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고우故友 님의 서재입니다.

불량영웅갱생기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고우故友
작품등록일 :
2012.01.09 10:51
최근연재일 :
2012.01.09 10:51
연재수 :
12 회
조회수 :
223,227
추천수 :
743
글자수 :
34,950

작성
11.12.08 12:15
조회
20,034
추천
36
글자
7쪽

불량영웅갱생기 2

DUMMY

배달의 기수 2


버스 정류장에서 집까지 가기 위해서는 10분 정도를 걸어야 했다. 하지만 재민은 이러한 현실에 조금도 불만이 없었다.

야자까지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면 어두운 밤이었다.



고요하게 잠든 밤길을 혼자 걷는 것도 나름대로 운치가 있었다. 그래서 재민은 학교를 마치고 집에 가는 시간을 가장 좋아 했다.

재민이 버스 정류장과 집 사이에 있는 공원을 지나가려 할 때 였다.

“학... 그만해.”

“뭘 그만해.”

“누가 보면 어쩌려고 그래?”

“보긴 누가 본다고 그래?”


재민은 들려오는 소리에 상대에게 들킬 새라 고개를 숙이고 근처의 나무 밑으로 숨어들었다. 어두운 밤 가로등에 의해 드리워진 나무 그늘은 재미의 왜소한 몸을 숨겨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재민은 조금 전 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주위에 많은 나무들 탓에 잘 보이지 않는 밴치에 한 쌍의 남녀가 앉아 있었다.


“아이... 그렇게 하면... 하악...”


말을 하던 여자가 신음을 토해냈다. 절대 어딘가가 아파서 내는 신음은 아니었다.

재민의 눈에 여인의 상의를 들추고 사라져 버린 사내의 손이 보였다. 여인의 상의 옷자락이 계속해서 꼼지락 거리고 있는 것으로 봐서 남녀는 지극히 건설적인 행위를 하고 있음이 분명했다.


“영훈아. 나 오늘 그 날이란 말이야.”

“나도 오늘 그 날이다.”


영훈이라 불린 사내의 말에 여인이 어처구니없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영훈이 피식 웃었다.


“너하고 못하면 죽는 날. 오늘이 바로 그 날 이야.”

“아이, 짓궂게 왜 그래.”

“진짜 짓궂은 것을 보여 줄게.”


여인의 가슴을 유린하던 영훈의 손이 이번에는 여인의 치마 속으로 사라졌다.


“하악... 악...”


어디를 어떻게 건드렸음인지 여인은 간드러지는 비명을 토해냈다.


“기다려봐. 내가 아주 오늘 뿅 가게 해 줄게.”




재민은 나무그늘에 몸을 숨긴 채 두 사람의 행위를 지켜보고 있었다. 두 사람이 신음을 토할 때면 저도 모르게 재민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재민은 혹시라도 두 사람이 자신의 음성을 들을까 신음을 토할 때면 손으로 입을 막았다.


‘그, 그만...’


재민은 더 이상 이곳에 있다가는 자신도 모르게 사고(?)를 칠 것 같아 남녀에게 들키지 않게 나무그늘을 벗어났다.


***


여느 때와 달리진 것이 없는 아침.

만원 버스에서 시달리고 또 만나기 싫은 녀석들에게 시달려 결국 오늘도 학교를 세 정거장 남겨 둔 곳에서 내렸다.

재민은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생각에 잠겼다.


‘좋았겠지?’


삼일 전에 봤던 공원에서의 남녀의 행위가 머릿속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꿈속의 연인들과의 행위나 동영상 속의 행위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야, 셔틀.”


상상의 나래에 빠져 있던 재민은 화들짝 놀라 고개를 움츠렸다. 고개를 돌려보니 얼마 전 곤욕스러운 심부름을 시켰던 채린이 걸어오고 있었다.


“아, 안녕.”

“그래. 안녕이다. 몇 일 전에는 고마웠다.”

“아니야.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 뿐 인데.”

“사내자식이...”


채린은 입술을 삐죽거리고는 재민의 옆에 섰다. 재민은 혹시라도 채린이 해코지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최대한 채린에게서 떨어져 걸었다.


“원래 그러냐?”

“뭐가?”

“원래 그렇게 자신감이 없냐고.”

“그건 아니지만...”

“내가 남자는 아니지만 남자에 대해서 조금 아는데 너 같은 남자는 남자도 아니야.”


재민은 저도 모르게 가슴 속에서 뜨거운 것이 불끈하는 것을 느꼈다. 여자에게 이런 말을 들어야 하는 자신이 한심스럽기도 했다.


“몇일 전 고마운 것도 있고 해서 이야기 해 주는 건데 자신감을 갖어라.”

“알았어.”

“천천히 와.”


채린이 종종 걸음으로 앞으로 걸어갔다.


“오빠!”


채린의 남자친구인 2학년 일진 광훈이 자연스럽게 채린의 어깨에 손을 둘렀다.

재민은 두 사람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그래도 오늘은 운이 좋을걸. 채린이가 말도 걸어주고.’


재민은 채린이를 잘 알고 있었다. 그녀도 알지는 몰라도 채린은 재민의 초등학교 동창이었다.

얼굴도 예쁘장하고 공부도 잘했던 채린은 재민은 짝사랑을 했었다.

고등학교에 올라와 채린을 다시 보았을 때 재민은 굉장히 반가웠다. 다시금 혼자뿐인 사랑을 키워 나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핑크빛 환상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핑크빛 환상일 뿐이었다.

채린의 아버지가 사업 실패로 채린이 탈선의 길로 접어들었던 것이다. 재민이 알던 채린은 더 이상 없었다.

아무튼 오늘은 왠지 기분이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로 재민은 교문을 통과했다.



“하이, 셔틀.”


퍽-


민석이는 오늘도 아침인사 대신 재민의 후두부에 하이파이브를 했다.


“아, 안녕.”


재민은 고개를 숙인 채 자리로 가서 앉았다.

잠시 후 담임이 조례를 하기 위해 들어왔다.

영어 과목을 가르치고 있는 담임은 27살의 나이로 재민의 학교 선생들 중 가장 나이가 어렸다.

또한 꽤나 아름다운 외모로 학교 내의 총각 선생들과 학생들에게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었다.

물론 이서희 역시 재민의 상상속의 연인이었다.

출석을 부른 후 이서희가 삼일 앞으로 다가와 있는 수학 여행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이제 3일 남았다.”

“우우우우-.”

“아싸!”


아이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을 내뱉었다. 재민도 다른 아이들이 듣지 못하게 ‘와-’라고 말했다.


“미리 경고하지만 수학 여행에 학생의 본분에 맞지 않는 물건을 가지고 오는 녀석들은 적발 즉시 징계를 할 것이다.”


이서희는 장난스레 인상을 썼다.


“아무튼 가서 통제 잘 따라주고 쓸데 없는 짓 하지마라. 이상 조례 끝!”

“차렷! 경례!”


반장이 인사를 하자 이서희가 교실 밖으로 나갔다.

아이들이 괴성을 지르며 교실 이곳저곳을 휘젓고 다녔다. 수학여행의 기대 때문인 듯 했다.

재민 역시 수학여행이 기대가 됐다. 하지만 그러한 기분을 밖으로 내비칠 수가 없어 마음속으로 혼자 웃고 있었다.


“셔틀.”


고개를 돌려 보니 민속이 옆 책상에 다리를 올리고 삐딱한 자세로 바라보고 있었다.


“응?”

“수학여행 갈 때 알아서 챙겨라.”

“뭐, 뭘?”


퍽-


“이 새키 눈치 진짜 없네. 비행기에서 먹을 김밥, 음료수. 그리고 읽을 만화책. 또 도착해서 마실 약간의 알콜, 등등등... 알아서 챙길거지?”

“그, 그래야지.”


민석이 히죽 웃으며 돌아가자 재민은 이를 갈았다.


‘시발놈.’


작가의말

날씨가 많이 쌀쌀해 지고 있네요.
밖에 나가실 때는 언제나 월동장비 확실히 챙기시고 나가시길...
저는 그러면 내일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불량영웅갱생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출간합니다. +21 12.01.09 4,329 5 -
12 안녕하세요 +30 12.01.09 8,004 14 1쪽
11 불량영웅갱생기 38 +40 12.01.08 15,715 97 8쪽
10 불량영웅갱생기 37 +35 12.01.07 14,245 97 8쪽
9 불량영웅갱생기 36 +32 12.01.06 14,173 80 8쪽
8 불량영웅갱생기 35 +38 12.01.05 14,886 92 7쪽
7 불량영웅갱생기 34 +41 12.01.04 17,950 100 9쪽
6 불량영웅갱생기 5 +11 11.12.10 18,100 39 6쪽
5 불량영웅갱생기 4 +12 11.12.09 18,090 41 8쪽
4 불량영웅갱생기 3 +16 11.12.09 18,597 42 7쪽
» 불량영웅갱생기 2 +11 11.12.08 20,035 36 7쪽
2 불량영웅갱생기 1 +20 11.12.08 27,918 48 7쪽
1 프롤로그 +28 11.12.08 31,475 52 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