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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포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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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m
작품등록일 :
2023.07.10 21:13
최근연재일 :
2024.01.07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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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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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5,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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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15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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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레퀴엠(124)

DUMMY

Episode 123 - VS 윤 설



"어이, 어이,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야?"

파지지지지직-!

- 타겟 조준, 사살 확인.

"어, 어? 뭘 사살한다고?"

윤 설의 반대 손에서 계수의 창이 새롭게 생성되었다.

그녀는 있는 힘껏 빠르게 창을 휘둘렀다.


"우와아아아악!!"

남자가 곧바로 피했지만 얼굴을 덮고 있던 옷의 부분이 찢어져 얼굴이 드러났다.

"아, 잠깐. 이렇게 드러내고 싶지는 않았는데."

펄럭이는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이목구비.

"갑자기 왜 이렇게 변한 거야, 윤 설."


민윤찬.

푸른색의 머리를 흩날리며 그는 윤 설이 간결하게 휘두르고 있는 창을 이리저리 피했다.

"도대체 그 짧은 시간 동안 얼마나 강해진 거야?"

사실 겉으로는 웃으며 여유있는 척을 했지만 반격 한번 해보지 못하고 피하는 게 고작이었다.


굉장히 빠르면서도 치명적이다.

자칫 잘못 움직여 한번이라도 공격을 허용한다면 그대로 중상이 될 확률이 높았다.

윤찬은 재빠르게 몸을 숙여 두 다리에 계수를 실었다.

그리고 힘을 주며 앞으로 몸을 날렸다.

윤 설의 복부 쪽으로 윤찬이 파고들었다.


'됐다, 이제!'

윤찬은 그녀의 몸을 잡아 위로 들어올리며 내던졌다.

바람이 갈라지는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윤 설의 육체가 나무에 부딪혔다.

퍽-!!

그녀의 사이보그 프로그램이 요동쳤다.


파지직-!

"뭐야, 도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길래 그런 끔찍한 모습으로 변한거야?"

윤찬이 그녀의 맨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초점 없이 흐릿한 눈빛과 함께 사이보그로 변형된 반쪽의 모습.

도무지 인간이라고는 생각될 수 없어 보이는 얼굴이었다.


그저 살상 병기.

윤 설은 목적이 불분명한 암살자같은 형체로 기이한 몸놀림을 보이고 있었다.

윤찬이 주변에 널브러진 대원들을 훑었다.

'솔직히 이기기는 힘들 것 같고, 그렇다고 저쪽에서 한 발 물러나 주지는 않을 것 같은데.'


어차피 그녀에게서 벗어나려면 맞상대를 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어 보였다.

딜레마에 빠졌다.

'자칫 잘못해서 힘을 제대로 낸다면 여기 쓰러져 있는 이들이 더욱 잘못될 수도 있는데,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지?'


이미 그런 생각을 반복하는 와중에도 윤 설은 비틀거리며 일어나 공격을 재개할 준비를 마친 듯 보였다.

또 다시 그녀의 몸에서 붉은 계수가 폭발하기 시작했다.

실로 놀라웠다.

백조전대에서 본 마지막 모습은 그저 풋내기에 불과할 정도였는데 이렇게까지 성장하다니.


"하, 안되겠다."

윤찬은 결심한 듯 오른손에 힘을 주고 푸른색의 계수를 폭발적으로 끌어냈다.

이윽고 계수가 덩어리 채 뭉쳐지며 거대한 창이 발현되었다.

룡청.

"이거야 원, 룡청은 그 노망난 할아범과 싸울 때 이후로는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던 것 같은데."


윤찬이 그 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강적이었던 제페토를 맞상대했던 기억.

끓어오르는 감정에 사로잡혀 상대를 죽여야 한다는 강박만이 솟아났던 때.

지금의 상황도 그 때와 비슷했다.


눈앞의 상대는 헥토마 펑션의 각성 단계를 이뤄낸 윤 설.

게다가 앞뒤 안가리고 돌진하는 과격함을 지닌 사람이었다.

"에라, 모르겠다. 어쩔 수 없지!"

윤찬의 눈에서 푸른빛의 오라가 점점 흘러나왔다.

이렇게 되나 저렇게 되나 방법은 하나 뿐.


그는 다리를 약간 굽혀 자세를 낮췄다.

"어차피 너는 내가 막아주지 않는다면 멈추지 않을 거잖아?"

윤찬이 앞으로 달려나갔다.

그리고 그에 맞춰 윤 설 또한 대응책으로 마법진을 발현시켰다.

사각형의 마법진에서 붉은 용이 튀어나왔다.


"엇?!"

- 가동.

윤 설은 그 짧은 말을 뱉으며 용을 자유자재로 움직였다.

순식간에 윤찬의 앞으로 다가온 붉은 용이 룡청을 향해 입을 벌렸다.

"물어서 깨트리겠다고? 어림 없지!"


의도를 파악한 윤찬이 앞으로 한 바퀴를 굴러 두 손으로 룡청을 잡아 휘둘렀다.

"으아아앗!!"

푸른 잔상과 함께 휘둘러진 룡청의 칼날이 붉은 용의 머리를 단숨에 잘랐다.

촤아악 소리와 함께 머리 부분의 계수가 결정으로 흩날렸다.


"아직 끝이 아니겠지."

알 수 있었다.

이런 단조로운 움직임 한 번만으로 붉은 용을 없앨 수 없다고.

윤찬이 심호흡을 거친 후에 계속해서 룡청을 휘둘러 붉은 용을 산산조각냈다.

아름다운 붉은 결정이 공중에서 흩어지며 용의 형상이 사라졌다.


촤악-!

윤 설의 발걸음이 들리자 그는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 목표물 접근 완료.

그러나 이미 그녀는 코앞까지 다가와 있는 상태.

윤 설이 몸을 돌려 회축을 시전했다.

퍼억-!


정확히 복부를 가격당한 회축에 윤찬의 눈이 부릅 떠졌다.

"으윽!!!"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저 멀리 날아가는 그의 몸뚱아리가 바닥을 나뒹굴었다.

윤 설은 쉴 틈 없이 달려들었다.

무표정의 얼굴로 자신의 목표물을 향해 달려드는 그녀는 마치 사냥개스러운 면모를 보이고 있었다.


그야말로 진짜 광분.

윤찬이 곧장 일어났다.

'막아야 해, 어느 쪽이지? 왼쪽? 오른쪽? 위?'

다방면을 모두 체크해야 하는 긴박한 상황이 이어졌다.

윤 설은 곧장 그의 앞으로 다가오며 계수의 창을 뻗었다.


윤찬은 룡청을 땅에 꽂은 뒤, 그녀의 공격을 방어했다.

그리고 옆에서 들려오는 소름끼치는 소리.

크워어어어어어어-!

"어엇?!"

붉은 용이 거대한 입을 벌리며 윤찬에게로 날아오고 있었다.

입에서 브레스가 터져나왔다.


콰아아아아아앙!!

붉은색의 계수포가 윤찬을 조준하며 그대로 쏘아지자 그는 곧바로 몸을 굴려 옆으로 피했다.

"뭐야, 분명 아까 소멸시켰는데!"

붉은 용의 기다란 형체가 윤찬의 숨통을 조여오는 것 같았다.


"2대1인가? 이건 좀 너무한 것 같은데."

목표물을 사냥하는데 있어 윤 설은 조금의 빈틈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사이보그 프로그램에서 흘러나오는 빛이 정확히 윤찬을 입력한 채로 포위망을 좁혀갔다.

- 목표물 생체 신호 확인.


"도대체 무슨 헛소리를 계속 하는 거야? 원래 너, 그런 아이가 아니었잖아."

윤찬은 입꼬리를 올리며 여유로운 척 말했지만 실상은 꽤나 버거웠다.

'젠장, 이렇게 어려울 거라고는 예상 못했는데.'


파지지지직-!

공중에서 들려오는 스파크 소리에 윤찬의 시선이 자동적으로 올라갔다.

"아, X발."

욕설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었다.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지름 10미터 크기의 마법진이 하늘을 가리고 있었다.


보기만 하더라도 계수의 양이 짙고 방대해 보였다.

"나한테 왜 그러냐, 진짜."

윤찬이 조금 전의 기억을 떠올렸다.


------


한 시간 전.

백조전대 회의실.

모든 회의가 다 끝나고 난 후 간부진들이 각자의 생활관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저기, 잠깐만요!"

하나가 손뼉을 치며 모두의 움직임을 막았다.


진명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응시했다.

"음, 왜?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어?"

"예, 별 건 아니고 마침 좋은 소식이 들려와서요."

"좋은 소식이라고?"

하나가 비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민윤찬이 한국에 왔어요."


순간 정적이 되어버린 회의실에서 정혁이 소리쳤다.

"민윤찬 지휘관님이 한국에요?! 언제요?!"

다른 지휘관들 역시 놀란 듯 서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어제 저녁에 급히 연락을 받았어, 지금 파견 목적으로 한국에 들어왔다는데 그런 김에 전화해봤다고 하더라."


"그럼 당장 맞이해야죠!"

"맞아요, 어서 전대로 초대해요!"

"좋은 생각입니다, 저도 그 얼굴 오랜만에 한번 보고 싶다고요."

지휘관들이 서로 웃으며 윤찬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을 무렵.

"난 반대다."

진명의 말 한 마디가 모두를 정숙하게 만들었다.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지휘관들이 진명에게로 시선을 옮기며 당황해했다.

모두가 사실을 잊고 있었다.

민윤찬이 일반인 전대 출입 사건으로 인해 전대를 떠났었다는 사실을.


"과거가 어땠든 좋지 않은 사건으로 인해 전대를 떠난 인물이야, 이제와서 다시 환영한다고 말해봤자 이곳에 올 리가 없어."

하나가 그 말을 듣고는 웃어보였다.

"걱정하지 마세요, 이미 확인은 받았으니까. 이럴 줄 알고 미리 윤찬이에게 말해봤는데 자기는 백조전대를 한번 방문하고 싶다던데요?"


"으, 음?"

진명이 눈을 꿈뻑거렸다.

이 전개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상당히 당혹스러운 표정이었다.

하나는 이때다 싶어 손목의 콜 링을 가리켰다.

"그럼 지금 전화를 걸어도 되겠죠?"

진명이 눈알을 위로 올리다가 헛웃음을 터트렸다.


"뭐, 그 친구만 괜찮다면 나는......, 환영일세."

진명의 허락이 떨어지기 무섭게 지휘관들이 환호했다.

하나는 그런 간부진들의 모습을 보고는 씨익 웃으며 콜 링의 화면을 넘기기 시작했다.

그 순간.

우우우우우우웅-!


화람의 콜 링에서 메세지가 떴다.

"음?"

그녀는 곧장 화면을 눌러 날아온 메세지를 확인했다.

이윽고 화람은 충격적인 것을 본 사람처럼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녀는 하나에게로 고개를 돌리며 뜬눈으로 말했다.


"저기, 하나야. 민윤찬이라는 친구, 지금 서울에 있을까?"

그녀의 물음에 하나가 눈알을 올리며 생각했다.

"아마 그럴 겁니다, 어제 연락을 받았을 때는 서울 근처 쪽으로 온다고 들었거든요."

화람이 한숨을 쉬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럼 말이야, 그 친구 지금 잠시 시간 괜찮을까?"


------


늑대전대.

콰과과과광!!!

하늘에서 떨어지는 수십 발의 계수포 폭격에 윤찬이 이리저리 피하기 바빴다.

"아니, 무작정 늑대전대로 가라고 해서 왔더니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고!!! 이런 이야기는 미리 해줬어야 할 거 아니야!!"


힘겨운 싸움에 울분이 터진 그가 허공에다 대고 외쳤다.

"아아, 진짜 오기만 해봐라!!"

이미 백조전대의 몇몇 인원들이 출발했다는 연락은 받았지만 언제 도착할지는 미지수였다.

마치 수십 발의 포탄을 발사하는 군사 무기처럼 모든 공격이 쏟아지자 윤찬 역시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다리에 생겨난 타박상과 어깨 쪽에 입은 찰과상.

그리고 눈앞의 상대에 대한 압박감까지.

그저 공격은 시도도 해보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어찌 저찌 쏟아지는 계수포를 룡청으로 막아내며 간신히 버티고는 있었지만 그마저도 얼마나 갈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내가 꼭 만나면 그 X끼들, 주먹으로 얼굴이라도 때린다!"

윤 설의 붉은 용이 땅으로 파고들어 이리저리 대지를 휘저었다.

주변이 흔들리며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붉은 용.

윤 설은 그 순간에도 붉은 계수를 방출하며 조커를 다시 발현시켰다.

- 목표물 체력 저하.


양날의 칼날이 붉게 빛나고 있는 조커가 마치 살인자들의 무기처럼 보였다.

그녀는 앞으로 다가와 폭격 사이에서 조커를 휘둘러 참격을 발사했다.

위에서 쏟아지는 계수포 공격에 정신이 팔린 윤찬은 그대로 조커의 참격을 정통으로 맞을 수밖에 없었다.


"커헉!!!"

저 멀리 나가떨어진 그의 육체가 고통에 휩싸였다.

그리고 윤 설이 다가온다.

마치 피비린내가 나는 것 같다.

이제 피할 힘도 없어진 윤찬이 바닥에 쓰러진 채 윤 설을 쳐다보았다.


"아, 진짜 은혜를 원수로 갚는 친구구만?"

그러나 한치의 흔들림도 없이 윤 설이 조커를 휘둘러 윤찬을 내려찍었다.


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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