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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더블유 님의 서재입니다.

잔인한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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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빅더블유
작품등록일 :
2020.02.21 06:30
최근연재일 :
2020.04.08 20:39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1,076
추천수 :
4
글자수 :
198,226

작성
20.02.21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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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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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화 첫사랑과의 재회

DUMMY

"언니 잘 지내고 있어? 얼굴 좀 봐, 많이 야위었어······."


"여긴 왜 왔어, 바쁠 텐데......"


지연이 수감생활하고 있는 교도소 접견실


유리창 너머로 서로를 마주하고 있는 민서와 그의 언니 지연


"요즘 어떻게 지내?"


명색이 변호사인 내가 부끄럽다. 법조인으로서 억울한 사람 한 명 구해내지 못한다는 게······.


벌써 4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언니가 내 옆에 있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난 언니를 위해 지금까지 미친 듯이 공부했다.


6개월 전부터 정식 변호사로 일하기 시작했다.


이제 내가 언니의 억울한 누명 벗겨줄게


“나 SB그룹 법부팀에 들어가려고······.”


“SB그룹? 잘됐네”


“될지는 모르겠어, 요즘 취업이 쉽지는 않아서”


4년 전, 그 누구도 언니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다.


당시 대학생이었던 난, 언니를 변호해줄 능력이 없었고


제대로 된 변호사조차 구할 수 없어 형식상의 국선변호사만 있었을 뿐이었다.


국선변호사라는 인간이 재판에서 판사를 향해 마지막으로 했던 짧은 한마디


(선처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재판 내내 애초에 언니를 범인으로 단정 지은 것처럼 해명할 생각조차 없어 보였다


언니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내 자신이 너무 비참할 뿐이다.


“왜 내가 거기 있었을까, 왜 하필 나였을까, 내가 왜 여기 있는지 아직도 모르겠어.”


4년 전 언니가 이수지를 죽인 피의자로 지목된 후


검찰수사부터 재판까지 속전속결로 이루어졌다.


그 누구도 언니가 범인이 아니라는 한줄기의 의심조차 없었다.


“이제 잘 될 거야······.”


“재심신청은 했지만 도움 청할 사람이 너밖에 없네......”


“......”


“믿는 사람 한 명도 없지만, 나······. 정말 아니야”


둘은 참아왔던 눈물을 쏟아 낸다.


“언니 그동안 많이 힘들었지,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꼭 진실 밝힐게”


“꼭 밝혀줘, 진실을, 하루라도 빨리 여기서 벗어나고 싶어, 너만 믿을게”


국선변호사가 언니의 재판을 끝내고 나에게 다가와 이런 말을 했다.


(사고사로 처리돼서 그나마 14년이 나오게 됐네요)


그래서? 무기징역이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그나마 감형이 돼서 다행이라고?


변호사란 인간이 피해자의 진실을 외면한 채 그게 할 소리인가


“내가 꼭 밝힐게, 그리고 언니 이렇게 만든 사람 내가 꼭 찾을게”


4년 전 언니가 살해현장에 들어온 CCTV 영상과 지문으로 피의자로 지목됐다.


언니가 그 현장에 들어온 CCTV 영상이 있을 뿐 그전의 영상은 없어졌고 언니가 들어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들이 왔다는 점등 수상한 점들이 있다.


이건 누군가 작정하고 언니를 범인으로 만든 거야


그게 누군지, 내가 꼭 찾을게, 조금만 기다려줘


***


“여긴 어떻게······.”


“검사입니다. 재심 신청하셨네요”


재성과 마주하고 있는 여자, 한지연,


재성의 동생 이수지를 살인한 죄로 14년 형을 받고 지금까지 4년째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너무 불공평 한 거 아닌가?


동생은 죽었고 이 여자는 10년 뒤 교도소를 나와 평범하게 살아 갈 테니까


“4년 전, 전 이수지를 죽이지 않았습니다”


하, 쳐 죽여도 시원찮을 놈이 재심이라니


사람 죽여놓고 14년밖에 안 받은 것도 억울한 그였다.


"현장에서 나온 한지연 씨의 지문이 있습니다. 본인이 죽이지 않았다는 증거 있나?"


"전 정말 억울해요. 이수지 씨와 같은 회사에서 일했습니다. 그리고 수지 씨에게 전화하는데 어떤 남자가 받았고 그 남자가 알려준 장소에 갔는데 이수지가 살해된 상태로 있었어요."


소설을 쓰고 있군


"그 자리에서 너무나 놀랐죠, 그리고 조금 지나고 나서 갑자기 경찰들이 들이닥치더니 절 체포하더라고요."


“한지연, 직업이 기자였나? 작가 하지 그래, 아주 괜찮은 소설이야.”


발을 동동 구르면서 목소리를 높이는 지연


"전 정말 아니라구요!, 전 정말······."




재성은 주먹을 꽉 쥔 채로 책상을 내리친다.


죽이고 싶다!


지연은 약간 겁에 질린 채 의아한 눈초리로 재성을 바라본다.


"검사라고 하지 않았나요? 저와 관련이 없는 것 같은데······. 왜 이곳에 오셨는지······."


잠깐-


지연은 자신의 앞에 있는 남자가 누군지 추리한다.


자신에게 도움을 줄 사람이 아니다.


그리고 수지를 죽인 자신에게 매서운 눈초리를 하는 이 남자


그래, 이 남자는 수지와 관련 있는 자


그녀의 유가족이다.


"나 모르나?"


“혹시 이수지 씨 가족이신가요? 그렇담 관계가 어떻게······.”


수지와 남매라고 말한 적은 없었으니까


4년 전 수지 가 죽고 지금까지 언제라도 찾아가서 죽이고 싶었지만 그러지 않았으니까


피의자로서 수지의 오빠 되는 사람인 날 찾아왔어야 되는 거 아닌가!


이제야 자신이 누군지 묻는 지연에게 더 큰 분노를 느끼는 재성


“수지랑 아는 사이였나?”


역겹지만, 일단 그녀의 말을 들어 보기로 한다.


“네, 뭐 같은 회사에서 일했으니까요”


“그래, 이수지한테 전화했는데, 어떤 남자가 받았다고? 그게 누군데?”


“그건 저도 모르겠어요. 그러고는 일 때문에 수지 씨가 전했다고 어떤 공장으로 오라 했죠”


더는 지연의 역겨운 말을 들어 줄 수 없다고 느낀 재성


“뭐, 됫어, 그런 게 중요한 건 아니니까, 더 여기 있을 필요가 없는 것 같군”


***


한달후


재성은 SB제약 건물 안으로 들어온다.


4년 전부터 급속도로 발전해 현재는 제약회사 중에서는 제일 큰 기업


SB제약이 가속도가 붙으면서 달리면서 SB그룹은 여러 계열사를 흡수했다.


그래서 지금 현재, SB그룹은 대한민국에서 손꼽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지금이라도 갈까? 이 문을 연다면 난 그 말을 인정한다는 거잖아······.”


(부정한다고 해서 바꿀 수 있나요? 없다면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거대한 사람들의 뒤치다꺼리를 잘해야 한다구요. 그게 검사나 변호사가 하는 일입니다.)


며칠전 세훈의 말을 떠올린다.


이럴려고 내가 검사가 된 건가?


이건 아니잖아······.


“근데 아니면 뭐? 그렇다고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잖아?”


“뭐해요. 이검사?”


깜짝 놀라 재성은 소리가 난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세훈이 바로 옆에 있다.


이제부터 이검사가 할 일이라고 말해주는 수북이 쌓인 파일들을 든 채로


“어! 언제부터?”


“이검사 가 ‘지금이라도 갈까’라고 말했을 때부터”


눈을 동그랗게 뜨는 재성


“네?”


세훈은 문을 열어 안으로 들어간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재성이 따라서 들어간다.


두 손으로 들고 있던 파일들을 한 책상 위에 내려놓는 세훈


그리고 재성의 이름이 적혀진 명패를 살짝 만진다.


“어때요, 한 달 동안 이검사를 위해 사무실 하나 만들려고 노력했는데. 마음에 들어요?”


5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책상과 컴퓨터들이 배치된 채


이곳의 대장은 너라고 말하듯 재성의 자리는 다른 4개의 자리와 떨어져 있다.


재성의 이름이 적혀진 명패와 함께


“네······.”


“그리고 이검사와 같은 대학 동기인 이주현 씨도 여기서 일하게 될 겁니다”


일주일 전 주현이 재성에게 이 사실을 말했다.


“네, 알고 있습니다”


“이수사관이라 불렀죠?”


“네 그렇습니다”


“여기서도 이주현 씨는 이검사를 옆에서 보좌해주는 검찰 수사관 직급으로 일하면 되겠습니다”


“저 때문에 그러는 겁니까, 굳이 그럴 실 필요······.”


“바늘 가는 데 실이 안 갈 수 잇겠습니까”


“아······. 네”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걸까?


지금처럼 곧이곧대로 따라 줄 것을 알고 있었던 걸까


이 상황까지 오게 될 거라는 걸 마치 알고 있는듯한 착각이 든다.


“네, 저 그리고 선배님”


“그리고 절 부르는 호칭도 바꾸죠, 여긴 대학교가 아니니까요. 난 지금 이사장을 보좌하는 사람입니다. 마치 이주현 씨와 이검사와의 관계처럼”


아, 그렇지


“실장으로 하죠”


“네, 박실장님”


“그럼, 수고하시고 궁금한 거 있으시면 얘기하시고”


세훈은 나가려고 하다가 걸음을 멈춘 채로 재성에게 고개를 돌린다.


“아! 그리고 저한테 뭐 하실 말 있던 거 아닌가요?”


“선배님이 아니 실장님이 저한테 했던 말 기억하십니까, 법은 약자를 위한 게 아니라고 강자를 더 강하게 만드는 거라고 그리고 거대한 사람들의 뒤치다꺼리를 잘하는 게 우리가 하는 일이라고······.”


담담하게 말하는 세훈


“네 기억합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 겁니까”


왠지 그는 정답을 말할 것만 같다.


정답이 아니더라도 절대 부정할 수 없는 그런 답


자신이 생각하는 것 이상의 깊이를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에


또 어떤 뼈 때리는 말을 할지 궁금하다.


듣고 싶다!


“제가 변호사 시절에 약자를 변호할 때 보다 강자를 변호할 때 주위에서 절 더 높이 바라봤으니까요. 그리고 잘 나는 서울대 졸업에 잘 나는 사법연수원 수석 졸업이 별 쓸모가 없더군요”


아······.


역시 예상은 잔인하게도 빗나가지 않는다.


세훈은 시계를 바라본다.


“그리고 조금 있다가 들어올 겁니다. 이곳에서 이검사와 같이 일할 사람들이”


방을 나가는 세훈




어떻게 불편한 진실들을 저리 잘 말하는 걸까


짜증 난다. 은근 비호감이다. 아니! 은근히 아니라 아주아주 아~~~주


반박할 수 없는 내 자신을 얹어서 더 짜증 난다.


이 짜증 나는 기분을 어디다 풀면 좋으려나? 그래, 이따 이수사관 오면 풀어야겠어.


쉽게 지지 않을 너겠지만······.


재성의 휴대전화의 전화가 온다. 주현 인 걸 확인하고 미소를 짓는 재성


좋은 타이밍!


“어디야?”


-검사님, 그 사무실 위치가 어디죠?


“자기 사무실 위치도 모르냐!”


좋아~ 아직 더 남았어, 아직 내 이 짜증 나는 마음이 풀리지 않는다고!


-여기 11층이라고 하는데


“11층 이 아니고 12층! 층수도 몰라!”


신난다!


-아 12층입니까, 그리고 법무······.


“법무과!”


-오늘 뭔일 잇습니까, 누가 우리 검사님 심기를 건드린 겁니까 말씀만 하십쇼 제가······.




“심기를 건드리면 뭐 어쩔건데? 대신 나서줄 것도 아니면서”


세훈이 놓고 간 파일들을 훑어본다.


어디 보자


“소송 관련 건도 있고, 중요사항 검토 건도 있고”


그동안 검사로서 재성이 해왔던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


“어디 보자, 또 뭐가 있나······.”


문이 열린다.


누군가 들어온다.


“어~ 이수사관, 이제 왔어? 이제부터······.”


재성은 문을 열고 들어오는 한 여자를 본 후 하던 말을 멈춘다.


입술이 버러지면서 눈이 한껏 커진다.


“너······.”


그리고 둘은 서로의 눈이 마주친 채 동시에 말한다.


“재성선배!”


“한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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