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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제일문(九龍第一門)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조천산
작품등록일 :
2014.04.24 11:38
최근연재일 :
2014.06.20 01:49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161,169
추천수 :
7,340
글자수 :
140,205

작성
14.05.23 02:44
조회
3,737
추천
204
글자
8쪽

제7장. 야성본능(野性本能) (3)

DUMMY

휘이이익! 쏴아아아!

매서운 한풍이 몰아치며 펄펄 내리는 굵은 눈들을 사방으로 흩뿌리고 있었고 살을 에이는 추위에 진저리치던 초목과 암석들은 두툼한 은빛 담요 속으로 파고들어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이천 칠백 삼십 오”


표식을 쳐다보며 만족한 눈빛을 보이던 오득은 몸을 돌려 퍽퍽 무릎까지 빠지는 눈밭을 걸어가기 시작했다. 가슴까지 치렁처렁 내려오는 은발을 휘날리며 수십 장의 짐승 가죽을 덕지덕지 대충 이어 붙인 듯 넝마나 다름없는 외투를 걸치고 절둑거리며 걸음을 옮기는 모습은 마치 전설의 개방 고수 백미취개를 보는 듯 하였다.


“겨울잠을 잘 것이니 봄이 되야 복수가 가능하겠군”


구덩이 속에 차곡차곡 쟁여진 물고기들을 꺼내 와작와작 씹어 삼키던 오득의 두 눈에 냉혹한 살기가 떠올랐다. 빠르게 증가하는 혼원진기의 공력은 얼음이 녹을 즈음이면 십 년은 거뜬히 넘을 것이고 무쇠처럼 단단한 나무에 능히 한 치의 흔적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니 제아무리 놈의 피부가 두껍고 질기다 하더라도 한 판 뜰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퍽!퍽!퍽!퍽!퍽!

왼손으로 빠르게 연속타를 먹이자 나무 위에 쌓였던 눈들이 두두두두두! 떨어지기 시작했다. 삼합공에는 타격법의 설명이 없었기에 팔괘유룡장의 다양한 초식을 참고하여 팔뚝.손목.팔꿈치의 모든 부위가 접촉할 수 있도록 방향과 각도를 미세하게 변화시키며 미친 듯이 때리는 중이었다.


“크흐흐흐흐흐!”


근래 들어 살심(殺心)이 자주 동하는 것이 아무래도 마성을 경고했던 혼원진기의 폐단인가 의심스러웠지만 한편으로는 야생 지역이니 당연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놈도 죽일 놈. 저놈도 죽일 놈. 어차피 강호로 나가면 온통 쳐 죽일 놈들 뿐이지. 크크크”


쒸익!

심장을 씹고 뼈를 갈아 마셔도 시원치 않을 개보다도 못한 놈들을 생각하느라 잠시 한 눈을 팔며 무심코 휘두른 왼팔이었다.


“뭐지?”


분명히 타격 소음과 진동이 느껴지지 않았고 떨어지는 눈도 없었는데 깊고 예리한 한 줄기 흔적이 나무에 새겨져 있었다.


“이상한 일이군”


가끔 왼팔이 불구인 것을 잊은 채 물건을 집으려 한 적이 있었지만 당장 눈앞에서 벌어진 일과 어떤 연관성이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다시 몇 번 휘둘러 보았지만 기대했던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미치겠군”


퍽!퍽!퍽!퍽!퍽!

극도의 답답함이 화를 치솟게 하였고 다시 미친 듯이 때리기 시작하면서 흉폭한 마음이 생겨나고 단전의 혼원진기도 덩달아 요동치고 있었다.


‘죽여! 죽여라!’


누군가 머릿속에 들어앉아 나지막이 속삭이는 느낌이 들면서 더욱 미친 듯이 때리게 되었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팔뚝의 살갗이 터져 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고 나무에 새겨진 흔적들이 아까보다 조금 깊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성이라...”


설레설레 고개를 흔들며 하늘을 쳐다보니 무수한 눈들이 사방으로 흩날리고 있었다. 허공을 빽빽하게 메운 눈들을 바라보는 오득의 시선은 멍하게 변해갔다.


작년의 천지에서도 이랬었지.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비설을 쳐다보며 깔깔깔 웃던 그녀. 가슴 깊은 곳에서 아련한 통증이 느껴지며 정신없이 뛰기 시작했다. 수도 없이 넘어지고 엎어지며 어디로 가는지. 얼마나 갔는지도 모르며 알고 싶지도 않았고 발 아래 까마득한 허공이 보이자 아찔함을 느끼며 멈추었다. 비설을 배웅했던 절벽이었다.


으아아아아아!


길게 소리를 지르자 다소 속이 후련해지는 것을 느끼고 다시 몸을 돌려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 네 걸음을 채 떼기도 전에 오득은 앞으로 푹 넘어지면서 눈 속 깊이 얼굴을 묻었다.


크흐흐흐흐흐. 보고 싶다.


한참 시간이 흐르고 몸을 일으킨 오득은 절벽으로 다가가 까마득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십년. 늦어도 십년이면 다 끝나겠지”


........

콰콰콰콰!

칠흑같은 밤이었다. 거세게 흘러가는 계곡 옆. 암벽 사이의 공간에 정좌하여 두 눈을 반개하고 삼매경에 빠져있는 오득의 모습이 보였다. 혼원진기는 십년 공력을 기준으로 단계를 구분하며 총 십 단계까지 있었으며 오득은 이미 일 단계. 혼원정구를 넘어 이 단계를 앞두고 있었다.


일 단계. 혼돈정구(混沌精球)는 최초의 선천 일양 생기를 형성하는 과정이었고 이 단계. 귀원흑로(歸元黑爐)는 일종의 진기 용광로를 만드는 과정이었는데 한 번 형성하면 별다른 수련을 하지 않는 평상시에도 스스로 전신의 모든 불순한 잡기(雜氣).사기(邪氣)를 녹여 귀원진기를 형성하게 된다고 적혀 있었다. 또한 귀원진기는 선천 생기와 합쳐져 진정한 혼원진기로 융합되는 것이었고 이 단계 이후로는 연성 속도가 급증하게 되므로 귀원흑로의 형성은 필수적이며 중대한 과정이었다.


스스스스스!

천지에 산재한 죽음의 기운들이 중단전으로 서서히 몰려들며 사신(死神)의 모습처럼 변해가는 오득의 얼굴이 보였다. 주위의 모든 암벽들이 시커멓게 변하는 것처럼 보였으며 밝게 비치던 달빛도 일순간 빛을 잃고 희미해지는 듯하였다.


깜깜한 무아지경 속에서 섬뜩한 느낌을 주는 시커먼 그림자가 나타났다.


크크크크크크!


오득을 향해 음산한 웃음을 흘리고 있었고 시뻘건 안광을 보는 순간 무시무시한 공포가 느껴졌다. 온 몸의 모든 생기가 일시에 사라지고 정신이 가물거렸고 말로만 듣던 죽음의 사신이 다가왔음을 직감했다. 하지만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었다. 꺼져가는 의식을 필사적으로 붙들며 안광을 직시하였다. 소미가 죽던 날. 이미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가 아닌가. 지금 죽지 않아도 언젠가는 죽을 것일데 두려울 것이 무엇인가.


가져 갈테면 가져가라.


마음을 비우자 편안해지며 거리낄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원진기 법문을 떠올리자 주변의 사기들이 중단전으로 모여들면서 서서히 작고 동그란 귀원흑로가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동시에 하단전에서 스르르 미세한 선천 생기가 올라와 귀원흑로 속으로 들어갔고 귀원진기와 합해져 일점의 혼원진기가 융합되고 있었다.


어느새 그림자가 사라지고 오득을 뒤덮던 죽음의 기운도 사라졌다. 혼원진기가 진정한 모습을 드러내면서 영혼이 녹아내리는 듯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경이로운 느낌이 함께 찾아왔다.


허어억!

전신의 모든 세포가 벼락을 맞은 듯 부르르 요동치며 제멋대로 날뛰고 있었고 심장이 드득!드득!드득! 거세게 뛰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아아아!

한참동안이나 광소가 계속되었다. 육체적 고통과는 다른 성질이었고 도저히 참을 수 없다는 느낌만 들 뿐이었다. 벌떡 일어나서 미친 듯이 암벽을 때리고 부딪히고 데굴데굴 구르고 다시 일어나 때리고....


“이런 것이라니...”


탈진한 채 드러누운 오득은 헉헉거리며 중얼거렸다. 지금까지 혼원진기라고 느꼈던 것들은 진정한 실체에 비하면 한참 모자란다는 말로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전신의 세포.근육.대맥.세맥.혈관등을 튼튼하게 만드는 삼 단계. 역근육기(易筋育器)가 이 단계와 자리와 바뀐 듯한 느낌이 들었다.


“좋은 요리가 나오려면 솥이 좋아야 하는 법.”


혼원진기는 보통 진기 수십 배와 맞먹는 자극을 신체에 주어 잠능을 최대한 끌어내는 효능을 가진 것으로 보였다. 순간적으로 과도한 잠능을 배출하는 것은 신체에 큰 해를 끼친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였으므로 오득은 몸 만들기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슈슈슈슈슝! 퍼퍼퍼퍼퍽!

혼원진기에 눈을 뜬 이후로 삼합공 수련도 점점 빨라지고 있었다. 민첩함은 몰라보게 향상되었고 나무와 접촉하는 근육과 피부들은 수도 없이 벗겨지고 다시 재생되면서 점점 탄력이 증가되고 있었다. 또한 관절은 최대한의 각도까지 꺽이게 되었고 항상 아리던 뼈의 통증도 더 이상 느껴지지 않고 있었다.


퍼퍼퍼퍼퍼퍽!

잠시라도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혼원진기의 전율스런 감각을 도저히 참을 길이 없었다.


‘사천 일백 오십 육’


해가 바뀌고 막바지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어느 날. 오득은 계곡의 패권을 결정할 시기가 임박했음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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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제5장. 산중생활(山中生活) (1) +4 14.05.15 4,273 18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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