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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탄지 님의 서재입니다.

만족할 때까지 환생한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단탄지
작품등록일 :
2020.11.10 03:20
최근연재일 :
2020.12.16 14:41
연재수 :
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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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8
추천수 :
49
글자수 :
231,898

작성
20.12.11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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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42화

DUMMY

일부러 사이코 패스 놈에게 이름이 특이한 놈으로 환생할 기회를 넘겨주었다.


때가 무르익었다고 판단했다. 아직 레벨은 사이코 패스 놈에게 조금 미치지 못했지만, 사이코 패스 놈의 실력을 가늠해보고 싶었다.



“어차피 죽어도 레벨 1 다운이야. 지금 쯤 그 놈의 실력을 가늠해봐야 돼.”



환생한 사람의 신체적 능력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그래도 그 놈을 만나야 했다.


확인 정도가 아니라 일종의 출사표이자 도전장이었다.



“사이코 패스 놈 기다려라..”



내 정체를 밝히고 사이코 패스 놈을 보내버릴까 아니면 정체를 밝히지 않아 그 놈을 혼란스럽게 만들까 고민이 됐다.


“제대로 도전장을 내려면 내가 누구인지 밝혀 야 되는데.. 처음에는 조금 혼란을 줘볼까?”



잘못했다가는 혼자서 둘을 상대해야 하는 기묘한 상황으로 몰릴 수도 있다.


환생 뒤에 만나면 내가 정체를 밝히지 않는 이상 누군지 그 놈이 모를 것이다.



“그래. 첫 판은 혼란스럽게 내가 누군지 밝히지 말고 기습을 하자.”



그렇게 마음을 먹고 사이코 패스 놈에게 다가갔다. 그러다 재미있는 생각이 떠올랐다.


“2켈인 척 해볼까? 사이코 패스 놈이 눈이 뒤집혀서 2켈 놈을 죽이려 들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안녕~”



“누구이십니까?”



“에이.. 왜 그래~”



“예?”



“동굴~ 켈베로스~”



내가 동굴과 켈베로스를 언급하자 사이코 패스 놈은 화들짝 놀랐다.


‘왜 이렇게 놀라? 그때랑 분위기가 변한 것 같은데.. 껍데기는 변해도 느낌은 비슷할 줄 알았는데..’



“어.. 어떻게...”



“누... 누구세요...”



사이코 패스 놈이 당황해 하며 말했다. 나는 그런 사이코 패스 놈 보다 더 당황했다.



‘뭐야.. 이거 연기하는 거야? 나보다 잘 알고 여유 있던 놈이 왜 모른 척하고 당황해..’



사이코 패스 놈의 여유는 없어 보였다. 연기처럼 보이지도 않았다.


‘모르는 척 방심하게 하고 공격하려고 하는 건가..’



“어떻게 된 건가요.. 전 분명히 죽었는데.. 갑자기 동굴 안에 이상한 개로.. 그리고 또 다시 돌아왔는데..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 있어요...”



연기 인가. 아닌가. 고민스러웠다.


사이코 패스 놈은 세상 순진한 척 하며 자기도 지금 상황을 모르겠다고 말하며 조금씩 내게로 다가왔다.


“가까이 오지 마.”


“예?”


황급하게 사이크패스 놈에게 가까이 오지 말라고 하고 내가 거리를 벌렸다.



내 예상을 한참이나 벗어난 반응을 보이니 당황스러웠다.


‘저게 연기라고?’


나와 사이코 패스 놈 둘은 서로 당황스러워 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계속 이렇게 있을 수는 없었다.



“왜 모른 척을 하십니까? 우리 셋 중에서 제일 경력도 오래되신 분이.”




“예? 저.. 제가요? 저는 지금 상황도 잘 이해를 못하고 있는데...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이렇게까지 연기를 할 이유가 있을까? 나를 방심시키기 위해서? 아니야.. 진짜 다른 사람이야..’



“지금은 레벨이 몇입니까?”



“레벨이요? 그게 무슨.. 저는 원래 게임을 안 좋아해서 아이디 자체가 없는데...”



“어떻게 된 건가요? 저는 다시 태어난 건가요? 이제 이 사람으로 살아가면 되는 건가요?”



“하.. 잠깐만 생각 좀 해보자.”



그 사이코패스 놈이 사라졌다.


‘그놈을 누가 죽여서 소멸시켰나?’



말도 안 된다. 3명이 다이다. 2켈 놈은 죽어라 나 하나만 노렸다. 나도 사이코 패스 놈을 죽인 적이 없다.


더군다나 사이코패스 놈은 우리 중에서 레벨이 제일 높았다.


‘레벨이 제일 높아..’


레벨이 높은데 없어졌다. 그리고 새로운 사람으로 대체 됐다. 레벨이 오르면 더 새로운 세계로 가나?


그 놈은 만렙을 찍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었다.



“만렙을 찍으면 비로소 신이 되는 건가?”


“예?”



“그 놈은 벌써 만렙을 찍고 더 높은 세계로 가버린 거 아니면 신이 되어버린 건가?”



“무슨 알 수 없는 소리를.. 저는 이대로 그냥 살아가면 되나요?”


“그 사이코 패스 놈이 어쨌든 가버리고 이놈이 온 건가? 잘 됐네.”



“이제 저는 이 사람으로 살아가면 되나요?”



“잠깐 나를 따라와. 사람이 적은 곳에서 이야기를 하게.”



신입 켈베로스는 순진한 얼굴을 하고 나를 따라나섰다. 물론 내 뒤에 서게끔 하지 않았다. 이 모든 게 연기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었다.



내가 지시한 대로 내 앞에서 신입 켈베로스는 인적이 드문 곳으로 향했다.



“됐어. 이제 사람도 없네.”



“예. 감사합니다. 아니. 너무 혼란스러워요.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죠? 저는 분명히 죽었는데. 그 동굴의 이상한 개로 다시 태어났어요.”



“그래. 그렇겠지.”


“목소리도 안 나오고 개가 아니라 괴물처럼 짖다보니까 어느새 다시 사람이 됐어요. 그것도 죽기 전의 내가 아니라 전혀 다른 사람이...”



“그래. 그럴 거야.”


“그게.. 이제 저는 어떻게..”


“그래. 그렇지.”



신입 켈베로스는 이상하게 나를 쳐다봤다.



“아. 아니구나. 그래 잘 들었어. 네 이야기. 그럼 이만”



“어! 어!! 엌!!”



내가 처음 사이코 패스 놈을 찾아왔던 목적을 이뤘다.



“진짜 그 사이코 패스 놈이 아니잖아. 그 놈은 벌써 만렙을 찍고 가버린 건가?”



내 예상이 맞는다면 신입은 새로운 인생을 단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하고 소멸 됐다.



“어?!”


거울을 보니 내 레벨이 1 올라 있었다. 원래 같은 켈베로스를 죽이면 레벨은 오르지 않았다. 일반 사람과 다르게 레벨이 떨어지지 않을 뿐이었다.



“확실히 소멸했네. 그러니까 레벨이 올랐지.”



“안녕~~~~”




뒷수습은 하지 않았다. 목격자가 없기 때문은 아니다. 50일이라는 제한시간이 있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다.



“아!! 아깝네! 사이코 패스 놈 내가 때려잡으려고 했는데. 벌써 튀어 버렸네.”



레벨 업을 더 빨리 해야겠다는 의지가 불타올랐다. 나도 빨리 더 높은 단계로 가고 싶었다.



인생을 몇 십번 살다보니 재미있는 거라고는 없었다. 눈에 보이는 레벨 키우기 말고 내 흥미를 끌 수 있는 건 더 이상 없었다.



“인간으로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봤으니 당연히 재미가 없지.”



2켈 놈과 경쟁을 하는 게 제일 재미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것도 지겨웠다. 2켈 놈은 내 상대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겨워도 2켈 놈은 확실히 잘근잘근 밟아줘야지. 후우.. 레벨이나 올리자.”



나름 소원을 들어주는 데도 재미가 붙었다. 남을 도와준다는 이타심에 불이 붙었기 때문이 아니다. 소원을 들어주고 나면 확실히 오르는 레벨이라는 보상 때문이다.



레벨이 오르니 게임을 하는 기분이 느껴졌다. 소원은 퀘스트이다. 레벨을 올리기 위한.



“후후후. 이번 건 좀 쉽네요~ 기르던 강아지가 죽지 않게 잘 보살펴 입양을 보내라니~ ”



죽어서까지 자신의 애완견을 살려달라는 소원이 이해가 가지는 않았지만 뭐 상관없었다.



“나라면 죽은 자기 목숨을 살려달라고 빌 거 같은데.”



“그런 소원은 아예 빌 수가 없는 건가? 아무렴 어떻냐. 레벨 업이나 하자.”



쉬웠다. 개밥을 주고 입양자를 알아보는 건.


“생각해보면 웃기네. 소원을 들어주면 내가 개로 돌아가는데. 개를 보살피고 입양을 보내주라니.”


“퀑퀑!! 컹컹컹컹!! 쿼퀑퀑퀑퀑!!!”



이제 익숙했다. 동굴도, 이 울음소리도.



그 동안 동굴에 있으면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저마다 사연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도 내가 기존에 알고 있던 사람은 단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


‘흥. 내 인간관계가 좁은 것도 있지..’


동굴에서 내가 알던 사람을 만날 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지금은 최초의 내 자신에 대해서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가족 내 가족이 누군지도 기억나지 않았다. 나와 관련된 모든 것들이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



이름은 물론이고 내가 원래 어떻게 생겼는지조차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아는 사람이 있더라도 내가 전혀 알아보지 못했을 것이다. 설령 부모가 왔다고 하더라도..



“퀑퀑퀑!! 컹컹컹컹!! 쿼췅췅췅!! 컹컹컹컹!! 퀑퀑!!!!”


심심했다. 빨리 레벨을 올리고 싶었다. 내가 짖자 2켈 놈도 짖어댔다. 2켈 놈은 내가 짖지 않아도 짖어댔다.


나에 대한 적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욱 적극적으로 표현했다.


‘2켈 놈아 넌 곧 있으면 끝이야. 그 신입처럼 소멸하게 만들어주마.’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 한동안은 동굴을 찾는 사람이 없었다. 2켈 놈은 포효하듯이 울어댔다.



‘하.. 환생한 다음에 덤벼라. 골로 보내줄 테니까. 네 목숨도 끽해야 1~2정도밖에 안 남았을 테니 내가 확실하게 네 명줄을 끊어주마.’



“비켜주세요.. 제발 ..”



“퀑퀑퀑!! 컹컹컹컹!컹컹컹!!! 켜쳥쳥쳥!! 퀑퀑퀑!!”


“컹컹컹!! 퀑퀑퀑퀑!! 컹컹컹컹!! 쿼춰춰춰춰췅!!!”



배짱이 너무 없는 놈이라 조금 짖자 도망을 쳤다.



‘그러면 도와줄 수 없어. 다가오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이름은 말해야지.’



레벨을 빨리 올리고 싶었지만 마음을 조급하게 먹지는 않고 있었다.


그 때 동굴로 예상치 못한 사람이 들어왔다. 동굴에서 내가 알던 사람을 만나지 못 할거라고 생각했던 내 예상은 그 사람의 등장과 함께 산산이 조각나 버렸다.


‘동굴에 왔다는 건 죽었다는 건데.. 왜.. 왜죽어.. 저 사람이 왜 죽어? 죽을 리가 없잖아..’


지금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꿈인가 싶었다.


“퀑퀑퀑!! 쿼췅춰웣췅췅!! 퀑퀑퀔퀑퀑!! 퀑퀑퀑퀑!!!”


“퀑퀑퀑퀑!! 쿼췅췅췅췅!! 퀑퀑퀑퀑퀑!!”


꿈이 아니었다. 그 사람은 이렇게 험악하게 생긴 개가 짖는 걸 무서워하면서도 동굴 밖으로 도망가지 않았다.


‘뭐야.. 아니겠지.. 아닐 거야.. 어떻게.. 저 사람이 여기를 올 수가 있어... 비슷하게 생긴 사람일 거야.’



믿기지 않는 현실을 부정했다. 정말 똑같이 생긴 사람이었지만 그냥 닮은 사람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억울한 일이 있는 건가? 그 정도로 꼭 들어줘야 하는 소원이 있는 거야?’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그 사람을 쫓아내는 모양새가 되었다. 하지만 그 사람은 도망가지 않았다. 내가 알았던 사람이라면 애초에 우리를 보고 동굴 안으로 발을 내딛을 수 없었을 것이다.


“저기.. 저는.. 꼭 지나가야 해요.. 꼭.. 이뤄야 할 소원이 있어요..”



‘똑같다.’


말투, 목소리까지.


“아.. 죄송해요. 제 소개가 늦었네요. 제 이름은”




귀에서 삐 소리가 들렸다.


“.....ㅜ..... 연.... 이에요.”



‘어떻게 이런 일이..’



‘왜.. 왜 네가 죽은 거야..’



‘수연아...’



맞다. 수연이었다. 그 거절 못하던 착하고 바보 같던 수연이.


이민을 가서 잘 살고 있을 줄 알았는데 도대체 수연이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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