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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탄지 님의 서재입니다.

만족할 때까지 환생한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단탄지
작품등록일 :
2020.11.10 03:20
최근연재일 :
2020.12.16 14:41
연재수 :
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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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31
추천수 :
49
글자수 :
231,898

작성
20.12.14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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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44화

DUMMY

수연이다. 드디어 꿈에서 수연이를 만났다.



“수연아...”



“네? 저를 아세요?”



“나는...아니.. 어쩌다가 그렇게 된 거야?”



수연이에게 어떻게 죽게 됐는지 물었다. 그리고 문득 의문이 들었다. 내가 환생을 하게 되면 환생한 사람은 죽은 게 없어지는 건가, 아니면 죽기 전으로 내가 환상하는 건가.



“뺑소니를 당했어요..”



수연이는 뺑소니를 당했다고 했다. 누가 자신을 쳤는지도 모른다며 눈을 뜨니 이미 죽어있었다고 그랬다.


환생한 사람에게는 소원만 간단하게 들었었다. 그게 내 용건의 전부였으니까.


하지만 수연이에게는 그동안 살아온 수연이의 인생 이야기를 들었다. 수연이는 참 기구하게 살았다.



고아원에서 입양을 가게 된 수연이의 인생이야기를 듣자 왜 수연이가 그렇게 소심하고 소극적이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



그동안 여러 환생을 하고 2켈놈을 무참히 죽이면서도 느끼지 않았던 죄책감이 들었다.


수연이의 성격을 이용해 내 사리사욕을 챙겼었다. 그런 내 자신이 미웠다. 그때는 좋았고 내가 자랑스럽게 느껴졌는데 지금은 수치스럽고 미안했으며 괴로웠다.


더 대화를 나누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수연이의 소원은 간단했다. 그동안 들어줬던 그 누구의 소원보다도 간단했다.



“부모님한테 감사 인사를 해달라고..”



친자식이 아닌 자신을 여태까지 키워준 부모님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해달라고 했다.,



“바보.. 넌 진짜 바보야..”



왜 부모님과 같이 살지 않는 거지?

그런 의문이 들었다.


“원래는 같이 살지 않았나?”



첫 번째로 수연이를 키워준 부모를 찾아야 했다. 그건 쉬웠다. 주민센터에 가서 서류 몇 장 발급 받으면 됐다.


“복수.. 복수해줘야 되는데. 수연이를 죽게 만든 뺑소니 범에게.”


수연이는 자신의 죽음에 대해 덤덤하게 받아들였다. 어느 날 갑자기 죽게 됐다면 억울하고 삶에 미련도 남을 법한데 그런 게 전혀 없어 보였다.


하지만 나는 달랐다. 수연이를 이렇게 만든 놈에게 복수해주고 싶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죄책감을 뺑소니 범에게 다 뒤집어 씌웠다.




“어떻게 되는 거지? 만약 내가 수연이가 죽기 전으로 돌아왔다면, 죽음의 원인을 제거 한다면 수연이는 죽지 않아도 되는 건가?”



수연이의 복수도 하고 수연이를 구해줄 수 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수연이를 구할지도 몰라. 레벨 1정도쯤은 줄 수 있어. 아니 레벨 10이 다운 된다고 해도 수연이를 구할 수 있다면...”



시도해 볼만 했다. 수연이를 뺑소니 친 놈을 미리 제거하면..


하지만 문제는 뺑소니 범이 누군지 모른다는 것이다. 나는 물론이고 그 놈에게 죽임을 당한 수연이 조차.



“하.. 그렇지..”



어쩌면 내 오만이었는지도 모른다. 모든 걸 정리하고 떠나가기 전에 소원 하나 남은 사람을 붙잡으려고 하는.



여태까지 자신의 죽음에 미련을 보인 사람은 없었다. 살려달라고 애원하지도 않았다. 소원을 들어달라고 부탁할 뿐이었다.


마지막 소원을.



“그래도.. 그래도.. 어쩌면...”



그렇게 생각했지만 방법이 없었다. 누구인지도 모르는 사람을 미리 제거할 수는 없다.


“방법이라고는 지구에 남은 모든 사람을 제거하는 것 밖에는..”



그게 가능할리 없었다.



“내.. 내 욕심이겠지..”



우선 수연이를 길러준 부모님을 찾았다. 수연이의 몸이 아니라 나도 진심으로 수연이에게 잘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었다.


둘을 찾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수연이가 반 지하에서 사는 것과는 다르게 둘은 좋지는 않지만 그래도 평범한 곳에서 살고 있었다.



“왜. 수연이랑 같이 살지 않는 거지? 그 전에는 같이 산 거 같은데...”



부모님까지 찾아낸 이상 무조건 수연이의 소원을 들어줄 수 있었다. 그럼 끝이다. 진짜 수연이의 인생은 끝나는 거다.



그렇게 생각하니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개똥밭에서 굴러도 이승이라고 조금이라도 이승에서 수연이의 흔적을 남기고 싶었다.


“진짜 방법이 없나..”




-딩동



소원을 들어줄 생각은 아니었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었다. 그렇지만 수연이의 부모님을 만나 조금이라도 더 수연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마련하려고 했다.


수연이도 그러길 바랐을 거라고 생각했다.



“누구세요”



“저에요.”


최대한 수연이처럼 말했다.



“왜 또 왔니?”



내가 예상했던 반응이 아니었다.



“예?”



“돈은?”



“예?”



“돈.”


“무..슨..돈..”



“돈이 필요하다니까. 아저씨 사업이 어려워서 돈이 필요하다고 말했잖아.”



‘바보 수연이..’


몇 마디 나눠보지도 않고 수연이가 어떤 취급을 받고 있는지 알게 됐다.



“예. 죄송해요. 가볼게요.”



“아!! 잠깐만.”


더 이상 대화를 나눌 의미가 없고, 함께 있을 필요도 없다고 느껴 발을 돌리려는 나를 불러 세웠다.



“예?”



“잠깐만 있어봐. 사인 좀 하자.”


이 아줌마는 왠 종이를 들고 나오며 나에게 사인을 하라고 강요했다.



“아니 싸인해.”



내가 종이를 살피려고 하자 사인을 하라며 나를 몰아세웠다.


‘수연이의 성격을 이용해서 자기가 원하는 데로..’



‘보험?’


“그때도 사인했잖아 그거야. 빨리 사인해.”


아줌마는 서류를 손으로 가리며 빨리 사인할 것을 재촉했다.



“보험?”



“빨리 사인 안 할 거야?”




보험. 특약. 자동차사망사고?



궤가 맞혀지기 시작했다.



“설마?”



“빨리 사인 안 해? 사인을 해야지.”



수연이는 자동차 뺑소니로 사망했다. 마치 그걸 알기라도 하듯 그런 보험을 미리 들라고 한다?


‘수연이의 죽음으로 가장 이득을 보는 사람.. 우연히 일어난 사고가..’




내가 너무 부정적이 된 건지 이상하게 수연이 죽음의 중심에 이 아줌마가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전화를 받는 척하며 바쁜 척하고 자리를 벗어났다.


“사인하고 가!!!”



“사인하고 꼭 가져와!!!”



아줌마는 몇 번이고 사인이 중요한지 크게 강조해서 말했다.



보험을 모두 조사했다. 내 생각이 맞았다. 휴일에 뺑소니를 당하면 보험금을 더 받는 아주 이상한 보험.



“마치 미래를 알고 있다는 듯이”




내가 의심 병이 생긴 게 아니라 분명 이상했다. 그렇게 들어놓은 보험도 한 두 개가 아니었다. 휴일에 뺑소니를 당하면 아주 거하게 한 몫을 잡게끔 설계된 수많은 보험.


그리고 실제로 뺑소니를 당해 죽은 수연이. 냄새가 났다. 아주 고약한 냄새가.



“아무래도..”



내 예감이... 수연이는...



맞을 것이다. 내 예감이. 세상에 우연이란 없다. 어쩌면 내가 수연이로 환생한 것도 전부 정해진 운명일지도 모른다.


“수연이를 구해내라고..”


그동안은 소원을 들어주면 끝이었다. 그렇지 않더라도 나에게는 선택권이 없다는 듯이 50일이 지나면 모두 끝이었다.


회장 놈도 결국엔 죽었다. 하지만 만약 죽음의 원인을 제거한다면. 소원을 들어주지 않고 수연이의 죽음의 원인을 제거한다면 어쩌면..



어쩌면 수연이는 죽지 않아도 될지 모른다.


“죽일 수는 없어. 만약 내 가설이 맞는다면 수연이는 죽지 않겠지만 살인죄로 평생 감옥에서 살게 될 거야..”




“어떻게 하면.. 어떻게 하면..”


살리고 싶었다., 불가능한 일이라는 걸 알면서도 수연이를 살리고 싶었다.


내 가설이 맞기를 바랐다.



내가 정해진 미래를 바꾸고 싶었다. 처음이었다. 내 개인의 이익이 아니라 타인을 위해 내 능력을 사용하는 건.



“살려야 돼.. 수연이를...”



경찰서에 갔다. 하지만 경찰은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다. 그냥 나보고 보험을 해지하라고 했다.


경찰의 말이 맞다. 단지 특이한 보험을 많이 들었다고, 예단해서 그 사람들을 처벌할 수는 없다.


“유학.. 유학을 가자.”


그 아줌마에게 직접 찾아갔다. 그리고 가서 말했다. 경찰에게 나는 이런 보험을 들은 적 없는데 보험이 들어있다고.


그러자 그 아줌마는 화들짝 놀라며 왜 그랬냐며 수연이를 나무랐다.


나는 멈추지 않고 말했다. 보험도 내 선에서 해지할 거고, 경찰에도 이미 말했으니 내가 사망한다면 아줌마와 아줌마 남편이 1용의자가 될 거라고.



그리고 그들에게 경고했다. 다시는 연락도 하지 말라고. 혹시 내가 연락해도 받지 말고 먼저 연락해올 생각도 하지 말라고 했다.


그리고 당장 번호도 바꾸라고 했다.



이걸로 그들의 마음을 꺾어 놓을지는 모르지만 우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시나리오였다.




혹시 그래도 그들이 돈에 눈이 멀어 그 계획을 포기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래서 유학을 가기로 했다.


내게 돈은 충분했다. 회장에게 받은 돈이 있었다. 이 돈이라면 어느 곳에서도 행복하게 충분히 살 수 있는 돈이었다.



“이렇게 50일이 지나면 나는 다시 켈베로스가 되고 수연이는 죽지 않아도 될지 몰라.”


확실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었다.


처음으로 신에게 빌었다. 빌고 또 빌었다. 제발 내 뜻대로 하게 해달라고. 수연이를 살려달라고 빌고 또 빌었다.



“수연아. 네 소원을 들어주고 싶은데.. 너를 길러주신 부모님이 돌아가셨어..”



수연이는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넌.. 파라과이로 유학을 가..”


나는 수연이에게 파과이로 유학을 갔다고 말했다. 복권에 당첨돼 엄청난 돈을 받았다며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알려줬다.



“무슨 소리에요.. 전.. 전 죽었어요..”



“아니야.. 넌 죽지 않았어. 이건 꿈이야. 깨어나면 넌 파라과이에 있을 거야..”




소원을 들어달라고 꿈에 나타난 수연이에게 나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들을 해줬다.


처음에는 파라과이로 이민을 가려고 했다. 내가 왜 파라과이를 떠올렸는지는 모른다. 그러다가 치안 문제도 있고 해서 마음을 바꿨다. 미국으로.


“너는 파라과이에 있다가 다시 미국으로 가..”



수연이는 믿지 못했다. 어째서인지 수연이는 자신이 죽었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소원을 들어주시지 않으려고 저를 놀리시는 건가요?”



“아니야.. 진짜야.. 너를 길러주신 분은 사망했어.. 너도 알고 있는데 네가 충격으로 지금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야. 너는 죽은 게 아니라 어둠 속에 갇혀 있는 거야.”



나도 이해하지 못할 말들을 수연이에게 해댔다.



미국에 가서 수연이가 살 집을 구했다. 무의미한 짓일지도 모른다.


수연이의 마지막 소원하나 들어주지 못하고 끝날지도 모른다.


“아니야.. 수연이는 다시 살아날 수 있어. 아니 내가 살려낼 거야.”


신도 믿지 않으면서 기도했다.





“수연아.. 미안해...”


볼을 타고 눈물이 흘러내렸다.



수연이에게 사죄했다. 그리고 수연이의 행복을 빌었다.


“제발 내 말이 맞기를.., 아니 제발 내 뜻대로 이뤄지기를.. 내 레벨을 가져가도 좋으니”


“퀑퀑!! 퀑퀑퀑!! 쿼췅췅췅췅!!! 퀑쿼웤웤웤워!! 컹컹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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