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의말
- 노파심에서 하는 말이지만, 작중 종교 논쟁 묘사는 앞으로의 전개에 몰라도 상관없는 내용입니다. 실제 아리우스파와 네스토리우스파 이단 이론을 모티브로 했습니다. 이해가 안 가는 것이 당연하니 이해하려고 하지 마세요 ㅎㅎ그리고 작중 용어 이해에 도움이 될법한 질문을 받아서 답변을 작성해 보았습니다. 이건 전작에서도 태클을 걸었던 분이 있어서, 미리 정리해 두는 게 좋을 것 같네요.Q : 드(de), 데(de), 폰(von)은 영어의 오브(of) 로 알고 있는데, 성씨만 말할 때 `드 상포리앙`이라고 말하는 게 문법적, 문화적으로 허용되는 호칭인가요?A : 한 줄로 대답하자면 `시기나 지역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대체로 맞다` 입니다.왜냐하면 처음에는 다들 성 없이 시작했기 때문으로, `어느 지역 출신` 혹은 `어느 지역의 통치 가문 소속`으로 쓰이던 말이 관습적으로 굳어져서 오늘날 말하는 family name이 된 것입니다.>>딱 여기까지만 읽으시면 됩니다.이 밑으로는 마찬가지로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부연설명.작중에서 많이 차용한 프랑스를 예로 들자면, 초기 왕조인 메로빙거나 카롤링거 가문 모두 성이 아닙니다. `메로비우스가 창시한 가문`과 `카롤루스가 창시한 가문`의 의미네요. 이후 왕이 된 카페 왕조의 카페 역시 창시자인 위그 카페의 여러 별명 중 하나일 뿐입니다. 이 카페라는 것이 후에 학자들이 왕조 구분을 위해 붙인 거라는데, 다시 말하면 당시에는 가문 명이 따로 없어서 그랬던 것이죠.단순히 사람을 구분해서 부르기 위한 목적으로 쓰이던 시절에는 해당 지역의 통치자가 아니더라도 지역 이름이 붙을 수 있었습니다. ‘쌍문동 박씨’, `춘천에서 온 김씨` 이런 느낌.그러므로 카렐 드 상포리앙을 예로 들자면, 관습적으로 굳어지기 전이라면 `상포리앙 출신의 카렐` 혹은 `상포리앙 통치 가문의 카렐`의 의미입니다. 번역문에서는 이렇게 풀어 쓰는 게 가장 좋겠습니다.관습적으로 성이 굳어진 이후라면 `드 상포리앙`이 성입니다. 불어의 경우 de 뒤에 모음이 오면 e가 탈락하고 `로 줄여 쓰게 돼서 `아키텐 출신`은 `다키텐`이 되고, `앙주 출신`은 `당주`가 됩니다. 이게 굳어서 family name으로 남아요.이렇게 성이 된 이후라면 그 집안이 해당 지역과 연고가 멀어져도 계속 그렇게 부르게 되죠. 성이니까요 ㅎㅎ 가령 카렐이 영지를 왕에게 빼앗긴다고 해도 여전히 그의 이름은 카렐 드 상포리앙 입니다. 나중에 저 멀리 부산에 정착한다고 해도 `카렐 드 부산`이 되진 않는다는 것. 성이 생길 무렵에 가업이 대장장이라 스미스가 붙었는데, 나중에 직업 바꾼다고 성이 바뀌지 않는 것과도 일맥상통하네요 ㅎㅎ그런데 또 영국으로 가면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문화의 차이겠지만, 영국의 귀족들은 영지 이름을 그다지 성으로 쓰지 않았습니다. 쓴 경우도 있지만, 출신지 혹은 그 전부터 쓰던 성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안 그런 경우는 프랑스 출신인 귀족이 대다수. 예를 들자면 캐번디시, 러셀, 스탠리, 랭글리 등이 `성`의 위치를 차지합니다.현 영국 왕조 같은 경우는 엄밀히 말하면 계통상 작스코부르크고타 라는 엄청난 성씨를 써야 하지만 윈저라는 왕가 성씨를 사용하고 있는 등,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바뀌기도 합니다.참고로 작중 트랑카벨 가문의 성은 지역기반한 관습적 성이 생기기 전에 이미 가문 명이 존재했던 케이스 입니다. 실제 역사에도 드물게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성에 `드`가 안 들어갑니다.다 쓰고 나서 작가의 생각 : 와~ 정말 알고 싶은 내용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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