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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오 님의 서재입니다.

대하오문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일오
작품등록일 :
2020.05.11 16:58
최근연재일 :
2021.05.15 23:43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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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05.14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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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글자
11쪽

마철삼

DUMMY

마철삼.


하림의 신형이 대문을 밀어버리고 들어서자, 마철삼의 안색이 더욱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어디서 온 애새끼가 남의 집에 허락도 없이 들어오느냐?”

“.........?”


하림은 피식 웃으며 마철삼을 올려보는데, 마철삼은 자신이 무시당했다는 생각에 옆에 있던 도를 집어 들었다.


“이 어르신이 묻잖느냐? 어디서 온 애새끼냐고?”

“후후...예나 지금이나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군. 개철삼!”


하림의 입을 비집고 나직한 살음(殺音)이 흘러 나왔다.


“뭣이? 개......개?....이런 찢어죽일 새끼가 어디서 아가리를 함부로 놀리느냐?”

“개철삼, 기억력이 여전히 나쁘구나. 넌 내가 누군지 모르겠느냐?”

“이 아새끼가 뜬금없이 무슨 개소리야? 이 어르신이 너 같은 애새끼를 어찌 알겠느냐?”

“후후......그럼 그렇지...멍청한 개철삼이...오년 전을 기억할리가 없겠지.”

“뭣이? 오년 전?”


마철삼의 양 눈썹이 일자로 모인다.


“가만.....오년 전이라고? 어..어....억! 그러고 보니 네....네놈은?”


하림이 한쪽에서 벌벌 떨고 있는 여인의 수혈을 눌러서 잠에 빠지게 한 후, 피식 웃으며 허리를 편다.


“개철삼, 이제야 생각이 난 것이냐?”

“끄으응.....네놈은 바로 그때 그 장...장하림이구나.”


마철삼의 두 눈에 또다시 스산한 살기가 피워 오른다.


“후후.....그래, 기억이 떠올랐다면 본인이 왜 찾아왔는지도 알 수 있겠군.”


마철삼이 손에 들고 있던 도를 앞으로 내 뻗으며, 살기로 얼룩진 두 눈을 번득 거린다.


“흐흐...애새끼, 그때 죽은 줄 알았는데 용케도 다시 나타났구나. 어찌됐던 네놈들 때문에 그때 이 어르신이 얼마나 곤경에 처해 있었는지 알기나 하느냐?”

“후후....미친놈, 도망가는 사람이 그런 것도 알아야 하느냐?”

“흐흐....물론 그 대가를 지금 치르면 되겠지.”

“후후.....그래? 그럼 마지막 기회를 줄 테니 뭐, 얼마든지 재주껏 해봐. 아마 개철삼이 네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할 거야.”

“이놈의 애새끼! 입만 살아가지고...죽어라!”


-휘익! 휙! 휙!


마철삼과 하림사이의 거리라 해봐야 고작 여섯 걸음쯤.

어이없이 커다란 대도를 휘두르며, 하림을 향해 달려드는 마철삼은 그새 대도를 열 번도 넘게 휘두르고 있다.

오년 전 바로 저런 어설픈 허세에도 하림과 네 명의 의형들은 바지에 오줌을 찔끔거릴 정도로 무서웠다.

고작 이류나 될까 싶은 허접한 칼질에 벌벌 떨어야 했던 지난시절을 떠올리는 순간, 하림은 오히려 자신에게 화가 솟아오른다.

그것은 곧바로 그의 살심을 자극했다.


-휘익! 휙! 휙!


마철삼의 대도가 하림을 양단하듯이 머리위로 떨어져 내린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하림은 움직이지 않았다.

마철삼의 대도가 하림의 이마를 막 가르는 그 순간, 살쩍 불어오는 미풍이 하림을 움찔하게 만들고 지나간다.


-휘이이익!


하림의 오똑한 코앞으로 머리카락 하나 차이를 남겨두고, 마철삼의 대도가 비껴 떨어진다.

바로 그 순간, 하림의 오른손 손가락이 다가온 마철삼의 오른쪽 눈 속으로 번개같이 사라졌다.


“으악! 으으으...으악!”


난데없이 불덩이가 눈두덩을 후벼 파는 고통에 마철삼이 처절하게 비명을 지르며 나가떨어진다.


-후루루룩!


하림의 손에 걸린 기다란 뭔가가 마철삼의 얼굴에서 소리내며 빠져 나온다.


“아아아악!”


마철삼은 세상이 떠나가라고 비명을 질러 댄다.

하림은 손에 들린 눈알을 들고 마철삼에게 다가서며, 그의 아혈을 발로 걷어찼다.

순식간에 사위가 조용해진다.


“개새끼, 엄살은....남의 고통은 모르고 너의 고통은 알겠느냐? 허나, 아직 멀었다. 아직 죽으면 곤란하니 지혈은 해주마!”


하림의 발이 마철삼의 눈두덩을 찍어서 지혈을 시킨다.

눈알이 있던 자리가 움푹 파이고 검게 보이는 곳에서는, 폭포수처럼 솟아오르던 선혈이 서서히 잦아들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발을 놀려 아혈을 풀어버렸다.

그 잠깐의 시간에도 하림이 주는 스산하고 살벌한 공포에 아혈이 풀린 마철삼은, 지독한 고통에도 신음을 참아낸다.

참으로 대단하고 무서운 동물적 적응이라고 보아야 했다.


마철삼의 멱살을 거머쥔 하림이 얼굴에 가면을 쓴 사람처럼 무표정한 얼굴로 차갑게 웃었다.

스산한 얼굴의 하림은 저승의 차사가 되어 마철삼의 목줄을 옭아 쥐고 있는 것이다.

마철삼을 끌어당긴 하림이 그의 얼굴 앞에서 어금니를 드러내고 웃는다.


“살...살...살려주......”

“..........?”

“제에발......살...살려줘...”

“후후...살고 싶은가?”


하림의 냉소소리에 힘겹게 한쪽 눈을 치켜뜬 마철삼이 죽어라고 고개를 끄덕거린다.

그는 마치 이 기회를 놓친다면 목이 떨어져 나갈 것 같은 느낌에, 죽을힘을 다해서 고개를 끄덕거리는 것이었다.


“제발...살려 줘....”

“흐흐....살려 달란 말이지?”

“네....제발...살려 주시요....”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말투가 변해버린 마철삼.

그의 얼굴 가까이 하림의 오른손에 들린 눈알이 다가온다.


“으......으......”


한쪽 눈을 치켜뜨며 공포에 젖어드는 마철삼의 하의에 뭔가 뜨거운 물이 흘러내린다.

그는 자신이 공포에 젖어 방뇨를 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했다.


-파악!


“아악!”


뜨거운 액체가 마철삼의 얼굴위로 쏟아져 내렸다.

하림이 들고 있던 마철삼의 눈알을 터트려 버린 것이다.

마철삼은 실제로 느껴지는 눈알이 깨지는 고통에 비명을 내질렀다.


“흐흐...어때? 마철삼이...고통이 꽤 짭짤하지?”

“제발 살려주시오.”


하림은 멱살을 놓고 위태롭게 흐물거리는 그의 어깨 위에 달려 있는 얼굴을 치켜 올렸다.


“운이 좋군, 개철삼이...좋아, 살려주지. 그런데 살려주면 넌 나에게 무슨 대가를 치를 텐가?”

“흐...흑! 금....금원보가.....있소...그걸...주겠소....”

“금? 좋지. 내놔봐!”


하림이 순순히 고개를 끄덕거리자, 마철삼이 더듬더듬 방으로 들어간다.

하림은 피식 웃고 그의 뒤를 따라 들어갔다.

마철삼은 방안 중앙에 있는 탁자를 밀더니, 바닥의 마룻바닥을 손쉽게 뜯어냈다.

그리고 상자하나를 들어 올리는데 놀랍게도 그 안에는 다량의 금원보와 은전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 아닌가?

대충보아도 적지 않는 금액이다.


“호오. 도둑놈의 새끼! 그동안 여기다 꽁꽁 숨겨 놨었구나.”

“이걸 받고....제발...살려 주시요.”

“후후...뭐 좋아! 살려주지. 어차피 남아 있는 사지 육신이야 네 분 형님들의 것이니......”

“고...고맙소..”


마철삼은 하림이 내뱉는 말의 뜻도 모르고 살려준다는 말에 무작정 고개를 끄덕였다.


“단, 하오문에 대해서 네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불어.”

“어억! 나 같은 졸자가 아는 것이 얼마나 있겠소.”


마철삼의 얼굴이 고통으로 더욱 일그러졌다.


“그래서 모른다?”

“예, 그날그날 조원들에게 소매치기 한 은전을 걷어서 분타주님에게 상납한 것밖에 모릅니다. 알다시피 그것만이 나의 유일한 업무였잖소.”

“흐음.....”


하림이 마철삼의 표정을 보면서 잠시 생각에 빠지더니 이윽고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다가서며 마철삼의 중부혈과 몇 개의 혈을 눌러 버리고 빙긋 웃는다.

그의 손에서 발출된 음과 양의 두 줄기 기류가 마철삼의 혈행과 역행하며, 주변의 혈도를 뒤엉켜버리기 시작했다.

음양회혼멸사대법(陰陽回魂滅死大法)).

일반적으로 강호상에 흔한 고문수법으로 분근착골을 주로 이용하고 있었으나, 하림이 꺼내든 이 음양회혼멸사대법은 그 괘를 달리하고 있다.

이름그대로 집나간 혼(魂)조차 찾아내어 흔적조차 없이 말살시켜버린다는, 일종의 극악의 고문수법이다.


“후후....좋아! 그 말을 인정하지.”

“고맙소....이 은혜......으윽!.”


마철삼은 말을 하다말고 가슴을 움켜쥐고 괴로워한다.


“으으으으악!...이개......새이....살려주기로.....해놓고....으..으악!”


가슴을 뽀개버릴 것만 같은 엄청난 고통이 숨도 못 쉬게 밀려온다.


“아아아악!”


그렇지 않아도 지탱하기 힘들었던 몸이 땅바닥을 대굴대굴 구른다.


“아아악!”


처절한 비명을 지르며 바닥을 뒹굴던 마철삼의 신형이 잠잠해진 것은 한식경이나 지나서였다.

그는 완전히 풀어헤쳐진 파김치가 되어 널 부러져 있었다.

거친 숨소리마저 없었다면 아마도 산송장이라 불렸을 것이다.


“정신이 드나?”

“..........?”

“후후...강도가 제일 약한 것이었는데 엄살이 보기보다 심하군. 개철삼이.”

“헥....헥!”

“뭐...좋아! 오늘이 지나면 삼일 뒤 이 시간에 지금과 똑같은 통증이 오게 될 거야! 그리고 그다음은 이틀 뒤 이 시간, 또 하루 뒤 이 시간에, 다음은 열두 시간 뒤에, 그리고 그 다음은 다섯 시간 뒤, 마지막은 한 시간 뒤 그렇게 시작된 고통은 거기가 종착역이지, 그리고 펑! 온몸이 터져버리지.”

“개....새끼....아예...죽여라!”

“후후....넌 선택의 여지가 없어. 아참, 유일한 구명줄이 있었군.”

“.......?”


마철삼의 하나밖에 없는 눈이 희미하게 치켜떠졌지만 아무런 말도 새어나오지 못했다.

그러나 그의 눈은 어떤 기대에 섞인 열망이 비쳐 나왔다.

하림은 빙글거리며 그의 볼을 툭툭 건드렸다.


“그건 바로 내가 모르는 하오문의 정보, 그걸 물어와! 그럼 내가 들어보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다면 그 구차한 목숨을 연장시켜 주도록 하지.”

“으으으으..........개새.....끼.....”

“후후...아마 오늘부터 부지런히 뛰어다녀야 할 거야. 날 만족시켜 주기가 여간 쉽지 않을 테니....후후후후......”


하림은 탁자위에 덮인 탁자보를 보자기 삼아 금원보와 은량을 쏟아 부어 어깨에 걸쳐 매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마철삼이 다급하게 입을 연다.


“어디로 찾아가야 되느냐?”

“후후...그것도 개철삼이 네가 알아내야지.”

“이....개새이....”

“뭐 나도 오년 전엔 그런 욕을 많이 했었지...실컷 하도록 해. 하하하하......”


하림의 신형이 분기에 치를 떠는 마철삼을 뒤로하고 대문을 빠져 나가고 있다.

흉악하게 일그러져서 이빨까지 깨무는 마철삼의 하나밖에 없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린다.


“이 개....개새끼......흑!”


그가 흘린 피눈물 속에서 하림이 나간 대문만이 덜렁거리고 있다.


***


하림은 마철삼의 절규를 뒤로하고 저잣거리로 나와 인파에 몸을 묻었다.


“아예 죽여 버릴걸 그랬나?”


하지만 이내 고개를 가로젓는 하림.


“나머진 형들 몫이니......후후.....”


그의 발길이 냄새나는 개천을 따라 그 끝자락으로 걸어가고 있다.


“여전하겠지? 고상해 보이지만 야차 같은 늙은이.....후후...”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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