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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몽이™ 님의 서재입니다.

1000억 인세 받는 월클 작가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몽몽이™
작품등록일 :
2024.02.01 17:54
최근연재일 :
2024.04.08 19:05
연재수 :
1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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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12
추천수 :
253
글자수 :
709,985

작성
24.03.16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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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음주 사고

DUMMY


 하지만.


 님아 그 길을 가지 마오.

 이 작품은 평소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마블링 영화와 다르다고!


 주인공이 할 액션이라고는 적들에게 처맞다가 꿀똥 싸는 것밖에 없어...


 그러나 이미 정별은 허세의 길에 들어선 상태다.

 명품을 찍어내는 대작가에 빙의된 상태다. 배우가 원하는 건 무엇이든 들어줄 수 있는 전지전능한 작가 모드에 몰입한 상태다.


 “액숑 영화 맞습니다. 액션 많아요. 액션 많이 들어가지.”


 액션은 많은데 주이공의 액션이 아니라는 건 함정.

 틀린 말은 아니지만, 옳은 표현도 아니다.

 정별은 거짓말은 하지 않고 있다. 거짓말이 아니기는 한데···.


 하지만 숭이는 몰랐다. 정별이 내뱉는 말에 많은 것이 생략되어 있다는 것을.


 ‘좋았어!’


 원하는 답을 들은 숭이는 속으로 쾌재를 외쳤다.

 숭이는 이어서 작업에 들어갔다.


 “나도 액션 잘하는데. 내가 예림이 찍어버린 거 봤지? 내가 그 정도야.”

 “맞아. 누나 강해. 멋있어! 아주 멋있어!”


 액션 경력직에 액션 유망주임을 어필해본다.

 이미 정별은 숭이의 칭찬봇이 된 상태다.


 “근데 어떤 내용이야? 내가 주인공 하면 이상한가? 나도 스칼렛 비욘슨이 맡은 블랙 윈도우 그런 거 하고 싶은데.”


 정별은 이미 무너져가는 지성의 벽을 두드려보며, 자기 작품에 그런 멋진 게 있는지 검색해 보았다.


 있는 것도 같다. 그래. 자기가 쓰긴 했지만, 기억이 잘 나지 않는 건 술 때문이겠지. 아무렴 마블링에 보낸 히어로 영화인데 멋진 히로인이 나와서 화려한 액션씬을 보일 장면 하나 정도는 있겠지.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내가 그걸 썼겠지. 

 그래서 정별은 무심코 긍정해버렸다.


 끄덕끄덕


 “누나 하고 싶은 거 다 해. 그렇게 써줄게.”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 술이 들어가자 폭풍 허세가 넘쳐흐른다. 정별은 알까? 자신의 작품에 먹고 죽으래도 멋진 장면 따위 없었다는 것을.


 그러므로 숭이가 하고 싶은 장면이 있다면 새로 써야 한다. 왜냐고? 기존에 만들어둔 설정상 그런 장면 따위 없으니까.


 정별아. 그런데 괜찮은 거니? 이렇게 막 바꿔도 되는 거야? 원래 시나리오와 너무 많이 달라질 거 같은데. 그리고 그렇게 급조한 작품이 괜찮은 작품일까?


 정별의 뇌 속 꿀벌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정별과 숭이의 대화에서 정별에게 닥칠 운명에 불길함을 느꼈다.


 [윙윙!]

 머릿속에서 급히 울부짖어봤지만

 이미 알코올에 머리가 마비된 정별에게는 닿지 않았다.


 [윙윙!]

 통역: 똥쟁이가 액션 히어로로 바로 바뀌는 거야? 마블링 사장님하고 상의는 된 거니?


 이미 정신 줄 놨다. 원래 쓰려던 글이 뭔지 기억도 못 하는 상태의 꽐라모드 정별이다.


 숭이의 말 몇 마디에 이미 만들어 놓은 남주가 여주로 바뀌고, 없던 액션씬이 생겨나는 중이다.


 “그래? 그럼 좀 섹시하면서도 액션 멋있는, 그런 캐릭터로 만들 수 있지?”


 끄덕끄덕


 “그럼 그럼! 누나는 다 멋있어! 내가 엄청 재밌게 썼거든! 누나가 해도 멋있어!”


 [윙윙...]

 통역 : 그럴 리가, 그게 어떻게 멋있니. 나중에 진실을 알게 된 숭이 누나를 어떻게 보려고 그래?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숭이는 정별의 말에 신났다.


 “이야. 작가 동생 덕에 누나가 마블링 영화에도 나가보고, 고맙다? 나 그럼 바로 액션 스쿨 준비한다?”


 끄덕끄덕


 “도망 다녀야 해. 많이 뛰어야 해.”


 [윙윙!]

 통역 : 드디어 진실을 말하는구나. 잘했어! 둘의 관계를 위해서라도 숭이누나의 출연을 막아야 해!


 하지만 이미 기존 마블링 영화에 대한 이미지로 선입견이 가득한 숭이는 진실을 보지 못했다.


 정별의 말에 숭이는 엉뚱한 가닥을 잡았다.


 “도주씬이 있구나?”


 숭이의 심장이 쿵쿵 뛰기 시작했다.


 ‘도로에서의 추격전. 뛰어서 도망가는 스턴트 액션이야 당연히 들어가겠지? 어쩌면 적이 도주하는 걸 추격하는 장면이 있을지도 몰라. 자동차 추격전인가? 차 타고 도망가는 거야? 어쩜 좋아! 나 그거 꼭 해보고 싶었는데!’


 그렇지 않아도 최근에도 페리라 로쉐를 몰고 도로를 질주했었다.

 도로씬, 별거 아니더라.


 정별은 숭이를 바라보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막 많이 맞아야 해.”

 “호호 그 정도야? 액션 영화인데 안 맞는 게 어딨어? 시리즈가 3편 정도 되면 적들도 많곘지.”


 그러나 어차피 스턴트 배우들과 합을 맞춘 액션씬일 텐데 뭐가 두려울까.


 “똥도 싸야 해.”


 [윙윙!]

 통역 : 그거야! 어서 말해! 다 말하라고!


 꿀벌은 필사적으로 외쳤다.

 그러나 아직 숭이의 머릿속에는 꽃밭이 가득했다.


 그 정도야? 피똥 쌀 정도로 힘든 캐릭터야?

 액션을 얼마나 들이부은 거야?


 아주 살짝 걱정이 드는 정도였다.

 마블링 영화에 액션 연기를 펼치며 주인공으로 등장하겠다는 숭이의 야망에 비하면, 이 정도 걱정은 원대한 야망에 기스도 못 낼 정도의 수준에 불과했다.


 “그렇게 힘든 캐릭터야? 너무 액션이 강조된 거 아니야? 나 액션 이미지 말고도 다른 이미지로도 영역을 좀 넓히고 싶은데, 좀 섹시한 느낌은 없나?”


 오히려 섹시 여전사도 소화해내겠다는 강한 의지.

 하지만


 도리도리


 정별에게서 첫 도리도리가 나왔다.

 취해서 숭이봇이 되었어도 섹시라고는 1%도 안 들어간 캐릭터를 섹시하다고 말해줄 수는 없는 법이다.


 [윙윙!]

 통역 : 그래! 그거야! 이제 술이 좀 깨는 건가? 어서 누나를 말려!


 꿀벌의 기도가 하늘에 닿았는지, 정별이 제대로 된 말을 하기 시작했다.


 “똥 싸야 해. 그리고 그걸 먹어야 해. 도망도 가.”


 [윙윙?]

 통역 ; ...

 통역 : 그거, 다 말해도 괜찮아?


 취중 진담이라고 했다. 숭이는 정별의 말에서 이상함을 느꼈다.


 ‘피똥 쌀 정도로 액션씬이 힘들다는 이야기가 아니었어? 진짜 똥이었어? 영화에서 주인공이 무슨 똥을 싸?’


 좋아. 아니, 전혀 좋지 않아. 똥을 싸는 주인공이 어딨어.

 그런데 그게 문제가 아니야. 아니, 문제가 맞지.


 그런데...


 ‘싸는 것도 흉한데, 그걸 먹기까지 한다고?’


 숭이의 얼굴이 확 굳었다.

 순간 뒤통수가 싸했다.


 ‘혹시 똥 밟은 건가? 도대체 어떤 영화를 만들려는 거지? 이딴 시나리오가 통과됐다고? 마블링이 미쳤나?’


 숭이는 혼란에 빠졌고,

 정별은 혼돈에 빠졌다.


 숭이와의 면담 중에도 관성으로 홀로 술잔을 기울이던 정별이다. 점점 맛이 가고 있었다. 화장실도 안 가고 벌써 둘이 나눠마신 게 6병이다.


 평소 많아야 한 병 반, 무리해서 두 병 정도 마시면 사망하던 정별치고는 과하게 마신 상태다.


 속이 더부룩할 때마다 소금을 핥았더니 벌써 입 안에 감각이 사라진 것 같다. 소금 때문에 갈증이 느껴질 때마다 목을 축이기 위해 소주를 마셨더니 피 대신 알코올이 흐를 지경이다.


 정별 앞에 쌓인 빈 소금 종지가 벌써 다섯 개다. 핏줄에 알코올과 나트륨이 흐르는 것 같다. 몸도 뇌도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태가 됐다.


 이 순간 정별은 자신이 만들고 있는 마블링 영화의 스토리를 떠올리기 시작했다.


 “흐흐. 똥이 꿀똥이야.”


 다시 생각해도 뿌듯한가 보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정별의 얼굴에 흐뭇한 표정이 떠오른다.


 ‘정말 기가 막힌 아이디어지. 누가 주인공이 똥을 싸는데 그게 로얄젤리라는 생각을 하겠어?’


 눈이 풀린 정별이 마치 주인공의 캐릭터를 연기하듯 가게 바닥에 주저앉아서 힘을 주기 시작했다.


 “끙차!”


 으악! 이게 뭐야! 더러워!


 “야! 뭐해!”


 이 새끼 취해서 똥 싸나?

 놀란 숭이가 일어나 정별을 말리려 했다.


 “헤헤. 꿀똥 맛있쩡!”


 마치 바닥에 뭔가가 있다고 생각하는 듯 손으로 무언가를 퍼먹는 연기를 하기 시작한다. 바닥을 손바닥으로 훑고는 손바닥에 묻은 바닥 먼지를 혀로 핥으며 연신 ‘달다, 달아.’를 중얼거리는 정별은 누가 봐도 제정신이 아니었다.


 ‘으악. 이게 뭐야! 엄마 쟤 똥 먹어.’


 숭이는 정별의 주사에 놀라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났다.

 인사불성이 된 정별은 이제는 가게 안을 뛰기 시작했다.


 “히히! 나 잡아봐라!”


 다행히 앉은 자리에서 똥을 싸지는 않았지만, 마치 주인공이 되어 적들로부터 도주하듯 가게 안을 뛰기 시작했다.


 “좀 잡아봐요!”


 숭이가 다급하게 외치자 주변 테이블에 나눠 앉아있던 일행들이 정별을 잡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작가님! 멈춰보세요!”


 하지만 어림도 없지.


 “크흐흐! 난 잡히지 않아!”


 거기 잡아!

 건장한 경호원 둘이 간신히 정별의 팔을 붙잡았지만, 정별을 멈추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아니! 무슨 힘이!’


 노가다로 단련된 근육은 제대하고 상당한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건재했다.

 그리고 미친놈은 힘이 세다.


 리미트가 없기 때문이다.


 “끼얏호우!”


 의자와 테이블 위로 뛰어오르며 경호원을 뿌리친 정별은 곧이어 가게 밖으로 도주하기 시작했다.


 “작가님!”


 숭이를 포함해 일행 전부가 정별을 쫓아 나갔다.


 “잡아!”

 “그쪽이야!”


 날뛰는 정별을 잡기 위해 모두가 나섰고 자신을 둘러싼 인의 장벽을 피해 탈출로를 모색하던 정별은


 “어! 숭이누나!”


 숭이를 발견했다.


 ‘예뻐! 우리 누나 예뻐!’


 자신이 도주극을 찍고 있었다는 것도 잊은 채 숭이를 향해 달려들었다.


 “정 작가님? 작가? 야!”


 갑자기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정별을 보며 숭이는 피해야 할지 잡아야 할지 망설였다.


 가까이 다가오는 정별이 입술을 내밀며 달려들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숭이는 생리적 거부감에 회피기동을 시전했다.


 “으악! 괴물이다!”


 그 정도는 아니에요...

 사람한테 괴물이 뭐야...


 그러나 숭이 역시 이미 최소 3병을 마신 후다. 정신은 취하지 않았지만, 숭이 역시 몸은 충분히 둔해진 상태다.


 그 말이 무슨 말이냐.


 쾅!


 제대로 피하지 못했다.

 취객 둘이 부딪쳤다.


 주취자에 의한 인사 사고가 발생했다.



 ***



 “하필 두 분이 머리를 부딪치셨어요.”


 그래서 머리가 아팠구나.

 머리가 아픈 게 숙취 때문만은 아니었구나.


 정별의 시선이 숭이의 이마로 향했다.


 안 보이던 게 달려있다.

 그래서 숭이 누나 머리에 붕대가 감겨있구나.

 혹이 났나 보구나. 그래서 붕대가 볼록하게 튀어나온 거구나.


 ‘내가 국보급 배우의 옥면에 기스를 냈구나.’


 후우···


 잠시 참회의 시간을 가지겠어요.

 비록 술에 취해 저지른 일이라고는 하지만, 다른 사람도 아닌 숭이 누나의 머리에 혹을 만들다니, 마음이 무거웠다.


 “그런 일이 있었군요. 죄송합니다...”


 잘못했으니 사과하자.

 힘없이 읊조렸다.

 기운이 나지 않았다.


 “작가님...”


 뭐라 할 말이 없는지 숭이도 그냥 눈을 감고는 고개를 돌려버렸다.

 둘 사이에 어색한 침묵이 맴돈다.


 ‘벌태식이. 그래서 네가, 내가 기억해내려는 걸 필사적으로 막았구나.’


 [윙윙...]

 통역 : 난 할만큼 했다...


 고오맙다.

 하지만 이미 풀 스토리를 다 들어버렸지.


 [잉잉--]

 통역 : ...


 별태식이도 이제는 자신도 어쩔 수 없다는 듯 희미하게 진동했다.


 ‘크윽. 제길. 어쩌지? 앞으로 누나 얼굴 어떻게 보지?’


 걱정이 앞섰다.


 ‘아니지, 이제 누나라고 부르지도 못하는 거 아니야? 아까 나한테 작가님이랬어...’


 거리감이 느껴지는 톤이었다. 친한 누나 동생 사이 근처까지 갔었던 것 같은데, 갑자기 예의 차리는 관계로 돌아간 것 같다.


 아니, 예의를 차린다고 한들 예의를 받아주기나 할까?


 ‘아아. 하늘이시여.’


 하늘도 무심하시지.

 이제 어쩌면 좋을까? 어떻게 하면 누나의 사랑을 되돌릴 수 있을까?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교만했던 과거를 되돌리고 싶다. 겸손하게 ‘누나 저 술 잘 못 마셔요.’하면서 조심할 수 있을 텐데.


 시간만 돌릴 수 있다면...


 ‘비트코인 사는 건데.’


 아직 술이 덜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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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숨 참고 러브 다이브 24.03.27 29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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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사랑의 카운슬러 24.03.25 30 0 13쪽
113 달디단 팥양갱 24.03.22 32 0 12쪽
112 회귀하고 싶다 24.03.21 30 0 12쪽
111 아 내가 정별이 아닌데, 세상이 나를 억까하네 24.03.20 3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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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birth of dark star 24.03.18 41 0 14쪽
108 새로운 탄생 24.03.17 47 0 13쪽
» 음주 사고 24.03.16 55 0 12쪽
106 음주 데이트의 결말은 24.03.15 53 0 14쪽
105 이거 마시면, 우리 사귀는 거다? 24.03.14 53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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