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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더블유 님의 서재입니다.

잔인한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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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빅더블유
작품등록일 :
2020.02.21 06:30
최근연재일 :
2020.04.08 20:39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1,070
추천수 :
4
글자수 :
198,226

작성
20.03.04 20:55
조회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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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8화 둘이 뭐해?

DUMMY

“이검사님, 여기서 뭐해요?”


“......!”


어떻게 말하면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을까 알려달라는 듯


재성은 민서를 바라보지만


그녀의 눈은 니가 알아서 해라는 듯 고개를 돌린 채 다른 곳을 보고 있다.


알았어······. 어쩔수 없지 뭐


“잠깐 쉬고 있었습니다”


핑크빛 분위기를 알아챘을까


좀 전에 주현에게도 민서와의 사이를 들키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이렇게 세훈에게 들켜버리는 건 아닌지 조마조마하다.


세훈이 들어오긴 전 그녀와 한 얘기를 되짚어 본다. 혹시 의심될 만한 건 없는지 하면서


보채는 자신에게 그녀가 짜증을 내면서 티격태격했고 자신의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을 직업병이라며 말하고는 민서에게 집요하게 알고 싶다고 말한 걸 떠올린다.


마지막 대사는 누가 봐도 오해할 만한 상황이다. 아무 사이가 아니고서야 그렇게 말할 수는 없기다.


재성과 민서를 번갈아 가면서 보는 세훈


“분위기가 다정한 것처럼 보이는데 이건 착각인가요?”


민서의 어깨가 살짝 들썩인다.


그리고 재성의 눈이 잠깐 커졌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비밀연애가 이렇게 힘든 걸까, 시작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이렇게 들켜버리는 걸까?


아침에는 주현이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지금 이렇게 세훈에게 들켜버린다면 일주일 후에는

회사 모든 사람이 알게 되는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든다.


“한변이 제 대학 후배라서요. 같은 곳에 일하니까 반가워서요”


휴······.


거짓말도 아니거니와 자신의 대답이 꽤 그럴싸한 대답이라고 평가한다.


집요하게 알고 싶다는 자신의 대사가 신경 쓰이지만 친하다면 장난으로 충분히 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민서를 바라보면서 세훈이 말한다.


“그러고 보니 제가 인사 한번 못했네요. 안녕하십니까 박세훈입니다.”


고개를 돌리고 대답하는 민서


“네 안녕하세요, 한민서 라고 합니다. 변호사입니다.”


목소리가 떨린다면 더 의심받을 것 같아 목에 힘을 주어 말한다.


당황한 표정을 내비친다면 더 의심할 것 같기 때문이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같은 대학출신 인데 제가 못 알아봤네요”


“아······. 아닙니다.”


마침 그녀에게 수연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마음속으로 나이스 타이밍을 외치며 자리를 유유히 빠져나간다.


민서가 나가고 재성이 먼저 입을 연다.


“여긴 어쩐 일로 오셨는지”


“퇴근 하려고 하는데 이검사가 보여서요”


퇴근하려고 왔는데 둘이 다정하게 얘기하고 있는 모습을 본 세훈이었다.


재성과 민서가 무슨 얘기 했는지는 자세히 듣지 못했지만 재성이 신경 쓰고 있는 민서에게 널 집요하고 알고 싶다는 재성이 한 말은 들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둘이 마치 연인 사이처럼 분위기가 다정해 보였다.


그래서 물어본 것이었다. 자신의 느낌이 착각이었냐고


“아······. 네”


자리에 앉으면서 말하는 세훈

“저번에 김선옥 씨께서 알트론 소송 취하 하셨더라고요. 잘하셨습니다”


세훈은 둘이 어디서 어떻게 뭘 하든 별 상관없는 듯 보이는지 화제를 돌린다.


“네 감사합니다”


만약 세훈이 둘이 사귀는 거 아니냐고 물어본다면 거짓말할 생각은 없었던 재성


굳이 세훈이 아니어도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다. 예외는 없다.


민서와의 사이를 되도록 안 들키고는 싶지만 들킨다면 그녀와의 사랑을 거짓으로 말하고 싶지는 않다.


“알트론, 저희가 꽤 신경 쓰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이회장 으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준태가 꽤 신경 쓰고 있는 작품인 알트론


다행히 아직은 많은 사람이 찾고 있고 인기가 많아 큰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에


세훈은 준태와 다르게 상황이 좋다고 들떠 잇지 않는다. 좋게 가더라도 무슨 일이 생겨서 끊임없이 추락 할 수도 있다는 가정을 세우고 긴장감을 유지한다.


5년 동안 준태의 비서로 일한 그만의 직업병이기도 하다.


항상 무슨 사고를 터트릴지 모르기에 항상 조심하면서 항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는 긴장감을 어쩔 수 없게 습관으로 만들어 버렸다.


“네 노력해 보겠습니다”


‘수고하세요’라는 말을 남기고 퇴장하는 세훈


민서와의 관계를 왜 자세하게 묻지 않는 걸까


모르는 걸까, 아니면 알고서 모른 체하는 걸까


당연히 후자라고 생각하는 재성


냉정하게 상황을 분석하고 눈치가 빠른 편인 그가 모를 리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대학 시절 선배로 본 그의 모습이나 다른 부서이지만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직장동료로서 그의 모습은 별반 다를 게 없다.


자기 일이 아니면 별 신경 쓰지 않는 그의 모습이


***


퇴근을 마치고 혼자 갈 수 있다고 됐다고 말하는 민서를 완강히 거절한 채 재성은 그녀를 집까지 바래다 주겠다고 한다.


그녀가 어디 사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바래다주고 싶었기에


“저 혼자 갈 수 있다니깐 참······.”


재성의 차에 탄 채 투덜거리는 민서


퇴근도 했고 집에 가서 쉬거나 아니면 할 일이 있을 수도 있는 건데 자신을 위해 쓸데없이 시간을 쓰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자신을 걱정하는 것 같고 바래다주고 싶어 하는 그의 모습이 사실 기분은 좋다.


그리고 누구의 눈치도 볼 것 없이 단둘이 그의 차 안에서 있을 수 있는 게 더 좋기도 하다.


“밤길 위험해”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홱 돌려 재성을 바라본다.


걱정해 주는 것 같아 좋지만 이건 왠지 애로 보는 기분이다.


지금이 늦으면 얼마나 늦었다고 엄마, 아빠도 하지 않는 말을 자신보다 고작 4살 많은 남자가 하고 있으니


“아니, 제가 어린애예요? 저 혼자 잘 갈 수 있거든요!”


“내 눈에는 아기인데 뭘”


으······. 이건 좀......


닭살이 돋는 멘트에 한없이 부끄러워진 민서는


방방 뛰면서 재성의 어깨를 양손으로 한없이 친다.


어린애도 아니고 얘기라니······.


“어우~ 닭살! 미쳤어! 미쳤어!”


그에 반해 꿈적도 안 하는 재성


부끄러운 듯 방방 뛰는 그녀의 모습이 사랑스럽게 보인다.


애기 같아 보여서 보이는 대로 말한 건데 이런 반응이 나올 줄을 몰랐다.


그녀가 느끼는 간지러움을 자신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간다.


“좀 가만히 있어 봐 운전 중이잖아, 이러다 사고나”


재성의 어깨를 치는 걸 멈추는 민서


“어쩜 그렇게 닭살스러운 멘트를 아무렇지도 않게 해요?”


“이게 닭살스러워? 걱정되니까 그렇지”


“그럼 애기 같다는 게 그게 닭살스러운 게 아니면 뭐예요?”


‘애기 같아 보여서 그러지’라고 말하면 또 방방 뛸 것 같아 그녀의 말을 인정하기로 한다.


“음, 머 그러네”


아직도 오그라드는 감정이 남아있는지 자신의 팔을 비비면서 말하는 민서


“검사님이 이런 면이 있을 줄이야, 으······.”


“왜? 날 어떻게 생각했는데?”

말해보니 재성은 실제로 그녀가 자신을 어떻게 바라봤을지 궁금했다.


날 어떻게 생각할지, 어떤 사람으로 보는지,


민서는 턱을 쓰다듬는다.


그리고 그를 어떻게 바라봤는지 곰곰이 생각해본다.


“음, 일단 똑똑하면서, 성격도 좀 있는 것 같고, 배려심도 있는 것 같고, 또······.”


그녀의 말을 계속 들어보기로 한다.


다음에 어떤 말이 나올지 기대하면서


되도록 자신에 대한 좋은 말이 나오길 바라면서


시크하다던지, 섹시하다 던지, 자상하다 던지, 아니면······.


“아! 그냥 공부만 했을 거 같아요. 별로 잘 안 놀아 보고”


생각하는 게 귀찮은 듯 딱 잘라 말하는 그녀에게


자신에 대해 좋은 말이 나오길 기대한 재성은 약간 실망한다.


“그게 다야?”


“차차 앞으로 알아가겠죠”


“그래, 뭐 그러겠지”


“이번엔 검사님이 말해줘요, 절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거침없이 내뱉는 재성


“크게 웃으면서, 분위기를 잘 바꾸면서, 가벼운 면이 있기도 하고, 하지만 깊게 생각하기도 하면서, 감정적인 지만 냉정하기도 하고, 가끔 이성적 판단을 하기도 하고······.”


계속 듣고 있자니 끝이 없을 것 같아 그만 들어주기로 한다.


“알겠어요, 알겠어, 어쩜 저에 대해 그렇게 잘 알아요?”


“혼자 계속 바라보다 보면 생각하다 보면 그렇게 되나 보지”


“......”


오랫동안 자신을 짝사랑 했던 게 괜히 미안해지는 민서


혼자만 생각하면서 그가 얼마나 마음 졸이면서 아파했을지


그리고 그런 마음조차 몰랐으니까


근데! 왠지 찜찜하다.


오랫동안 자신을 짝사랑 했던 것도, 얼마나 혼자만 괴로워했을지도 알겠지만


틈만 나면 짝사랑한걸 말하는 건 좀 별로인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근데 검사님 왜 자꾸 저 짝사랑 했던 거 말하는 거에요?”


“내가 말했으면 얼마나 했다고, 이렇게 편하게 말할 수 있는지 얼마 되지도 않았잖아”


대꾸할 말이 생각이 나지 않는다.


생각해보니 얼마 하지도 않았다는 그의 말이 일리가 있다.


왜냐면 그의 말대로 이렇게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사이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까


근데 왜 갑자기 1년 동안 날 짝사랑했다고 틈만 나면 말한다고 느낀 걸까


그리고 그게 어딘가 모르게 찜찜한 걸까


“한변이 싫으면 안 할게, 그게 뭐가 그리 대단한 거라고”


“아니요. 싫지는 않지만, 자꾸 강조하는 것 같아서요······.”


그의 혼자만의 사랑이 싫다고 말하는 것 같아


괜스레 미안해지는 민서의 목소리가 작아진다.


“강조라니, 나 강조 한 적은 없어, 얼마 하지도 않았잖아”


“괜히 미안해져요. 자꾸 절 짝사랑 한 거 말하면 제가 자꾸 미안해지고 나쁜 여자 같구 그래서 그만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제멋대로 그녀의 진심이 터져 나와 버렸다.


말하고 나니 알겠다


이게 그가 짝사랑한 걸 돌려서라도 혹은 장난으로 자신에게 말하는 게 싫었던 이유


고맙지만 미안해서, 그리고 미안한 감정이 더 커서


혼자만 좋아하면서 그가 느낄 아픔이 자꾸 생각나서


미안해서 차마 생각조차 못했던 말


“알았어”


이렇게 편한 사이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민서를 짝사랑했다고 그렇게 많이는 말하지는 않았고 자신의 말처럼 오랫동안 짝사랑 한 게 자랑할 만한 일은 아니다.


못했으면 못했지 그게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잘한 일이라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더더욱 없다.


하지만 내 마음을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은 있었다. 그래서 자신의 말과는 다르게 짝사랑 했던 걸 강조하거나 틈만 나면 말한 건 맞는 것 같다.


자신이 신경 쓰는 마음만큼 그녀도 날 생각해 줬으면 하니깐


그녀가 불편하다면, 그렇게 느낀다면 더 이상 짝사랑한 걸 강조하거나 자주 말 할 필요는 없다. 그런다고 해서 자신을 향한 그녀의 사랑이 커지는 건 아니니까


***


어느덧 민서의 집에 도착했다.


민서는 자신의 집까지 데려다준 재성에게 고맙기도 하면서 늦었는데 여기서 거리가 좀 되는 그의 집까지 혼자 가는 그의 모습을 생각하니 미안한 감정이 든다.


고마운 감정보다는 미안한 감정이 더 컸다.


“고마워요. 검사님, 근데 다음부터는 저 안 데려다주셔도 돼요”


적지 않은 시간을 자신의 집까지 홀로 가야 하지만 그것보다 단둘이 차에 있는 시간이 더 가치 있다고 느끼는 재성


벌써 주현과 세훈에게 들켜버려서


회사에 있는 동안과 다르게 누구의 눈치 없이 단둘이 있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 조심히 들어가”


이렇게 날 생각하는 남자가 또 있을까?


밤길 위험하대서 여기까지 바래다주고는 도착하고 나니 집에 들어가는 모습까지 보겠다는 모습이 참······.


민서가 집으로 들어가자마자 불길한 목소리가 들린다.


“이봐 이검사”


준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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