지도 모른다.-


“그 공장은 현재 SB그룹소속 이고, 15분 후에 경찰들이 들이닥치고”


-앞으로 얼마나 더 되풀이해야 할지도


“그리고 언니의 지문이 묻은 망치”


여기까지가 공식적으로 재판기록에 나와 있는 부분


사건 당시 지연은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어떤 남자에게, 아직도 이 남자가 누군지 모른다.


그 남자가 한 말은 죽은 이수지가 살해된 현장으로 오라고 했던 것.


감쪽같게 아무리 뒤져도 그녀가 들어온 6시 20분 전에 CCTV 기록은 없었다.


“누군가 지운 것이 분명해”


당시 지연과 같이 JBC에서 일하던 이수지는 한 달 전부터 SB그룹을 파헤치고 다녔다는 것


여기까지가 4년 전이나 지금이나 민서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이다.


이런 거로 무죄를 입증 할 수 없다는 걸 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하는게 내기치 않지만, 감형조차 받을 수 없다는 것도······.


“솔직히 자신이 없어······.”


SB법무팀에 들어간 이유


죽은 이수지가 SB그룹을 캐고 다녔다는 그것과 살해장소가 현재 SB그룹의 부품공장이기에


“이수지를 죽인 자는 SB그룹에 있을 거야”


이 판단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10년 후에 형을 다 채운 언니가 출소한다고 해도


심지어 죽기 전까지, 끝이 보이지 않은 험난한 여정 이겠지만


끝날 때까지, 내가 두 눈 뜨고 살아 있는 동안 동생으로서 변호사로서


“언니의 무죄를 밝혀야 하니까”


***


다음 날 아침


높은 빌딩 앞에 망설여지는 발걸음, 이곳은 SB제약


어차피 출근해야 해서 앞으로 나가야겠지만 쉽사리 발이 떨어지지 않는 민서


재성의 얼굴 잠깐 보는 그것조차 부담스러운데


온종일 같이 있어야 한다니······.


오늘 아침 눈 뜨자마자 릴랙스를 외치며 최면을 걸었지만 도착지점이 가까워지자


레드선이 되었다. 레드~~ 썬!


이 상황이 어이없는지 영혼 없는 웃음이 터져 나왓다.


“하하, 레드썬, 하하 레드···.”


“레드썬”


흠칫 놀라 소리가 난 쪽으로 향하니 바로 옆에 주현이 있다.


“뭐해요? 회사 앞에서?”


귀가 빨개지는 민서


“제가 뭐하고 있었죠? 하하 참, 레드썬이라니······.”


저 멀리 재성의 음성이 들려온다.


“둘이 같이 있었네, 안 그래도 아침에 셋이 모여서 할 얘기가 있었는데 말이야.”


민서는 멀리 걸어오는 재성을 발견하고는 두 손으로 배를 움켜잡는다.


일단, 피하고 봐야겠다.


“저! 저! 저 먼저 가보겠습니다! 배탈이 나서 이만!”


‘왜 저래’라는 표정의 주현을 얼씬도 하지 않은 채


자네 혹시 육상선수 해볼 생각 없나?


재빠르게 앞만 보고 달려간다.


***


이럴 거면 왜 육상선수처럼 꽁무니가 빠지게 달린 걸까 후회하는 민서


휴게실 안에 앉아 있는 셋


그나마 둘이 아니라서 다행이다.


커피를 한잔 머금고는 재성이 말을 꺼낸다.


“어제 김옥선씨를 만나고 왔는데, 결과가 좋아”


주현은 놀란 듯 표정을 지으며 질문을 한다.


“그분이 다 말해준 건가요?”


역시-


가지 않아도 되는 곳에 간 것을 느끼는 민서


뭐 결과적으로 가서 좋은 결과가 있었지만······.


혼자만 가도 될 것을 굳이 단둘이


그것도 굳이 제일 피하고 싶은 사람과


“응, 예상 못 했어, 여러 약을 아무렇게나 복용해 왔더군”


여러 약을 무분별하게 복용한 옥선이


알트론의 부작용으로 생긴 두통이


단순히 그중 하나인 알트론 때문에만은 아니기에


SB제약을 상대로 소송을 건 옥선에게


알트론 때문이 아니라고 말하는 결정적인 증거


“그럼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겁니까”


“어떻게 되긴, 우리 쪽 과실은 없는 거지”


“그러겠네요”


“근데 왠지 낯이 익어, 어디서 본 얼굴이야, 흠”


“정말입니까”


재성은 마시던 커피잔을 살짝 만지면서 말한다.


“응, 어디서 본 것 같아, 그래서 어쩌면 나한테 살갑게 대한 이유일 수도 있고”


“그렇다는 건 김옥선 씨께서 이검사님을 알고 있다는 거네요?”


둘이 대화하는 동안 가만히 있는 민서


이럴 거면 둘이 만 얘기 할 것이지 나는 왜 여기 잇는 걸까


아니······. 알지 내가 왜 여기 있는지


어제도 혼자만 가도 되는 건데 나까지 껴서 가고


아······.


앞으로도 이런 상황이 계속되겠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민서의 마음이 타들어 간다.


재성은 마른침을 삼키고 입을 연다.


“한변, 어제 잘 들어갔어?”


“네?! 네! 잘 들어갔습니다.”


잠깐 보통 연인들이 집에 잘 들어갔냐고 묻지 않나?


아니지 않아야! 이건 그냥 단순 직원으로서 걱정돼서 물어보는 거잖아


어디까지 생각하는 거야! 그만해 그만!


세훈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고 재성이 먼저 일어난다.


휴······. 나이스 타이밍 이다.


민서를 이상하게 느끼던 주현이 말을 꺼낸다.


“한변 요즘 이상한 거 알아요?”


“네? 제가요?”


“네, 무슨 생각을 골똘히 하는지 자꾸 재성형님을 피한다는 느낌이랄까”


아······. 또 피하고 싶게 만든다. 다시 배를 움켜잡을까?


“아뇨, 요즘 들떠 있어서요. 아무래도 원하던 직장에 돌아오다 보니까는······.”


자신이 생각해도 꽤 그럴싸한 핑계를 댔다고 생각하는 민서


“혹시 알고 잇는 거예요?”


훅-하고 들어오는 주현의 말에 민서의 어깨가 한없이 올라간다.


“네?! 뭘 안다는 거예요?”


모래를 갸우뚱하고는 그럴 리 없다는 표정을 짓는 주현


“아닙니다, 어······. 그리고 이제 시간이 됐네요, 일할 시간”


“네······. 즐겁게 일해보죠,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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