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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제일문(九龍第一門)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조천산
작품등록일 :
2014.04.24 11:38
최근연재일 :
2014.06.20 01:49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161,138
추천수 :
7,340
글자수 :
140,205

작성
14.05.28 05:25
조회
3,340
추천
138
글자
9쪽

제8장. 산중괴인(山中怪人) (2)

DUMMY

해가 뜨자마자 근처 계곡에서 물고기 서너 마리를 잡아먹고 승리봉을 오르기 시작했다. 정오 무렵이 되어 중턱 지점에 도달했고 건량을 씹으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위로는 만년설이 였고 예측했던 지점이 틀림없었기에 숲을 따라 이동하니 넓고 반반한 지대가 나왔다. 한 줄기 물이 졸졸 떨어지는 커다란 바위들 사이로 조그만 동굴 입구가 보였고 다가가서 안을 보려고 하는데...


쉭!

등 뒤에서 파공성이 들리고 목에 차가운 것이 닿았다.


“누구냐?”


몸을 돌리려 하자 검날이 파고들며 피가 흘러 내렸다.


“정체를 밝히지 않으면 당장 목이 떨어질 것이다.”

“빛이 번쩍 하길래 와봤소”


괴인이 칼을 떼지 않은 채 정면으로 몸을 움직였다.


‘헉!’


괴물의 모습이었다. 큰 화상이라도 입었는지 두 눈을 빼고는 성한 오관이 하나도 없었다. 울퉁불퉁한 흉터가 얼굴 전체를 뒤덮고 있었고 코와 입은 흉하게 비틀어져 있었으며 귀는 뭉그러져서 아예 보이지도 않았다. 검을 쥔 왼손은 갈색 가죽장갑을 끼고 있었고 오른팔은 어깨부터 잘려나간 듯 헐렁한 소매만 보였으며 왼쪽 발은 나무로 만든 의족처럼 보였다. 괴인도 오득의 얼굴을 보고는 살짝 놀라는 눈치였다.


“생각보다 어리군. 사냥꾼이냐?”


곰 가죽을 보고 그렇게 생각하는 듯 하였다.


“아니오.”

“손은 왜 그렇게 되었느냐?”


소매 끝으로 뭉퉁한 왼손이 드러나 있었다.


“이 놈이 씹어 먹었소”


오득의 눈이 곰 가죽을 보고 있었다. 촤르르! 이상한 소리와 함께 검이 사라졌다. 경계심이 풀린 모양이었다.


“제법 강단이 있군. 이름이 뭐냐?”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불구자라 그런지 웬지 모를 호감이 생겼다.


“천오득이오”


괴인의 두 눈이 확 커지더니 오득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기 시작했다. 표정이 아주 이상했는데 워낙 흉측한 얼굴이어서 놀란 것인지 화가 난 것인지도 알 수 없었다.


“네 부모는 누구냐?”

“모두 돌아가셨소”


주먹을 꽉 쥐며 살기를 드러내는 오득을 보자 괴인의 눈빛이 기이하게 빛났다.


“혹시 중원 오협을 아느냐?”

“천수협을 보긴 했는데 부모님을 구하려다 죽었소”

“그게 정말이냐?”


괴인의 두 눈에서 무시무시한 광망이 뿜어져 나왔다.


“당신은 누구요?”

“신주협이다”


두 사람은 서로 한참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당신이...내...아버지...?”

“그녀를 많이 닮았다 했더니 네가 바로 오득이구나”

“분명히 돌아가셨다고 들었는데..”

“팔 다리가 잘리자 바로 불속으로 뛰어들었다. 기관을 작동하여 지하 밀실에 숨어 간신히 목숨을 부지했지”

“어머니는 어떻게 되었나요?”

“쌍위와 함께 너를 데리고 피하다가 결국은 화를 당한 것 같구나. 신주장이 모두 불에 타서 시신도 제대로 수습하지 못했다”


괴인의 눈에서 살광이 번뜩였다.


“아버지! 흐흐흑”


오득이 무릎을 꿇고 흐느꼈다. 신주협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렀다. 두 사람은 오랫동안 부자상봉의 정을 나누었다.


“왜 이렇게 춥고 높은 곳에서 사시는 거에요?”

“화독 때문이기도 하고 무황성의 눈을 피하기 위해서다”

“편한 곳으로 옮겨요. 이런 곳에서 사시게 할 수는 없어요”


승리봉 아래 계곡 옆에 조그만 통나무 집을 짓고 두 사람은 그 곳으로 옮겼다. 오득이 살아온 이야기를 들은 신주협은 비통한 얼굴이었다.


“애비가 못나서 고생만 시켰구나.”

“그게 어디 아버지 탓인가요. 무황성 놈들 때문이지..”

“손녀가 있다니 한시라도 빨리 보고 싶구나”

“당장 가서 보시죠”

“아직은 때가 아니다. 기왕 수련을 위해서 왔다니 어느 정도 단계에 올라서면 내려가도록 하자꾸나”


신주협은 오득의 무공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그 나이에 벌써 삼십 년 공력이라니...”

“혼원진기 덕분이에요”


신주협은 혼원진기 책자를 꼼꼼히 읽어보더니 오득의 맥을 짚어 보았다.


“진기가 정순하지 못하고 사악한 기가 느껴지는구나. 책자의 내용이 부실한 부분이 많고 특히 귀원흑로는 아주 위험한 구결이다. 앞으로는 익히지 말거라. 이대로 계속 수련하면 틀림없이 주화입마에 들거나 마성에 빠질 것이다”

“그럴 수는 없어요. 지금까지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구요”

“벌써 네 눈빛에 은은한 흉광이 감돌고 있어. 이미 마성이 깊어지고 있다는 증거다. 따로 대책을 마련할테니 당분간 진기 수련은 멈추거라”


생활이 안정되자 신주협은 본격적으로 오득의 수련을 지도하기 시작했다.


“삼합공은 평범한 무공처럼 보이지만 수련이 깊어질수록 효과가 커지는 상승 정종 내외합일 수련법이다. 아마 전대의 고인이 심득을 남긴 것이 틀림없으니 계속 수련하도록 하거라. 또한 스스로 신체 발경을 터득하고 팔괘유룡장까지 가미한 것은 아주 훌륭한 일이다. 하지만 아직 투박한 부분이 많고 외공 쪽으로 치우치며 무리(武理)와 역행하는 움직임이 많으니 대폭 손질을 해야겠구나”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나요?”

“일시에 수련 방법을 바꾸기는 어려우니 당분간 장점은 살리고 단점을 버리는 쪽으로 나가자꾸나”


신주협의 세밀한 지도가 보태지자 오득의 수련은 일취월장하게 되었다. 삼합공이 일만 회를 넘어서자 전신의 발경이 자유자재로 이루어졌으며 뼈.관절.근육.인대의 탄력과 순발력은 최고조에 이르게 되었다. 더구나 신주협의 평생 무공이라 할 수 있는 풍운보(風雲步)를 비롯한 각종 장법.조법.지법.각법들의 핵심 정수가 가미되자 삼합공은 더 이상 평범한 무공이라 할 수 없게 되었다.


“왼손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앞으로는 좌수검 수련을 병행 하도록 해라.”

“손이 이 모양인데 어떻게?”


촤르르!

신주협이 왼손을 떨치자 미세한 음향이 들리며 기다란 은빛 채찍 같은 것이 나타났다.


“채찍이잖아요?”


창!

채찍이 빳빳하게 일어서며 얇고 가느다란 검의 형태가 되었다.


“환사검편(幻巳劍鞭)이다. 만년한철로 제련된 수백 개의 작고 얇은 검날들을 천하에서 가장 질긴 교룡사에 꿰어 특수한 방법으로 이어 붙인 것이다. 내력의 강약에 따라 채찍과 검을 오가게 되고 또한 날이 서게 할 수도 않게 할 수도 있는 것이란다.”

“그 때 번쩍였던 것이 이것이군요”

“천하제일 명장이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절세 병기지”


촤르르!

신주협이 손이 살짝 흔들림과 동시에 환사검이 완전히 사라졌다. 환사검편은 손목까지 덮는 가죽장갑이었는데 피부색과 비슷한 옅은 갈색이었고 손바닥 쪽에 작은 막대 모양의 검자루 겸 발출부가 부착되어 있었다. 오득은 손바닥 윗부분이 없는 관계로 장갑의 윗부분 일부를 잘라내고 착용하게 되었고 엄지 손가락의 힘만으로 발출부를 잡아야 했다. 가만히 보니 장갑을 벗은 신주협의 손가락들은 서로 한 덩이로 엉켜 붙어 있는 흉한 모습이었다.


“손이 왜 그래요?”

“화상 때문이다.”


환사검편을 착용해야만 했던 이유를 알게 되자 오득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냥 아버지가 가지세요”

“나중에 하나 더 만들면 되니 그냥 가지거라.”


손의 특수한 움직임과 내력의 조절이 합쳐져 발출하거나 회수하는 방식이었고 엄지 손가락에 힘을 주어 보았으나 검자루를 잡기도 힘들었다.


“너무 힘드네요”

“힘이 붙고 숙달되면 오히려 장점이 될 수도 있다. 기이함과 표홀함이 환사검식의 특징이기 때문이지”


며칠 연습하자 겨우 발출과 회수가 가능했고 엄지 손가락은 인대가 늘어났는지 움직이기도 힘들었다.


“네 무공은 기초가 확고한 상태니 바로 상승 무공으로 넘어가도 무방할 것이다.”


환사삼식(幻巳三式)은 신주협이 무황성주에게 사지가 잘리고 이십 년간 절치부심하며 연구했던 한 맺힌 검편식이었다.


제 일식 광미참(光尾斬)

구불 구불 뱀의 꼬리 같은 빛줄기가 전광석화처럼 목이나 손목을 휘감아 절단해버리는 수법이었다.


제 이식 투미궁(透尾弓)

빳빳한 검편이 화살처럼 뻗어가 꿰뚫는 수법이었다.


제 삼식 파사무(破巳舞)

팔방으로 뻗어간 빛줄기가 걸리는 것은 모두 베고 관통하거나 분쇄해 버리는 수법이었다.


“엄청나군요”


필살기를 원했던 오득에게는 눈이 번쩍 뜨이는 검편식이었다.


“살기가 짙은 무공이니 함부로 인명을 살상하는 일이 없도록 하거라”

“무황성 놈들은 하나도 남김없이 죽여버릴 거에요.”

“그들 모두가 악인은 아니니 협의(俠義)의 길을 가야 한다. 그리고 복수도 중요하지만 약한 자를 돕고 강호 정의를 지키는 것은 더 중요하다”

“협의 따위가 무슨 소용입니까. 삼성 사기만 해도 자신들의 야망을 채우기에 급급 하더군요”


신주협이 걱정스런 얼굴로 쳐다보았다.


“아무래도 네 가슴에 한이 많은 모양이구나. 진정한 협의란 네 마음속에 있는 것이지 타인을 쳐다볼 필요가 없단다.”


오득은 시큰둥한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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