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이하준 님의 서재입니다.

개 같은 견주에게 죽고 신이 되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새글

이하준
작품등록일 :
2023.12.24 23:57
최근연재일 :
2024.09.16 22:30
연재수 :
69 회
조회수 :
4,088
추천수 :
69
글자수 :
394,592

작성
24.08.24 22:30
조회
30
추천
1
글자
13쪽

시즌2 15. 김남운의 실체

DUMMY

학교에 가니 송시현이 있었다.


“안녕.”


내가 인사하자 송시현이 싱긋 웃었다.


“안녕~.”

“어제 잘 들어갔어?”


내 물음에 송시현은 기다렸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어제 떡볶이 진짜 배 터지게 먹었어. 아니, 이강현이 떡볶이를 5인분이나 산 거야! 난 3인분이면 된다고 분명히 말했는데. 그러더니 나보고 2인분을 먹으래, 자기가 3인분을 먹겠다고. 근데 난 그렇게 많이 못 먹거든. 뭐, 덕분에 한동안 떡볶이 생각이 안 날 정도로 실컷 먹었지.”

“좋았겠네.”


나는 송시현이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 것 같아 안심했다.


송시현에게 이강현은 어떠냐고 물어보려고 하는데, 교실 문이 벌컥 열리고 김남운이 들어왔다.


김남운이 들어오자 반 분위기가 썰렁해졌다.


송시현은 분위기에 이끌려 김남운을 보았다.


김남운은 뒷자리였고, 나와 송시현은 중간 분단에 가운데 자리였기에 김남운이 자기 자리로 가려면 우리를 지나쳐야 했다.


평소대로라면 김남운은 송시현을 무시하고 묵묵히 제 갈 길 갔을 것이다.


하지만 순간 장난기가 발동했는지, 김남운은 자리로 가다 말고 송시현 옆에서 갑자기 우뚝 섰다.


“······?”


송시현은 옆에 서서 자기를 내려다보는 김남운을 보고 살짝 긴장하는 눈치였다.


그리고 나는 김남운이 무서웠다.


‘뭐야? 왜 그래······?’


나는 김남운의 눈에서 빨간색 레이저가 나와 송시현을 반으로 갈라 버리는 상상을 했다.


자연스레 그런 상상을 하게끔 만드는 김남운의 눈이었다.


눈빛이 너무나도 무서웠다.


“다쳤네.”


김남운이 말을 툭 던졌다.


김남운의 시선은 붕대를 감은 송시현의 오른쪽 팔에 고정되어 있었다.


‘웬일로 걱정을 해 주네.’


나는 김남운이 송시현을 걱정해서 그런 말을 한다고 생각했다.


“······아, 어.”


송시현은 김남운이 뜬금없이 말을 건다고 생각해 당황하면서도 웃는 얼굴로 잘 대답해 주었다.


“계단에서 넘어졌어.”


이강현과 싸우다가 다쳤다고 하면 김남운이 비웃을 거라고 생각했는지, 송시현은 거짓말을 했다.


“부러진 거야?”

“응.”


송시현은 대답을 하면서도 김남운을 경계하고 있었다.


이 자식이 왜 갑자기 다정한 척이지, 의심하는 듯했다.


“많이 아파?”


그렇게 물으며 손을 송시현의 팔 쪽으로 뻗는 김남운이었다.


“왜, 왜 그래······?”


송시현이 당황하여 김남운의 손을 잡았다.


김남운은 다친 사람을 함부로 만지면 안 된다는 걸 모르는 듯했다.


아니, 알고 있어도 모르는 척을 하며 송시현을 아프게 하려고 했다.


“부러진 팔이 어떤 느낌인가 궁금해서.”


역시 김남운은 송시현의 팔을 만져 보려고 했던 게 맞았다.


‘일부러 그러는 거지?’


나는 송시현을 따라 김남운을 경계하며 쳐다보았다.


“만지면 아파. 부탁인데, 건드리지 말아줘.”


결국 송시현이 부탁조로 이야기하는 것을 끝으로 김남운의 관심이 송시현에게서 떨어졌다.


그러나 그냥 가지 않고 김남운은 송시현에게 한마디 했다.


“그러게, 조심 좀 하지.”


그러면서 기분 나쁘게 픽 웃고 지나가는 김남운이었다.


“헐······.”


나는 김남운이 송시현을 비웃는 모습을 보고, 어떻게 사람이 저럴 수 있지 생각했다.


‘맞다. 사람이 아니지, 쟨.’


나는 송시현에게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 말했다.


송시현은 신경 안 쓴다고 웃으며 말했지만, 그건 시간이 지나도 화가 나는 경험이었다.


몇 분 후에 송시현이 나에게 물었다.


“근데 아까 그거, 누가 봐도 날 비웃은 거였지?”

“으응. 누가 봐도 그래······.”


내 대답을 듣고 송시현이 김남운 쪽을 보았다.


오늘도 김남운은 슬기로운 독서 생활을 하고 계셨다.


“······저 나쁜 새끼.”


옆에서 송시현이 작게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오늘은 나도 그 말에 동의했다.



***



점심시간이었다.


나는 급실식에 가서 자리를 잡았다.


오늘도 어김없이 박정후가 내 옆자리에 앉았다.


이제는 가라고 하기도 귀찮아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송시현은 왜 안 오지,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아.’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줄을 기다리는 송시현에게로 갔다.


송시현은 팔을 다쳐서 누군가가 식판 받는 걸 도와줘야 했다.


“도와 줄―.”


도와 줄까 물어보려던 때, 박정후가 날 지나가 송시현에게로 갔다.


“―도와 줄게!”

“어? 어, 고마워······.”


송시현은 갑자기 나타난 박정후를 보고 조금 떨떠름한 반응을 보였다.


“이쪽으로 와.”


박정후는 평소에 조금 어린아이 같이 굴지 몰라도 나쁜 아이는 아니었다.


송시현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곧 박정후가 이끄는 곳으로 왔다.


내 옆자리였다.


“앉아도 돼?”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송시현은 옆에 앉았다.


‘이게 뭐야.’


어쩌다 보니 왼쪽에는 송시현이, 오른쪽에는 박정후가 앉아 있었다.


좌 시현, 우 정후.


급식실에 있는 여자아이들이 다 나를 힐끔거렸다.


‘뭔가 내가 굉장히 나쁜 여자가 된 것 같네.’


그런 생각을 하며, 밥 한 숟가락을 떠 먹는 참이었다.


“앉아도 되지?”


뜬금없이 김남운이 나타나 송시현 앞자리에 앉았다.


대답을 하기도 전에 앉아서 나는 대답하려고 벌려 놓았던 입을 다시 닫았다.


‘바로 앉을 거면 왜 물어본 거야?’


김남운이 무언가 질문을 할 때는 질문이 아니었다.


통보였다.


내가 여기 앉을 테니까 불편하면 너희들이 피해라, 같은.


나는 김남운이 왜 여기에 앉나 궁금했다.


김남운이 설명했다.


“근처에 자리가 없어서.”


김남운이 조금 멋쩍게 웃었다.


김남운 말대로 오늘은 급식이 맛있는 날이라 급식실에 학생들이 많았다.


김남운이 앉을 자리가 이곳밖에 없기는 했다.


“팔, 괜찮겠어? 누가 먹여 줘야 하는 거 아니야?”


김남운은 농담을 하는 건지, 그 말을 하며 나를 보았다.


덩달아서 송시현도 나를 보았다.


“······어어?”


내가 살짝 당황하자 송시현이 연하게 미소 지었다.


“그 정도는 아니야. 왼손으로 먹으면 돼.”

“넌 오른손잡이잖아.”


김남운이 꼬투리를 잡듯 말했다.


“정확히는 양손잡이야.”


송시현은 왼손으로 젓가락질을 시작했다.


허세가 아니라 정말로 양손잡이인 듯했다.


“나 양손잡이 처음 봐. 신기하다!”


내가 눈을 반짝이며 보자 송시현이 에헴! 하고 스스로 자랑스러워했다.


“그럼 이번 기회에 실컷 봐.”


송시현이 신나게 젓가락질을 시작했다.


내가 양손잡이를 신기해하자 박정후가 옆에서 자기도 할 수 있다면서 왼손으로 젓가락질을 시도했는데, 되지도 않는 걸 하느라 아까운 닭고기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참고로 박정후는 세상에서 고기를 제일 좋아했다.


그걸 알고 있는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웃었고, 송시현은 박정후가 불쌍하다고 말했다.


박정후가 나라 잃은 표정을 지었기 때문이다.


김남운은 송시현과 나의 앞자리에 앉아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는 눈으로 우리를 한참 동안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 시선이 불편했지만, 송시현, 박정후와 대화하는 게 즐거워서 나는 김남운의 존재를 잠시 잊고 있었다.



***



“맞다.”


밥을 먹은 지 10분 정도 지났을 때, 송시현이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내가 어제 알아낸 게 있는데.”


나는 나한테 하는 말인 줄 알고 응? 했다.


송시현은 내가 아니라 김남운을 보고 있었다.


“저번에 널 미행했을 때, 네가 어떤 여자를 만나서 개를 산책시키더라고.”


언제를 말하는 건가 했더니, 내가 김남운을 미행했을 때를 말하는 듯했다.


“네가 왜 그 여자 개를 산책시킬까? 그 여자와 네 관계가 뭘까 생각하면서 어제 조사를 조금 해 봤거든.”


송시현의 김남운의 반응을 보고 피식 웃었다.


“뭐야, 표정이 왜 그래? 아, 너는 내가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집에서 땡땡이 친 줄 알았구나? 미안한데, 난 그렇게 게으른 사람이 아니야. 쉴 때 쉬더라도 내가 할 일은 확실하게 해낸다고. 참, 그랬더니 아주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어. 그 여자에게는 아들이 있었는데 죽었고, 그게 바로 1년 전인데, 1년 전이면 이강현이 안 좋은 일을 당한 그즈음이란 말이지. 그래서 나는 내가 만든 한 가지 가정에 뼈와 살을 붙였어. 그게 뭐냐면, 지금 들어봐. 너는 김남운이 아니라 김남운의 몸에 들어온 다른 누군가다. 그리고 그 누군가의 이름은―.”


송시현은 김남운의 얼굴을 응시하며 계속 말을 이었다.


“―위상우다.”


위상우.


그 이름을 듣자마자 김남운의 얼굴이 이상하게 변했다.


김남운은 웃고 있었는데 웃고 있는 게 웃고 있는 게 아니었고, 당황한 걸 감추려고 억지로 웃고 있는 듯한 표정이었다.


“이제 연기는 그만해. 난 네 정체가 뭔지 알아.”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슬슬 고등학생 연기가 지겹지 않아, 위상우 씨?”


쩅그랑!


김남운이 손에서 숟가락을 떨어뜨렸다.


나는 김남운의 손이 떨리는 것을 보았다.


내가 보고 있다는 걸 눈치챈 김남운이 반대쪽 손으로 덜덜 떨리는 손을 감추었다.


‘설마 진짜야?’


내가 송시현을 만난 이후로 김남운이 처음으로 동요를 했다.


송시현이 김남운에게 제대로 한 방 먹인 것이었다.


“······야.”


김남운은 당황한 상태에서도 살기를 뿜뿜 뿜어냈다.


“너 진짜 죽고 싶냐?”


김남운이 송시현에게 그 말을 함으로써 상황을 지켜보는 나와 박정후는 송시현이 그동안 한 말이 사실임을 확인하는 것과 동시에 김남운의 실체를 눈앞에서 생생하게 목격할 수 있었다.


“미친, 진짜인가 봐······.”


박정후가 나에게 귓속말을 했는데, 목소리가 커서 김남운에게까지 들렸다.


김남운이 고개를 가만히 있고 눈동자만 굴려 박정후를 보았다.


박정후는 김남운의 시선을 황급히 피했다.


김남운을 건드리면 죽고 말 거라는 것을, 그 순간 본능적으로 눈치챈 것이었다.


“진정해. 네가 이렇게 빨리 무너지면 내가 재미가 없잖아.”


김남운은 노기를 띤 얼굴로 송시현을 노려보았다.


송시현이 능청스럽게 김남운과의 대화를 이어갔다.


“네 정체를 밝혀 달라는 의뢰를 받기는 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야. 너, 이강현과 대화해라. 이강현이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아, 저번에는 내가 너무 급작스럽게 일을 벌여서 이강현이 많이 당황을 했는데 이번에는 안 그럴 거야. 두 번째 만남에서는 네가 피해자고, 이강현이 가해자가 될 예정이거든. 이 정도면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겠지? 넌 네가 저지른 짓에 대한 벌을 받아야 돼. 책임을 져야지. 그 과정에서 비겁하게 도망갈 생각하지 마. 네가 도망가면 이강현은 억울해서 어떻게 사냐?”


김남운은 더 대화하기 싫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송시현은 마지막까지 김남운을 억압했다.


“학교 끝나고 잠깐 보자. 너에게 보여줄 게 있어. 참고로 도망가면 받아줄 때까지 귀찮게 할 거야. 내가 네 집에 또 찾아가는 상황은, 너도 바라지 않지?”


타앙!


김남운이 급식판을 식탁에 쾅 내려놓았다.


안에 있던 음식물이 식판 모서리를 타고 흘러 넘쳤다.


“······봐주는 것에도 한계가 있어.”


김남운은 자리에 선 채로 의자에 앉은 송시현을 무섭게 응시했다.


“이 이상 날 자극하면 나도 내가 무슨 짓을 할지 몰라. 죽고 싶으면 계속 떠들어 봐.”


송시현은 겁을 먹지 않고 용감하게 대꾸했다.


“넌 살인을 끊었잖아. 그런데 이번에 날 죽이면 살인 중독이 재발할 텐데, 괜찮겠어?”

“괜찮아. 아무도 날 잡지 못하니까.”

“그건 이제까지의 이야기지, 지금부터는 달라. 내가 널 잡을 거거든.”

“······허세야.”


김남운은 그 말을 하고 몸을 돌려 급식실에서 나갔다.


인상을 쓴 표정이 너무 무서워서, 김남운이 자리를 떠난 후에도 김남운의 화가 난 얼굴이 자꾸만 눈에 아른거렸다.


“야, 너 대박이다!”


김남운이 자리를 떠나자마자 박정후는 송시현의 앞자리로 자리를 옮겼다.


“어떻게 김남운을 저렇게 잘 다뤄? 저 새끼 눈깔 봤냐? 개무서워! 사람이 아닌 것 같아.”

“진짜로 사람이 아니잖아.”


내 말에 박정후가 납득했다.


나는 송시현에게 물었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 거야? 무슨 계획이라도 있어?”

“어.”


송시현은 나를 보다가 이내 박정후를 보았다.


“대신 너희 도움이 필요해.”


송시현이 나와 박정후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나는 박정후를 보고, 박정후는 나를 보았다.


그리고 우리는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든지!”

“뭐든지 할게.”


어쩌면 송시현이 정말로 김남운을 이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이미 반은 이겼다.


나머지 반은 앞으로의 계획을 통해 채워질 것이다.


그래서 나와 박정후는 송시현의 지시에 따라 ‘김남운 실체 까발리기 작전2’를 실행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개 같은 견주에게 죽고 신이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시점 변화 안내 24.08.10 40 0 -
69 시즌3 6. 감시자 (2) NEW 5시간 전 2 0 12쪽
68 시즌3 5. 감시자 (1) 24.09.15 7 0 11쪽
67 시즌3 4. 동료 제안 24.09.14 12 0 12쪽
66 시즌3 3. 전설의 편지 24.09.13 13 0 12쪽
65 시즌3 2. 전설의 눈 24.09.12 16 0 12쪽
64 시즌3 1. 전학생 전설 24.09.11 16 0 13쪽
63 시즌3 0. 협박 편지 24.09.11 13 0 7쪽
62 시즌2 32.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 24.09.10 15 0 11쪽
61 시즌2 31. 해산 24.09.09 16 0 15쪽
60 시즌2 30. 백일하의 세계 24.09.08 16 0 11쪽
59 시즌2 29. 송시현의 정체 24.09.07 17 0 11쪽
58 시즌2 28. 창고에서 (3) 24.09.06 19 0 13쪽
57 시즌2 27. 창고에서 (2) 24.09.05 18 0 11쪽
56 시즌2 26. 창고에서 (1) 24.09.04 20 0 12쪽
55 시즌2 25. 호텔에서 24.09.03 19 0 12쪽
54 시즌2 24. 사라지다 24.09.02 19 0 16쪽
53 시즌2 23. 구출 24.09.01 20 0 12쪽
52 시즌2 22. 결정 24.08.31 22 0 13쪽
51 시즌2 21. 행방 24.08.30 20 0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