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 天 蝶 飛 燕 歌 )))))))))) 어서오세요^^발도장 꾹!

구룡제일문(九龍第一門)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조천산
작품등록일 :
2014.04.24 11:38
최근연재일 :
2014.06.20 01:49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161,130
추천수 :
7,340
글자수 :
140,205

작성
14.06.12 09:15
조회
2,789
추천
153
글자
7쪽

제10장. 천랑협(天狼俠) (3)

DUMMY

도를 뽑지 않고 조용히 서 있는 소비경의 자세에는 아무런 허점도 보이지 않았고 절풍도와는 차원이 다른 고수처럼 느껴졌다.


‘발도술(拔刀術)?’


섣불리 선공을 펼쳤다가는 필살의 일도에 양단될 것이 뻔했기에 가만히 노려보고만 있었다. 왼손의 환사검은 한 번 펼치면 반드시 피를 보아야 하는 것이었기에 죽고 죽는 승부에만 사용해야 할 비장의 무기였다.


‘젊은 나이에 저 정도라니..’


막상 마주 서서 대하니 옆에서 지켜볼 때와는 천양지차였기에 소비경의 안색은 신중해졌다. 먹이를 앞에 두고 있는 야수와도 같은 눈빛도 꺼림칙했지만 전신에서 흘러나오는 이상야릇한 신기(神氣)는 평생 쌓아올린 일갑자의 대정신공(大定神功)을 흔들고 있었다.


‘설마. 절정의 상승내공?’


백년 이래 형산파 최고의 기재였던 소비경을 좌절케 한 고수는 강호를 통털어 몇 명에 불과했고 오득에게서 흘러나오는 신기는 한 사람을 떠올리게 하였다.


‘무황성주!’


형산파에 대대로 전해오는 섬전도법(閃電刀法). 평생을 익혀도 상승에 이를 수 없는 무공이었다. 우연히 섬전도법의 발도술을 발견하고 뼈를 깍는 수련 끝에 최소한 수백 초는 버틸 것이라 생각하고 도전했지만 도를 뽑지도 못하고 끝나 버렸다.


‘어찌 저놈한테서 비슷한 기운을 느낀단 말인가’


계속 시간이 흘러갔고 소비경의 마음에 초초함이 생기는 순간.


휙!

발바닥을 땅에 붙인 채 오득의 몸이 빠르게 전진해 왔고 소비경의 오른손이 가늘게 떨렸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두 개의 섬광이 동시에 번쩍였다. 섬전처럼 작렬하는 빛무리의 궤적. 꺼지듯 물러나는 하얀 그림자.


드디어 물꼬가 터졌고...


번쩍! 휙! 번쩍! 휙!

섬광이 난무하는 가운데 빠르게 움직이는 두 사람의 몸은 누가 누군지 알아보기도 힘들 지경이었다. 간신히 피했다 싶으면 어느새 머리통 가까이 다가와 있는 섬찟한 도기. 그리고 눈송이처럼 우수수 떨어지는 머리카락들...


희뿌연 잔상을 뿌리는 두 개의 그림자가 숨 쉴 틈 없이 얽혀 돌아가는 가운데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혼백을 흩어놓는 섬광들이 광풍처럼 휘몰아치며 옷자락.머리카락들을 잘라 내고 있었다.


희미한 달빛과 일렁거리는 횃불들이 뿌리는 빛무리를 뚫고 귀신처럼 미끄러지며 베고 피하는 두 사람의 모습을 쫓으려고 애쓰는 무수한 시선들의 심장은 쿵!쿵! 뛰고 있었고, 드문드문 서걱! 서걱! 소리와 함께 얇은 살점 덩어리들이 피를 뿌리며 후두둑! 떨어질 때는 부르르르! 떨고 있었다.


한 치의 오차도 없는 냉혹.쾌속한 칼질도 놀라웠지만 매순간 기묘하고 절묘한 동작으로 피해내는 오득의 몸놀림은 신기에 가까웠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무아지경으로 빠져드는 오득...


이미 이십만 회를 훌쩍 넘어선 삼합공은 심즉동(心卽動)을 뛰어넘어 동즉심(動卽心)에 이르렀지만 마음껏 펼쳐볼 기회를 만나지 못하였는데 소비경과의 대결을 통하여 극한으로 펼쳐낼 수 있게 되자 심혼이 상통하고 심신이 관통되는 듯하였다.


옆으로 움직일 것이라 생각하면 밑으로 꺼졌고, 물러날 것이라 생각하면 다가왔으며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비정상적으로 꺽이고 휘며 움츠려 모면하는 이 괴물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평생을 걸쳐 이룩한 섬전도법의 정수를 극한까지 펼치고도 치명상을 입히지 못하자 소비경은 자신도 모르게 도초를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었다. 섬전도법의 초식들이 갑갑하고 답답하다는 느낌이 증가하면서 본능적으로 변초(變招)를 거쳐 즉초(卽招)로 나아가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두 사람의 움직임에서 흉험함이 점차 사라지면서 절묘하게 어우러진다는 느낌이 든 것은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생각이었을까?


도법이 점차 변모하여 삼합공도 변모하고 있었다. 점점 느려지고 있었고 상대의 움직임에 구애받지 않는 듯. 나아가 상대가 아예 보이지 않는 듯. 마음껏 베고 피하며 자신만의 춤사위에 철저히 빠져든 듯하였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으하하하하!”


광소가 들리며 우뚝 멈춰 선 두 사람이 보였다.


“이렇듯 통쾌한 대결은 처음이네”


소비경의 얼굴에는 어느새 살기가 사라져 있었다.


“섬전도법의 새로운 경지를 깨달았네”

“축하합니다”

“자네도 완성을 보았겠지?”

“조그만 성과가 있었습니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


“자네 같은 아들을 둔 신주협이 참으로 부럽군”


소비경의 눈빛은 어쩐지 따스해 보였다.


“잘 들어라! 호남칠검은 비록 형산의 속가제자였으나 무도함이 극에 달했음을 일찌감치 알고 있었다. 수차례에 걸친 사부의 진심어린 충고마져 무시했으니 비참한 결말은 피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일파 장문인의 신분으로 복수에 눈이 멀어 핍박한 것도 가볍지 않는 죄이며 불측한 제자들을 길러낸 사부와 사문의 죄는 더욱 무거우니 금일부로 본파는 십 년간 봉문한다”


형산파 무리들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더불어 신주장에 대한 복수를 일절 금할 것이며 신주협에 대한 비방도 허락하지 않겠다. 또한 천오득은 나와 동배의 예로 대할 것을 명한다”

“사형!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봉문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형산파 무리들이 무릎을 꿇으며 울음을 터트렸다.


“인정할 수 없습니다. 저 악적을 존장으로 섬기라나요”


군악이 소비경의 앞으로 뛰쳐 나왔다.


“네 아버지의 죄상을 잘 알테니 따르거라”

“따르지 못하겠습니다”

“정녕 따르지 못하겠느냐?”

“그렇습니다”


소비경의 안색이 침중해졌다.


“파문을 명한다. 지금부터 형산과 모든 인연이 끊어졌다”


군악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흐흐흐. 원수를 갚겠다며 달려올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개처럼 꼬리를 내리다니.. 이게 과연 형산파란 말입니까?”

“니 애비를 봐서 이번 불경은 용서할테니 어서 떠나거라”

“으하하! 좋습니다. 떠나지요. 백년이 걸려서라도 꼭 복수를 할 것이며 오늘의 일도 반드시 갚겠습니다. 으하하”


군악이 비틀거리며 사라져갔다.


“장문인. 봉문은 불가합니다”

“다시 생각하십시오”


소비경의 사형제들이 쿵!쿵! 바닥에 머리를 찧었다.


“오면서 사람들이 하는 소리를 듣지 않았느냐. 신주장을 멸하는 일에 동참할 때도 그러했다. 과거 태사숙이 전대 장문인에게 엄중히 경고했던 일을 떠올려 보아라. 천리를 거스르는 잔악함과 무도함은 오래가지 않는 법이다. 십 년의 봉문으로 형산파의 정기를 보존하는 것이 불만이라면 백 년의 봉문을 명할 것이니 그리 알거라”


소비경이 장내를 떠나자 모든 형산파 무리들이 비통한 표정으로 뒤따랐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구룡제일문(九龍第一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6 제11장. 타호취협(打虎醉俠) (3) +4 14.06.20 2,389 125 7쪽
35 제11장. 타호취협(打虎醉俠) (2) +2 14.06.17 2,761 123 7쪽
34 제11장. 타호취협(打虎醉俠) (1) +2 14.06.14 2,877 195 9쪽
» 제10장. 천랑협(天狼俠) (3) +5 14.06.12 2,790 153 7쪽
32 제10장. 천랑협(天狼俠) (2) +3 14.06.11 3,164 204 9쪽
31 제10장. 천랑협(天狼俠) (1) +3 14.06.08 3,382 182 9쪽
30 제9장. 신주장주(神州莊主) (4) +5 14.06.05 3,729 224 9쪽
29 제9장. 신주장주(神州莊主) (3) +6 14.06.03 3,449 241 9쪽
28 제9장. 신주장주(神州莊主) (2) +3 14.06.02 3,350 177 8쪽
27 제9장. 신주장주(神州莊主) (1) +4 14.05.30 3,734 276 8쪽
26 제8장. 산중괴인(山中怪人) (3) +4 14.05.28 3,980 193 7쪽
25 제8장. 산중괴인(山中怪人) (2) 14.05.28 3,340 138 9쪽
24 제8장. 산중괴인(山中怪人) (1) +4 14.05.26 3,237 146 8쪽
23 제7장. 야성본능(野性本能) (4) +2 14.05.25 4,178 189 8쪽
22 제7장. 야성본능(野性本能) (3) +2 14.05.23 3,733 204 8쪽
21 제7장. 야성본능(野性本能) (2) +5 14.05.21 3,792 223 8쪽
20 제7장. 야성본능(野性本能) (1) 14.05.21 4,059 249 8쪽
19 제6장. 생사지연(生死之緣) (3) +4 14.05.19 5,332 268 7쪽
18 제6장. 생사지연(生死之緣) (2) 14.05.18 4,784 258 9쪽
17 제6장. 생사지연(生死之緣) (1) +2 14.05.18 4,674 192 9쪽
16 제5장. 산중생활(山中生活) (3) +1 14.05.17 4,591 189 10쪽
15 제5장. 산중생활(山中生活) (2) +1 14.05.16 3,781 180 8쪽
14 제5장. 산중생활(山中生活) (1) +4 14.05.15 4,273 183 9쪽
13 제4장. 경천무관(驚天武館) (3) +1 14.05.14 4,357 199 9쪽
12 제4장. 경천무관(驚天武館) (2) +1 14.05.12 4,061 191 10쪽
11 제4장. 경천무관(驚天武館) (1) +2 14.05.11 5,074 247 9쪽
10 제3장. 옥룡진천(玉龍振天) (4) +1 14.05.10 4,392 178 8쪽
9 제3장. 옥룡진천(玉龍振天) (3) 14.05.07 4,408 193 10쪽
8 제3장. 옥룡진천(玉龍振天) (2) 14.05.06 4,414 194 10쪽
7 제3장. 옥룡진천(玉龍振天) (1) 14.05.05 5,525 202 9쪽
6 제2장. 천룡지체(天龍之體) (3) 14.05.01 5,062 198 9쪽
5 제2장. 천룡지체(天龍之體) (2) +2 14.04.29 5,517 208 10쪽
4 제2장. 천룡지체(天龍之體) (1) +1 14.04.27 5,694 221 11쪽
3 제1장. 와룡객잔(臥龍客棧) (3) +2 14.04.26 6,311 224 13쪽
2 제1장. 와룡객잔(臥龍客棧) (2) +3 14.04.25 7,665 259 8쪽
1 제1장. 와룡객잔(臥龍客棧) (1) +2 14.04.24 13,272 314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