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음으로 죽다] 1. 돌고 도는 것은, 사람인가 세상인가? (3)
총관 앞에는 청년이 하나 서있다. 이사가 추천한 바로 그 인물이다.
나름대로 준수하게 생긴 편이고, 목소리도 그리 나쁘지 않다. 외모로만 따지자면 합격 선을 그럭저럭 넘는다. 대략 이십대 중반 정도로 보이지만, 확신할 수는 없다. 세상에는 동안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외모를 대충 둘러본 장총관은, 흡족한 투로 이야기를 꺼낸다.
"오오. 자네가 말로만 듣던, 바로 그 우수한 인력이던가. 얘기 많이 들었네. 오랫동안 자네를 보고 싶어했는데, 이렇게 겨우 만나게 되는군."
"하하. 너무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저야 뭐 보잘것없는 인물인데요."
표정은 전혀 그렇지 않다. 칭찬에 대한 만족 그 자체! 만약 인간의 입이 귀까지 열릴 수 있다면, 그의 큰 웃음은 뒷통수까지 찢어놓았으리라.
"아냐. 내 자네 관해서는 참 많이 들었어. 아주 훌륭한 인재라고 소문이 자자하더군! 맡은 일이 바빠 만날 엄두는 내지 못했지만, 언제고 기회가 닿으면 반드시 중요한 일을 맡기려고 벼르던 참일세."
어떤 철면피라도 낯을 붉힐 수밖에 없을 지경으로, 장총관은 마구 칭찬을 내밀고 있다. 이제 겨우 대면했음에도, 정말로 큰 만족을 얻은 것처럼 보인다.
허나 이사와 주고받던 얘기는 조금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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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가 내민 문서를, 장총관은 한참이나 살펴보았다. 어련히 알아서 잘 뽑았겠지만, 그래도 건수가 너무 크다. 대충대충 넘길 일은 아닌 것이니, 차분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름은 사마...철? 이거 너무하잖아. 가명의 냄새가 너무 진한걸."
"그렇죠? 사기를 쓴 사마천에서 약간 바꾼 수준입니다."
"한 달 전 입사해 연수를 막 마친 신입사원인데... 뭐야. 이전 경력이 모두 불명이네?"
"기억상실증에 걸렸다더군요. 그 아래 별첨으로 붙어 있습니다. 나름대로 이름 난 의원의 진단서도 들고 왔더군요. '이 자는 정말로 과거 기억 못한다.'라는 보증서 말입니다."
총관은 혀를 끌끌 찬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다.
"그놈의 건망증은 편리하기도 하지. 지가 어떻게 살았는지 과거는 기억도 못 하면서, 입사 시험은 가뿐하게 붙었다고? 그것도 수석과 큰 차이나지 않는 성적으로?"
장총관은 잠시 투덜이가 되었다. 너무 어처구니가 없기 때문이다.
누가 봐도 명백한 가짜 신분이다. 무진장 수상한 놈인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놈이 뒤집어쓴 것은, 너무나도 허접해 눈물이 날 정도의 가장이다. 저따위 서류가 심사에 통과한 것도 기적적인데, 그런 주제에 시험은 너무 잘 보아버렸다. '제발 날 봐줘요!'라고 소리 높여 외치는 느낌이다.
"거 참... 너무하잖아 이거. 입에서 나오면 말이고, 붓으로 그리면 글인가? 설정을 만들려면 제대로 꾸미던지, 아니면 시험이나 좀 못 보던지. 이 놈 분명히 어디서 보낸 첩자일텐데, 왜 이리 멍청한 거야?"
이어지는 총관의 투정에, 이사가 태평하게 말을 받는다.
"아무렴 어떻습니까. 이럴 때 한번 써먹고 보내버리면 되죠."
"그런데 이런 놈은 어쩌다 뽑은 거지? 아무리 출신 성분 같은 거 따지지 않는다 쳐도, 이건 좀 너무하잖아."
총관의 궁금증은 이사의 한 마디에 해결되었다.
"문사니까요."
"문사? 몸 거의 쓰지 않고 책만 읽는 것들?"
"예. 시험관이 악수하는 척 하면서 맥문도 잡아봤는데, 내공 전혀 없었다고 합니다. 손이 무척이나 부드러웠으니, 특별한 외공을 익힌 것도 아닐 테고요."
"확실한 거야? 혹시 그 검사한 사람도 매수 당하거나 한 거 아니고?"
총관의 의혹에 이사가 충실히 답한다.
"이 녀석 뽑힌 시험 때, 마침 감독할 사람이 모자르다고 하더군요. 때마침 저도 맡은바 소임을 다한 후 한가했을 때여서, 한 자리를 잡아 앉아있었죠."
"그럼... 너가?"
"예. 제가 직접 손을 잡았습니다. 남는 손가락 하나가 우연히, 예기치 않게 맥문에도 닿았고 말이죠."
"그리고 의도하지 않았는데, 어쩌다 보니 약간의 진기가 흘러들어 갔다는 얘기겠고."
"그렇죠."
짧게 긍정한 이사는 말을 잇는다.
"어차피 여기를 기웃대는 놈들은 많지 않습니까. 막아도 눕혀도, 결코 끝이 없죠. 거의 바퀴벌레에 맞먹는 생명력인 겁니다."
"그렇다고 막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하지만 이건 어떨까요? 벌레들을 따로 잡는 건 힘들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놈을 쫓아가면 집을 알 수 있습니다."
"옳거니!"
이제 장총관도 알아듣는 눈치다.
"'저 수상한 놈이에요. 제발 감시해주세요!'라고 외치는 입사 원서를 본 순간, 크게 깨달은 바가 있었습니다. 어디서 보낸 놈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가관이구나. 등짝은 몰라도 낯짝은 좀 보자. 턱하니 시험 결과를 보니, 의외로 훌륭하더군요. 한번 더 느꼈습니다. 이 녀석 정말로 바보거나 제대로 천재구나. 아주 극단적인 놈이라서 흥미가 돌더란 말씀이죠."
잠시 멈추고.
"그래서 연수 돌리면서 관찰해보니, 꽤 쓸만한 놈이더란 말입니다. 다른데서 먼저 건드리지 않았다면, 아니 이렇게 무지막지한 서류를 제출하지만 않았더라도, 키워서 잘 써먹을 인재더란 말이죠. 게다가 내공 따위도 없는 진짜 문사니, 효용가치는 더더욱 크고요. 나중에 꼬리말고 튀어봤자, 달리기도 제대로 못 할 테니 잡는 거야 쉽지 않겠습니까."
이사의 장광설은 그럴 듯 했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총관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럼... 좀 아깝지 않을까? 큰 일은 못 맡겨도, 중간 정도로는 써먹을 수도 있는 거 아냐. 아니면 잘 회유해서, 이중첩자로 쓸 수도 있는 거고."
총관이 조금 아쉬운 표정을 짓자, 이사가 답한다.
"어차피 저희 거 아니니까요. 잘 가지고 놀다 돌려주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나름대로 공들인 녀석인데, 예상보다 빨리 보내는 거 같아서 아쉽긴 합니다만..."
본인이 골랐으면서도 아까운가 보다. 하긴 이런 일만 없었어도, 함께 재미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을 거다. 속고 속이고, 거짓 정보도 약간씩. 그렇게 조금씩 승진시키다가, 결정적인 시기에 회심의 한방. 이 얼마나 즐겁고 신나는 상황이란 말인가!
그래서인지 서류에 눈길을 주던 이사가, 다시금 총관을 바라보며 말을 맺는다.
"알아서 또 들이밀겠죠. 다음 번에는 좀 더 제대로 된 놈으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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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속사정과 다르게, 사마철과 총관의 대화는 참으로 화기애애했다.
'수사반장은 매우 높은 자리라네.'라고 하면, '이것이야말로 가문의 영광입니다!'라며 대답했다. '이 사건은 매우 중대한 일이야. 자네만 믿네!' 운운하자, '맡겨만 주십시오. 확실히 처리하겠습니다!'라는 모범답안을 내놓았다.
세상의 어떤 고용인이라도 부러워할 만큼, 이 둘의 대화는 화목하고 다정다감했다.
사마철이 이 얘기를 꺼내기 전까지는.
"그런데 총관님. 무사도 한 명 붙여주셔야죠."
무척이나 흡족해하는 총관에게, 사마철이 갑작스럽게 말을 건넨다.
"무...사? 그건 또 왜?"
"아유 참. 잘 아시면서 그러세요. 전 일개 문사일 따름이니, 옆에서 보조해줄 무력이 필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이렇게 큰 일을 맡았으니, 괜히 시기하고 질투하는 이들이 생기면 큰일이지요. 시정잡배들의 단골 대사 있지 않습니까. '밤길 조심해라'고."
잠시 정적.
"아, 맞다. 내 진작부터 튼실한 병력 하나 붙여준다고 뽑아놨는데, 자네를 만난 게 너무 반가워 잊고 있었네 그려. 나이를 먹어서 치매기가 도나. 허허허."
소리까지 내며 웃는 얼굴과 달리, 총관의 머리는 고속으로 회전하기 시작했다.
추가병력? 그런 거 생각한 적 없다. 그저 허울좋은 놈 하나 내세운 후, 이리저리 굴리다가 내칠 궁리만 했을 뿐. 이사의 문서에도 단 하나의 이름만 있었을 뿐이고, 그 이상의 인물은 적혀있던 바 없다. 아마 여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한 모양이다. 이것이 백의 나머지 십오다.
"그리고 말입니다. 문사와 무사가 같이 다니면, 웬지 균형도 맞아보이고 멋있지 않겠습니까? 옛 성현들도 그런 말씀 하셨습죠. '좌문사 우무사'라고,"
'좌청룡 우백호다, 이놈아!'
격분한 덕분에, 잠시 생각이 흐트러졌다.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히던 실마리가, 다시금 헝클어져 미궁에 빠지게 되었다.
첩자거나 혹은 멍텅구리일 놈에게, 큰 신경을 써줄 필요는 없다. 지금까지 해준 것만으로도 이미 과분하고도 남는다. 허나 이건 가오의 문제다. 저 녀석이 들이댈 발상이면, 다른 인간들도 충분히 할 수 있다. '그 중대한 사건을, 겨우 허약한 문사 하나에게만 맡기다니!'라며 열을 올린다거나, '장총관 그 새끼, 제대로 하는 일이 하나도 없어.'라는 뒷담화를 칠 수도 있다. 아무리 저딴 놈을 굴린다 해도, 기본적인 지원은 해줘야 한다.
그리고 정말로, 초장부터 밤길에서 맞아 죽으면 일이 꼬인다. 소모품으로 대충 쓰고 버리더라도, 너무 빨리 퇴장시키는 것은 곤란하다. 적당히 시간도 끌어주고 여기저기 휘저어줘야, 진짜 조사도 그만큼 쉬워질 것이고.
한참이나 돌아간 총관의 두뇌는, 드디어 답을 하나 찾았다. 일반적인 해결책도 아닌, 매우 멋진 최고의 발상이다.
기쁨은 큰 소리가 되어 표출되었다.
"독고광!"
"네?"
갑자기 사람 이름을 부르짖은 총관을, 사마철이 의아한 듯이 쳐다보자.
"그러니까... 자네를 보좌해 같이 조사할 무사의 이름이, 바로 독고광이라네."
열심히 둘러댔다. 그냥 먹혀주라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네에."
다행히 어느 정도는 납득한 모양이다. 대답의 어조가 조금 시원치않은 반응이긴 하지만.
어리숙한 것. 이럴 때는 의심해보는 게 정상 아냐? 하긴 그 정도밖에 되질 않으니, 서류 조작도 이따위겠지. 덕분에 나도 편하고.
"이사 알지? 자네 시험 때 감독도 했다는데."
"알다 뿐입니까. 제 손을 꼭 잡아주시면서, 열심히 하라고 격려도 해주셨던 걸요?"
맥문 짚을 때 있던 일이다. 언제 어떤 시험에서도, 감독관이 응시생에게 할 수 있는 말이기도 하다.
단지 그 '열심히'의 방향이 달랐을 뿐.
"이사가 자네를 안내해줄 걸세. 독고광한테 말이지."
총관의 얼굴이 조금 더 즐거워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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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고독해서 홀로 앉아있다. 혹은 혼자 있기 때문에 고독한 것일지도 모른다.
사람 하나, 탁자 하나, 술잔 하나, 그리고 술병 하나.
전체적인 분위기로 미루어볼 때, 나이는 삼십이 넘었지만 아직 사십은 되지 않아 보인다.
그는 자신의 앞에 놓여있는 술잔을 쳐다보고 있다.
오랫동안 그렇게 있다가, 왼 손으로 잔을 들어 술을 입에 넣는다. 내려놓고 또 다시 바라본다. 한참을 그렇게 있다가, 왼 손으로 술병을 들어 잔에 채워 넣는다.
어떤 경우에도 오른 손은 거들지 않는다. 그가 입고 있는 풍성하고 넉넉한 상의에서, 오른 소매는 바람에 흩날릴 뿐이다. 고로 그의 자작은, 두 눈과 왼 손 그리고 입으로만 행해지고 있다.
그렇게 몇 번을 행한 후, 다시금 공기만 담겨있는 잔을 보고 있을 때.
"오랜만이야 독고광."
누군가 그를 부르고, 잔을 바라보던 눈이 주욱 올라간다. 누군지 확인해보기 위해서다.
"이사군. 오랜만이야."
축 늘어졌지만 힘있는 소리, 무겁지만 갈라지지는 않은 음성이 성대를 통해 밖으로 나온다.
"그동안 잘 쉬었나? 좀 안 좋았다고 하던데."
"덕분에."
잠시의 관심도 끝이 났는지, 독고광의 시선은 다시금 술잔에 가있다.
"꽤 오랫동안 쉬었으니, 이제는 밥값 좀 해야지. 아니다. 자네의 경우에는 술값 일려나?"
재미있으라고 한 얘기 같지만 돌아온 반응은 묵묵한 침묵뿐이다. 이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잇는다.
"인사하게. 사마철이라고 이번에 새로 입사한 문사야."
"안녕하십니까."
"..."
쳐다도 보지 않고, 들은 체도 하지 않는다.
"허허 그 친구. 과묵한 것도 좋지만, 일은 열심히 해야지. 총관님한테 임무 하나 떨어졌네. 이 친구랑 같이 해야 할거야."
독고광의 시선이 조금 돌아선다. 그리고 사마철을 바라본다. 눈빛에는 여러 가지가 담겨 있거나, 혹은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다. 단지 썩어있지 않을 뿐이다.
"자세한 사항은 직접 들으라고. 자네는 저 친구를 따라다니며 보조나 하면 되는 거니까. 그리 어렵지는 않을 걸세. 그럼 난 일이 있어 가볼 터이니... 나중에 또 보세."
그러고는 정말 갔다. 정말로 바쁜 사람처럼.
남겨진 것은 사마철과 독고광 뿐이다.
조용하다. 술잔을 바라보는 눈에서는, 소리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분위기 휑하다. 오른 팔의 소매가 한가로운 사람이, 술잔을 뚫어지듯 노려보다가, 왼 손으로 가끔 따라 자작중이다. 날벌레조차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참으로 고요하고 삭막한 상황이다.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이럴 때, 어떤 말도 꺼내기 힘들 것이다. 목소리는커녕, 침 삼키는 것이나 숨쉬기조차 자제하기 되리라.
그러나 사마철은 좀 다른 모양이다.
"저도 술 좋아하는데."
갑자기 뜬금 없는 말을 던진다.
독고광은 고개를 들어, 사마철을 쳐다본다. 입으로는 아무 소리도 내지 않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쩌라고'의 뜻을 담은 표정처럼 보인다.
"잘 먹기도 해요. 저희 동네에서는 제가 술 가장 많이 마셨거든요."
독고광의 의사는 전혀 접수되지 않았다. 아니면 알면서도 개기는 거다. 어느 쪽이건 간에, 결코 만만치 않은 놈이다.
자신만의 고요한 시간을 방해받은 독고광은, 뭐라 말을 꺼내려 했다. 그 내용은 인사 차원의 사담일 수도 있었고, 목소리 깔며 내뱉는 협박 비슷한 것일지도 몰랐다. 허나 입 밖으로 나오기 전에 상황이 달라졌고, 그래서 독고광이 하고자 했던 대사는 다른 세상으로 떠나버렸다.
사마철의 오른손이 독고광의 잔을 잡는다. 그리고 끌어다 자기 앞에 놓고는, 왼손으로 술병을 집어 잔을 넘치기 직전까지 채운다. 찰랑거리는 술잔을 오른손으로 집어 입가에 갖다대자, 보다못한 독고광이 입을 연다.
"이름 없는 술이지만 그 나름의 풍미가 있지. 그리고..."
녀석은 한번에 다 마셔버린다.
"지독하게 독하지."
- 쿵.
먹자 마자 쓰러져, 술상에 머리를 박아버린다. 단 한 마디의 주정도 휘청거림도 없이.
술에 강하다는 녀석의 말이 거짓이었던지, 아니면 그가 살던 동네가 희석된 술만 파는 곳이었으리라. 어쩌면 둘 다 아닐 수도 있다. 어느 새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독고광이 마시고 있던 술은, 싸구려인 가격만큼이나 독한 밀주이기 때문이다.
"천일취보다도 세."
뒤늦은 첨언이 허공을 맴돈다. 들을 사람은 의식을 잃었기 때문이다.
독고광의 입가에 자그마한 주름이 생긴다. 약간, 아주 조금, 녀석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제법 즐거운 녀석이다. 무슨 일을 해야 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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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철이 한 잔 먹고 뻗은걸 독고광이 재미있어 할 때.
소림의 공아도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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