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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탄지 님의 서재입니다.

만족할 때까지 환생한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단탄지
작품등록일 :
2020.11.10 03:20
최근연재일 :
2020.12.16 14:41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3,212
추천수 :
49
글자수 :
231,898

작성
20.12.16 14:41
조회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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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2쪽

45화

DUMMY

“퀑퀑!! 퀑퀑퀑퀑!! 컹컹컹컹!! 퀑퀑퀑퀑!! 컹컹!! 퀑퀑퀑!!”


다시 켈베로스가 됐다. 동굴로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는데 다시 사람으로 환생했다.


“뭐야..”



제일먼저 거울을 찾았다.





거울 속에 있는 사내는 어딘지 모르게 낯이 익었다.


“수연이.. 수연이는 내 계획대로 좋은 인생을 살고 있을까?”



지금 내가 환생한 사람은 아무 것도 없었다. 겉모습도 꾀죄죄했다.


“노숙자인가? 그래도 휴대폰은 있네..”



돈도 없고 신분을 증명해줄 무엇도 없었다.



어차피 늦어도 50일이면 다시 환생할 기회가 주어진다. 그러니 내가 지금 환생한 사람이 노숙자라도 상관이 없었다.


“이제 모든 소원을 다 들어주고 갚을 빚은 없는 건가?”


수연이에게 빚을 갚았다. 그리고 소원도 다른 사람의 몸으로 들어줬다.


그들에게 감사인사도 들었고 레벨도 올랐다. 이제 그들이 누구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이제는..”


내 환생역사를 되돌아 봤다. 이제는 내가 환생했던 사람의 이름과 생김새는 물론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별 생각없이 휴대폰을 켰다.


“1시.. 4월9일”


문득 처음 환생했을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딸.. 가짜 딸..”



나에게 애원했던 건 생생하게 떠올랐다.



“울면서 애원했지.. 딸을 살려달라고.. 내가 딸이 아님을 증명하자 사라졌지만,..”



그래도 모든 소원을 들어줬다는 생각을 하며 걷다가 번개에 맞은 듯이 자리에 멈춰섰다.


“4월9일. 자기 딸 생일이 4월 9일이라고 그랬어. 그때 집에 불이 나서 딸이 죽는다고..”



그 놈에 대한 것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지만 이것만큼은 기억났다.


“4월 9일...”



어쩌면 죽는 게 운명일지도 모른다. 내가 죽어도 계속 환생하는 게 운명인 것처럼.


그렇게 생각하고 모른 척 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 아이는 잠시나마 내게도 딸이었다.



“그래.. 구하자.. 구하지 못해서 후회하고 미련이 남을 바에는 구하자. 어차피 나는 죽어도 레벨 1밖에는 떨어지지 않으니까.”



집을 찾아가려 했지만 기억이 나지 않았다. 너무 많은 환생을 했기에 기억이 모두 뒤집혔다.



불현듯 떠오른 초등학교로 갔다.



익숙했다. 왠지 모르게 익숙했다.


“온도계. 풍향계. 저기 오는 사람은.. 경비원.”


“아. 여기는 코인 지갑을 숨긴 곳이다.”



기억에 떠오르는 장소들을 모두 찾았지만 내가 찾는 장소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내 기억에 남아 있는 장소는 모두 찾아다녔다. 그리고 이상한 빌라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여기.. 여기야..”


창문에서는 연기가 나오고 있었다.


“불.. 불.. 불이야!!! 불이야!!!”



문을 마구 두드렸다. 하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소리를 지르면서 문을 두드리자 빌라에 살던 사람들이 튀어나왔고 나는 신고를 해달라고 했다.



“비밀번호.. 비밀번호..”



“으아아아!!! 생각 해내!! 생각해내!!”



비밀번호를 떠올리려고 했지만 비밀번호가 떠오르지 않았다. 아줌마는 나에게 피하라고 했다. 나는 안에 딸이 있어서 안 된다고 했다.



아줌마는 의아하게 생각했다. 당연히 지금은 그 놈으로 환생한 게 아니라서 이상한 게 당연했다.



“비밀번호.. 딸 생일.. 4월 9일..”




-띡 띡 띡 띡



-띠리리~



문이 열렸고 나는 방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이미 방 안은 연기로 가득했다.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읍.. 읍..”



방안을 찾다가 겨우 발견했다. 일어나보라고 손으로 치며 밖으로 끌고 나왔다.




“컬럭!! 컬럭!! 여기요!! 여기!!”




방금 막 도착한 구급차의 문을 두들겨 구급 대원에게 아이를 인계했다.



“케잌.. 케익에 꽂아놓은 초 때문에 불이.. 컬럭 아이는 괜찮나요?”



“네.. 확인을 더 해봐야겠지만 생명에 지장은. 선생님도 병원으로”



“컬럭!! 저는 50일만 있으면. 컬럭.”



“뭐해?”


“지금 아이를 인계 받았습니다.”



“누구랑 이야기 하는 거야?”



“예? 지금 앞에 있는. 어? 어디 갔지?”



“무슨 소리야? 처음부터 없었는데.”



“아니 지금 이 아이를 인계..”




나를 앞에 두고 구급대원들은 마치 내가 보이지 않는 다는 듯이 말하고 행동했다.


“저기요? 안 들리세요?”



내가 말을 해봤지만 내 말이 그들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뭐야.. 투명인간이라도 된 건가?”



레벨 업을 하다가 또 새로운 능력이 발현됐다고 여겼다. 구급대원뿐 아니라 사람들 앞에서 춤도 추고 앞에서 얼쩡댔지만 사람들은 나를 보지도 내 이야기를 듣지도 나를 느끼지도 못했다.



지나가는 사람들 앞에서 팔을 벌리고 지나가지 못하게 막아섰다. 하지만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나를 통과해서 지나갔다.


“뭐야. 진짜 투명인간이 된 건가?”


이제는 재미있거나 흥미 있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냥 별 감흥도 느껴지지 않았다.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게 맞을 것이다.


“기쁘지도 슬프지도 우울하지도 않아. 아무런 감정이.. 그냥 재미없다. 아니 의미 없다. 아무런 의미 없이 느껴지네.”



뚜벅 뚜벅 걸었다. 화장실과 차창의 거울에 나를 비쳤다. 하지만 내 모습은 반사되지 않았다. 거울 속에 나는 없었다.



“새로운 능력. 이제 또 새로운 능력을 얻은 건가.”




문득 이 몸으로 환생했을 때 얼굴을 봤던 기억이 떠올랐다.


“낯이 익었지.”



곰곰이 그때 봤던 얼굴을 머릿속에 그렸다.



“어?!”



“나.. 나!! 나잖아.”



나였다. 그건 나였다. 내가 환생했던 사람이 아니라. 처음 반 지하에서 죽음을 맞이했던 나였다.



“나.. 나로 환생한 건가? 나는 죽었잖아?”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내게서 잊혀졌던 진짜 내 이름들과 직업 그리고 모든 게 떠올랐다.


“뭐야. 나로 환생한 거야?”


지금 상황이 납득이 가지도 이해가 가지도 않았다.


“나로 환생을 했다.. 새로운 능력을 얻고?”


“소원.. 내 소원이 뭐였지?”



내 소원은 없다. 없었다. 나 스스로도 소원이 뭔지 알지 못한다. 꼭 이뤄야 할 소원이 없었다.



“소원.. 나는 소원이.. 없었어.”



내 인생을 돌이켜봤다. 나는 동물과 다를 바 없었다. 하루하루를 대충 대충 낭비하며 살았다. 죽기 전까지 단 하나도 이루지 못했다.


가족이라는 것도 내 스스로 깨버렸다.


“엄마.. 아빠...”



지난날의 내 모습이 후회가 됐다.


“감정은 남아있지 않을 줄 알았는데..”



수연이는 자신을 길러준 부모에게 빚을 갚으려 했다. 그 변호사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지..”



내 인생의 테이프를 몇 번이고 다시 돌려봤다. 내 인생은 너무 짧았다. 매일 쓰레기 같은 삶을 반복했기에 더욱 더 짧게 느껴졌다.



“엄마.. 아빠..”


용서를 빌어야 했다. 나를 내쫓아 냈을 때부터 가족은 없다고 생각하고 원망을 했었다. 하지만 모든 잘못은 나로부터 시작했다.



내가 그러지 않았다면. 아버지에게 용서를 받았을 때 정신을 차렸다면 나는 죽지도 쓰레기 같은 삶을 살지도 않았을 것이다.



“용서.. 용서를 빌자..”



부모님이 내 용서를 받아주실지 아닐지 모른다. 받아주시지 않는다 해도 용서를 빌어야 했다.


걸어갔다.

집을 향해.


집은 여기서 멀었지만 걸어갔다. 내가 버스를 타도 아무도 몰랐겠지만 걸었다. 무작정 걸었다. 한 걸음 한 걸음 내 딛을 때 마다 반성했다.


후회. 삶 같은 것들을 털어내려 했다. 밤이 어두워지고 낯이 밝기를 몇 번을 반복했다.


그래도 멈추지 않고 걸었다.



“고통.. 아니 고행..”



그렇게 한 발자국 씩 털어내고 또 털어냈다.


“집.. 집이다..”


정말 오랜만에 온 집이었다.


문의 손잡이를 잡고 들어갈까 말까 한 참을 고민했다.


“용서를 빌자.”


비밀번호를 몰랐다.


“아. 난 이제 투명인간 기술을 쓸 수 있지.”



잠긴 문은 나를 가로막지 못했다. 나는 문을 통과해 집으로 들어왔다.



집은 처음 내가 나갈 때와 달리 변한 게 없었다. 내 방도 그대로였다.



“엄마.. 아빠..”



엄마랑 아빠는 거실에 있었다.


“엄마.. 아빠..”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었다.



“엄마!!! 아빠!!!”


투명인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떻게 다시 투명 상태를 풀 수 있는지는 몰랐다.


“풀어져라!! 풀어져라!!”



손에 힘을 주기도 하고 몸에 힘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투명상태는 풀리지 않았다.



“용서를 빌어야 하는데”




“벌써. 49일이나 지났네.. 내가 진영이를 괜히 내쫓은 걸까?”



“아니에요. 여보.”



엄마는 아빠를 위로했다. 아빠는 나를 내 쫓은 걸 후회하고 있었다.



“빨리 투명을 풀어야 돼!!”



“시간 참 빨라.. 진영이가 죽은 지 49일이나 됐다니..”



“투명을.. 내가 죽은지 49일? 무슨 소리야 나 살았어. 나 환생했다고!!!”



난 살았다. 단지 투명인간이 되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부모님의 대화 내용을 들었을 때 나는 이미 죽었고, 오늘이 49일이 된 날이다.







“환생한 거 아니었어? 나는 환생한 거 아니었냐고!!! 환생. 난 환생했단 말이야. 레벨도 49까지 키우고 사람들의 소원도 이뤄주고.. 다시.. 다시 나로 환생했는데. 투명인 간이 돼서!!”




“49제.. 레벨이 49.. 소원을 들어준 게 49... 생일이 4월 9일 비밀 번호가 4949... 뭐야.. 뭐야!!! 뭐야!!!!!”



-쿵



쿵 소리가 들리고 내 눈 앞이 깜깜해졌다. 그리고 나는 동굴로 이동했다. 내 눈 앞에는 켈베로스가 통로를 지키고 있었다.


내 의사와 다르게 내 몸은 이동됐다. 내 양 발은 지면에서 떠있었다. 마치 날아가는 것처럼. 하지만 내 의사는 아니었다.


켈베로스 놈들은 내가 보이지 않는 듯이 행동했다. 나는 투명한 상태로 켈베로스를 지나 뒤에 통로로 지나갔다.



멈춰 보려고 했지만 멈춰지지 않았다. 마치 자석이 나를 빨아 당기듯이 내 몸은 이동 됐다.


지옥을 연상케 하는 새빨간 용암을 지나 내 몸은 계속 이동했다. 점점 음침한 곳으로.



“그래.. 이번에 마지막이군.”



상대는 고개를 올려다봐야 보이는 한 참위의 계단에 위치한 의자에 앉아 있었고 나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전혀 내 의사가 아니었다. 저절로 그렇게 된 것이다.



“좋아.. 소원을 들어줬구나. 잘했어. 49일이 지나고 너는 어잇 뭐야? 사람을 죽여? 네 이놈 사람을 죽인 경험이 있구나!!!”



“비록 그게 실제 사람을 죽인 것은 아니지만 너는 분명 의사를 갖고 사람을 죽였다. 그러니 극락으로 갈 수 없다!!!”


“하하하하!!!”


마치 도깨비처럼 무섭게 생긴 사람이 말했고 나는 바닥에 납작 엎드려 있었다.



“왜..”


갑자기 내 입에서는 말이 나왔다.



“흐흐흐. 오랜 만이다 너 같은 놈은. 너는 극락에 가지 못한다. 그렇다고 평범한 사람들이나 49제를 지내지 못한 사람들이 가는 곳에 갈 거라고 생각지는 마라.”



그 무서운 사람은 재미있다는 듯이 소름 돋게 웃었다.



“용서.. 용서를 빌었어야 했는데..”


그것 보다 후회가 남았다.



“하하하하! 이승에서 일을 전부 씻어내지도 못했구나. 아직도 이승에 미련이 남아있어. 하하하하!!”



“나는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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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5화 +2 20.12.16 2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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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8화 20.11.19 50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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