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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m 님의 서재입니다.

라이트 포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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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m
작품등록일 :
2023.07.10 21:13
최근연재일 :
2024.01.07 21:21
연재수 :
18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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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55,407

작성
23.11.16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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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레퀴엠(125)

DUMMY

Episode 124 - 결심



"아, 진짜 은혜를 원수로 갚는 친구구만?"

콰직-!

그 순간.

조커의 붉은 계수가 누군가의 방어벽에 막혔다.

"하아, 누구신지는 모르겠지만......, 죽어가는 이를 보고도 이대로 갈 수는 없죠."

윤찬이 질끈 감은 눈을 뜨자 도망쳤던 지태가 윤 설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었다.


"어, 그......?"

말문이 막힌 윤찬은 갑자기 나타난 눈앞의 남자를 보고는 당황한 듯 눈을 꿈뻑거렸다.

지태가 방어벽을 밀어 윤 설을 밀어냈다.

"뭘 그렇게 멀뚱멀뚱 보고만 있습니까? 어서 일어나서 도와주세요!"


지태의 말에 정신을 차린 윤찬이 곧장 일어나 룡청을 들었다.

"누구신지는 모르겠지만 살려주셔서 감사하네요."

"그런 인사는 눈앞의 적부터 물리친 다음에 합시다."

지태가 양손에 계수를 응축하며 전투 태세를 취했다.

이미 회복의 계수를 많이 발현시켜서 그런지 가슴의 상처는 거의 사라진 뒤였다.


윤찬이 헛웃음을 터트렸다.

"내가 살다살다 일면식도 없는 분에게 은혜를 입을 줄이야."

룡청의 칼날에 뭉쳐진 계수 오라가 더욱 거세게 발현되기 시작했다.

지태가 목을 돌리며 우드득 거리는 소리를 내었다.

"그럼 괴물 한번 잡아봅시다."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지태가 먼저 앞으로 괴성을 지르며 돌진했다.

"우와아아아아아아!!!!"

그의 우렁찬 함성에 놀란 윤찬이 몸을 움찔거렸다.

"우왁, 깜짝이야! 왜 갑자기 소리를 지르고 그러십니까?!"


지태의 두 주먹이 묵직하게 뻗어졌다.

윤 설을 향해 연타되는 계수 정권들이 투박하게 그녀의 팔에 부딪혔다.

두두두두두두두!!

그리고 곧장 등 뒤에서 나타난 윤찬이 룡청을 휘둘러 참격을 생성시켰다.


대지를 일자로 가르며 날아가는 거대한 참격이 윤 설의 뒷통수에 다다랐다.

- 방어 체계 활성화.

윤 설이 능숙하게 손을 움직이자 원형의 거대 방어벽이 등장하며 참격을 막아냈다.

콰앙-!!!


"멈추면 안됩니다, 계속 몰아붙여요!"

지태가 윤 설의 몸 앞까지 파고들어가 복부를 향해 손을 모았다.

그리고 양손의 계수를 터트렸다.

엄청난 폭발과 함께 충격파가 흩어졌다.

자욱한 연기 속에서 윤 설의 모습이 보였다.


'틈이다!'

계수의 힘이 가득 담긴 룡청이 스파크를 튀기기 시작했다.

윤찬은 거칠게 룡청을 뻗어 앞으로 나아갔다.

목표물은 윤 설.

그러나 치명상을 빗겨갈 정도의 상처만 입히기 위해 조준을 확실히 해야 했다.


그렇게 목표물과 거의 가까워졌을 때.

윤 설이 양손을 뻗어 공중에서 흩날리는 연기를 모았다.

그리고 응집된 연기를 다시 내뿜어 윤찬의 시야를 가렸다.

"윽, 눈이!!!"

흙먼지가 그의 얼굴에 쏘아지자 공격이 멈췄다.

자리에 서서 그대로 눈을 비비는 순간.


- 불꽃쌍니.

소름끼치는 목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두 줄기의 불꽃을 머금은 참격이 윤찬을 향해 쏘아졌다.

눈을 감고 있음에도 밝아지는 게 확실히 느껴졌다.

"피해야 합니다!!!"

지태가 서둘러 막아내기 위해 그의 앞으로 다가갔지만 이미 늦은 시점이었다.


불꽃이 윤찬의 육체를 휩쓸고 지나가 반경 50미터 정도의 대지에 스크래치를 냈다.

"이, 이 무슨......!"

도저히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었다.

이 정도의 힘을 가진 자가 지금까지 본인들을 죽이지 못했다는 것이.

'이 자식, 봐주고 있었구나!'


진실이 드러나자 지태의 마음이 꺾이기 시작했다.

원래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상태였지만 지금은 절망이었다.

차라리 아까 빈틈이 생겼을 때 제대로 도망쳤더라면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을 텐데.

후회가 몰려왔다.


원래 두 번의 기회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법.

방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굴려봐도 마땅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

처절하게 쓰러져 있는 윤찬의 육신이 눈에 들어왔다.

윤 설은 눈을 돌려 지태에게 시선을 맞췄다.

레이저가 붉게 튀어나와 있는 그녀의 얼굴이 마치 사신처럼 보였다.


"X발."

저절로 욕짓거리가 입에서부터 흘러나왔다.

윤 설이 조커를 들어 지태에게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한 걸음씩을 내딛을 때마다 공포라는 감정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 목표물, 처단 준비.

이제 완벽하게 생명줄을 끊어놓기 위해 준비 태세에 들어가는 듯했다.


스파크 튀김 현상이 일어났다.

"으아아아아아아!!!!"

저 멀리서 괴상한 포효가 들려왔다.

울창한 숲의 사이로 여러 명의 고함이 메아리처럼 울렸다.

"정혁아!!"

화람이 신호를 주자 정혁은 곧바로 계수를 폭발적으로 끌어냈다.


방대한 양의 계수 결정이 주변으로 흩날리며 온몸에서 오라가 방출되었다.

이머젼시 토탈(Emergency Total).

정혁은 단숨에 날아올라 윤 설의 앞으로 빠르게 다가왔다.

윤 설이 흠칫한 듯 두 손을 교차했다.


이미 피하기에는 늦었다는 신호로 받아들인 듯했다.

"먹어라!!!!"

곧 그의 오른손에서 발현되는 노란빛의 월광도.

화려한 백조같은 검의 연무가 펼쳐졌다.

윤 설이 조커를 휘두르며 정혁의 월광도를 정면으로 받아냈다.


콰아아아앙-!!

붉은색과 노란색의 계수 파동이 주변으로 퍼졌다.

힘의 충돌에 의한 스크래치가 여기저기 생성되었다.

정혁이 윤 설의 얼굴을 정면으로 쳐다보았다.

"어, 엇?!"

그는 놀란 듯 동공을 키웠다.


사실 늑대전대의 침입 신호를 받고 곧장 달려오긴 했지만 그 상대가 윤 설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기껏 해봐야 괴수 무리나 헬 파이브라고 생각했거늘.

그 상대가 윤 설이었다니.

처음에는 자신이 잘못 본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리 보고 저리 보아도 그녀가 확실했다.

그리고 그녀가 뿜어내고 있는 붉은 계수도 그렇고, 가지고 있는 무기의 형태도 그렇고.

우연이라고 치기에는 너무 절묘했다.

정혁이 윤 설의 이름을 천천히 불러보았다.


"서, 설이 누나.....?!"

그 말에 흠칫한 윤 설이 입술을 깨물며 조커를 인정사정없이 휘둘렀다.

- 목표물, 사살 확인!!!

기계음의 거친 소음이 정혁의 귀에 들어왔다.

"이, 이게 무슨 소리야! 누나!!"


그러나 정혁의 물음에도 윤 설은 아무 대답 없이 조커를 휘두를 뿐.

콰앙, 콰앙-!!

그녀의 거친 움직임에는 투박함이 담겨 있었다.

마치 절대 흔들리지 않겠다는 인간처럼.

소리를 원없이 지르며 윤 설은 정혁에게 계속해서 공격을 퍼부었다.


"누나, 왜, 왜 그래요?! 무기 좀 내려놓고 잠깐 이야기 좀!!!"

- 으아아아아!! 으아아아아아!!!

콰앙-! 콰앙-!!!

조커와 월광도의 충돌이 주변 대지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었다.

진명과 화람은 지태의 상태를 확인한 후 바로 전투에 합류했다.

진명이 뒤를 봐주며 화람을 엄호했다.


"지휘부대장님, 조심하십쇼!!!"

"알고 있어!"

윤 설은 화람이 다가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 채 계속해서 정혁을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

"하아아압!!!"

화람의 몸에서 붉은 계수가 빠져나왔다.


"그만해!!!"

그녀의 외침이 들려오자 그제서야 윤 설이 화람에게로 눈을 돌렸다.

그러나 이미 화람은 코앞까지 다가온 상태로 붉은 주먹을 내뻗었다.

파아아아앙-!

계수를 가득 담은 주먹이 윤 설의 복부에 정확히 명중했다.


파지지지직-!!

사이보그 프로그램의 정전 현상이 발생했다.

윤 설의 육체가 저 멀리 날아가 나무에 처박혔다.

콰아아앙-!

"하아, 정혁아 괜찮냐?"

화람이 가격한 손을 훌훌 털어대며 정혁에게 물었다.


"아, 저는 괜찮습니다. 그런데......!"

정혁은 이미 안절부절 못하는 눈빛으로 눈알을 계속해서 굴렸다.

화람이 갸우뚱거리며 미간을 찌푸렸다.

"엥, 뭐야? 왜 이렇게 어버버거려? 무슨 문제라도 있어?!"

그녀의 물음에 정혁이 날아간 윤 설의 자리를 가리켰다.

"지, 지금 저 사람......, 설이 누나입니다."


그의 말이 당혹스러웠는지 화람이 고개를 앞으로 뺐다.

"......, 뭐?"

말도 안되는 소리가 분명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화람이 계수를 거둬들였다.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


그러나 저 멀리 자욱한 연기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이는 그 누가봐도 윤 설이 확실했다.

저벅, 저벅, 저벅, 저벅.

흙으로 덮힌 땅을 밟으며 비틀거리는 몸짓으로 서서히 다가오는 여성.

틀림없이 윤 설이었다.


화람이 동공을 키우며 떨리는 목소리를 냈다.

"서, 설아......?"

"이, 이게 무슨 일이야?"

진명 역시 다가와 적의 정체를 파악했다.

외형은 동일했다.

사용하고 있는 계수의 특성과 헥토마 펑션의 잠재력까지.


그러나 육신의 절반을 채운 사이보그의 형태가 모두의 머리 위에 물음표를 심어놓았다.

"무슨 모습이야, 저게?"

"정말 저게 설이라고?"

꿈이라고 생각해도 될 지경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엄연한 현실.


- 시, 스템, 가, 동, 복구, 중.

알 수 없는 말을 내뱉으며 눈앞의 적들을 향해 다가오는 윤 설이 전력을 내기 시작했다.

사이보그 프로그램이 사살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고 체내의 계수를 모두 끄집어내 흩뿌렸다.

파아아아아아악-!!


화람이 곧장 모두를 향해 소리쳤다.

"피해!!!! 공격이다!!!!"

절대로 뚫을 수 없을 것 같은 강력한 기운의 붉은 가시가 윤 설의 몸에서 튀어나와 수십 갈래로 갈라졌다.

그리고 무차별적인 공격이 시작되었다.


"피해!!!!!"

정혁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쓰러져 있는 윤찬에게 다가가 어깨에 손을 얹었다.

"젠장!"

거동이 불편한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렇다고 놔두고 간다면 분명 죽을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붉은 가시가 대지에 꽂히기 시작했다.

일행들은 동체시력을 강화하며 낙하 지점을 예상했다.

"왼쪽, 오른쪽, 아오 많아도 너무 많잖아!"

이렇게 많은 인원이 모여있음에도 윤 설에게 다가가기는 커녕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옥은 거기에서 끝이 아니었다.

바닥에 박힌 붉은 가시가 스파크를 튀기더니 강력한 폭발을 일으켰다.

콰과과과과과광-!!!

"이런 미친!!!"

거동이 불편한 정혁이 촘촘하게 바닥에 박힌 가시 사이에서 몸을 움직이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거기에 더해 폭발까지 일어나다니.

이미 불이 붙어버린 제복이었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윤 설의 공격에 모두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을 시점.

그녀의 머릿속에서 두 가지의 충돌이 일어났다.

아직 완전히 사이보그 프로그램에 지배되지 않은 시점이기에 충돌은 당연한 현상이었다.


------


[ 하, 하지 마! 그러지 마! 제발 그만해 줘!!! ]

가슴속에서 울려퍼지는 윤 설의 진심.

그러나 현실은 가혹했다.


소리만 지른다고 해서 해결되는 상황이 전혀 아니었다.

이미 90퍼센트 이상은 진행된 사이보그 시스템이 윤 설의 자아를 속에서부터 억제시키고 있었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

지금 이 상황에도 모두가 고통받고 있었다.


무슨 수를 써야만 했다.

방법은 단 하나 뿐.

그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 외에는 없었다.

매우 극단적이긴 했지만 모두를 고통에서 해방시켜줄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윤 설의 자아가 눈물을 흘리며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 결심한 듯 천천히 말했다.

- 그래,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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