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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일산

승승장구 게임 개발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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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일(山日)
작품등록일 :
2020.01.06 00:07
최근연재일 :
2020.02.21 12:2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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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7,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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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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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2화

DUMMY

“끝났다.”


게임 매거진의 기자, 존 맥컬리가 기지개를 쭉 폈다. 워클랜즈가 발매된지 일주일. 판매량이 잘 나올 거라 생각은 했지만, 첫 주만에 3만 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릴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 덕에 존은 여유롭게 리뷰를 쓰려던 계획이 틀어져 며칠 간 야근을 하며 리뷰를 썼다.


“총점 40점 만점에 38점. 94년을 대표할 명작이 나왔다고 할만하지.”


존은 자신이 쓴 리뷰를 보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끼익!


존의 사무실 문이 열리며 한 여자가 들어왔다. 검은 생머리를 가진 동양인 여자. 얼마 전 게임 매거진에 입사한 진설화라는 기자였다.


“선배, 리뷰 기사 끝나셨어요?”


“어, 지금 막 끝냈다. 그런데 왜?”


“부장님이 찾으셔서요.”


“없다고 해.”


존이 딱 잘라 말했다. 지금 막 일을 끝냈는데 부장을 만나면 또 다른 일을 하게 될 것이다. 존은 잠깐만 쉬고 싶었다.


“왜요?”


“난 방금 일을 끝냈고, 지금은 좀 쉬고 싶으니까. 부장님만 만나면 또 리뷰 쓰라고 할 거잖아.”


“뭐, 어때요. 우리 하는 일이 리뷰 쓰고 기사 쓰는 건데.”


“네가 일주일도 안 돼서 워클랜즈 리뷰를 완성 시키면 내가 네 말을 인정해주마.”


진설화가 어깨를 으쓱이고 고개를 끄덕였다.


“인정할게요. 선배는 좀 쉴 필요가 있어요.”


“그렇지?”


존이 의자에 몸을 파묻고는 커피를 홀짝였다. 아주 잠깐의 침묵. 존은 자신의 리뷰를 읽다가 진설화에게 물었다.


“너, 한국 출신이라 했지?”


“예.”


“북쪽, 아니면, 남쪽?”


“선배, 그거 한국인 차별이라니까요?”


“진짜 궁금해서 물어보는 거야.”


“남쪽이요.”


“그래?”


“그런데 그게 갑자기 왜 궁금해요?”


“워클랜즈 메인 기획자가 너랑 똑같은 나라에서 온 사람이거든.”


“정말요?”


진설화의 눈이 동그래졌다. 게임 업계에서 아시아인이라곤 일본인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한국인이라니? 같은 한국인으로서 진설화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신기하네요.”


“그래서 말이야.”


“또 무슨 일 시키려고 하시죠.”


“당연하지.”


존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부장님이 날 왜 찾는지 알아?”


“새로운 기사 쓰라고 부르는 거 아니에요?”


“맞아. 새로운 기삿감을 찾아서 빨리 나가라는 거겠지. 그래서 말인데···”


진설화가 존의 눈치를 봤다. 진설화는 이미 존이 무슨 명령을 내릴지 눈치챈 상태였다.


“인페르노 엔터테인먼트에 가서 새로운 기삿감을 따오라는 거죠?”


“역시 진설화야. 눈치가 아주 빨라.”


“뭐···제가 가도 안 될 건 없는데, 선배가 가시는 게 낫지 않을까요? 선배가 저보다 경력도 많으시고, 이미 인페르노 게임을 한 번 리뷰하셨는데, 겸사겸사 가시는 게 좋지 않겠어요?”


“어허, 리뷰의 공정성을 위해 리뷰한 게임 제작진들과는 만나서는 안 되는 법인 것을.”


“그냥 가기 귀찮다고 하시죠.”


진설화가 투덜거렸다. 귀여운 모습에 존이 미소지었다.


“그렇게 나쁘게 생각하지 마. 너 최근에 큰 기사 따온 것도 없잖아. 이번에 인페르노에 찾아가 봐. 꽤 재밌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걸?”


“왜요?”


“이번에 인페르노가 DK코믹스 외주를 받았다고 하더라고. 이거 잘만 쓰면 네 커리어에 도움될 걸.”


“오호. DK코믹스라면 슈퍼보이와 배트보이가 있는 그 코믹스 회사 말하는 거죠?”


“그린토치도 있지.”


진설화가 입술을 모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쁘지 않네요. 지금 게임계에서 큰 주목을 받고있는 게임 회사와 세계 최고의 코믹스 회사가 협업하다니. 주목 받을만 하겠어요. 고마워요, 선배.”


“천만에.”


존이 어깨를 으쓱이며 진설화에게 나가라고 손짓했다.


끼익!


사무실 문이 열렸다. 거구의 남자가 문앞에 서 있었다.


“오오우.”


남자는 게임 매거진의 리뷰 부서 부장이었다. 진설화가 겁에 질린 표정으로 문을 재빨리 나섰다.


“그럼 전 인페르노 취재하러 가볼게요! 선배, 열심히 쉬세요!”


“야, 진설화!”


“거기 멈춰, 존. 일이 끝난 모양이지? 회사에서 그렇게 편히 쉬고 있다니.”


“오···제발···부장님.”


존의 사무실 너머로 오랫동안 잔소리가 흘러나왔다.


#


한여름의 인페르노 엔터테인먼트. 더운 날씨와 컴퓨터가 내뿜는 열기로 사무실 내부는 무척이나 후끈했다.


그곳에서 다섯 남자는 책상 앞에 앉아 DK코믹스에서 받은 외주를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고민했다.


“일단 DK코믹스에서 외주 요청을 받았어. 제작 비용으로 20만 달러도 받았고 말이야.”


맨 처음으로 마이크가 먼저 현재 상황을 브리핑했다.


“그럼 이제 물러설 곳이 없다는 뜻이군.”


“그렇지.”


“뭐 특별 사항 같은 거 있어? 언제까지 완성해야 하는지, 아니면 무슨 캐릭터를 넣어야 한다던지.”


“기본적인 요청이 좀 있었어. DK코믹스의 대표 캐릭터이 슈퍼보이와 배트보이는 꼭 넣어달라고 했고, 그리고···우리 말고도 다른 외주 업체가 있다고 말해주더라.”


“우리 말고 다른 외주 업체가 있다고?”


앨런이 코웃음을 쳤다. 외주 일은 보통 하나에 한 회사를 고용한다. 그런데 회사 두 개를 고용하다니? 두 회사끼리 알아서 게임을 만들라는 뜻인가?


“오해하지 마. 우리가 만드는 건 닌텐도의 슈퍼 패밀리 컴퓨터 전용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거야.”


“그럼 다른 회사는 뭔데?”


“세가의 메가드라이브 전용 소프트웨어를 만든다고 하더군. 서로 각자 게임을 만들면 된대. 굳이 연락할 필요도 없고.”


“잠깐만요. 그 다른 외주 회사 이름이 뭐예요?”


권우현이 마이크에게 물었다.


“뭐더라. 컨웨어 소프트웨어라고 한 것 같은데.”


“역시···”


권우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납득했다.


컨웨어 소프트웨어.


미래에는 인페르노 사우스 엔터테인먼트라고 불리는 회사였다.


그 이유는 다름아닌 인페르노 엔터테인먼트가 컨웨어 소프트웨어를 인수 합병했기 때문이었다.


‘컨웨어 소프트웨어는 절대 놓칠 수 없는 대물이야!’


권우현은 컨웨어 소프트웨어에 대한 기억을 떠올렸다.


컨웨어 소프트웨어는 인페르노 엔터테인먼트처럼 게임 역사상 큰 이름을 남기진 못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컨웨어 소프트웨어’라는 이름을 걸고 만든 게임에 한정됐다.


컨웨어 소프트웨어가 인페르노에 인수되고 이름을 ‘인페르노 사우스’로 개명한 뒤, 만든 게임은 바로.


‘디아블라 시리즈···!’


디아블라 시리즈는 핵 앤 슬래쉬 장르 게임으로, 게임 역사상 큰 획을 그은 게임 중 하나였다.


‘컨웨어 소프트웨어···정말 대단한 곳이지.’


마이크는 컨웨어 소프트웨어와 연락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어떻게 해야 컨웨어 소프트웨어와 연락할 수 있을까?


하지만 권우현은 어떻게든 컨웨어 소프트웨어와 연락할 생각이었다.


“좋아요. 뭐, 서로 연락하지 않아도 된다면 큰 문제 없죠, 뭐.”


권우현은 일단 마이크의 말에 동조했다. 아직은 컨웨어 소프트웨어와 연락할 때가 아니었다.


“그럼 이제 게임 기획을 시작해보자고요.”


“좋은 생각이야. 어떻게 만드는게 좋을 거 같아?”


“그건 말이죠······”


권우현이 자신이 생각한 계획을 말하려는 순간,


똑똑!


누군가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


“누구 올 손님이 있나?”


“또 EU에서 온 거 아니에요?”


“그럼 내가 지난달 배운 태권도를 선보일 때가 왔군. 나 이제 노란띠야.”


앨런이 품새를 잡았다. 마이크는 한심한 표정으로 앨런을 바라보곤, 사무실 문을 열었다.


끼익!


문 앞에는 낯선 여자가 서 있었다. 마이크는 눈을 깜빡였다.


논리적인 사고였다.


인페르노 엔터테인먼트에 여자 개발자가 있는가 -> X


인페르노 엔터테인먼트 멤버 중 여자친구가 있는 사람이 있는가 -> X


인페르노 엔터테인먼트를 증오하는 EU가 아름다운 동양인 여자를 첩자로 보낸 것인가? -> 가능성 있음


“오우.”


마이크가 눈살을 찌푸렸다.


“EU에서 온 모양이군요. 이 망칙한 닌자 같으니라고.”


“예?”


여자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분명 오늘 처음 만난 사이인데 이게 무슨 개소리란 말인가.


마이크가 헛소리를 뱉는 통에 권우현은 직접 사무실 문까지 걸어갔다. 그리고는 문앞에 서 있는 여자를 바라봤다.


“어······”


아름다운 여자였다. 그런데 인페르노 엔터테인먼트에 여자가 올 일이 있는가? 너드 공돌이들이 득실대는 사무실에 여자가 왜 오겠는가.


“EU에서 보낸 첩자가 분명하군.”


“예?”


여자가 고개를 절레절레 젔고는 지갑에서 명함을 꺼냈다.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게임 매거진 기자 진설화라고 합니다.”


권우현이 명함을 받아 들었다. 진설화? 굉장히 한국적인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한국 사람이에요?”


“예.”


“와···미국 와서 한국 사람 처음 만나는 거 같아요.”


“저도 그래요.”


권우현의 말에 진설화가 멋쩍게 웃었다. 진설화도 미국에서 한국인을 만난 적 몇 번 없기 때문이었다.


“들어오세요. 커피라도 드릴까요?”


“아, 그러면 감사하죠.”


진설화가 권우현을 따라 인페르노 사무실에 들어왔다. 그 모습을 보던 마이크와 팀원들이 놀란 표정으로 권우현의 뒷모습을 쫓았다.


“지금 우현이 동양인 여자를 사무실로 안으로 들여온 거 맞아?”


“맙소사. 나는 여자하고는 한 마디도 못 하는데.”


“우리가 괜히 너드가 아니라니까요.”


“우현의 사진을 벽에다 걸어두는 게 좋겠어.”


“벽에다가?”


“원래 영웅들은 벽화로 기록하는 법 아니야? 메소포타미아부터 그랬다고!”


앨런이 권우현을 벽화로 남겨야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


달그락!


권우현이 진설화에게 커피를 가져다 줬다. 마이크는 소파에 앉아 잠자코 있었다.


“그래서 게임 매거진에서 우리 회사는 무슨 일로 찾아왔죠?”


“뭐···게임 기삿거리 찾으러 왔죠.”


“우리는 게임 매거진하고 정보 독점을 해서 미리 정보를 알려줄 의무가 있어요.”


진설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인페르노 엔터테인먼트와 게임 매거진의 계약은 이미 사내에서 유명했다. 인페르노에서 초대박 작품을 터뜨렸기 때문이었다.


“네, 그건 알고 있어요. 그런데 외주 작품은 정보 독점 계약하고 별개잖아요.”


“그건 그렇죠. 그런데 그건 외주 작품이라 우리 인페르노 엔터테인먼트의 이름값이 별로 안 들어가서 그래요.”


“그래도 인페르노 엔터테인먼트에서 만드는 게임인데 이슈가 되긴 하겠죠.”


진설화가 커피를 홀짝였다.


“그래서 무슨 게임을 만드시는데요? 저희 게임 매거진이 도와드릴 수 있는 일이면 얼마든지 도와드릴게요.”


“설화 씨, 죄송한데 도와드릴 일은···”


잠깐.


권우현이 말을 하다 우뚝 멈췄다.


생각해보니 있었다. 게임 매거진이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있었다.


“설화 씨, DK코믹스가 저희 회사 말고도 다른 회사하고도 외주 계약 맺은 거 알고 계세요?”


“아, 들어본 거 같아요. 컨웨어 소프트웨어였나? 그리 대단한 게임을 만드는 회사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맞나요?”


“맞아요.”


미래에 엄청난 게임을 만드는데 큰 도움을 주긴 하지만, 뭐, 아직은 아니니까.


“그래서 그런데, 혹시 그 회사하고 우리 인페르노 엔터테인먼트하고 줄을 놔주실 수 있나요?”


권우현이 진설화에게 물었다.


작가의말

컨웨어 소프트웨어와 줄다리기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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