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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제일문(九龍第一門)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조천산
작품등록일 :
2014.04.24 11:38
최근연재일 :
2014.06.20 01:49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161,133
추천수 :
7,340
글자수 :
140,205

작성
14.05.18 21:42
조회
4,784
추천
258
글자
9쪽

제6장. 생사지연(生死之緣) (2)

DUMMY

햇살이 점점 따스해지며 만물이 생장하는 여름이 찾아오고 있었다. 고원의 여름은 비록 서늘하였지만 혹독한 겨울에 비하면 무덥다고도 할 수 있었기에 천지의 물고기들도 시도 때도 없이 수면 위로 튀어 오르며 열렬히 반기는 듯하였다.


“오라버니. 몸이 너무 무거워서 걷기가 힘들어요”


만삭처럼 부풀어 오른 배를 부여잡은 소미는 걸음을 떼다 말고 마당에 놓인 긴 의자에 앉았다.


“아직 한 달 넘게 남았는데 배가 너무 부른 것 같아.”

“발로 차고 난리도 아니에요. 이리 와 보세요”


오득이 쪼그리고 앉아 손을 대어 보니 툭!툭! 드센 움직임이 느껴졌다.


“하하. 장군감이 나올려나.”

“당신 닮은 아들이면 좋겠어요”


가끔씩 듣는 여보.당신 소리는 낯설기는 했지만 신선한 느낌이었다.


“여보. 자꾸 움직여야 난산을 피한대. 부축해 줄 테니 일어서서 걸어보자구”


갑자기 여보 소리를 듣자 소미는 얼굴을 붉히면서 미소를 지었다. 그 모습을 보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 오득은 살며시 고개를 내밀어 입맞춤을 시도하였다. 소미의 두 팔이 오득의 머리를 확 잡아당기며 마당에는 때 아닌 열풍이 일게 되었다. 두 속살이 맞닿아 서로 희롱하는 와중에 눌린 배에서는 다시 거센 진동이 일어나 타오르는 열기에 찬 물을 끼얹고 있었다.


“배가 눌려서 답답한가 봐요”

“한 달이 어서 지나 갔으면 좋겠어”


오득은 서운한 표정으로 몸을 일으켰다.


“아기를 낳으면 서둘러 집으로 편지를 보내야겠어요. 걱정이 태산이실 것 같은데 소식이라도 전해야 도리지요”


집 뒤의 숲 속에서는 두 사람이 오득을 바라보고 있었다.


“미철이 여자였다니 왜 몰랐을까?”

“그새 출산이라니 재주도 좋구려.”

“하는 짓거리를 보니 죽고 못사는 것처럼 보이는구려”


비각과 장삼은 혀를 끌끌 차고 있었다.


“고래 심줄처럼 고집이 센 놈이니 아무래도 출산일에 맞추어 다시 와야겠소”

“한 달 조금 더 남았다고 한 것 같은데..”

“배를 보니 임박한 것 같소”

“팔룡들을 모두 데려와야 설득이 쉬울 거요”

“아까 보니 무공 기초도 제법 튼실해 보였소”

“쓰잘데기 없는 도인술 따위를 백날 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소”


........

쏴아아아아!

바람이 불고 있었다. 호수에 반사된 햇빛들이 춤추며 일렁거리고 있었으며 먹이를 찾는 철새들이 분주히 날아다니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한 사내의 망막에는 아버지...어머니...여동생의 얼굴들이 차례로 투영되고 있었다. 돌연 왼손을 쑤욱 들어 올린 사내는 손가락을 노려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충격을 받을 수도 있으니...출산 뒤로 미룰까?’


오른손에 소도를 들고 왼손 네 번째 손가락을 쳐다보며 망설이던 오득은 천천히 손을 내렸다. 조금 있으면 새끼 손가락 제삿날이 다가오기에 소미보다 먼저 하려 했지만 출산을 앞둔 그녀가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웅!

멀리 호수 반대편에 비설이 나타나 오득을 보고 길게 울고는 뛰어오기 시작했다. 손을 핥으며 꼬리를 흔드는 비설을 조용히 쳐다보는 늑대 무리를 본 오득은 묘한 호기심이 생겼다.


‘비설의 권위는 어느 정도일까?’


천천히 무리에게 다가서자 크르르 거리며 경계심을 드러내던 회색 늑대들은 비설이 크르르르 울음을 토하자 순한 양처럼 몸을 납작 엎드렸다.


툭!

살짝 앞발을 걷어차인 한 늑대는 슬쩍 쳐다보기는 했으나 별다른 적대감은 드러내지 않았다.


“크크크. 이놈들은 내 부하도 되는 건가?”


좀 더 세게 다른 한 놈을 걷어찼으나 마찬가지 반응이었다.


끼이이잉! 헉!

비설이 이상한 소리를 내자 갑자기 모든 늑대가 오득에게 달려들더니 몸을 부대끼며 밀치고 깔아뭉개기 시작했다. 기겁한 오득은 사지를 버둥거리며 몸을 일으키려 했으나 꼼짝도 못하고 이리 저리 끌려 다녔다.


“으하하!”


이내 친밀감의 표현이라는 것을 느낀 오득은 기분이 좋아지며 웃음을 터트렸다.


........

폭포 바로 옆에서 사방으로 튀는 시원한 물방울들을 맞으며 삼합공을 수련하는 오득의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던 소미는 왼손을 올려 새끼 손가락을 쳐다 보았다.


“설마. 출산 전에 사고치지는 않겠지?”


슝! 우두두두두둑!

다시 뼈마디들이 진동을 하며 시원한 기분이 든 오득은 조금 더 빠르게 삼합공을 전개해 나갔다. 물 흐르듯 이어지는 동작들은 빨라지는가 싶으면 느려졌고 솟아 오르는가 싶으면 납작하게 드러누웠으며 활짝 펴는가 싶으면 똘똘 말리면서 한 판의 유려한 춤사위를 보는 듯 폭포의 물줄기와 어우러져 멋드러진 느낌과 기이한 흥취를 소미에게 전달하고 있었다.


‘아름다워’


춤사위가 더욱 유연해지고 빨라지면서 바닥의 미세한 흙먼지들이 부르르 요동을 치며 서서히 떠올라 수십 갈래의 작은 돌개바람들을 형성하여 오득의 주위를 맴돌기 시작했고 지켜보는 소미의 눈에는 놀라움의 빛이 떠올랐다.


‘상승 무공이야’


언젠가 할아버지가 유운장(流雲掌)을 수련하던 모습을 보고 느꼈던 감흥과 흡사하다는 느낌이 들면서 뭉클한 감정이 가슴에서 솟아났다. 그간 오득을 믿지 못하고 했던 잔소리들을 후회하는 마음이 들며 뿌듯함과 자랑스러움이 생겨났고...


‘미안해요. 이렇게 훌륭히 해내시는데...’


소미의 두 눈에는 눈물이 글썽였다.


“하하. 왜 눈물이 보이지?”


수련을 마치고 다가온 오득이 말했다.


“아니에요. 먼지가 들어갔나 봐요”

“우리 아기는 잘 있어?”

“요 며칠 잠잠하네요.”

“그래? 좋은 기회네”


오득의 묘한 눈빛을 본 소미는 얼굴을 붉혔다.


“얼마 안 남았으니 조금만 참아요”

“안돼. 이리 와”

“흡!”


또다시 열풍이 지나가고 두 사람은 손을 꼭 잡고 나란히 의자에 앉아 따스한 눈길로 서로의 얼굴을 하염없이 쳐다보았다.


“소미는 내 인생 최고의 축복이야”

“호호. 기분 좋네요. 사실은 저도 그래요”


.......

한 낮의 해가 중천을 지나는 한여름이 다가오고 온 산과 들판에 무성한 초목들은 따스한 햇살을 조금이나마 더 받으려고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부슬비가 내리는 어느 날 삼경 무렵. 드디어 소미의 진통이 시작되었다.


“아악!”


산파를 약속했던 할머니를 데리러 맨발로 뛰쳐나간 오득은 발바닥에 날카로운 돌이 박혀 피가 흐르는 것도 느끼지 못한 채 정신없이 달려갔다.


“좀 빠른 것 같은데..”

“할망구. 어서 서둘러!”

“영감탱이나 늦지 말아요”


노부부가 집으로 들어가고 오득은 마당을 왔다 갔다 하며 초초한 마음으로 기다렸다.


“아~~악!”


한 시진. 두 시진이 지나도 그칠 줄 모르는 소미의 비명 소리에 오득의 가슴은 까맣게 타 들어가고 있었다.


“난산이네. 다리부터 나오고 있어.”


오득의 가슴은 철렁 내려 앉았다.


“어...어떻게 해야 하나요?”


할머니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출혈이 너무 심해. 둘 중 하나는 포기해야 하네”


멍한 눈빛이 되어버린 오득을 보는 할머니는 안타까운 마음이었지만 한시가 급했기에 서둘러 재촉했다.


“마음이 아프겠지만 어서 결정을 내리게. 잘못하면 둘 다 죽어!”

“소미를..소미를 살리세요. 흐흑.”

“알았네. 마음을 굳게 먹게”


할머니가 들어가자 오득은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았다.


“아악!”


한참동안 비명이 들리고 다시 할머니가 뛰어 나왔다.


“어서 들어가 보게”

“소미는...무사..한가요?”


할머니는 시선을 피하며 안으로 향했다.


“오..라..버니.”

“소미야!”


침상 위와 바닥은 온통 피바다였다고 소미는 창백한 얼굴이 되어 누워 있었다. 시선을 돌려보니 할아버지가 침통한 얼굴로 아기를 안고 있었다.


“산모가 절대로 알리지 말라고 했어. 미안하네”

“아기가 놀랐는지 울음도 못 터트리고 있네”


“안돼!”


순식간에 사색이 된 오득은 소미에게 달려갔다.


“미..안..해요. 우리..아기를..꼭..잘 키워 주세..요”

“흐흐흑. 안돼. 소미야. 제발 죽으면 안돼. 흐흑!”


소미의 두 손이 오득의 손을 꼭 잡았고 순간 한 줄기 기운이 오득의 팔을 타고 몸으로 들어 왔다.


“손가락...절대로..자르지..마세요”

“흐흐흑! 소미야 제발”


가쁘게 숨을 쉬던 소미는 일순간 눈빛을 빛내며 한 손을 뻗어 오득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우리 신랑. 울지 말아요. 너무 행복..했...어..”


돌연 소미의 동공이 확 커지면서 모든 움직임을 멈추었다.


“소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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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제7장. 야성본능(野性本能) (1) 14.05.21 4,059 249 8쪽
19 제6장. 생사지연(生死之緣) (3) +4 14.05.19 5,332 268 7쪽
» 제6장. 생사지연(生死之緣) (2) 14.05.18 4,784 25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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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제4장. 경천무관(驚天武館) (2) +1 14.05.12 4,061 19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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