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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몽이™ 님의 서재입니다.

1000억 인세 받는 월클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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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몽이™
작품등록일 :
2024.02.01 17:54
최근연재일 :
2024.04.08 19:0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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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2.01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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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문학 소년의 첫사랑

DUMMY


 사내가 고1쯤 되면 호르몬의 영향을 강하게 받을 때다.

 그것이 성장호르몬이든, 뇌 속 호르몬의 영향으로 쉽게 사랑에 빠지든


 “계속 지켜보고 있었어.”


 ‘소름끼쳐. 그거 스토킹이잖아.’


 성장호르몬의 영향으로 이 나이에 190이 넘는 키에 100킬로가 넘는 육중한 몸에, 부계 측 DNA의 영향을 짙게 받아 이따위로 생겼으면, 이른 나이부터 오해 받는 삶을 살기에 충분한 법이다.


 강호동, 브룩 레스너, 정별 세계 3대 13세 렛츠 고!

 세계 3대 어린이에도 들어가 수 있었을 미소...아니지, 마소년이 한창 성장호르몬의 버프를 받아 초월적으로 성하면 정말, 정말이지···


 ‘그래. 그렇게 되었구나.’


 오랜만에 정별을 본 누군가가 성장한 소년을 보고 최대한 순화해서 이딴 식으로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것도 이해가 가는 일이다. 아무튼 엄청 대단하게 성장했다는 말이다.


 그런 소년을 사랑에 빠지게 만든 소녀는 얼마나 대단한 매력의 소유자일까?

 이런 듬직한 소년의 마음을 뺏다니, 얼마나 흡족할까? 라는 세간의 생각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어딘가에는.


 물론 듬직한 체형이 그녀의 취향이 아닐 수 있다. 남자답게 생긴 얼굴보단 곱상한 스타일을 좋아할 수도 있다.

 취향이라는 건 워낙 주관적이기에 일반화하기 어려운 법이니까. 그렇기에 그녀가 소년의 고백을 스토킹으로 받아들인 건 철저히 외모지상주의적인 편협한 사고방식에서 나온 오해에서 비롯되었으리라.


 그리고 상대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없는 소년은, 상대의 생각에도 불구하고 게의치 않고 직진했다.


 “농담은~”


 소녀는 소년의 멘트를 얼버무려보려 하지만


 “농담 아니야.”


 앞만 보고 달리기 시작한 황소같은 소년에게 소녀의 어설픈 태극권 흘리기가 통할 리가 없다.

 그의 굳은 표정에서는 진실된 감정이 보인다.

 한점 흔들림 없는 신념이 보인다.


 그녀의 정색에도 불구하고 정별은 사랑에 눈이 멀어, 아니 드디어 연애할 수 있다는 희망에 찬 행복회로에 빠져 고백에 집중하느라 소녀의 눈빛에 담긴 두려움의 감정을 읽지 못했다.


 그의 목소리에 치사량의 로맨틱이 담겨 입 밖으로 흘러나왔다.


 “널...”


 상대를 기겁하게 만드는 데는 한 소절이면 충분한 남자. 멋지다 정별.


 ‘널’ 한 마디에 소녀의 얼굴이 흉측하게 일그러졌다.


 상황, 장소, 온도, 습도 그리고 멘트까지. 지금 이 순간은 완벽한 고백 모먼트다.


 ‘끄악! 이 분위기 그거잖아! 멘트 막아!’


 아,안돼! 이대로면!

 소녀는 어떻게든 이 사태를 막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잠깐!”


 그녀는 정별을 밀치며 ‘고백’을 막고 ‘go back’을 시전했다.

 아까부터 노빠꾸로 들어오는 그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가까스로 그의 저돌적인 행동을 멈춰 세울 수 있었다.


 ‘x발! x됐다!’


 그녀의 등으로 식은땀이 흘렀다.

 그녀의 두 눈에 혼란이 가득 찼다.


 ‘왜 이렇게 됐지?’


 어쩌다 이렇게 됐지?

 어쩌다 이런 부담스러운 상황에 처하게 됐지?


 원이이야 어쨌든 이런 일이 일어날 리 없어, 이런 건 말도 안돼! 이건 뭔가 잘못됐어! 라는 자기 부정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녀의 동공이 사정없이 요동치며 빠져나갈 길을 찾기 시작했다.


 ‘문?’


 비릿한 미소를 짓고 있는 연놈들이 출구를 막고 있다.


 ‘창문?’


 제길! 여기 5층인데!


 시선을 돌려 정면을 바라본다.

 느끼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흉측하게 생긴 정별의 시선에 소름이 돋는다.


 입술을 씹으며 울분을 곱씹는다.


 ‘제길! 괜히 자존심을 부려서는!’


 크윽!

 이게 다 저놈들 때문이다.

 친구들과의 내기 때문이다.


 아니, 친구가 아니지. 경쟁자다. 저놈들과의 자존심 싸움 때문이다. 문을 막고 비릿하게 웃으며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 연놈들과의 자존심 싸움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탈출구를 막고 서서 웃고 있는 저들은 누구인가? 그들은 벌써 몇 년째 그녀와 함께 여러 과외를 받고 있는 그룹의 멤버들이다. 이 과외 그룹은 각 학교 전교 1등 또는 그와 비슷한 수준의 아이들을 모아놓은 우등생 집단이다. 함께 양질의 교육을 받으며 서로 경쟁심을 불태워 더 성장하라는 어른들의 의도가 담긴 고독 항아리의 독충들이다. 


 이 집단에는 내신에만 집중하는 애들 외에 수상실적을 위해 대회를 찾아다니며 상장을 수집하는 엘리트 학생들도 있다. 물론 둘 다 탐내는 녀석도 있다. 아무튼 이 집단은 난다긴다 하는 녀석들로 구성된 초엘리트 그룹이다.


 그녀 역시 마찬가지다. 그녀 역시 10대 초부터 논술, 산문, 기타 글짓기 대회마다 수상을 휩쓸고 다니던 성적 준수 예비 문인이라 할 수 있다.


 그녀는 이미 학교 대표를 넘어서 도내 최강 미소녀 논술 논객의 자리를 다투는 실력자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이미 수시를 노리기 위해 수상에 목말라 있던 고3들까지 제치고 학교 대표로 나가 수상을 휩쓸었던 실력자 중의 실력자다. 그렇기에 그녀의 콧대는 하늘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올랐다. 그 누구도 그녀의 상대가 될 수 없었으니까.


 이 집단에 소속되기 전까지는.


 어디서 난다긴다 하던 학생도 이 그룹에 들어오면 평범한 학생 1일뿐이다. 여기에는 영재 아닌 인간이 없고, 수재 아닌 학생이 없었으니까. 수준이 비슷한 녀석들끼리 모아놓고는 서로 경쟁하면서도 미래를 위해 친하게 지내라는 부모님들의 생각은


 ‘그게 말이야 방구야.’


 1등 아니면 성이 안차는 녀석들끼리 모아놓고는 미래를 위해서 서로 친하게 지내라고 하는 게 말이 되는가.


 ‘미래는 그렇다 쳐. 그럼 현재는? 친구가 될 수 되겠냐고...’


 원하는 대학, 원하는 과, 원하는 목표가 겹치는 아이들을 모아놓고 친하게 지내라면 친하게 지낼 수 있을까? 이 고독 항아리에서? 한 놈만 1등 할 수 있는 세상에서?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기 위해 치열한 무한경쟁이 벌어질 뿐이다.

 부모님들은 청소년들의 경쟁심리를 너무 얕봤다. 어차피 최고의 대학, 최고의 문인 등을 꿈꾸는 아이들을 모아놓고 경쟁시키면서 친구 관계를 유지하라니, 그건 애초부터 무리가 아니었을까?


 모두, 서로가 서로를 견제한다. 미워한다. 끌어내리고 싶어 한다. 끌어내리고 올라서야 할 경쟁자에 불과하니까.


 딱 하나.

 눈앞의 이 괴물을 제외하고는.


 녀석은 다르다. 우수한 선생님, 최고의 비밀과외, 그리고 무수한 시간을 쏟아부어 글짓기 영재 소리를 들으며 이 자리까지 올라온 대다수의 녀석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이 녀석은 진짜야.’


 아직 제대로 된 교육을 받기도 전에 초등부에서부터 타고난 천재성으로 모든 글짓기 대회를 압살해온 괴물 중의 괴물이다. 경쟁이 되지 않는 규격 외의 존재다. 녀석을 피하는 게 지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얼굴도 괴물이지.’


 실력만 괴물이 아니다.

 그녀는 흘깃 눈앞의 그 녀석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찢어진 눈이지만 크다. 그 안의 흉물스러운 사백안. 가느다란 입술 끝에 매달린 차가운 미소. 저건 분명


 ‘살인자의 미소야!’


 최소한 수십명의 희생자는 냈을 거다.

그녀는 고어한 스릴러 소설을 읽다 정별의 얼굴을 떠올린 적이 있었다. 차가운 살인머신. 여유로운 몸짓으로 희생자들을 사냥하고 다니는 사이코패스 포식자의 전형적인 모습!


 물론 커다란 덩치에 영혼마저 얼려버릴 것 같은 눈빛, 전형적인 지명수배 흉악범 그 이상의 느낌이 풍기는 외모기는 하지만, 정별은 그저 글을 쓰는 평범한 소년일 뿐인걸.


 역시 문학소녀답게 상상력이 풍부하다. 그녀는 모르겠지만 공평의 신이 녀석에게서 외모를 빼앗아 작문 실력에 몰빵했을 뿐이다.


 그녀는 한때 용기를 내어 그에게 말을 걸어본 적이 있었다. 별아, 넌 꿈이 뭐니?


 ‘막상 본인은 진심이 아닌 거 같지만.’


 이과라면 의사, 문과라면 판검사, 변호사.

이 집단에 속한 인간이라면 내뱉을 전형적인 답변을 예상했다. 하지만 그녀의 예상을 벗어난 대답이 돌아왔다.


 ‘프로게이머’


 이상한 녀석이었다.


 ‘그럼 글은 왜 써?’


 녀석은 행복한 표정으로 이렇게 대답했다.


 ‘논술 대회는 학교보다 빨리 끝나니까 일찍 PC방 갈 수 있어서?’


 보통 논술 대회는 오전에 끝난다. 학교의 빈 학급을 빌려서 시험을 치르는 것도 부담인데, 돈도 내지 않고 온 아이들을 위해 점심을 줘? 땅을 파면 밥값이 나와? 짬처리는 누가 해? 애들 식중독 사고 나면 댁이 책임질 거야? 라는 어른들의 사정으로 논술대회는 무조건 오전에 끝난다.


 정별이 논술대회에 주구장창 참여하는 것. 그 이유는 합법적으로 학교를 빠지고 오후에 pc방에 가서 자유롭게 게임을 즐기려는 단순한 목적 때문이었다. 게임을 좀 하겠다는 이유로 몇 달 몇 년 글짓기에 시간과 노력을 쏟은 아이들을 울린 것이다.


 어디서 1등을 밥 먹듯이 해온 이 집단의 구성원들조차도 이 녀석과 함께 나간 대회에서 1등을 하는 건 무리다.

 녀석은 여태 1등 외의 성적을 낸 적이 없으니까. 


 ‘만약 나한테 그런 재능이 있었더라면.’


 그랬다면 이런 개 같은 일을 겪지 않을 수 있었을 텐데.

 소녀는 이를 악물었다.


 마음 같아서는 이런 무시무시한 녀석의 고백을 무시하고 걷어차 주고 싶지만


 ‘별이와 친하게 지내렴. 그 녀석은 나중에 우리나라를 뒤흔들지도 몰라.’


 녀석의 압도적인 재능에 놀란 학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정별과 친하게 지내기를 권했다. 사실 정별의 내신은 딱히 좋은 편은 아니었다. 원래대로라면 이런 엘리트 그룹에 들어올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녀석의 압도적인 작문 실력은 내신의 부족함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어버릴 정도였다.


 그렇기에, 아군보다도 적을 더 가까이하라는 옛 고사의 지혜를 따라, 부모님들은 이 작문 천재 괴물을 모임에 초대했다. 평범한 수재들 사이에 생태계 교란종을 풀어 놓았고, 이 녀석은 한 번도 최고의 자리에서 내려오질 않으며 모두를 자극시키는 괴물이 되었다.


 글짓기에만 10년 이상을 투자한 영재들도 이곳에서만큼은 놈에게 짓밟힐 뿐이다. 입시를 위해 글을 쓰는 녀석도, 훌륭한 문인이 되기 위해 글을 쓰는 녀석도, 모두 저 괴수와 대회에서 맞붙으면 젖은 종이처럼 찢겨나갈 뿐이다.


 ‘피하고 싶다.’


 모두의 공통된 생각이다. 그런데도 녀석과 함께 이 그룹 안에 있는 이유는 녀석의 글에서 배울 게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녀석이 나가는 대회를 확인해서 피할 수 있다는 정보전에서의 우위도 무시할 수 없겠지.


 그렇다. 배척하고 싶지만 무시할 수 없는 거다.

 그래서 애써 무시한다. 녀석은 교보재 같은 존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그런데, 그 괴물이, 존재감을 드러낸다.

 자신에게 고백하려 한다.

 자신의 소녀 평판을 짓밟으려 한다.


 “야, 저기 니 남친 지나간다.”


 그럴 때 그 ‘남친’이 이 녀석이라면?


 크윽! 칙쇼!


 소녀의 얼굴이 흉측하게 찌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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