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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일산

승승장구 게임 개발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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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일(山日)
작품등록일 :
2020.01.06 00:07
최근연재일 :
2020.02.21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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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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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DUMMY

새로운 퀘스트를 권우현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다음 작품을 생각해야겠군.’


권우현은 차기작을 위해 인페르노 엔터테인먼트의 자금 사정을 확인했다.


[인페르노 엔터테인먼트]

- 설립 연차 : 2년 차

- 자금 : 50만 달러 + a

- 시장 영향력 : 3%

- 팬덤 : 16


권우현이 가장 눈 여겨 본 건 자금란이었다.


50만 달러 + a


a는 지금 판매되고 있는 워클랜즈의 판매량으로 결정됐다.


‘차기작을 만들기에는 돈이 많이 모자라.’


워클랜즈1을 개발하는데 들어간 돈이 총 50만 달러다.


순수한 게임 제작 비용으론 30만 달러가 들었지만, 패키지 제작 및 광고비로 20만 달러가 나간 것이다.


‘워클랜즈 후속작을 만들려면 많은 돈이 필요해.’


권우현은 머릿속으로 후속작을 만들려면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갈지 계산했다.


‘최소 100만 달러 이상.’


후속작이라는 이름을 단 이상, 워클랜즈보다 더 넓고 뛰어난 세계관을 보여줘야 한다.


하지만 100만 달러를 어디서 번단 말인가.


워클랜즈1이 100만 달러를 벌 때까지 기다리는 건 바보 같은 짓이다.


게임 판매 매출은 서서히 줄어들지 않고, 단숨에 줄어들기 때문이다.


‘다음 주면 이번 주 매출의 절반밖에 안 나올 거야.’


워클랜즈1에 모든 수익을 기대할 순 없었다.


권우현이 고민하는 사이 입을 다물고 팀원들을 바라보던 마이크가 입을 열었다.


“다들 기뻐하는 분위기를 초 쳐서 미안한데, 다들 내 말에 집중해봐.”


권우현을 포함한 팀원들이 고개를 돌려 마이크를 바라봤다.


“자, 이제 다음 게임을 만들 준비를 해야지.”


“조금 쉬면 안 될까요?”


크리스가 힘들다는 듯, 하소연했다.


확실히 이번 워클랜즈 제작에 있어 가장 고생한 건 크리스였다.


컨셉아트부터 시작해, 도트 디자인, 거기에 시나리오까지 짜냈으니 죽을 맛인 건 당연했다.


하지만.


“그럼 누가 네 월급을 책임지지? 우리는 중소 개발사야. 자기 월급은 자기가 책임지는 거라고.”


“그럼 우리 이번 달 월급은 상여금이 있는 건가?”


“물론이지. 그런데 그건 지금 중요한 이야기가 아니니까 다음에 이야기하자고.”


마이크가 능숙하게 팀원들을 이끌었다.


“현재 우리 회사 자금을 보자면···대충 사용할 수 있는 돈이 50만 달러야.”


“50만 달러?”


앨런이 놀랐다.


워클랜즈 개발 때는 50만 달러가 최대치였는데, 이번에는 시작부터 50만 달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게임 매거진에서 받은 돈 때문에 그런 건가? 굉장히 부유해졌어.”


“그런 것도 있고, 이번 주 워클랜즈 판매량이 잘 나와서 회사 금고가 두둑해진 것도 있지.”


“우리도 꽤 성공했군.”


“그런 셈이지. 그런데 50만 달러로 과연 후속 게임을 만들 수 있을까?”


“50만 달러면 워클랜즈 같은 게임을 만들 수 있지 않겠어?”


프랭크가 입을 열었다. 프랭크는 회사 자금 사정까지 생각하는 이성적인 사람이었다.


“만들 수야 있겠지. 우현.”


“예?”


“기획자로서 네 생각은 어때?”


마이크의 말에 모든 팀원들의 시선이 권우현에게 모여 들었다.


“난 우현이 말하는 대로 따르지. 워클랜즈에서 보여준 것처럼 우현의 결정은 전부 좋았잖아. 다들 어떻게 생각해.”


“난 찬성.”


프랭크가 무감정한 얼굴로 가장 먼저 대답했다.


“나도.”


“저도요.”


뒤이어 앨런과 크리스도 마이크의 말에 동의했다.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권우현이 우리의 미래를 결정짓게 됐군. 우현, 네 생각은 어때?”


갑작스럽게 물어온 질문. 하지만 권우현은 당황하지 않았다. 이미 이 문제가 나오기 전에 권우현은 답을 찾았기 때문이었다.


“외주를 받죠.”


“외주?”


권우현의 말에 앨런이 코웃음 쳤다.


“우리가 무슨 외주 작품을 받아. 우리 지금 첫 주에 3만 장 넘게 판 대박 게임 회사야.”


“외주 받기 싫나요?”


“폼이 안 나잖아.”


참 비논리적인 대답이었다. 권우현은 어깨를 으쓱였다.


“그런데 아까 마이크가 말한 것처럼 우리는 지금 자금이 부족하다잖아요. 방법 있어요?”


“음···다른 회사의 투자를 받는 건? 어제 왔던 EU에 다시 연락해보는 건 어떨까?”


“앨런, 그건 어제 얘기 끝냈잖아. 공돌이 하나 없는 곳에 우리 회사를 팔면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 수 없다고.”


“···그렇지.”


앨런이 납득했다. 외주를 전문으로 하는 개발사가 아니면 대부분 외주 작업을 싫어했다.


아무리 만들어도 게임이 자기 게임이 아닌데 좋아할 수 있을 리가.


앨런의 반응이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었다.


‘걱정마요, 앨런.’


곧 있으면 그만 만들고 싶다는 말이 나올 때까지 굴릴 테니까.


“그럼 방법이 없군. 외주를 받는 방법밖에. 그런데 외주를 받을 곳이 있긴 해?”


“그게 말이지. 받을 수 있는 곳이 좀 많아.”


“많다고?”


“게임 매거진을 통해 외주 작업을 받겠다고 공지를 돌린 적이 있거든.”


“벌써 외주 일정을 잡은 거야?”


“아니. 그때는 연락이 안 왔어. 그런데 저분 한 주 동안에만···”


촤르륵!


마이크가 가방에서 서류를 꺼내 책상에 깔았다.


“10군데가 넘는 회사에서 외주 작업을 의뢰했어.”


“와우···”


앨런과 프랭크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우리가 처음 외주 작업을 받았을 때가 기억나는군···회사 사장실까지 쳐들어가서 제발 외주 좀 달라고 무릎 꿇고 사정했었지···”


“그때를 생각하면 정말 세월이 흘렀다는게 느껴지는구만.”


프랭크과 앨런이 몸서리쳤다.


모든 회사가 그렇듯, 인페르노 엔터테인먼트가 처음 차려졌을 때, 일거리가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선택할 여지가 생겼다.


“그래서 다들 보고서 마음에 드는 외주 작업을 골라보자고.”


“질문 있어요.”


크리스가 손을 들었다.


“뭐지?”


“혹시 일본에서 온 외주 있어요?”


“살펴봐야 알겠는데? 왜?”


“일본의 오타쿠 문화를 별로 안 좋아해서요. 오타쿠라니···으···그 큰 눈동자부터 해서 가슴만 큼 중고등학생이라니···끔찍하잖아요. 전 일본 오타쿠들이 별로더라고요.”


크리스의 말에 팀원들이 전부 고개를 돌려 크리스를 바라봤다.


너드들이 모인 인페르노 엔터테인먼트지만, 그중 가장 너드는 크리스가 아니던가.


그런 크리스가 오타쿠 문화를 혐오한다고 말하다니···


권우현은 크리스가 좋아하는 아키라(AKIRA : 일본의 전설적인 만화 작품)가 일본 작품이라는 걸 비밀로 하기로 했다.


그에게는 너무나 충격적인 이야기일 테니까.


#


“자, 그럼 이제 서류를 살펴보자고요.”


권우현이 책상에 깔린 서류들을 살폈다. 다양한 회사에서 인페르노 엔터테인먼트에 외주를 요청했다.


“홍보를 위한 게임을 만들고 싶습니다. 제작비 1000달러. 회사는 텍사스에 위치한 레스토랑? 뭐야, 이거. 누가 이런 외주를 받은 거야?”


외주 요청 대부분은 볼 필요도 없는 외주가 대부분이었다. 90년대의 외주는 대부분 홍보용으로 만드는 게임이었기 때문이었다.


게임이라는 걸 하찮게 보는 사람이 대다수라 비싼 돈을 주고 게임을 만들 생각이 없었다.


“큰일이군. 영 괜찮은 외주가 없잖아.”


“잠깐.”


프랭크가 무엇을 발견했는지 손을 쭉 뻗고 팀원들을 조용히 시켰다.


프랭크가 빠르게 서류를 읽어나갔다.


“맙소사.”


“왜 그래?”


앨런이 프랭크 옆에 붙었다. 그리고 프랭크와 함께 서류를 읽었다.


앨런의 두 눈이 동그래졌다.


“맙소사.”


“왜들 그러시는데요?”


크리스까지 합세. 크리스의 눈까지 커졌다. 그 반응에 권우현이 어깨를 으쓱였다.


보지 않아도 어떤 서류인지 알 수 있었다.


미국 최대 코믹스 회사인 DK코믹스의 외주 작업인게 분명했다.


‘분명 워클랜즈1을 개발하고 나서 외주 작품 하나를 냈지.’


권우현은 전생의 기억을 떠올렸다.


자금난에 시달리던 인페르노 엔터테인먼트는 워클랜즈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외주 작품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DK코믹스 외주 작품이었지. 제목이 뭐였더라? 저스티스 : 영웅들의 싸움이었나?’


천천히 기억을 떠올려 나갔다. 그리고 완벽하게 전생의 기억을 떠올렸다.


“맙소사. DK코믹스가 우리한테 외주 작업을 맡겼어!”


“진짜 DK코믹스겠지? 슈퍼보이랑 배트보이가 있는 DK코믹스?”


“거기 말고 다른 DK코믹스가 있을리 없잖아요!”


세 사람이 큰 목소리로 환호성을 내질렀다. 그럴 만도 했다. 미국의 너드들에게 DK코믹스의 성역 그 자체였다.


슈퍼히어로의 대명사인 슈퍼보이와 배트보이가 있는 만화 회사이기 때문이었다.


“돈도 꽤 많이 주는데? 개발 비용으로 20만 달러. 한 달 판매량이 3만 장 이상 나오면 성과금으로 50만 달러를 준다는데?”


“맙소사!”


세 사람이 서류를 읽으며 연신 환호성을 내질렀다.


분명 돈을 많이 주는 외주를 받는 건 기쁜 일이다. 하지만 권우현은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


“근데 만들어 달라는 게임이···대전 격투 게임이네?”


앨런이 놀란 표정으로 서류 한 장을 들어올렸다.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슈퍼히어로들 간의 싸움을 그린 대전 격투 게임을 만들어주십사 외주 요청을 보냅니다.]


“이걸 어떻게 하지?”


팀원들이 고민에 빠졌다.


대전 격투 게임을 만드는 난이도가 보통 난이도가 아니다.


워클랜즈나 스타워크래프트 같은 RTS도 만드는 난이도는 상당히 어렵지만, 대전 격투 게임 제작 난이도에 비하면 무척 쉽다고 할 수 있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대전 격투 게임은 피지컬이 중요한 게임이거든.’


대전 격투 게임은 수치화 된 난이도가 아니다. 전적으로 플레이어에 따라 난이도가 달라진다.


약한 캐릭터를 기획하고 만들었는데, 고수의 손에 들어가서 강한 캐릭터가 되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그뿐인가.


‘게임을 조금만 잘못 만들면 무한 콤보에 얍삽이에 짤짤이, 온갖 기행 플레이가 다 나오게 되지.’


보통 게임에 비해 신경 써야 하는 게 많은 만큼 게임 제작 난이도가 어려웠다. 팀원들이 꺼리는 것도 이상할 게 없었다.


“어떻게 할까? 그냥 못하겠다 하고 다른 외주 작품을 볼까?”


프랭크가 새로운 의견을 제시했다.


“그런데 DK코믹스 외주 말고는 돈 잘 주는 외주가 없잖아.”


“아무리 그래도···우리가 대전 격투 게임을 만드는 건 영······우리가 무슨 스트리트파이터 같은 게임을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대전 격투 게임은 만드는 난이도가 높잖아.”


이성적인 프랭크다운 발상이었다.


“그래도 그 유명한 DK코믹스 외주인데 받고 싶지 않아요?”


크리스가 한 마디 거들었다.


꿈에도 그리던 DK코믹스의 작품을 만들게 됐으니 기뻐할 만도 했다.


“그래서 더 고민인 거지.”


프랭크가 상념에 빠졌다. 앨런과 크리스도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대전 격투 게임이 얼마나 복잡하면서도 단순하게 만들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때였다.


“만들죠.”


권우현이 전면에 나섰다.


“다른 작품들은 끽해야 10만 달러 준다는 데 DK코믹스는 50만 달러 준다잖아요.”


“50만 달러가 중요하긴 해도 못 만들 게임을 건드리는 건 좀 아니지 않아?”


프랭크의 목소리가 점점 줄어들었다.


“프랭크.”


“왜?”


“할 수 있어요.”


권우현이 또렷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미 계획이 다 있어요.”


권우현은 DK코믹스의 외주 작품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이미 머릿속에 구상이 끝난 상태였다.


작가의말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

이 작품은 어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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