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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오 님의 서재입니다.

대하오문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일오
작품등록일 :
2020.05.11 16:58
최근연재일 :
2021.05.15 23:43
연재수 :
145 회
조회수 :
443,672
추천수 :
7,319
글자수 :
852,585

작성
20.06.06 08:11
조회
3,774
추천
62
글자
11쪽

나?....이런 사람인데?

DUMMY

<나?....이런 사람인데?>



정적이 찾아온 주루 안.


-탁!


무언가 끊어지는 듯 한 느낌이 드는 순간.


“아악! 형님!”

“둘째야!”

“형님!”


복건사흉의 입에서 애끓는 비명이 터져 나온다.

이내 목을 잃은 둘째의 시신을 끓어 앉고, 오열하더니, 약속이나 한 듯이 벌떡 일어나 하림을 에워싼다.


“너....새끼! 뭐....뭐야?”


첫째가 당장이라도 도를 내려칠 것 같은 기세로 하림을 노려본다.

그들의 눈에는 이미 빨갛게 핏대가 올라있다.

이미 뽑아든 적아를 휘둘러 모조리 죽여 버릴 것 같은 하림은 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나? 너희들이 얘기하는 하오문 개새끼 중 한명이겠지?”

“이.....이.......잇!”


비웃기라도 하는 듯 피식 웃는 하림의 미소는 그들의 인내심에 불을 붙인다.


“이름이 뭐냐?”

“후후....장하림!”

“.........?”


복건사흉은 웬 지 낮이 설지 않은 이름에 순간적으로 말을 잃고 사고가 멍해졌다.


“앗! 적혈마도?”

“적혈마도 장하림이닷!”


복건사흉을 대신해서 커다란 경악성이 울려 퍼진 것은 구경하는 사람들 틈에서였다.

순식간에 인파들 입에서 터진 경악성은 그 여파가 아주 컸다.

한 육십 여명 있던 주루 안은 웅성거림에 시끄러워졌고, 그럴수록 복건사흉의 안색은 흑빛으로 변해갔다.

비록 사파인들이었지만 한 형제들로 우애만큼은 남달랐던 그들은, 적혈마도 장하림이 주는 이름값에 온몸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적....적혈마도가 왜 하오문...인가?”

“훗! 궁금해? 그럼 저승 가서 알아봐!”

“이익! 형제들...! 둘째의 복수를 하자!”

“아앗! 죽어라!”


두려움이 크지만 이미 저놈과는 이판사판이다.


-휘이이익!

-휘익!


복건사흉은 두 눈들이 쭉 찢어지더니, 더 이상 참을 수없는 분기에 거도를 휘둘러 하림을 덮친다.


-사라라라랑!


적아의 도첨에서 구슬을 굴리는 듯 청량한소리가 흘러나온다.

그리고 붉은 기류가 안개 속으로 스며드는 것처럼, 적아의 그림자만 남긴 채 하림의 모습이 사라져 버렸다.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는 것은 어폐가 있고, 사실은 적의의 붉은 기류에 몸을 가렸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보는 사람과 당하는 사람들은, 하림의 신형이 사라져 버린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아앗!”

“적혈마도가 사라졌다!”

“이익!”


장내에는 순식간에 탄성이 흘러나오고 두려움에 땀을 삐질 거리던, 복건사흉의 신형이 무너지기 시작한 것은 아마 이때쯤이었을 것이다.


-쓰윽!

-휘익!

-싸라라랑!


“으악!”

“악!”

“아아악!”


간결하게 무언가 가볍게 썰어 내는 소리가 흐르며, 처절한 비명과 함께 복건사흉들의 왼팔들이 허공으로 떠오른다.

그리고 사라지는 붉은기류는 그 모습을 허공 속으로 가볍게 자취를 감춘다.

그리고 적아가 사라지고 그자리에 나타난 하림은 냉막한 얼굴로 조용히 입을 연다.


“마음 같아서는 모조리 죽여 버리고 싶지만, 본 공자의 마음이 변했다. 눈앞에서 사라져라!”


세 방향으로 쓰러진 복건사흉은 신음을 참아내며, 원독의 눈으로 하림을 바라본다.


“언제고 네놈의 원수를 갚아주마!”


왼팔을 감싸 쥐며 첫째의 스산한 목소리가 장내에 울려 퍼질 때, 하림이 찌푸린 얼굴로 적아를 잡아간다.


-후다다다닥!

-후다다다!


둘째의 시신까지 챙기며 사라지는 복건사흉은, 살면서 지금까지 보여줬던 몸놀림중 제일 빠른 빠르기로 순식간에 객점 밖으로 사라진다.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났었냐는 듯, 주루 안은 핏방울들과 부서진 두개의 탁자와 의자들만이 그 흔적을 남겨 두고 있었다.

하림은 고개를 둘러 주루 안을 바라보고, 구경하고 있는 사람들을 일별한 후, 냉막한 표정으로 본래의 자리에 앉는다.


“개철상? 주인을 불러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채로 금방 눈물이라도 흘러내릴 것 같은, 공호광과 마철상이 부지런히 움직인다.

공호광이 하림의 찻잔에 찻물을 따르고, 마철상이 계산대로 움직여 주인을 끌고 온다.

이때, 구경을 하던 사람들은 대부분 무림인들이었는데, 그들은 하림이 주는 중압감에 큰소리도 내지 못하면서, 조용히 자신들의 자리를 찾아 들어간다.

그러나 온신경은 하림을 향해 열려 있으리라!


“공자님! 부르셨습니까요?”


하림을 바라보는 시선에 아직도 진한 두려움을 간직한 채, 조심스럽게 손을 모은 초로의 노인이다.


“소란을 피워 죄송합니다. 부서진 집기와 음식 값입니다”


품에서 나온 은자 몇 개를 쥐어주는 하림을 향해 노인은 고개를 숙인다.


“공자님, 너무 많습니다. 조금만 주십시오.”


하림은 은자 한 개를 더 내놓으며 빙긋 웃는다.


“괜찮아요, 이건 묵을 방 두개 부탁 합니다.”

“아이고, 예, 고맙습니다. 공자, 이걸로 언제고 가실 때까지 숙식은 무료로 소인이 제공하겠습니다요.”


여러 번 고개를 숙이는 노인을 바라보면서, 하림은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방금 전 한사람을 죽이고 세 사람을 외팔이로 만들어버린, 사람인가 싶게 부드러운 미소를 흘리는 하림을, 사람들은 생경한 시선으로 곳곳에서 바라다본다.

이 일련의 소동으로 작은 우현마을는 삽시간이 소문이 퍼져 나가고 있다.


-복건사흉이 적혈마도에게 죽었다아!


“표정들이 왜 그래?”


하림은 눈앞에 앉아있는 두 사람을 바라보면서 의아해서 묻는다.

공호광과 마철상의 표정이 모호했기 때문이다.

마치 울듯 말 듯한 표정과 감동, 그리고 묘하게 들떠있는 모습들까지.....


“공....공자...! 이날까지 살면서 오늘처럼 하오문도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해 본적이 없었습니다.”“저도...그렇습니다요...공자!”


두 사람은 여전히 감동어린 눈빛을 거두지 못하고, 하림을 바라본다.

그들은 항상 자신들이 하오문도라는 사실을 감추고 살아왔기에, 지금 느끼는 이런 감동은 마치 어둠속에서 찬란한 광채가 어려 있는 밖으로 나온 것과 같은, 벅찬 감동을 느끼는 것이었다.

하림 또한 그들이 느끼는 감정이 어떤 것이라는 것은 대충 잘 알고 있다.

하림이 피식 웃음을 토할 때, 아까 예의 두 점소이의 손에 요리접시를 들린 채, 주루 주인이 다가온다.


“공자님! 음식이 식어서 다시 대령했사옵니다. 맛있게 드셔 주시면 고맙겠습니다요.”

“하하...고맙습니다.”


하림은 두 점소이를 묘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노인에게 인사를 한다.


(저자가 적혈마도라니....아우야, 놀랍지 않냐?)

(그러게 말입니다. 그런데 적혈마도가 왜 없어진 산채를 찾는 것일까요?)

(글쎄다, 그걸 내가 어찌 알겠느냐?)

(아무래도 일찍 조퇴하고서라도 얼른 사부님께 알려야 되겠습니다.)

(그래, 느낌도 좋지 않으니 얼마동안 잠수 타도록 하자구나.)


하림은 그들의 전음을 모두 들으며 또다시 미소를 피워 올린다.


“공타주?”

“예, 공자님!”


거의 극존칭과 자세로 바뀐 공호광이다.

지금까지 타의에 움직이던 딱딱한 몸놀림이 아닌, 거의 수발을 드는 하인과 같은 자세이다.


“저들, 두 사람은 곧 움직일 거야. 미리 밖으로 나가서 준비하도록 해.”

“예, 공자님! 마조장도 데리고 갈까요?”


하림은 고개를 끄덕인다.

조용히 일어나서 밖으로 사라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아까 두 점소이들이 나누던 전음을 생각해본다.

그들의 사부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젊은 사람들 중에서도 나쁘지 않을 정도의 무공을 익힌 그들이, 주루에서 점원 노릇을 할 정도로 궁핍한 생활을 하는 것 같다.

이것으로만 판단한다면 아마도 귀영살막은 거의 유명무실할 것이다.

그냥 돌아갈까?

하림은 손목에 찬 도룡비를 내려다본다.

갑자기 그 존재감조차 있는 듯 없는듯하던 도룡비의 무게감이 무겁게 전해온다.

여기까지 와서 돌아가자니 그렇고, 그들의 뒤를 캐보자니 그것 또한 내키지 않는다.

하림은 뜻밖에 찾아온 고민거리에 생각이 깊어진다.

그런 그의 모습을 주루안의 사람들은 경외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


“이곳입니다, 공자님!”


림고산 산중으로 빠른 경공을 시전 해 한식경을 달려왔다.

뒤쪽으로는 거대한 암석 절벽이 가로막고 있고, 앞쪽에는 조그마한 장원이 눈앞에 있다.


-초림장-

금색의 칠이 거의 벗겨져 나간 현판에는 용사비등한 서체로 초림장이라 쓰여 있다.


공호광의 안내를 받은 하림은 안쪽의 기색을 살핀다.

그의 감각에 이경을 막 넘긴 지금 몇 개의 기척이 느껴진다.



“공타주는 돌아가 봐!”

“공자님, 혼자 괜찮겠습니까?”

“별일이야 있겠어? 돌아가!”

“예, 그럼!”


공호광이 비대한 몸을 날려 어둠속으로 사라진다.

하림이 닫혀있는 대문을 피해 몸을 훌쩍 날려 담을 넘어 들어간다.


-휘익!

-벌컥!


“누구요?”


하림이 안으로 내려사자마자 허름한 대청의 불빛이 새어나오던 방에서 노인의 목소리가 먼저 울린다.

마당에서서 하림은 뒷짐을 쥐고 안쪽을 바라본다.

그리고 대청으로 쏟아져 나온 몇 개의 인영들이 분분하게 하림을 맞는다.


“헛! 당신은?”

“적혈마도?”


세 명의 젊은 사람들과 한명의 노인, 그중에 이남일녀의 젊은 사람들 중 두 점소이가 있었다.

온가와 담가라던 두 청년은 커질 수 없을 만큼 커진 눈으로 하림을 바라보며 경악한다.

느낌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서둘러 돌아왔는데, 미행이라도 했는지 적혈마도라는 저 어린놈이 찾아와서 빙글거리고 있다.

낮에 보았던 저자의 무공은 지금껏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상승의 무공이었다.

단 한번 보았을 뿐이건만 그들은 이미 하림에게 기가 꺽 여 있었다.


두 청년의 표정을 살피던 노인인 앞으로 나서면서 하림을 향해 입을 열었다.


“혈세와 운천은 뒤로 물러 나거라!”


두 청년이 하림에게서 시선을 거두지 않은 채로 뒤쪽으로 몇 걸음 움직인다.


“제자들에게 적혈마도라 들었소. 위명이 자자한 소협이 이런 누추한 곳까지 웬일이시요.”

“몇까지 묻고 싶은 것이 있어서 찾아 왔지요.”


하림의 간략한 말에 노인의 눈이 반짝 빛을 발했다.


“용호채에대해서 묻고 있다고 들었소, 그것이오?”

“맞아요. 용호채의 행방을 찾고 있지요.”

“이유를 알 수 있겠소?”

“이유라......”


하림이 말을 흐리고 노인을 세세하게 바라본다.


백의의 허름한 옷을 정갈하게 입은 노인은 얼굴색만큼은 청년의 그것처럼 빛났다.

그리고 그 옆에 서있는 하늘색 경장을 입은 소녀는, 꽃처럼 아름다운 용모에 복사꽃처럼 화사한 볼에는, 귀여운 보조개가 살포시 드러나 있었다.


“용호채는 이미 그 이름을 버린 지 오래라오.”

“노인께서는 용호채의 채주쯤이나 되었었나 봐요?”


하림이 직설적으로 물어오자 노인은 살짝 미소를 떠올리며 말한다.


“한때는 그랬지요. 지금부터 약 이십여 년 전 이야기요.”

“하하...그랬군요. 그럼 한 가지 더 물어봐도 괜찮을 까요?”

“용호채 이야기는 더 이상 해 줄 것이 없소만?”

“하하....이건 다른 이야기지요?”

“그...럼 들어나 봅시다.”


노인이 체념한 듯이 말하자 하림이 빙끗 웃는다.


“귀영살막!”

“헉!”


-챙!

-챙!


“적혈마도! 정체가 무엇이냐?”


온가와 담가, 그리고 소녀가 동시에 검을 뽑아들고 온가가 소리친다.

하림은 빙긋 웃으면서 오른팔을 들어 올린다.


“나?....이런 사람인데?”


그의 팔목에 감긴 권갑이 사이하게 빛난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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